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 - 또 하나의 세상에 Great Planes사의 Super Decathlon 40 제작기가 새로 실렸습니다.(2001. 2. 13) - 후륜식(taildragger) 기체의 조종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2001. 2. ) - 리뷰칸에 F-16N과 F-4 팬텀에 관한 이야기, 모형 제트기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2000. 5. ) - 전동재기400X제작기와 슬롭재기LE감량기(2001. 5.20 )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 및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2001/4월 일기보기 2001/5월 일기보기 2001/6월 일기보기 2001/10월 일기보기 2001/11월 일기보기 2001/12월 일기보기 2002/1월 일기보기 엇그제 일기장 2002/2/2, 2/3, 2/6, 2/10, 2/19, 2/21, 다시 오늘로 2002/2/21(목) 갑자기 찾아온 눈. +,-,0. 환율:1$=30.86루블 음~~ 제가 바쁜 사이에도 루블환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군요. 오늘에서야 겨우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겉보기 러시아는 아주 평온합니다.... 해저물 즈음 신아르바트 서편 끝 거리 교차로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바라본 모스크바강 건너 시내 서안쪽 모습. 오늘은 쪼금 어항관찰기 이야기를 올립니다. 물이 탁해지자 주인은 물 갈 날자를 잡습니다. 안 갈면 조만간 구피는 물론이고 구라미랑 그중 튼튼하다던 금붕어랑 메기마져도 동작이 흐물흐물 한게 다 죽을 판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약속한 날자엔 물을 갈아야만 합니다. 그날. 평소의 안온했던 용궁 분위기가 이날은 아침부터 술렁댑니다. 다들 불안하게 이리저리 뜻모를 헤엄질을 칩니다. 이제 진공청소기의 한방 빨음으로부터 시작된 물갈이가 착착 진행됩니다. 물이 자갈바닥까지 빨려나갈즈음에는 덩치큰 물고기들은 어쩔 수 없이 옆으로 누워 괴로운 몸부림을 칩니다. 주인은 다 압니다. 덩치 큰 금붕어랑 메기가 젤 괴롭다는걸. 그리고... 구라미도 제 급한 성질 감당 못해 몸색깔 검게 변하도록 파닥댄다는것을. 주인은 그것들이 불쌍하여 가능하면 빨리 새로운 물을 부어줍니다. 너무 빨리 부으면 센 물살에 자갈 밑의 찌꺼기까지 한꺼번에 떠올라 물을 가는 이유조차 없어지므로 손바닥 바치고 이중폭포를 만들어 가능한 한 조용히 물을 채워 줍니다. 물이 다 차면 물풀모형과 필터를 씻어 달고 온도계를 담그고 에어레이션 막대를 제대로 심어줍니다. 그제서야 주인은 맥주 한 잔 들고 아주 푸근한 맘으로 깨끗해진 용궁에서 물고기 백성들이 어떻게 살아가려는지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가득한 찌꺼기로 더럽던 물은 필터가 돌면서 점점 투명해 집니다. 젤 먼저 성격좋은 금붕어가 돌맹이를 딸그락거리며 먹이를 찾기 시작합니다. 구라미도 원래의 하늘색으로 돌아갑니다. 메기는... 언제 무슨일이 있었냐는듯이 늠씰하니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쯤엔 깨끗한 물속에서 스워드테일은 계속해서 금붕어를 쪼을것이고 그래도 금붕어는 여전히 사람(?)좋게 허허 웃을것이고 구라미는 필터 아래서 꾸벅꾸벅 졸것이며 구피는 마냥 행복한듯 꼬리를 흔들고 구피새끼 송사리는 '언제 나 꺼내줘?' 하고 창살밖을 기웃거리는 어항의 평화가 완성되는 것이죠. 그런데.... 인생이란.... 맨 위로 2002/2/19(화) 겨울비 혹은 봄비(?), +2, 환율:1$=30.73루블 <비행일지> 음~ 2월의 일기장은 비행일지로 점철이 되는군요. 그나마 이 비행일지도 제시간에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사는게 너무 바빠서... 온통 일에 매달리길 어언 이틀. 지난주 비행이 어땠는지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기억을 더듬어 또 한번 일지를 씁니다. 그러니까... 그게 지난 토요일, 16일이었죠? 아침엔 꾸무럭하고 날이 별로 안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역시 커피 한잔 타들고 복도 창가로 나가 담배 한대 태며 바람을 살폈던가요...? 아~ 맞다. 그 전날 술을 적당히(?) 퍼서 차를 놓고 왔었지요. 그리고 가족들은 낮 열두시에 오페라 공연 관람, 오후 네시에 어떤 축제행사에 큰딸내미 공연하는거 보러 가는걸로 해서 일정이 빡빡했었군요. 이 빡빡한 일정을 어쩐다?... 