그녀 이름은 Sonic. 이름도 예쁜 그녀를 만난 기념으로 새노래 '이게 사랑이야'를 올립니다.(2003.4.10) "Это Любовь"- 알라 뿌가쵸바 * 그 사랑이 뭔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노래가사는 여기(클릭)에 있습니다. * 역시 처음엔 딸꾹질을 심하게 하는군요. 두번째부턴 괜찮아 질겁니다. 먼저 알림판 "또 하나의 세상"에 CESSNA L-19 Birddog 제작기를 올리고 있답니다.(2003.1.17) "또 하나의 세상"에 Great Planes사의 Super Decathlon 40 제작기와 처녀비행記가 완결되었습니다.(2002. 6. 16) "또 하나의 세상"에 3년간 연재된^^ 축소 세스나182의 제작기와 처녀비행기가 드디어 완결되었습니다.(2002. 7. 23) - 후륜식(taildragger) 기체의 조종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2001. 2. ) - 리뷰칸에 F-16N과 F-4 팬텀에 관한 이야기, 모형 제트기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2000. 5. ) - 전동재기400X제작기와 슬롭재기LE감량기(2001. 5.20 )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 및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2001/4월 일기보기 2001/5월 일기보기 2001/6월 일기보기 2001/10월 일기보기 2001/11월 일기보기 2001/12월 일기보기 2002/1월 일기보기 2002/2월 일기보기 2002/3월 일기보기 2002/4,5,6월 일기보기 2002/7월 일기보기 2002/8월 일기보기 2002/9월 일기보기 2002/10월 일기보기 2002/11월 일기보기 2002/12월 일기보기 2003/1월 일기보기 2003/2월 일기보기 2003/3월 일기보기 2003/4월 일기보기 엇그제 일기장 2003/5/7, 5/8, 5/24, 5/25, 5/29, 다시 오늘로 2003/5/30/(금) 맑음, +5 ~ +17, 환율:1$=30.67루블 하늘이 제 새장비 도입 축하 세레모니를 펼쳐 주고 있는중... 황송하게 쌍무지개 세레모니까지...이래도 되는겁니까... 맨 위로 2003/5/29/(목) 비온 후 갬, +18, 환율:1$=30.83루블 맹렬한 기세로 새 고성능 디카의 기능을 흡수하고 있는 중입니다..... 시험사진을 올려봅니다. 한 메모리카드에 열네장밖에 못들어가는 '프린트모드'로 찍은 이 여인네는 무지막지하게 크게 나오겠고... 670장이나 저장된다는 'E-mail모드'는 너무 헐해 쓸 수 없겠고 고저 106장 저장분량의 '메모모드'가 적당할텐데... 크기조정없이 현상한 이 파스꼬프인가 하는 아름다운 원형탑 건물도 좀 크게 나올거고.... 이정도 크기로 줄인 크레믈린 피터대제 종탑 정도면 그나마 적당할까..... 디지맥스 V4 설명서를 씹어먹던중.... ...... 음~ 음~ 실험결과를 보니 대충 감이 잡힙니다. 역시 가로 사이즈는 700이 딱이야! 조아써! 앞으로 제 호주머니에는 깜찍한 물건 하나가 항상 들어있을겁니다. 누구는 그래서 북파됐네 어쩌네 하시지만.... 이넘의 기능중 깜딱 맘에 젤로 드는 기능이 있습니다. 무얼까요? (힌트: 카메라와 전혀 상관없을것 같은 기능, 나는 왜 이런게 필요한걸까....) 그건 그렇고 오늘 있었던 쑥시러운 일 하나 적고 들어가겠습니다. 일전에 사소한 위반으로 면허증을 뺏기고 무면허로 다니다가 오늘 면허쯩 찾으러 갔더랍니다. 이 계통 쫌 아는 러샤친구와 같이 같는데 이런경우 러샤말 잘 알고 러샤통 같이 보이면 오히려 쫌 손해보는 상황이 대부분이어서 러시아말 하나도 모르는 외국인이 통역 대동한 씬을 연출하기로 했습니다. (잠꼬대도 러샤말로 하는 넘이 모르긴 뭘 몰라-_-;) 떠벙한 영어로 상황설명 해가며 한 치 앞길이 잘 안보일정도로 안풀리던 일이 러샤친구의 기지로 일이 확 풀려 버리자 쫌 맘이 풀리는 통에 한마디 했는데.... 그 사무실에 화분이 많길래 '와우, 하우매니 두유해브 플랜츠 라잌커 브라질스키 중글!' 앜! 실수다! 브래질리언 정글 했어야 했는데... 경찰아저씨, 씨익~ 웃더니 '에이~ 그냥 노어로 해요. 다 보이는데 뭘~~' 그 아저씨 손에서 까딱거리고 있는 제 운전면허증에는 1994년 발급이라는 숫자가 유난히 크게 두드러지고 있었습니다. 저, 그래도 끝까지 항복 안했습니다-_-; 안 구부러지는 혀 최대한 굴려 랭큐베리마치 하고 '쓰파씨보 팔쇼이' 했습니다-_-; 저도 참 꼴통입니다-_-;(아~ 부끄러버라). 맨 위로 2003/5/25/(일) 맑음, +28, 환율:1$=30.83루블 우여곡절 끝에 오늘도 성공적인 비행생활을 마치고 방금 들어왔습니다. 은은한 연료냄새 가시기 전에 오늘의 기억을 되살려 일지 하나 쓰려 했더니 제 앨범이 둥지 틀고 있는 써버가 정전인가봅니다. 곧 복구되리라 믿고 우선 시작하렵니다. 비행장 입구 게이트. 방송에서 이번 주말 중장비 전시회를 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늘 출입이 가능할까 걱정되었습니다. 가까이 가니 과연 경찰차량이랑 경비원이 대폭 증원된 것이 보이더군요. '이러다 공치면 오늘같이 화창한 날 뭐한담....' 이제부터 일지 쓰는거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지라 스토오리의 구성을 위해 셧터 한방을 누르고 게이트를 향해 다가갔습니다. 다행히 작년에 사둔 뿌로뿌스크(통행증)의 위력은 죽지 않았습니다. "들여보내드려!" 고참 가드의 지시로 유유히 비행장에 진입. (올핸 왜 갱신비를 안받는거지? 매달 연료 반통값 기꺼이 내겠다는데도...) 09-27 활주로 절반을 막고 있는 중장비 전시장. 굴삭기, 덤프, 기중기, 믹서기 그밖에 이름을 알 수 없는 헤비메탈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볼보 부스인가 옆에 대우 굴삭기도 보이더군요. 나는 불안합니다. 이 전시회가 하필 이 '하딘스꼬예 뽈례(들판)'에서 열리는게....기능시범을 핑계삼아 헤비메탈들이 활주로 마구마구 파헤친 다음 자연스럽게 아파트단지들이 손안대고 코풀듯 들어올까봐요..... 예전 군대 막사 있던 자리는 벌써 아파트 기초공사 시작했습니다. 비행장의 1/4에 해당하는 면적입니다. 정오경, 그리운 필드에 도착. 오늘도 벌써 rc꾼들이 진을 치고 있군요. 벌써 rc활주로가 이렇게 확 줄어들었습니다. 18-36활주로의 북쪽 1/3만을 쓸 수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 파일롯들이 가뭄든 저수지 한쪽에 오골오골 몰려 뻐끔거리는 붕어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뜩이나 좁은데 폭주붕어들도 심심찮게 나타납니다. 튜닝카 몰고 우다다당~ 뱅기 사이를 헤집고 달려 다닙니다. 일지를 쓰기로 작심했으므로 사진 한장. 폼은 그럴듯 하군요. 마치 프로선수 같애~ 역쉬 일지를 쓰기로 작심했으므로 기체 취재도 해 보았습니다. 한 등빨하는 아크로기(프롭에 20*10이라고 쓰여 있던데...). 하지만 정말 참을 수 없이 못생겼군요. 