비행일 토요일 전체일정을 놓고 전전긍긍하던 제 갈등은 관제탑의 통 큰 일갈, 한방에 해결되었습니다! "형은 비행하러가고 우리는 지하철 타고 극장 갔다가 오후 네시에 보리 공연장 앞에서 만나면 되지!" 오홋~ 그리도 간단할꼬~ (과연 우리 관제탑은 통 커^^) 열두시 오페라 공연 일정에 맞춰 다들 서두른 덕분에 저는 가는길에 기름까지 넣고도 열두시 전에 이미 고독한 북향슬롭사면에 홀로 설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면에 비해 높이가 얕으면서도 생김이 험해 겨울내내 한번도 찾지 않았던 곳이지만 제법 쓸만한 바람이 북북서이니 어쩔 수 있겠습니까? "역쉬 일지엔 사진이 곁들여져야 제맛이쥐~" 북향사면에 서서 바라본 서쪽 모습입니다. 귀여운 저 나무옆의 흰 점은 쉐레메치에보 국제공항을 이륙해 항로를 잡고 있는 여객기입니다. 줌 기능이 없으니 이럴때 답답하군요. 사진 왼쪽 아래의 양철차고들은 매매가가 수천달러씩이나 하는 비싼 물건들입니다. 하도 차 도난이 많으니 길가에 약간 공간만 있으면 무단으로 점유해 저렇게 라꾸쉬까(조개-차고 뚜껑 열리는게 조개껍질 같다고 해서 그렇게들 부릅니다)를 세우고 그안에 차를 보관합니다. 그렇다고 세상만사 근심이 다 사라지느냐? 물론 아니죠. 모스크바가 어떤 도시인데.... 이렇게 됩니다 -_-;; 야음을 틈타 저 바퀴벌레같은 도적늠덜이 도로 반대쪽 양철판을 오리고 들어가 밤새 내내 모든것을 뜯어 갑니다. 담날 주인이 차고 문을 열었을때 남아있는것은 앙상한 차체뿐. 바퀴 네짝은 물론 어쩌면 엔진까지 뜯어갔을수도... 저 차고 주인은 쓰라린 가슴을 부여 안고 또 그걸 꼬맸습니다! 함석재봉 솜씨가 가히 예술적이군요. 그래서 제 러샤친구는 라꾸쉬까 안에 차를 세우느니 차라리 노천에 차를 세우는게 낫다고 하더군요. 노천에 세운 차는 다들 보이는 곳이므로 도적늠이 맘이 급해 기껏해야 유리창 깨고 차내 물건 황급히 집어가는 정도지만 속이 안보이는 양철차고안의 도적늠은 밤새 느긋하게 차곡차곡 물건 챙겨 튀기때문이라죠. 갑자기 이야기가 일지랑은 상관없는 곳으로 빠지고 있었군요. 흠~흠~ 에~ 그러니까.... 기온은 따뜻했으며 아침의 꾸무럭 하던 구름도 북서풍에 빠르게 밀려가면서 쨍하니 파란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언덕 사면이 믿음직 하지 못한 관계로 오늘은 PSS(뭔뜻인지 아시죠? 지난주 일지에 나온것)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비록 낮고 울퉁불퉁 못생긴 언덕이긴 하지만 바람의 강도가 받쳐주어 제법 슬롭재기를 띄울만 했습니다. 간혹 높게 상승하는 기회도 있었고 재기가 영특한지라 바람 있는 쪽으로 저혼자 찾아다니므로 승강타만 가끔 받쳐주는 식으로 Auto Pilot도 했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끊기는 순간마다 어쩔 수 없는 등산도 필수적으로 했고요. 연일 봄같은 날씨에 언덕의 눈이 파슬파슬 해져 발렌끼를 신고도 무장공비처럼 날듯이 언덕을 오르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게 눈탓인지 발렌끼 바닥을 썰은 탓인지.... 암튼 언덕을 성큼성큼 오르내릴때마다 유쾌하기까지 했습니다. 아~ 이게 슬롭비행의 또한가지 맛이구나. 눈녹는 언덕 아래에 내려가면 위 도로의 소음도 차단되고 고즈넉한 정적속에 봄새 지저귀는 소리만 아롱한게 별천지 같았습니다. 버드나무엔 벌써 버들강아지가 움트고.... .......... 한 여나믄 번 언덕을 오르내렸나봅니다. 발렌끼의 달라진 성능에 만족하고 적당히 몰려오는 피로에 만족할때 봄볕 찬란한 하늘에서 웅웅거리는 둔중한 소음이 가까와지더니 AN-2 복엽기가 맴돌며 고도를 높여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한 5km 떨어진 뚜신 비행장에서 비행연습 하는줄 알았는데 잠시후 뭔가 점점이 떨어져 하늘에 오색꽃을 피우는게 스카이 다이버 공수용 비행기인가 봅니다. 그런데 이 복엽기 북서풍 속에 비행하는 모습을 보노라니 drift(바람에 밀림)현상이 아주 잘 관측이 되더군요. Drift현상이란 기체가 측풍을 받아 진행방향과 기수가 일치되지 못한채 게걸음을 걷듯이 비스듬히 사선비행하는것을 말합니다. 예전 제 큰 세스나가 바람센 날 그렇게 옆으로 날았었고 까마귀들도 거의 그러는데 뚱땡이 실기는 훨씬 더하더군요. 음~ 저렇게 바람에 밀리는데 보정 안해주면 한시간 후엔 아마 정상 루트에서 백마일 이상 떨어진 곳을 날 수밖에 없겠군.... 참 오묘해. 항법이란... 그렇게 뚱땡이 안토노프-2 실기비행을 PSS 비행보는 것처럼 즐기다보니 어느덧 오후. 가족들과의 약속시간이 이제 시간반밖에 안남았습니다. 어느덧 바람은 서풍에 가까와져 이 슬롭을 버려야 할때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습니다. 그래서 평소 까마귀들 바람타러 즐겨 모이는것을 보면서도 지형이 가파르고 키 큰 나무들이 많아 가는 곳을 꺼려했던 남쪽 정서향 사면으로 대담히 옮겼습니다. 호! 