개구리처럼 뽈록한 볼과 짱구머리. 내꺼라면 당장 패대기쳐 버리고 싶은 충동이....(당신의 머어찐 기체를 사진좀 찍어도 될까요...라고 묻던 빨강붕어가 이렇게 쓰고 있는걸 쥔장붕어가 알면 다음 주 스타터 휘두를지도....) 그런데 참 희안한 구조를 가졌더군요. 양쪽 독립 엘리베이터를 쓰는데 한쪽 엘리베이터를 위로 올렸다 손을 떼니 마치 실기 유압이 빠지듯 스르륵 하고 처지더군요. 승강타가 그리 무겁나? 또 시동거는 내내 기체 속에서 뭐라고 종알종알 전자음이 들리더군요. 뭘까? 암튼 난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크고 복잡한 기체는 평생 가까이 하고 싶은 맘이 없습니다. 복잡한 4싸이클도 싫고 그저 한 .60정도로 끝까지 가야지.... 그런가 하면 이렇게 앙증맞은 기체도 있습니다. .10엔진 달은 스핏 화이어. 비행시키는걸 봤는데 오버파워라 언더스로로 45도 상방으로 놔주니 기냥 뻣어 올라가더군요. 속도는 쏘닉보다 빠른 것 같고... 공중에선 무슨 검정콩 한알이 하늘을 째고 다니는것 같은...제 취향은 아닙니다. 주인도 그런지 하루종일 딱 두번 띄웠습니다. 같은 주인의 또 다른 스핏 화이어. 그런데 쏘련군 도장이군요. .40정도의 4싸이클이고 리트랙트도 달렸습니다. 마찬가지로 비행성능은 날카롭게 쨌는데 따라서 별로.... 랜딩중인 위 스핏 화이어.(참으로 썰렁한 사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마전 입수된 줌 달린 최신 디카 사용법 숙지하는게 귀찮아 그냥 처박아 두었는데 아무래도 이제 꺼낼때가 된듯. 머리 쥐나도록 사용법 연마하여 다음번엔 멋진 비행사진을 많이 올리겠습니다. 일전 저에게 다가와 'F3A를 아십니까?'물어보다가 제 당나귀 기체 보고 어이없어 하던 아저씨의 140급 패턴기체가 이륙하고 있습니다. 듬직하고도 우아한 비행. 중속 이하에서는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데 기체는 힘있게 정속비행을 합니다. 제 소닉은 발뒤꿈치도 못따라갈 정도의 우아함. 정말 매력적입니다. 요즘은 제트기보다도 더 패턴기에 끌립니다. 엔진 줄이고 하강할때의 휘이잉 하는 바람소리. 그리고 예견했던 불상사. 제 쏘닉의 발모가지가 댕강. 예전 같이 널널할 땐 처다도 안봤던 활주로 구석자리에 오골오골 모일때부터 예견했던 일입니다. 군데군데 움푹움푹 패이고 폭주붕어들이 던져놓은 타이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곳으로 착륙하다 구뎅이에 퉁 빠지는 순간 랜딩기어 부착 밑창이 깨끗하게 통째로 찢겨나가고 기체는 쫘아아악 동체착륙. 머쓱해 뒷머리 벅벅 긁으며 다가가 기체 상태를 살펴보니 카울 조금 긁히고 윙써보혼 조금씩 긁히고 날개 앞전 플라스틱 커버링재 절반이 사라진 정도로 피해는 경미했습니다. 현장 수리. 쏘닉의 다리가 언젠간 부러지리라 예상해서 공구통에 5분에폭시와 발사쪽, 샌딩블럭을 가지고 다닌 보람이 있습니다. 먼저 부러진 위치를 맞춰 보고 약한 앞전 판넬을 더 오려내 하드발사 보강재 심을 자리를 만들고 접합면이 잘 다듬어 졌으면 5분 에폭시를 물컹물컹 개어 듬뿍 바르고 굳은 후 모양 다듬어주면 되죠. 모노코트가 없으므로 투명 스카치 테이프를 겹쳐 바른 후 경계면에 CA흘려주면 방유처리도 O.K. 다시 날아보자꾸나. 이후에도 부끄럽게 강착륙을 몇번 더 저질렀는데 새 다리는 잘 지탱해 주었습니다. 비행은... 2시방향 우측방에만 가면 아주 강한 잡파를 먹어 거의 혼자 스냅롤을 해버리는 지경이었지만 거기만 벗어나면 또 괜찮아지곤 해서 조금 무리해서 비행을 계속했습니다. 지상에서 레인지 테스트도 수차례 해보고 전압측정도 해 봤지만 원인은 찾지 못했습니다. 지난주엔 없던 현상이라 아마도 헤비메탈 전시장에서 쓰는 트랜시버 주파수가 간섭하는게 아닌가 짐작을... 또 한가지 문제는 5L연료통이 점점 비어감에 따라 비행중 드로틀을 내리면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재발했는데 아이들 밸브를 반바퀴 조여줌으로써 해결했습니다. 곡예 수련은... 주중에 달력 뒷장에다 F3A순서도 리본그림을 그려논걸 가지고 가 차 본네트에 널어 놓고 힐끔힐끔 넘겨다보며 멋지게 연기해 보겠노라 했는데 한마디로 "꿈깨!"였습니다. 저얼대로 비행기에서 눈이 떼지지가 않더군요. 기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과정들 부분적으로 한가지씩 해보았습니다. 특히 취약한 부분은 승강타 다운키 곡예입니다. 항상 당기는 비행만 했던터라 밀기만 하면 온몸이 오싹오싹해지는데 쉽게 극복이 안됩니다. 부단한 수련만이 유일한 길이겠지요. 무사고 비행 후 하루종일 햇볓에 익어 따끔거리는 목을 쓰다듬으며 철수했습니다. .......... 저녁부터 이기장이 맥주잔을 앞에 놓고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십자 써보혼을 들고 뒤집고 비틀고 올리고 내리고 입으론 업,다운,좌,우,왱,돌돌거리고... 지금도 이기장 주머니엔 십자 써보혼이 들어있습니다. 이번주 내에 다 외워야지. 맨 위로 2003/5/24/(토) 흐린 후 맑음, +22, 환율:1$=30.83루블 김재수님의 熱火와 같은 재촉에 따라 夢幻적인 사진 몇장 올리고 토요일 아침 퇴근합니다. 그런데.... 제 홈 뒷마당이 만남의 광장으로 바뀌더니 소설의 광장으로 변해가는군요. 주인장은 북파된게 맞긴 맞는데...relatively was sent from north(강원도) 김재수님, 시험 잘 보시고 김홍석님, 주말 잘 보내시고 마타하리님, 좋은 술 담그시고.... 저는 관제타워및 관제사들과 놀러 갑니다. 요즘 북극곰이 뭐하고 있나 보러.... 휴일 오후, 북극곰 대신에 고양이를 주웠습니다. 사연인 즉슨, 집근처를 산책중인데 도둑고양이들 오글오글 하다가 우리만 보면 잽싸게 도망가는데 유독 한마리가 아주 귀찮다는듯이 늘어져 있더군요. 수박통만한 노란 고양이인데 만져도, 쓰다듬어도, 찔러도, 들어도 흐응~ 그러기만 해서 아이들이 한참 안고 돌아다니며 잘 놀았답니다. 맨날 쪼꼬만 햄스터만 조물락거리다가 육중한 육식동물을 안아보니 그 느낌이 참 생경하고 좋았겠죠. 이제 슬슬 이 순한 도둑고양이 납치에 대한 욕심이 생겨나는데.... 앗! 4층에서 한 노파가 창문으로 내려다보며 고래고래 소리지릅니다. 왜 잘 있는 고양이 조물락거리고 괴롭히냐고... 음, 할머니네 고양이였던 것입니다. 어쩐지.... 아마 아침에 내놓으면 바로 그자리에서 하루종일 뭉개고 뒹굴고 졸다가 저녁에 부르면 집에 들어가나봅니다. 참 독특한 할머니에 독특한 고양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빠 루스끼(이게 러샤식이지)!" 세 부녀, 고양이 내려 놓고 잽싸게 튀었습니다. 문제의 고양이. 우리 작은 딸, 그 고양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빈가방 하나 들고 할머니 창문 힐끗힐끗 쳐다보며 주위를 배회하였으나 그 무서운 할머니 하루 종일 창가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지라 음모를 실행치 못하였습니다. 