그곳은 뭐 볼것없이 던져 올리면 될 정도로 호조건이었습니다. "써멀만 발생하면 까마귀들이 이렇게 개떼처럼 몰려듭니다." 우선 런칭. 그냥 슈우욱~ 올라가서 이미 기우는 햇살속에 날개를 반짝이며 맘껏 날았습니다. 그때 태양속을 들락날락 했기때문에 일전 제가 게시판에 비행팁이라고 올렸던 <태양을 노려보지 맙시다>초식을 여러번 펼쳐야 했습니다. 참~ 재미있는 마지막 30분 비행이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스트레스가 쫘악 풀려버리고 다시 일주일간의 전쟁터로 돌아가서 싸울 수 있는 에너지가 충전되는. 그리고 아쉽게 돌아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시내 모 호텔에서 가족들과 해후한 결과 그날의 행사는 고려인 새해맞이 축하만찬이었고 큰딸내미의 공연이란 만찬 초반 신랑각시춤이란게 밝혀졌습니다. 학부모의 자격으로 한좌석에 50$ 씩이나 하는 입장권을 무료로 받고 큰딸내미의 공연을 필두로 3시간가량 멋진 극장식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夫母 曰: 음~ 벌써부터 자식들이 효도를 다 하네 그려 헐~헐~헐~ P.S. 우리 큰딸은 뭇 관중 앞에서 공연을 하느라 너무 긴장했던 탓인지 그 담날부터 오지게 앓는 중입니다. 좋아지겠지요. 아프면 또 부쩍 커 있겠지요. 맨 위로 2002/2/10(일) 맑음, +2, 환율:1$=30.73루블 <비행일지> 토, 일요일 연속출격! 전동으로의 회귀! 바람이 그저 그러하다는 이유만으로 기나긴 1주일의 기다림을 유기하고 돌아가기엔 인생이 너무 짧지 않은가? 그래서 출격 전날인 엇그제 금요일 저녁, 만땅 충전한 6팩의 밧데리, 녹슬어 삐걱거리는 전동재기, 거기에다 만땅 충전한 J-3, 만땅 충전한 슬롭재기 LE를 모두 차 트렁크에 싣고 퇴근했습니다. 세 기체 다 프리즘 7 (40.735) 하나로 콘트롤 되게 그동안 돈 좀 들였으므로 장비는 그다지 성가시진 않았습니다. 자~ 너는 아흐라나(경비원)가 잘 지켜주는 유료 주차장에서 푹 쉬고 내일 오지게 출격하는거야~ 애마를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집에 돌아와 곤한 몸을 뉘였습니다. 밤새 역시 슬롭찾느라 오만 곳을 다 헤매고 다니고.. 다음날. 출격일 토요일. 제일먼저 잠을 깨 커피 쓰고 단 한잔 타 들고 복도로 나가 담배 한대 태워 물며 시장통 깃발을 살폈더니 회색하늘 진눈깨비 떨어져 내리는가운데 무시룩 그저 그렇게 펄럭이다 말다 그러고 있었습니다. 언젠 바람 니가 내 속을 채워 준적 있었냐..흠~흠~.... 이럴 줄을 알기 때문에 밧데리를 충전했다! 간다!- - 조종사 부식을 서둘러 조달하고 항공모차를 언덕으로 발진시켰습니다. 풍향은 남서, 풍속은 0~1m/s. 그래도 북북서로 핸들을 돌려라. 서향 언덕에 내리고 보니 적막했습니다. 지난주엔 그래도 아파트 단지까지는 바람이 휘감아 돌 정도로 바람 냄새는 있더니 이번주는 아예 그곳도 봄새소리 들릴 정도로 고요한 지경. J-3니 슬롭LE는 그냥 트렁크 어둠속에 갖혀 있으라. 비록 쭈글쭈글 늙었지만 전동재기400X만이 이날 오지게 하늘을 날았습니다. 젤 작은 500NR은 차마 못쓰고 나머지 5형제는 토요일날 다 하늘 날았습니다. 출격의 목표는 동력을 갖춘만큼 까마귀와 놀자 였는데 그런 바람재미 없는 날은 까마귀조차 비행을 삼가하는듯.. 겨우 2~3마리 까마귀 혼줄빼주는 정도였고.... 그렇지만 마지막 3팩으론 재밌는 놀거리를 찾아 놀았습니다. 항공모함 착륙놀이! 재기를 저만치 앞으로 보냅니다. 한 150m 정도. 그다음부터 모터 절반정도 줄이고 좌선회, 또는 우선회로 base leg, 그리고 90도 턴 해서 모터 조절하며 final approach 끌고오기. 눈앞 10여미터 전방의 고도와 위치를 통과하면 착륙 성공으로 치고 다시 복행. 성공 못하면 미리 복행. 저앞 굴뚝, 아파트 등 가상의 기준물을 중심으로 좌우로 또는 상하로 중심 잡아가며 이쪽으로 끌어오기 놀이는 비디오로 본 항공모함 착륙과 아주 비슷하기도 하거니와 디케쓸런 등 엔진 잘게 써야하는 비행기들의 착륙 연습에도 꼭이겠다 싶었습니다. 다만 재기는 속도 관용성이 크니까 이 결과를 그대로 엔진기에 적용하면 낭패를 보겠지만. 그렇게 한 깨달음과 함께 토요일 비행을 마치고 일요일... 약하기는 하지만 반가운 남풍이(더 정확히는 남서풍) 불고 있었습니다. 어제 제법 내리는 비때문에 패러 날개가 무거워져 이륙조차 못하고 철수했던 패러팀이 오늘은 남동향 사면에서 맘껏 재미보고 있더군요. 그들에게 딱 맞는 바람이니 제게는 좀 약한 바람. PSS(?)를 해야 하므로 먼저 J-3를 꺼내들고 언덕에 섰습니다. 손에 잡고 있는 기체가 바람을 받자 훌 훌 떠오르려는 힘이 제법 느껴지는게 마치 빨리 하늘로 날고 싶다고 보채는 어린 새 같았습니다(귀여운것^^. 잠시만 기다리렴. 바람 오면 곧바로 보내줄께, 흐흐흐). 드디어 바람이 오고 모델3 확인하고 타면작동 확인하고 첫번째 런칭. 런칭 직후 릿지 타기로 방향전환 시키는 와중에 깜빡 잊고 또다시 재기 스타일의 급격한 키 입력으로 실속, 스파이럴 다이브 추락. 