아빠와 딸: 참 힘좋은 할머니야-_-; 할머니에게 욕먹고 도망쳐 아이들 학교옆에 있는 인공호숫가를 산책하다. 얼굴에 털난 물고기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맨 위로 2003/5/8/(목) 맑음, +16, 환율:1$=31.12루블 5월 아침의 신록이 푸르군요. 쌍두마차 황금연휴의 중간에 있던 근무일이 끝났습니다. 2차 황금연휴에 들어갑니다. 들어가기전에 고하고 가려고 사진굽기에서부터 올리기, 글쓰기까지 10분안에 끝내는걸 보니 4년 무공이 헛되지 않은듯 합니다. 이번 휴일때는 쏘닉 처녀비행을 꼭 해야만 합니다. 3주 연속 비행 못했더니 금단현상이 이제 한계까지 온듯해서... 어버이날, 저를 포함해서 이땅의 모든 어버이들의 노고에 경의를 드립니다. 부처님 오신날, 지금 관제탑께서는 그간의 무공을 인정받아 단증, 아니 법명을 받고 계십니다. 지금까지는 멋없게 '자네~' 그렇게 불렀는데 앞으로는 멋지게 '이보게 00(무얼까?)'해야겠군요. 그리고 단증, 아니 법명 보유자이시니 각별히 기어야 겠군요. 지금 도인 모시러 가야겠군요. 3일 후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맨 위로 2003/5/7/(수) 맑음, +12, 환율:1$=31.12루블 음~ 그림은 성공적으로 떴고, 그럼 지금부터 기억을 더듬어 지난 황금연휴의 행보에 대해 몇자 적어 보겠습니다. (사실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진작 올리고 싶었지만 언제는 시간이 안났다가 언제는 트라이포드가 안열리다가 해서 지금에야...) 연휴 첫날, 시내 우다르니끄 영화관에서 최근 개봉한 The Core(가칭 '지구 깊숙히')를 보러 갔었습니다. 포스터도 뭔가 있어 보이고 그간 과학동아등에서 익힌 지구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지식도 화려한 영상과 스토리로 보면 확실해지지 않겠나 하는 교육적 차원에서 전날 예매까지 하며 기대했던 영화입니다......만, 감상평은 '"꽝"이다' 되겠습니다. 진부한 스토리에 컴터 그래픽 하나로 모든 걸 승부해보겠다는 듯 두시간 내내 넘쳐나는 주황색 물결에 어지럼증까지 나고 게다가 지구속 파고들어가는 소음은 어찌나 요란한지 온통 깨지는 소리에 조용한것 좋아하는 우리 큰딸 거의 실신지경까지 갔더랍니다. 드디어 영화가 끝나고 주황색 물결과 깨지는 소리가 갑자기 사라진 객석엔 썰렁한 침묵만이 감돌았습니다. 보통들 영화 끝나면 웅성웅성 일어나면서 좋았네, 싫었네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게 보통인데 이번엔 다들 허탈했는지 암말도 없더군요. 러시아사람들 어려서부터의 교육으로 과학적 기반 참 탄탄한 사람들인데 이 영화 보고나서 미국인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을지...... 밖에 나오니 땅위의 소음이 참으로 편안하게 들리더군요. 곧 봄비가 한줄기 할 듯 하늘은 흐려있고 비냄새 머금은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물을 뿜기 시작한 길 건너 '야끼만끼' 공원의 분수에 끌려 잠시 산책을 하기로... (바보같은 영화의 시청각소음공해에 시달린 큰딸의 저 뚱한 표정을 보시라.) 딸들의 예리한 관찰력으로 공원 한켠에 서있는 화가 레삔의 동상이 붓을 거꾸로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후 운하쪽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5월1일을 기해 수상분수도 물을 힘차게 뿜기 시작했습니다. 제기동에 있는 미라보다리(?)처럼 생긴 인도교를 건너자.... 개떼를 만났습니다. 관찰력이 예리한 딸들이 세어본 결과 열네마리랍니다(몇솥 몇그릇 나오는거시여?). 주인의 사슬로부터 벗어나 자족자급 프리생활을 하는 덩개떼들입니다. 혹독한 긴긴 겨울을 견뎌내고 바야흐로 꽃피는 봄날을 맞은 개떼들은 저푸른 초원위에서 한가로이 딩굴다가 자전거타는 보이가 달려가면 미친듯 울부짖으며 따라 달려도 보고..... 그야말로 안하무인, 거칠것없이 군림하는것이 뜨레챠꼬프 미술관 앞골목의 주인자태 그것이었습니다. 십수마리의 개들이 자전거를 둘러싸고 울부짖으며 달려가는 그 위세에 사람들 한켠으로 물러서 입만 벙하니 벌립니다. 하지만 워낙 짐승들 좋아하는 러샤사람들이라 그 개떼 누가 안잡아가나 뭐 이런 불평 하는 사람 없습디다. 조흔 개판입니다. 다음날, 집앞 '우스꼬예' 숲속 빈공터. 따뜻한 봄볕 아래서 엄마는 ? 를 잡고 아이들은 햄스터 산책시키고 아빠는 강한 바람속에서 착륙못하고 머리 위로 세번이나 고어라운드goaround하는 일-96 여객기 조종사 아저씨 응원하고.... 평화로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 셋째날(휴일 길기도 하여라). 황금의 고리, '졸로또예 깔쬬'중 한 고도시인 '수즈달'을 향해 먼 길을 떠났습니다. 모스크바로부터 M-7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220km쯤 달려가면 수즈달로 가기전에 먼저 '블라디미르'라는 또하나의 졸로또예 깔쬬 도시에 닿게 됩니다. 이 고도시는 자그마하고 오래된 건물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낯선 외국인의 눈에는 잘 안보이는 러시아의 미가 제 눈에는 보인답니다^^). 인구 32만, 1108년 키예프의 블라디미르 모노마프 후작이 크랴지마강 북쪽에 목조요새를 쌓으면서 시가지가 형성, 1157년부터 블라디미르 수즈달 공국의 수도로 번성했답니다.(이상, '세계를 간다'에서 인용.) 도시 중앙로(아마도 역시 레닌대로라는 이름 아닐까요?) 광장에 있는 '꺼지지 않는 불'과 기념비. 차에서 내려 바깥 바람도 쐬고 유적지 가는 길도 물어볼 겸 이곳에 들렸다가 참 독특한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엄숙한 표정의 두 근위병은 모스크바의 '꺼지지 않는 불'광경과 같은데 저기 왼쪽에 차려자세로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정체는? 그리고 상의는 군복에 바지는 청바지? 강한 봄바람에 몸이 가끔 흔들리기는 하지만 저렇게 부동자세로 근위병들과 같이 서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시간여를 달려 이미 하오가 넘은 시각, 두도시를 들러야 하므로 시간이 촉박해 끝내 그 여군(?)의 정체는 파악 못했지만 제가 추정한 바로는 그 여군은 가끔 부동자세에서 풀려 광장 이곳저곳을 순찰하며 뭐 담배피고 맥주마시며 건덜거리는 불량참배객들 단속하는 임무를 맡지 않았을까....(아님 말고...근데 복장이 정식 여군복장이었으면 더 멋졌을걸...바람이 너무 세서 그랬나...) 애기 데리고 산책하던 친절한 여인이 버스로 네정거장만 가면 유적지가 나온다고 일러준대로 버스정거장 세며 갔더니 정말 이렇게 '졸로띄예 바롯따', 황금의 문이 나왔습니다. 