얕은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걸렸습니다. 언덕 중간쯤 키높이 정도의 나무에 앙증맞게 걸린 노란열매를 흔들어 따서 다시 언덕에 섰습니다. 이번엔 절대로 급격한 키 안치리라. 다짐하고 오늘의 두번째 런칭. 얍! 참 던지기 편해서 좋습니다. 동체있는 비행기는. 방향타를 우측으로 칩니다. 기체가 묘하게 몸을 비틀며 우측으로 틀어집니다(러더기란!). 45도이상 뱅크를 주면 바로 스파이럴 다이브로 이어짐을 알므로 곧바로 회복키를 쳐주어 한고비를 넘깁니다. 승강타도 마찬가지로 업키 과하게 1초만 잡고 있으면 곧바로 실속 추락임을 알길래 깔짝깔짝 받쳐주는 정도로 합니다. 그런대로 기체는 수평으로 날아갑니다. 이제 곧 우측의 무성한 나무숲. 다시 좌키를 살짝 주며 날개의 기울어짐에 유의합니다. 한 4초(이게 코디네이터 턴하는 실기인지 500g짜리 모형기인지-_-)정도 후에 방향전환에 성공합니다. 아 바람만 좀 있으면 이제 상승할 때인데 바람이 없어 감히 업키를 못칩니다. 승강타 수평으로 기체는 쭈욱 속력을 내며 둥실 둥실 하강합니다. 그러면 방향키도 제법 먹어 줍니다. 천하의 신의 손가락이더라도 저런 상태의 기체를 재기처럼 언덕으로 불러 와 패대기칠 수 있는 재주는 없을 겁니다. 갈짓자 하강비행으로 이제 기체는 저 아래 눈밭 바로 위를 날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지라 땅과의 높이를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날이 흐려 그림자도 없고 오로지 감으로 이정도다 싶어 플레어를 시키자 기수를 반짝 들었다가 수직으로 꽁! 헉헉거리고 언덕을 온전하게 한번 탔습니다. 운동 좀 했으므로 오늘의 PSS(Physical & Spiritual Satisfaction) 비행은 이것으로 종료. 이 J-3는 명이 길긴 긴것 같은데 도대체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바람을 탈 수 있는 넘인지 아닌지... 아직도 더 좋은 바람을 기다려 봐야 확실하게 정체 파악이 될 듯 합니다. 이후엔 전동 두팩으로 두시간 여를 날린것 같습니다. 슬롭재기 LE올리기엔 아주 쪼금 부족한 바람이 전동재기를 받쳐주어 올 로우 드로틀 비행이 가능했습니다. 모터 도는 소리가 거의 안들릴 정도로 보로롱 거리며 언덕 릿지를 왔다갔다 하다가 사정거리에 들어오는 까마귀가 보이면 풀파워로 순식간에 홀귀어 땅바닥에 쳐박고 다시 유유히 릿지타기로. 그러다가 때마침 바람이 오면 아파트 위 높이까지 거져 고도를 얻었다가 동력 끄고 활강하기. 마지막 밧데리 한팩으로 허리가 아프도록 놀다가 드디어 소진되어 조종사 1m 내라는 완전착륙을 시도하는 가운데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조종사와 자동차 사이의 좁은 골을 교묘하게 빠져 드디어 바로 옆에 패대기 치기에 성공하긴 했는데 소리가 평소의 파박-! 하는 소리가 아니라 철버덕~! 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음... 덕분에 그 개가 아침에 뭐 먹었는지 내용물 일일이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현장에서 눈 퍼서 씻고 씻다가 결국 철수해서 비눗물로 재기 목욕시켰습니다-_-;; 맨 위로 2002/2/6(수) 맑음, +2, 환율:1$=30.73루블 햇볕 따뜻한 봄날(?)입니다. 울리챠 바르바르까(St. Barbarka) 그렇지만 다들 약속이나 한듯 겨울은 이미 지나갔지? 라는 말은 절대 입밖에 꺼내지 않습니다. 그런말 하면 꼭 그 담날부터 강추위가 다시 찾아오니까... 3월도 좋고 4월도 좋고 꼭 입방정을 떨면 언제나 찾아온다니까요. (저도 비록 글이나마 잠시 손방정을 떨었으므로 고개 어깨 뒤로 돌리고 세번 퇴!퇴!퇴!) 흐흐 어젯밤엔 곧 가실 분 송별회 한다고 끌려 갔다가 분위기 띄운다고 자발적으로 보드카를 네병을 비웠다든가요. 집에 말 그대로 실려 왔습니다. 관제탑은 멋도 모르고 삐지고 있지만 그 누가 알랴, 남자의 속을... 지금 다음날 저녁, 아직도 어젯밤의 술기운은 가실줄을 모르는군요. 술기운 속에 세상을 바라보며 문득 깨달은게 참 많은 하루였습니다. 그 하나, 남자에게 직장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관제탑에게 술국도 못 얻어먹고 떨려나도 가야만 하는 곳이 있다는 것. 그곳에 가면 익숙한 자리가 있고 익숙한 물건이 있고 컴퓨터가 있고 인터넷이 있고 어젯밤 먹고 죽자며 광란의 밤을 같이 보낸 동료와 해장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고.... 둘, 나는 얼마나 사람의 눈을 바로 보지 않고 살아왔었나... 오늘 만난 사람들이 모두 새로와 보였습니다. 그들도 술냄새 펄펄 나는 저친구가 오늘 왜저러나 좀 의아해 했을 겁니다. 술 냄새를 내지 않고도 항상 이렇게 선명한 눈으로 세상을 살아야 할텐데.... 그리고 나는 아빠이기 전에 나다란 자각.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버릇처럼 아빠에게 물 한잔 주라, 아빠 옷 어디갔니 하며 살아왔던가...나에게, 내옷 하는 말을 잊어버린지 그 얼마인가. 그런면에서 스스로 자기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다시한번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드물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동사무소에서 군복무시절(?) 제 사수 하셨던 분. 항상 내가 말이야 대신에 영주가 말이야, 그러고 나에게 대신에 영주에게... 그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그때는 아하! 또 한사람 독특한 사람이구나 하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만큼 자기라는 존재감이 컸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직장생활하면서도 그런 사람들을 가끔 만났습니다. 자기가 자기 이름 자연스럽게 부르는 사람들. 참 부럽습니다. 뭐, 아런 깨달음을 얻을려고 그랬는지 마침맞게 어제 저 찾아 싣고 온 관제탑이 이젠 아빠라고 부르지도 말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나도 더이상 아빠라고 나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내이름을 내가 부르진 못하더라도 나에게, 내가라고 말하려 합니다. 내가, 영헌이가 이제 퇴근하려 합니다.(아, 어색해, 쑥스러) 붉은광장 동편을 막고 있는 바실리 성당. 러스터인가 하는 독일 말치끄가 세스나 몰고 이 성당 옆을 미끄러지듯 날아 붉은 광장에 착륙했었다죠. 붉은 광장에 내린 유일무이한 비행기. 제가, 영헌이가 사진은 좀 찍는 편인데 흔들리는 차안에서 찍어 형편없게 나왔군요. 맨 위로 2002/2/3(일) 흐림, +4, 환율:1$=30.69루블 2002.2.3(일) 비행일지입니다. -언제나 처녀시켜줘요??- 원랜 토요일 비행하는 날이지만 이번주는 부득이 하루 연기해 일요일날 출격하게 되었습니다. 안좋은 일기예보는 항상 맞는다는 머피의 법칙이 어김없이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며칠전부터 유심히 살핀 토요일 일기예보 바람칸에 평소의 숫자와 m/s라는 익숙한 자료 대신 왠 슈찔(Schtil)이라고 못보던 글자가 달랑 박혀 있기에 옆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옛날 범선 항해시절 돛 펄럭임 하나 없는 암담한 무풍 상태를 그렇게 불렀다고 했습니다. 에이 그래도 암만... 그렇기야 하겠어 했는데.... 드디어 토요일 흑~ 정말 시장통의 수많은 깃발, 흔들림 없이 착 달라붙어 있더군요. 빌어먹을 슈찔! 그래서 토요일을 가족의 날로 잡고 얼굴 넙적한 존 트라볼타 나오는 그렇고 그런 영화 Domestic Disturbance도 한탕 때리며 하루를 조용히 보냈습니다. 내일은 오늘 같지는 않겠지, 슈찔은 가버리고 말겠지 하며... 그래서 대망의 일요일, 출격을 감행하려는데... 오 맙싸~ 영상 4도라는 푹한 날씨에 거리의 눈이 녹아 오르는지 뿌연 안개가 온통 자욱해 아파트 중간부분부터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니 아직도 저 망할놈의 슈찔이 머물고 있는고야? 그래도 안개가 끼면 바람이 없다라는 상식이 틀릴때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한 심정으로 관제탑에게 저 안개랑 바람이랑은 상관이 없을거야, 그치? 했더니 관제탑, 냉혹하게 아, 바람이 불면 안개가 왜 껴! 흑~ 그래도 출격했습니다. 저는 정회원이므로 언덕에 가면 그래도 바람이 있을거야 라는 모범적인(?) 정신자세를 다지며. 우선 회사에 들러 주중 미쳐 손 못댄 J-3 Cup 수신기 교체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일전 게시판에 문의 올렸던 JR MAX 수신장치의 고장은 써보가 나갔을 거라는 장승순님, 박웅기님의 원격지 진단과는 달리 수신기 자체의 고장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미크로 555 수신기 1개 값이랑 미크로 81 써보 2개 값이랑 어떤게 더 싸게 먹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왠지 이익이라는 근거없는 안도감에 흐뭇해 해 가며 간단히 수신기 설치하고 1,2번 모델이 이미 재기류 믹싱세팅으로 쓰이고 있었으므로 3번 모델에 무믹싱 정통 조타 세팅을 했습니다. 