12세기에 세워졌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목록에 올라 있으며 대몽고전투시 병사들이 이 문을 통해 출전했으며 지금은 탑 내부가 군사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답니다. '황금의 문'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는 이 적벽돌 건물도 꽤 연세가 드셨을 법 해 보입니다. 지금은 공식박물관은 아니고 세공품 전시 판매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쫄쫄 핥으며 진입을 시도하다 할머니경비원으로부터 제지당했습니다. 그럼 여긴 말고... 본격적인 도시 탐구에 앞서 차안에서 쁠롭(우즈벡식 볶음밥으로 큰딸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엄마의 주특기가 됨)에 김치와 삶은 계란 2개씩으로 요기를 했습니다. 역사도시라 관광버스 참 많이도 왔는데 요즘버스들 승객석 캐빈이 좀 높습니까? 머리 노오란 외국인들 차타고 떠날 채비를 하다가 은빛 쇠막대기 두손가락에 끼워 절묘하게 볶음밥알 집어올리는 동양인 가족의 젓가락 무공에 눈이 번쩍! 차창 안에서 붕어처럼 뻐끔뻐금(워메~ 저 어린것들도 징허게 무공이 절묘허네잉~) 언덕위에 오똑 선, 그이름처럼 오래된 '스따릐 블라디미르'(늙은 블라디미르) 박물관. 좁은 4층나선계단에 붙어있는 각층의 쪽방 전시실에 옛 블라디미르의 생활용품등이 소박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별것 아닌 옛 물건들 몇점 늘어놓고 일금 천원씩이나 입장료를 받는게 맘에 안들었지만 개중 눈에 확 들어오는 골동품 딱 하나 있었습니다. Music box=자명악, 일명 오르골이 한대 있었는데 닳을까봐 원본은 안돌리고 숨겨논 녹음기로 그 음악소리를 틀어주고 있었는데 참 듣기 좋았습니다. 위 스따릐 블라디미르 탑 맨 꼭대기층은 아무것 없이 전망대로 꾸며놓았는데 블라디미르시 전체가 조망되었습니다. 높은데서 보니 소위 유리창 달린 건물들은 대로변을 따라 서 있고 도시 뒤안은 이렇게 납작납작한 다차Dacha형 단독농가가 다닥다닥 붙어있었습니다. 멀리 클랴지마강이 휘어 흐르고 그 뒤로 광대한 들판과 지평선이 펼쳐집니다. 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블라디미르 북쪽모습입니다. 앞쪽 녹색지붕성당은 아직 생활미사가 열리는 살아있는 성당이고 저 멀리 금빛지붕의 성당군중 왼쪽 뾰족한 것이 드미뜨롭스끼 사보르, 오른쪽 3형제양파머리가 우스뻰스끼 사보르로 블라디미르의 명소 되겠습니다. 빨리 가봐야되겠군..... 낯선 도시에 가서 볼만한 유적지 찾으려면 무조건 높은곳에 오르면 됩니다. 거기서 두루 살피면 저렇게 톡 두드러지는 곳이 있죠. 그럼 그곳으로 허위허위.... 드미뜨롭스끼, 우스뻰스끼 사원 앞에까지 단숨에 왔습니다. 도시가 자그마하니 길 찾을 필요도 없이 대로 따라 움직이면 다 이어집니다. 말먹이값 벌러 나온 멋진 말들이 두마리나....(시골 말들은 풀 뜯어먹고 살고 도시 말들은 승마벌이로 사료 사먹고 살지...) 우스뻰스끼 사원 앞마당에서. 여기서 잠깐 돌발설명! 클랴지마강 북쪽에 있는 우스뻰스끼 사원은 1158~1189년에 세워졌으며 15세기에 이 사원을 모델로 이탈리아의 건축가 아리스토텔리 피오라반티가 모스크바의 크레믈린 경내에 우스뻰스끼 사원을 세웠다. 그것은 후에 '세르기예프 빠사드'에 있는 우스뻰스끼 사원의 견본이 되었다.(이상, '세계를 간다'에서 인용.) 우스뻰스끼 사원 내부. 원체 이런곳 사진촬영 금하는지라 카메라 자동발광억제모드로 몰래 찍었더니 셔터속도가 늘어져 이모양이 되었군요. 그래도 금빛 찬란한 높다란 제대의 감은 잡히죠? 하여간 참 장엄합디다. 크레믈린 우스뻰스끼 사원도 수태 드나들었지만 여기만큼 금빛 찬란하면서도 서광비치는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우스뻰스끼 3형제중 맏이가 뭔가 다르긴 다른듯.... 성모마리아를 비롯하여 예수 사도들의 초상마다 초꽂이대가 마련되어 있고 피어오르는 밀납초의 노란 불꽃과 달콤한 밀납향 속에서 사람들은 성호를 그으며 저마다 숙연하게 소원들을 빌고 있습니다. 우리 마누라 바가지좀 깨 주소~ 우리 주정뱅이 남편 보드카병좀 깨 주소~..... 우리도 노란 밀납초 하나씩 사서 어딘가에 꽂았습니다. 아무렴 어때, 다 좋은거겠지.... 자~ 얘들아~ 바바~ 이렇게 하는거야. 두손 모아 기도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합장수도의 태가 보입니다. 아무렴 어때, 도량가서는 도닦고 사원와서는 기도하는것이지. 범종교적인 관용, 얼마나 보기 좋은가..... 벌써 네시가 넘었습니다. 온 도시 자체가 박물관인 블라디미르, 수즈달 두 도시를 당초 하루만에 본다는게 무리라는 판단이 섰지만 안내책자에 여기서 수즈달까지는 35km밖에 안된다고 쓰여 있어서 수즈달 거리모습이라도 보고가기로 했습니다. 수즈달 표시따라 아쉬운 도시를 벗어나자 길가에 이런 모습이 종종 눈에 띕니다. 갈가마귀 연립둥지. 책만 읽는 큰 딸내미 표현에 따르면 '덕지덕지 붙어있다' 되겠습니다. 뜨레챠꼬프 미술관의 그림중에 이거랑 똑같은 그림이 있는걸 보고 에이~ 화가가 오버했어 했는데 사실이군요. ........ 그런데.... 도로는 M-7도로가 맞는데 50km를 넘게 달려도 수즈달 그림자도 안나옵니다. 완전히 길을 잃은걸까, 아니면 '세계를 간다'가 거짓말을 쓴걸까?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으며 이 길 수즈달 가는길 맞냐고 물어보니 주인아저씨나 다른 기름넣는차 아저씨, 다들, '수즈달? 거기가 어뎌? 어이~ 아저씨, 수즈달이란 동네 아는감?' 뭐 그러고 있어서 벙 쪘습니다. 분명 인근 어딘가에 있는, 꽤나 유명한 유적도시인데 마치 첨듣는 동네처럼 그러고 있네요. 음~ 이거 단단히 잘못왔군, 과감히 차를 돌리기로 했습니다. 일전에 모스크바에서 칼라복사하는집 찾고찾아 온 시내를 헤매고 다닐 때 내 친구 러샤인이 제게 은밀히 물어본 말이 생각나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가스빠진 리! 한국에서도 길물어보면 전혀 딴길 가르쳐주고 돌아서 흐흐 웃나요?' 곰들의 조크방식이랍니다. 그려 이만하면 다행인게여~ 모스크바로 돌아가는길. 정서로 달리는 길이라 석양이 비껴 썬바이져 한껏 내리며 피곤한 드라이빙을 하다가 길가에 샹들리에, 크리스탈이 석양을 받아 영롱한 빛을 내는광경에 홀려 차를 세웠습니다. 인근 크리스탈 공장에서 생산된 크리스탈제품을 아주 싼값에 팔길래 포도주잔, 보드카잔, 꽃병, 촛대 등등 푸짐하게 샀습니다. 수즈달엔 끝내 못갔지만 참 남는 여행이야 어쩌구 하면서.... 그리고 길가 까페(기사식당)에서 여행자 정취 한껏 느끼며 먹었던 돼지고기 샤실릭의 맛도 별미였습니다. 엄마와 큰딸은 몇점 먹고 일찌감치 물러났는데 고기에 일가견 있는 우리 작은딸 마지막 한점까지 아빠와 대결하더니 다 먹고 더시키자고.....아빠는 배가 꽉찼는데 저 작은것은 도대체 어찌된 스피시스일까... 모스크바에 도착하니 밤 아홉시 반입니다. 아직 거리가 훤한 걸 보니 이제 완전한 봄이 왔나봅니다. 넷째날, 휴일 마지막날, 엄마와 아이들은 도량에 단증, 아니 법명받으러 갔고 비행 오지게 하려했던 아빠는 강풍폭우 쏟아붓는 하늘을 원망하며 집에서 캔맥주 오지게 비우고 쏘닉 만들었답니다. ....... 벼르고 별렀던 여행기도 올리고 이제 카메라를 비울 수 있게되어 개운합니다. 그런데 모레부터 또 승전기념일 3일 연휴라지요. 5월은 좋은 달, 가정의 달. 맨 위로 Another Wonderful World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여러분들께 권하고자븐 사이트들입니다. 좋은 싸이트 발굴할때마다 소개하겠습니다. - 바람부는 언덕에서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 이야기(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문제중년의 홈페이지'-화약,총포류에 대한 놀라운 자료가 있습니다. 서문 또한 대단한 내공을 보여줍니다. '고공 출격'-1,2차 세계대전 하늘과 비행기에 관한 이야기가 새록새록 유익하고 재미있습니다. 남기실 말씀은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입니다. 모든 메일 환영합니다. yhlee25@hotmail.com 당신께서는 번째 방문객이십니다 맨 위로 *별도 표기가 없는 사진 및 글은 저의 것이므로 퍼가실때는 먼저 제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의 세상"에 CESSNA L-19 Birddog 제작기를 올리고 있답니다.(2003.1.17)
"또 하나의 세상"에 Great Planes사의 Super Decathlon 40 제작기와 처녀비행記가 완결되었습니다.(2002. 6. 16)
"또 하나의 세상"에 3년간 연재된^^ 축소 세스나182의 제작기와 처녀비행기가 드디어 완결되었습니다.(2002. 7. 23) - 후륜식(taildragger) 기체의 조종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2001. 2. ) - 리뷰칸에 F-16N과 F-4 팬텀에 관한 이야기, 모형 제트기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2000. 5. ) - 전동재기400X제작기와 슬롭재기LE감량기(2001. 5.20 )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 및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2001/4월 일기보기 2001/5월 일기보기 2001/6월 일기보기 2001/10월 일기보기 2001/11월 일기보기 2001/12월 일기보기 2002/1월 일기보기 2002/2월 일기보기 2002/3월 일기보기 2002/4,5,6월 일기보기 2002/7월 일기보기 2002/8월 일기보기 2002/9월 일기보기 2002/10월 일기보기 2002/11월 일기보기 2002/12월 일기보기 2003/1월 일기보기 2003/2월 일기보기 2003/3월 일기보기 2003/4월 일기보기
황송하게 쌍무지개 세레모니까지...이래도 되는겁니까...
시험사진을 올려봅니다.
한 메모리카드에 열네장밖에 못들어가는 '프린트모드'로 찍은 이 여인네는 무지막지하게 크게 나오겠고...
670장이나 저장된다는 'E-mail모드'는 너무 헐해 쓸 수 없겠고 고저 106장 저장분량의 '메모모드'가 적당할텐데...
크기조정없이 현상한 이 파스꼬프인가 하는 아름다운 원형탑 건물도 좀 크게 나올거고....
이정도 크기로 줄인 크레믈린 피터대제 종탑 정도면 그나마 적당할까.....
디지맥스 V4 설명서를 씹어먹던중....
......
음~ 음~ 실험결과를 보니 대충 감이 잡힙니다. 역시 가로 사이즈는 700이 딱이야! 조아써! 앞으로 제 호주머니에는 깜찍한 물건 하나가 항상 들어있을겁니다. 누구는 그래서 북파됐네 어쩌네 하시지만.... 이넘의 기능중 깜딱 맘에 젤로 드는 기능이 있습니다. 무얼까요? (힌트: 카메라와 전혀 상관없을것 같은 기능, 나는 왜 이런게 필요한걸까....)
그건 그렇고 오늘 있었던 쑥시러운 일 하나 적고 들어가겠습니다. 일전에 사소한 위반으로 면허증을 뺏기고 무면허로 다니다가 오늘 면허쯩 찾으러 갔더랍니다. 이 계통 쫌 아는 러샤친구와 같이 같는데 이런경우 러샤말 잘 알고 러샤통 같이 보이면 오히려 쫌 손해보는 상황이 대부분이어서 러시아말 하나도 모르는 외국인이 통역 대동한 씬을 연출하기로 했습니다. (잠꼬대도 러샤말로 하는 넘이 모르긴 뭘 몰라-_-;) 떠벙한 영어로 상황설명 해가며 한 치 앞길이 잘 안보일정도로 안풀리던 일이 러샤친구의 기지로 일이 확 풀려 버리자 쫌 맘이 풀리는 통에 한마디 했는데.... 그 사무실에 화분이 많길래 '와우, 하우매니 두유해브 플랜츠 라잌커 브라질스키 중글!' 앜! 실수다! 브래질리언 정글 했어야 했는데... 경찰아저씨, 씨익~ 웃더니 '에이~ 그냥 노어로 해요. 다 보이는데 뭘~~' 그 아저씨 손에서 까딱거리고 있는 제 운전면허증에는 1994년 발급이라는 숫자가 유난히 크게 두드러지고 있었습니다. 저, 그래도 끝까지 항복 안했습니다-_-; 안 구부러지는 혀 최대한 굴려 랭큐베리마치 하고 '쓰파씨보 팔쇼이' 했습니다-_-; 저도 참 꼴통입니다-_-;(아~ 부끄러버라).
비행장 입구 게이트. 방송에서 이번 주말 중장비 전시회를 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늘 출입이 가능할까 걱정되었습니다. 가까이 가니 과연 경찰차량이랑 경비원이 대폭 증원된 것이 보이더군요. '이러다 공치면 오늘같이 화창한 날 뭐한담....' 이제부터 일지 쓰는거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지라 스토오리의 구성을 위해 셧터 한방을 누르고 게이트를 향해 다가갔습니다. 다행히 작년에 사둔 뿌로뿌스크(통행증)의 위력은 죽지 않았습니다. "들여보내드려!" 고참 가드의 지시로 유유히 비행장에 진입. (올핸 왜 갱신비를 안받는거지? 매달 연료 반통값 기꺼이 내겠다는데도...)
09-27 활주로 절반을 막고 있는 중장비 전시장. 굴삭기, 덤프, 기중기, 믹서기 그밖에 이름을 알 수 없는 헤비메탈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볼보 부스인가 옆에 대우 굴삭기도 보이더군요. 나는 불안합니다. 이 전시회가 하필 이 '하딘스꼬예 뽈례(들판)'에서 열리는게....기능시범을 핑계삼아 헤비메탈들이 활주로 마구마구 파헤친 다음 자연스럽게 아파트단지들이 손안대고 코풀듯 들어올까봐요..... 예전 군대 막사 있던 자리는 벌써 아파트 기초공사 시작했습니다. 비행장의 1/4에 해당하는 면적입니다.
정오경, 그리운 필드에 도착. 오늘도 벌써 rc꾼들이 진을 치고 있군요. 벌써 rc활주로가 이렇게 확 줄어들었습니다. 18-36활주로의 북쪽 1/3만을 쓸 수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 파일롯들이 가뭄든 저수지 한쪽에 오골오골 몰려 뻐끔거리는 붕어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뜩이나 좁은데 폭주붕어들도 심심찮게 나타납니다. 튜닝카 몰고 우다다당~ 뱅기 사이를 헤집고 달려 다닙니다.