수신기 가벼워진 만큼 기수부분에 너트 두개를 더 심어 토탈 580g 정도에서 그런대로 무게중심을 맞추고 최종테스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테스트 결과 모두 정상이었는데 러더 좌타와 우타시 중립이 약간씩 틀려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렇지만 고속으로 선을 뽑는 패턴기도 아니고 바람에 둥싱둥실 나르는 기체에서 그만한 오차는 별 문제가 아닐듯 했고 이미 한시간 가까이를 소모한 자라 게시판에 출격보고만 올리고 급하게 언덕으로 날아 갔습니다. 언덕은 포근한 겨울날 한가로이 산책나온 사람들, 개들, 까마귀들로 그야말로 발디딜 틈이 없이 붐볐습니다. 사진 저 멀리 언덕에 점점이 박혀 있는 존재들이 모두 썰매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사람들입니다. 오른쪽 가장 가까이 보이는 존재들은 오늘, 날 만난 패러글라이더들. 멀리 굴뚝 연기는 비실비실 하기는 하지만 정서풍임을 알려주고 있기에 예의 서향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섰습니다. 지난번처럼은 아니지만 아파트 바로 앞쪽은 썩 탐스러운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아파트 바로 앞의 평지공터쪽 이야기이고 슬롭에서는 여전히 슈찔과 실바람이 토닥토닥 싸우고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군중들 앞에 울긋불긋 신기한 물건 들고 나섰다가 던지자마자 처박히면 그또한 상당한 심적 충격일 것이라 처음엔 저도 민간인들(?)처럼 언덕을 거닐며 사색겸 바람탐사겸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아파트 바로 앞쪽만 유난히 수평바람이 센 것일까 고찰을 해 봤더니 아! 거기가 옆으로 누운 슬롭 아니겠습니까? 연이은 아파트 3동이 묘하게도 슬롭구조로 배치되어 약한 바람도 팡팡 가속이 되어 마지막동으로 휘몰아쳐 오는 것입니다. 하긴 바람은 중력을 안받으니까 옆으로 누은 슬롭타기가 가능하겠군요. 그렇다면 기체 잘 만들고 손가락이 받쳐주면 나이프에지형 수직슬롭은 탈 수 없는 것일까? 아! 중력이 없으니 전진하는 힘이 없겠군.....저 까마귀들이 옥상 턱에서 유유히 제자리 비행하는것으로 미뤄보아 거기는 상승풍이 상당한 모양이군. 저 옥상에 몰래 올라가 재기를 던지면 가능성이 있겠어.... 하지만 한번 떨어지면 어떻게 다시 회수하지? 끈을 늘어뜨리고 2인 1조가 되어야 가능하겠군.... 전동재기로는 저기까지 보낼 수 있겠지만 쓸데없이 밧데리를 짊어지고 있어야 하니 안되겠고 슬롭재기를 저기까지 보내기만 한다면 그 다음부턴 마냥 바람탈 수 있겠는데 불꽃놀이용 로켓엔진을 달아 올리고 공중에서 투기하면 어떨까... 한참을 이와같은 사색(?)을 하며 언덕을 거닐었지만 아직도 슈찔과 실바람의 싸움질은 끝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만 시작하도록 하지~ 아파트 발콘 함석난간위로 눈녹은 물 떨어지는 소리가 차락 차락 요란한 가운데 색깔도 선명한 J-3를 조립해 언덕끝으로 갔습니다. 온통 희고 검은 흑백의 언덕에 불현듯 나타난 자극적인 노랑원색에 집중되는 시선들. 그 물건의 주인인 저까지도 좀 어색해지는 한 순간이 지나고 이젠 바람이 있든 없든 런칭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첫번째 런칭. 동체가 있는 놈이라 던지기는 참 좋더군요. 던져짐의 가속을 받아 쌰아악 올라가네! 그리고 급격한 승강타와 러더키 조작으로 실속 수직강하, 눈밭에 꽂힐때까지 3~4초 비행. 눈밭에 꽂힐때 발사재 특유의 땅! 하는 철렁한 소리. 하지만 EPP코 때문인지 솜같이 녹은 눈 때문인지 또한번 던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코끝에 바람이 휙 오길 기다려 두번째 런칭. 역시 45도 각도로 기세좋게 올라가더니 수평비행에 들어갔습니다. 옳다! 좀 되는것 같다! 릿지비행! 하면서 릿지쪽으로 우선회를 시키는데 역시 재기처럼 순식간에 날렵하게 돌아서진 못하고 기우뚱 기우뚱 하며 간신히 방향을 잡더군요. 이미 고도는 눈높이 아래까지 내려간채로 다시 좌선회. 이미 릿지타기는 글렀고 활강할 수 있는데 까지 활강하고 내리자. 첫번째 좌선회에서는 분명 고도를 높이기까지 했습니다. 이거다. 이넘도 PSS 할 수 있다라는 필이 팍 왔습니다. 그리고 그후 지면에 닿을때까지의 한 20여초간의 활강. 저 아래 나무숲 사이를 지나갈땐 그 실루엣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낄 여유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뭐 하얀 눈밭에 노랑색이 어디야 가겠나 하고 느긋이 내려가서 회수 전 한컷. 오늘의 비행에서 다시 확인 한 점. J-3는 실속한다(재기는 절대 안한다). 급선회는 불가능하다(재기는 가능하다) 발사 J-3는 아름답다(쭈글쭈글 재기는 그저 그렇다) 재기가 뜨면 J-3도 뜰것이다. J-3는 PSS 1호가 될 수 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늘 비행은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겨주었습니다. J-3가 조만간에 아주 멋지게 진짜 처녀비행을 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얻었으니까요. 