일지를 쓰기로 작심했으므로 사진 한장. 폼은 그럴듯 하군요. 마치 프로선수 같애~
역쉬 일지를 쓰기로 작심했으므로 기체 취재도 해 보았습니다. 한 등빨하는 아크로기(프롭에 20*10이라고 쓰여 있던데...). 하지만 정말 참을 수 없이 못생겼군요. 개구리처럼 뽈록한 볼과 짱구머리. 내꺼라면 당장 패대기쳐 버리고 싶은 충동이....(당신의 머어찐 기체를 사진좀 찍어도 될까요...라고 묻던 빨강붕어가 이렇게 쓰고 있는걸 쥔장붕어가 알면 다음 주 스타터 휘두를지도....) 그런데 참 희안한 구조를 가졌더군요. 양쪽 독립 엘리베이터를 쓰는데 한쪽 엘리베이터를 위로 올렸다 손을 떼니 마치 실기 유압이 빠지듯 스르륵 하고 처지더군요. 승강타가 그리 무겁나? 또 시동거는 내내 기체 속에서 뭐라고 종알종알 전자음이 들리더군요. 뭘까? 암튼 난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크고 복잡한 기체는 평생 가까이 하고 싶은 맘이 없습니다. 복잡한 4싸이클도 싫고 그저 한 .60정도로 끝까지 가야지....
그런가 하면 이렇게 앙증맞은 기체도 있습니다. .10엔진 달은 스핏 화이어. 비행시키는걸 봤는데 오버파워라 언더스로로 45도 상방으로 놔주니 기냥 뻣어 올라가더군요. 속도는 쏘닉보다 빠른 것 같고... 공중에선 무슨 검정콩 한알이 하늘을 째고 다니는것 같은...제 취향은 아닙니다. 주인도 그런지 하루종일 딱 두번 띄웠습니다.
같은 주인의 또 다른 스핏 화이어. 그런데 쏘련군 도장이군요. .40정도의 4싸이클이고 리트랙트도 달렸습니다. 마찬가지로 비행성능은 날카롭게 쨌는데 따라서 별로....
랜딩중인 위 스핏 화이어.(참으로 썰렁한 사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마전 입수된 줌 달린 최신 디카 사용법 숙지하는게 귀찮아 그냥 처박아 두었는데 아무래도 이제 꺼낼때가 된듯. 머리 쥐나도록 사용법 연마하여 다음번엔 멋진 비행사진을 많이 올리겠습니다.
일전 저에게 다가와 'F3A를 아십니까?'물어보다가 제 당나귀 기체 보고 어이없어 하던 아저씨의 140급 패턴기체가 이륙하고 있습니다. 듬직하고도 우아한 비행. 중속 이하에서는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데 기체는 힘있게 정속비행을 합니다. 제 소닉은 발뒤꿈치도 못따라갈 정도의 우아함. 정말 매력적입니다. 요즘은 제트기보다도 더 패턴기에 끌립니다. 엔진 줄이고 하강할때의 휘이잉 하는 바람소리.
그리고 예견했던 불상사. 제 쏘닉의 발모가지가 댕강. 예전 같이 널널할 땐 처다도 안봤던 활주로 구석자리에 오골오골 모일때부터 예견했던 일입니다. 군데군데 움푹움푹 패이고 폭주붕어들이 던져놓은 타이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곳으로 착륙하다 구뎅이에 퉁 빠지는 순간 랜딩기어 부착 밑창이 깨끗하게 통째로 찢겨나가고 기체는 쫘아아악 동체착륙. 머쓱해 뒷머리 벅벅 긁으며 다가가 기체 상태를 살펴보니 카울 조금 긁히고 윙써보혼 조금씩 긁히고 날개 앞전 플라스틱 커버링재 절반이 사라진 정도로 피해는 경미했습니다.
현장 수리. 쏘닉의 다리가 언젠간 부러지리라 예상해서 공구통에 5분에폭시와 발사쪽, 샌딩블럭을 가지고 다닌 보람이 있습니다. 먼저 부러진 위치를 맞춰 보고 약한 앞전 판넬을 더 오려내 하드발사 보강재 심을 자리를 만들고 접합면이 잘 다듬어 졌으면 5분 에폭시를 물컹물컹 개어 듬뿍 바르고 굳은 후 모양 다듬어주면 되죠. 모노코트가 없으므로 투명 스카치 테이프를 겹쳐 바른 후 경계면에 CA흘려주면 방유처리도 O.K. 다시 날아보자꾸나. 이후에도 부끄럽게 강착륙을 몇번 더 저질렀는데 새 다리는 잘 지탱해 주었습니다.
비행은...
2시방향 우측방에만 가면 아주 강한 잡파를 먹어 거의 혼자 스냅롤을 해버리는 지경이었지만 거기만 벗어나면 또 괜찮아지곤 해서 조금 무리해서 비행을 계속했습니다. 지상에서 레인지 테스트도 수차례 해보고 전압측정도 해 봤지만 원인은 찾지 못했습니다. 지난주엔 없던 현상이라 아마도 헤비메탈 전시장에서 쓰는 트랜시버 주파수가 간섭하는게 아닌가 짐작을...
또 한가지 문제는 5L연료통이 점점 비어감에 따라 비행중 드로틀을 내리면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재발했는데 아이들 밸브를 반바퀴 조여줌으로써 해결했습니다.
곡예 수련은...
주중에 달력 뒷장에다 F3A순서도 리본그림을 그려논걸 가지고 가 차 본네트에 널어 놓고 힐끔힐끔 넘겨다보며 멋지게 연기해 보겠노라 했는데 한마디로 "꿈깨!"였습니다. 저얼대로 비행기에서 눈이 떼지지가 않더군요. 기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과정들 부분적으로 한가지씩 해보았습니다. 특히 취약한 부분은 승강타 다운키 곡예입니다. 항상 당기는 비행만 했던터라 밀기만 하면 온몸이 오싹오싹해지는데 쉽게 극복이 안됩니다. 부단한 수련만이 유일한 길이겠지요. 무사고 비행 후 하루종일 햇볓에 익어 따끔거리는 목을 쓰다듬으며 철수했습니다.
..........
저녁부터 이기장이 맥주잔을 앞에 놓고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십자 써보혼을 들고 뒤집고 비틀고 올리고 내리고 입으론 업,다운,좌,우,왱,돌돌거리고... 지금도 이기장 주머니엔 십자 써보혼이 들어있습니다. 이번주 내에 다 외워야지.
그런데.... 제 홈 뒷마당이 만남의 광장으로 바뀌더니 소설의 광장으로 변해가는군요. 주인장은 북파된게 맞긴 맞는데...relatively was sent from north(강원도) 김재수님, 시험 잘 보시고 김홍석님, 주말 잘 보내시고 마타하리님, 좋은 술 담그시고.... 저는 관제타워및 관제사들과 놀러 갑니다. 요즘 북극곰이 뭐하고 있나 보러....
휴일 오후, 북극곰 대신에 고양이를 주웠습니다. 사연인 즉슨, 집근처를 산책중인데 도둑고양이들 오글오글 하다가 우리만 보면 잽싸게 도망가는데 유독 한마리가 아주 귀찮다는듯이 늘어져 있더군요. 수박통만한 노란 고양이인데 만져도, 쓰다듬어도, 찔러도, 들어도 흐응~ 그러기만 해서 아이들이 한참 안고 돌아다니며 잘 놀았답니다. 맨날 쪼꼬만 햄스터만 조물락거리다가 육중한 육식동물을 안아보니 그 느낌이 참 생경하고 좋았겠죠. 이제 슬슬 이 순한 도둑고양이 납치에 대한 욕심이 생겨나는데.... 앗! 4층에서 한 노파가 창문으로 내려다보며 고래고래 소리지릅니다. 왜 잘 있는 고양이 조물락거리고 괴롭히냐고... 음, 할머니네 고양이였던 것입니다. 어쩐지.... 아마 아침에 내놓으면 바로 그자리에서 하루종일 뭉개고 뒹굴고 졸다가 저녁에 부르면 집에 들어가나봅니다. 참 독특한 할머니에 독특한 고양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빠 루스끼(이게 러샤식이지)!" 세 부녀, 고양이 내려 놓고 잽싸게 튀었습니다.
문제의 고양이. 우리 작은 딸, 그 고양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빈가방 하나 들고 할머니 창문 힐끗힐끗 쳐다보며 주위를 배회하였으나 그 무서운 할머니 하루 종일 창가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지라 음모를 실행치 못하였습니다. 아빠와 딸: 참 힘좋은 할머니야-_-;
할머니에게 욕먹고 도망쳐 아이들 학교옆에 있는 인공호숫가를 산책하다. 얼굴에 털난 물고기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쌍두마차 황금연휴의 중간에 있던 근무일이 끝났습니다. 2차 황금연휴에 들어갑니다. 들어가기전에 고하고 가려고 사진굽기에서부터 올리기, 글쓰기까지 10분안에 끝내는걸 보니 4년 무공이 헛되지 않은듯 합니다. 이번 휴일때는 쏘닉 처녀비행을 꼭 해야만 합니다. 3주 연속 비행 못했더니 금단현상이 이제 한계까지 온듯해서...
어버이날, 저를 포함해서 이땅의 모든 어버이들의 노고에 경의를 드립니다.
부처님 오신날, 지금 관제탑께서는 그간의 무공을 인정받아 단증, 아니 법명을 받고 계십니다. 지금까지는 멋없게 '자네~' 그렇게 불렀는데 앞으로는 멋지게 '이보게 00(무얼까?)'해야겠군요. 그리고 단증, 아니 법명 보유자이시니 각별히 기어야 겠군요. 지금 도인 모시러 가야겠군요. 3일 후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연휴 첫날, 시내 우다르니끄 영화관에서 최근 개봉한 The Core(가칭 '지구 깊숙히')를 보러 갔었습니다. 포스터도 뭔가 있어 보이고 그간 과학동아등에서 익힌 지구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지식도 화려한 영상과 스토리로 보면 확실해지지 않겠나 하는 교육적 차원에서 전날 예매까지 하며 기대했던 영화입니다......만, 감상평은 '"꽝"이다' 되겠습니다. 진부한 스토리에 컴터 그래픽 하나로 모든 걸 승부해보겠다는 듯 두시간 내내 넘쳐나는 주황색 물결에 어지럼증까지 나고 게다가 지구속 파고들어가는 소음은 어찌나 요란한지 온통 깨지는 소리에 조용한것 좋아하는 우리 큰딸 거의 실신지경까지 갔더랍니다. 드디어 영화가 끝나고 주황색 물결과 깨지는 소리가 갑자기 사라진 객석엔 썰렁한 침묵만이 감돌았습니다. 보통들 영화 끝나면 웅성웅성 일어나면서 좋았네, 싫었네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게 보통인데 이번엔 다들 허탈했는지 암말도 없더군요. 러시아사람들 어려서부터의 교육으로 과학적 기반 참 탄탄한 사람들인데 이 영화 보고나서 미국인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을지......
밖에 나오니 땅위의 소음이 참으로 편안하게 들리더군요. 곧 봄비가 한줄기 할 듯 하늘은 흐려있고 비냄새 머금은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물을 뿜기 시작한 길 건너 '야끼만끼' 공원의 분수에 끌려 잠시 산책을 하기로... (바보같은 영화의 시청각소음공해에 시달린 큰딸의 저 뚱한 표정을 보시라.)
딸들의 예리한 관찰력으로 공원 한켠에 서있는 화가 레삔의 동상이 붓을 거꾸로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후 운하쪽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5월1일을 기해 수상분수도 물을 힘차게 뿜기 시작했습니다.
제기동에 있는 미라보다리(?)처럼 생긴 인도교를 건너자.... 개떼를 만났습니다. 관찰력이 예리한 딸들이 세어본 결과 열네마리랍니다(몇솥 몇그릇 나오는거시여?). 주인의 사슬로부터 벗어나 자족자급 프리생활을 하는 덩개떼들입니다. 혹독한 긴긴 겨울을 견뎌내고 바야흐로 꽃피는 봄날을 맞은 개떼들은 저푸른 초원위에서 한가로이 딩굴다가 자전거타는 보이가 달려가면 미친듯 울부짖으며 따라 달려도 보고..... 그야말로 안하무인, 거칠것없이 군림하는것이 뜨레챠꼬프 미술관 앞골목의 주인자태 그것이었습니다. 십수마리의 개들이 자전거를 둘러싸고 울부짖으며 달려가는 그 위세에 사람들 한켠으로 물러서 입만 벙하니 벌립니다. 하지만 워낙 짐승들 좋아하는 러샤사람들이라 그 개떼 누가 안잡아가나 뭐 이런 불평 하는 사람 없습디다. 조흔 개판입니다.
다음날, 집앞 '우스꼬예' 숲속 빈공터. 따뜻한 봄볕 아래서 엄마는 ? 를 잡고 아이들은 햄스터 산책시키고 아빠는 강한 바람속에서 착륙못하고 머리 위로 세번이나 고어라운드goaround하는 일-96 여객기 조종사 아저씨 응원하고.... 평화로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
셋째날(휴일 길기도 하여라). 황금의 고리, '졸로또예 깔쬬'중 한 고도시인 '수즈달'을 향해 먼 길을 떠났습니다.
모스크바로부터 M-7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220km쯤 달려가면 수즈달로 가기전에 먼저 '블라디미르'라는 또하나의 졸로또예 깔쬬 도시에 닿게 됩니다. 이 고도시는 자그마하고 오래된 건물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낯선 외국인의 눈에는 잘 안보이는 러시아의 미가 제 눈에는 보인답니다^^). 인구 32만, 1108년 키예프의 블라디미르 모노마프 후작이 크랴지마강 북쪽에 목조요새를 쌓으면서 시가지가 형성, 1157년부터 블라디미르 수즈달 공국의 수도로 번성했답니다.(이상, '세계를 간다'에서 인용.)
도시 중앙로(아마도 역시 레닌대로라는 이름 아닐까요?) 광장에 있는 '꺼지지 않는 불'과 기념비. 차에서 내려 바깥 바람도 쐬고 유적지 가는 길도 물어볼 겸 이곳에 들렸다가 참 독특한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엄숙한 표정의 두 근위병은 모스크바의 '꺼지지 않는 불'광경과 같은데 저기 왼쪽에 차려자세로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정체는? 그리고 상의는 군복에 바지는 청바지? 강한 봄바람에 몸이 가끔 흔들리기는 하지만 저렇게 부동자세로 근위병들과 같이 서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시간여를 달려 이미 하오가 넘은 시각, 두도시를 들러야 하므로 시간이 촉박해 끝내 그 여군(?)의 정체는 파악 못했지만 제가 추정한 바로는 그 여군은 가끔 부동자세에서 풀려 광장 이곳저곳을 순찰하며 뭐 담배피고 맥주마시며 건덜거리는 불량참배객들 단속하는 임무를 맡지 않았을까....(아님 말고...근데 복장이 정식 여군복장이었으면 더 멋졌을걸...바람이 너무 세서 그랬나...)
애기 데리고 산책하던 친절한 여인이 버스로 네정거장만 가면 유적지가 나온다고 일러준대로 버스정거장 세며 갔더니 정말 이렇게 '졸로띄예 바롯따', 황금의 문이 나왔습니다. 12세기에 세워졌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목록에 올라 있으며 대몽고전투시 병사들이 이 문을 통해 출전했으며 지금은 탑 내부가 군사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답니다.
'황금의 문'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는 이 적벽돌 건물도 꽤 연세가 드셨을 법 해 보입니다. 지금은 공식박물관은 아니고 세공품 전시 판매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쫄쫄 핥으며 진입을 시도하다 할머니경비원으로부터 제지당했습니다. 그럼 여긴 말고... 본격적인 도시 탐구에 앞서 차안에서 쁠롭(우즈벡식 볶음밥으로 큰딸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엄마의 주특기가 됨)에 김치와 삶은 계란 2개씩으로 요기를 했습니다. 역사도시라 관광버스 참 많이도 왔는데 요즘버스들 승객석 캐빈이 좀 높습니까? 머리 노오란 외국인들 차타고 떠날 채비를 하다가 은빛 쇠막대기 두손가락에 끼워 절묘하게 볶음밥알 집어올리는 동양인 가족의 젓가락 무공에 눈이 번쩍! 차창 안에서 붕어처럼 뻐끔뻐금(워메~ 저 어린것들도 징허게 무공이 절묘허네잉~)
언덕위에 오똑 선, 그이름처럼 오래된 '스따릐 블라디미르'(늙은 블라디미르) 박물관. 좁은 4층나선계단에 붙어있는 각층의 쪽방 전시실에 옛 블라디미르의 생활용품등이 소박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별것 아닌 옛 물건들 몇점 늘어놓고 일금 천원씩이나 입장료를 받는게 맘에 안들었지만 개중 눈에 확 들어오는 골동품 딱 하나 있었습니다. Music box=자명악, 일명 오르골이 한대 있었는데 닳을까봐 원본은 안돌리고 숨겨논 녹음기로 그 음악소리를 틀어주고 있었는데 참 듣기 좋았습니다.