그후 혹시 J-3 가 못뜨는 바람에 재기는 뜨나 하고 코끝 바람 느낌으로는 어림도 없는 상황에서 여러번 재기 던져 보았지만 한번도 제대로 상승할 수는 없었습니다. .......... 어느덧 네시가 넘어 어두워 지기 시작했고 막판에 한번쯤은 혹 실바람이 슈찔을 이기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기에도 지쳐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돌아 오는길. 다시 회사 작업실에 들러 오늘 내내 눈밭에 미끈덩거려 사색산책을 방해했던 발렌끼 바닥을 전기톱으로 썰었습니다. 자욱한 파란연기속에 발렌끼 바닥이 등산화처럼 변해갈 즈음 당직이 헐레벌떡 찾아왔습니다. 고무탄내 때문에 어디 누전됐나 하고 비상걸렸다고. 2002/2/2(토) 맑음, +2, 환율:1$=30.69루블 맨 위로 Another Wonderful World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여러분들께 권하고자븐 사이트들입니다.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 남기실 말씀은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입니다. 모든 메일 환영합니다. yhlee25@hotmail.com 당신께서는 번째 방문객이십니다 맨 위로 *별도 표기가 없는 사진 및 글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으므로 영리목적의 무단전제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All materials contained herein(with exception of additional mention)are the property of Lee Young Hun, and protected by copyright. They are intended only for the persnal use and may not be reproduced or commercially presented without the permit of Lee Young 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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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물 즈음 신아르바트 서편 끝 거리 교차로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바라본 모스크바강 건너 시내 서안쪽 모습.
오늘은 쪼금 어항관찰기 이야기를 올립니다.
물이 탁해지자 주인은 물 갈 날자를 잡습니다. 안 갈면 조만간 구피는 물론이고 구라미랑 그중 튼튼하다던 금붕어랑 메기마져도 동작이 흐물흐물 한게 다 죽을 판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약속한 날자엔 물을 갈아야만 합니다.
그날.
평소의 안온했던 용궁 분위기가 이날은 아침부터 술렁댑니다. 다들 불안하게 이리저리 뜻모를 헤엄질을 칩니다. 이제 진공청소기의 한방 빨음으로부터 시작된 물갈이가 착착 진행됩니다. 물이 자갈바닥까지 빨려나갈즈음에는 덩치큰 물고기들은 어쩔 수 없이 옆으로 누워 괴로운 몸부림을 칩니다. 주인은 다 압니다. 덩치 큰 금붕어랑 메기가 젤 괴롭다는걸. 그리고... 구라미도 제 급한 성질 감당 못해 몸색깔 검게 변하도록 파닥댄다는것을. 주인은 그것들이 불쌍하여 가능하면 빨리 새로운 물을 부어줍니다. 너무 빨리 부으면 센 물살에 자갈 밑의 찌꺼기까지 한꺼번에 떠올라 물을 가는 이유조차 없어지므로 손바닥 바치고 이중폭포를 만들어 가능한 한 조용히 물을 채워 줍니다. 물이 다 차면 물풀모형과 필터를 씻어 달고 온도계를 담그고 에어레이션 막대를 제대로 심어줍니다.
그제서야 주인은 맥주 한 잔 들고 아주 푸근한 맘으로 깨끗해진 용궁에서 물고기 백성들이 어떻게 살아가려는지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가득한 찌꺼기로 더럽던 물은 필터가 돌면서 점점 투명해 집니다. 젤 먼저 성격좋은 금붕어가 돌맹이를 딸그락거리며 먹이를 찾기 시작합니다. 구라미도 원래의 하늘색으로 돌아갑니다. 메기는... 언제 무슨일이 있었냐는듯이 늠씰하니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쯤엔 깨끗한 물속에서 스워드테일은 계속해서 금붕어를 쪼을것이고 그래도 금붕어는 여전히 사람(?)좋게 허허 웃을것이고 구라미는 필터 아래서 꾸벅꾸벅 졸것이며 구피는 마냥 행복한듯 꼬리를 흔들고 구피새끼 송사리는 '언제 나 꺼내줘?' 하고 창살밖을 기웃거리는 어항의 평화가 완성되는 것이죠.