위 스따릐 블라디미르 탑 맨 꼭대기층은 아무것 없이 전망대로 꾸며놓았는데 블라디미르시 전체가 조망되었습니다. 높은데서 보니 소위 유리창 달린 건물들은 대로변을 따라 서 있고 도시 뒤안은 이렇게 납작납작한 다차Dacha형 단독농가가 다닥다닥 붙어있었습니다. 멀리 클랴지마강이 휘어 흐르고 그 뒤로 광대한 들판과 지평선이 펼쳐집니다.
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블라디미르 북쪽모습입니다. 앞쪽 녹색지붕성당은 아직 생활미사가 열리는 살아있는 성당이고 저 멀리 금빛지붕의 성당군중 왼쪽 뾰족한 것이 드미뜨롭스끼 사보르, 오른쪽 3형제양파머리가 우스뻰스끼 사보르로 블라디미르의 명소 되겠습니다. 빨리 가봐야되겠군..... 낯선 도시에 가서 볼만한 유적지 찾으려면 무조건 높은곳에 오르면 됩니다. 거기서 두루 살피면 저렇게 톡 두드러지는 곳이 있죠. 그럼 그곳으로 허위허위....
드미뜨롭스끼, 우스뻰스끼 사원 앞에까지 단숨에 왔습니다. 도시가 자그마하니 길 찾을 필요도 없이 대로 따라 움직이면 다 이어집니다. 말먹이값 벌러 나온 멋진 말들이 두마리나....(시골 말들은 풀 뜯어먹고 살고 도시 말들은 승마벌이로 사료 사먹고 살지...)
우스뻰스끼 사원 앞마당에서. 여기서 잠깐 돌발설명! 클랴지마강 북쪽에 있는 우스뻰스끼 사원은 1158~1189년에 세워졌으며 15세기에 이 사원을 모델로 이탈리아의 건축가 아리스토텔리 피오라반티가 모스크바의 크레믈린 경내에 우스뻰스끼 사원을 세웠다. 그것은 후에 '세르기예프 빠사드'에 있는 우스뻰스끼 사원의 견본이 되었다.(이상, '세계를 간다'에서 인용.)
우스뻰스끼 사원 내부. 원체 이런곳 사진촬영 금하는지라 카메라 자동발광억제모드로 몰래 찍었더니 셔터속도가 늘어져 이모양이 되었군요. 그래도 금빛 찬란한 높다란 제대의 감은 잡히죠? 하여간 참 장엄합디다. 크레믈린 우스뻰스끼 사원도 수태 드나들었지만 여기만큼 금빛 찬란하면서도 서광비치는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우스뻰스끼 3형제중 맏이가 뭔가 다르긴 다른듯.... 성모마리아를 비롯하여 예수 사도들의 초상마다 초꽂이대가 마련되어 있고 피어오르는 밀납초의 노란 불꽃과 달콤한 밀납향 속에서 사람들은 성호를 그으며 저마다 숙연하게 소원들을 빌고 있습니다. 우리 마누라 바가지좀 깨 주소~ 우리 주정뱅이 남편 보드카병좀 깨 주소~..... 우리도 노란 밀납초 하나씩 사서 어딘가에 꽂았습니다. 아무렴 어때, 다 좋은거겠지.... 자~ 얘들아~ 바바~ 이렇게 하는거야. 두손 모아 기도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합장수도의 태가 보입니다. 아무렴 어때, 도량가서는 도닦고 사원와서는 기도하는것이지. 범종교적인 관용, 얼마나 보기 좋은가.....
벌써 네시가 넘었습니다. 온 도시 자체가 박물관인 블라디미르, 수즈달 두 도시를 당초 하루만에 본다는게 무리라는 판단이 섰지만 안내책자에 여기서 수즈달까지는 35km밖에 안된다고 쓰여 있어서 수즈달 거리모습이라도 보고가기로 했습니다. 수즈달 표시따라 아쉬운 도시를 벗어나자 길가에 이런 모습이 종종 눈에 띕니다. 갈가마귀 연립둥지. 책만 읽는 큰 딸내미 표현에 따르면 '덕지덕지 붙어있다' 되겠습니다. 뜨레챠꼬프 미술관의 그림중에 이거랑 똑같은 그림이 있는걸 보고 에이~ 화가가 오버했어 했는데 사실이군요.
........
그런데.... 도로는 M-7도로가 맞는데 50km를 넘게 달려도 수즈달 그림자도 안나옵니다. 완전히 길을 잃은걸까, 아니면 '세계를 간다'가 거짓말을 쓴걸까?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으며 이 길 수즈달 가는길 맞냐고 물어보니 주인아저씨나 다른 기름넣는차 아저씨, 다들, '수즈달? 거기가 어뎌? 어이~ 아저씨, 수즈달이란 동네 아는감?' 뭐 그러고 있어서 벙 쪘습니다. 분명 인근 어딘가에 있는, 꽤나 유명한 유적도시인데 마치 첨듣는 동네처럼 그러고 있네요. 음~ 이거 단단히 잘못왔군, 과감히 차를 돌리기로 했습니다. 일전에 모스크바에서 칼라복사하는집 찾고찾아 온 시내를 헤매고 다닐 때 내 친구 러샤인이 제게 은밀히 물어본 말이 생각나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가스빠진 리! 한국에서도 길물어보면 전혀 딴길 가르쳐주고 돌아서 흐흐 웃나요?' 곰들의 조크방식이랍니다. 그려 이만하면 다행인게여~
모스크바로 돌아가는길. 정서로 달리는 길이라 석양이 비껴 썬바이져 한껏 내리며 피곤한 드라이빙을 하다가 길가에 샹들리에, 크리스탈이 석양을 받아 영롱한 빛을 내는광경에 홀려 차를 세웠습니다. 인근 크리스탈 공장에서 생산된 크리스탈제품을 아주 싼값에 팔길래 포도주잔, 보드카잔, 꽃병, 촛대 등등 푸짐하게 샀습니다. 수즈달엔 끝내 못갔지만 참 남는 여행이야 어쩌구 하면서.... 그리고 길가 까페(기사식당)에서 여행자 정취 한껏 느끼며 먹었던 돼지고기 샤실릭의 맛도 별미였습니다. 엄마와 큰딸은 몇점 먹고 일찌감치 물러났는데 고기에 일가견 있는 우리 작은딸 마지막 한점까지 아빠와 대결하더니 다 먹고 더시키자고.....아빠는 배가 꽉찼는데 저 작은것은 도대체 어찌된 스피시스일까...
모스크바에 도착하니 밤 아홉시 반입니다. 아직 거리가 훤한 걸 보니 이제 완전한 봄이 왔나봅니다.
넷째날, 휴일 마지막날, 엄마와 아이들은 도량에 단증, 아니 법명받으러 갔고 비행 오지게 하려했던 아빠는 강풍폭우 쏟아붓는 하늘을 원망하며 집에서 캔맥주 오지게 비우고 쏘닉 만들었답니다.
벼르고 별렀던 여행기도 올리고 이제 카메라를 비울 수 있게되어 개운합니다.
그런데 모레부터 또 승전기념일 3일 연휴라지요. 5월은 좋은 달, 가정의 달.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 바람부는 언덕에서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 이야기(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문제중년의 홈페이지'-화약,총포류에 대한 놀라운 자료가 있습니다. 서문 또한 대단한 내공을 보여줍니다.
'고공 출격'-1,2차 세계대전 하늘과 비행기에 관한 이야기가 새록새록 유익하고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