그런데....
인생이란....
그러니까... 그게 지난 토요일, 16일이었죠? 아침엔 꾸무럭하고 날이 별로 안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역시 커피 한잔 타들고 복도 창가로 나가 담배 한대 태며 바람을 살폈던가요...? 아~ 맞다. 그 전날 술을 적당히(?) 퍼서 차를 놓고 왔었지요. 그리고 가족들은 낮 열두시에 오페라 공연 관람, 오후 네시에 어떤 축제행사에 큰딸내미 공연하는거 보러 가는걸로 해서 일정이 빡빡했었군요. 이 빡빡한 일정을 어쩐다?... 비행일 토요일 전체일정을 놓고 전전긍긍하던 제 갈등은 관제탑의 통 큰 일갈, 한방에 해결되었습니다! "형은 비행하러가고 우리는 지하철 타고 극장 갔다가 오후 네시에 보리 공연장 앞에서 만나면 되지!" 오홋~ 그리도 간단할꼬~ (과연 우리 관제탑은 통 커^^)
열두시 오페라 공연 일정에 맞춰 다들 서두른 덕분에 저는 가는길에 기름까지 넣고도 열두시 전에 이미 고독한 북향슬롭사면에 홀로 설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면에 비해 높이가 얕으면서도 생김이 험해 겨울내내 한번도 찾지 않았던 곳이지만 제법 쓸만한 바람이 북북서이니 어쩔 수 있겠습니까? "역쉬 일지엔 사진이 곁들여져야 제맛이쥐~"
북향사면에 서서 바라본 서쪽 모습입니다. 귀여운 저 나무옆의 흰 점은 쉐레메치에보 국제공항을 이륙해 항로를 잡고 있는 여객기입니다. 줌 기능이 없으니 이럴때 답답하군요.
사진 왼쪽 아래의 양철차고들은 매매가가 수천달러씩이나 하는 비싼 물건들입니다. 하도 차 도난이 많으니 길가에 약간 공간만 있으면 무단으로 점유해 저렇게 라꾸쉬까(조개-차고 뚜껑 열리는게 조개껍질 같다고 해서 그렇게들 부릅니다)를 세우고 그안에 차를 보관합니다. 그렇다고 세상만사 근심이 다 사라지느냐? 물론 아니죠. 모스크바가 어떤 도시인데....
이렇게 됩니다 -_-;; 야음을 틈타 저 바퀴벌레같은 도적늠덜이 도로 반대쪽 양철판을 오리고 들어가 밤새 내내 모든것을 뜯어 갑니다. 담날 주인이 차고 문을 열었을때 남아있는것은 앙상한 차체뿐. 바퀴 네짝은 물론 어쩌면 엔진까지 뜯어갔을수도... 저 차고 주인은 쓰라린 가슴을 부여 안고 또 그걸 꼬맸습니다! 함석재봉 솜씨가 가히 예술적이군요. 그래서 제 러샤친구는 라꾸쉬까 안에 차를 세우느니 차라리 노천에 차를 세우는게 낫다고 하더군요. 노천에 세운 차는 다들 보이는 곳이므로 도적늠이 맘이 급해 기껏해야 유리창 깨고 차내 물건 황급히 집어가는 정도지만 속이 안보이는 양철차고안의 도적늠은 밤새 느긋하게 차곡차곡 물건 챙겨 튀기때문이라죠.
갑자기 이야기가 일지랑은 상관없는 곳으로 빠지고 있었군요. 흠~흠~
에~ 그러니까.... 기온은 따뜻했으며 아침의 꾸무럭 하던 구름도 북서풍에 빠르게 밀려가면서 쨍하니 파란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언덕 사면이 믿음직 하지 못한 관계로 오늘은 PSS(뭔뜻인지 아시죠? 지난주 일지에 나온것)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비록 낮고 울퉁불퉁 못생긴 언덕이긴 하지만 바람의 강도가 받쳐주어 제법 슬롭재기를 띄울만 했습니다. 간혹 높게 상승하는 기회도 있었고 재기가 영특한지라 바람 있는 쪽으로 저혼자 찾아다니므로 승강타만 가끔 받쳐주는 식으로 Auto Pilot도 했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끊기는 순간마다 어쩔 수 없는 등산도 필수적으로 했고요. 연일 봄같은 날씨에 언덕의 눈이 파슬파슬 해져 발렌끼를 신고도 무장공비처럼 날듯이 언덕을 오르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게 눈탓인지 발렌끼 바닥을 썰은 탓인지.... 암튼 언덕을 성큼성큼 오르내릴때마다 유쾌하기까지 했습니다. 아~ 이게 슬롭비행의 또한가지 맛이구나. 눈녹는 언덕 아래에 내려가면 위 도로의 소음도 차단되고 고즈넉한 정적속에 봄새 지저귀는 소리만 아롱한게 별천지 같았습니다. 버드나무엔 벌써 버들강아지가 움트고....
..........
한 여나믄 번 언덕을 오르내렸나봅니다. 발렌끼의 달라진 성능에 만족하고 적당히 몰려오는 피로에 만족할때 봄볕 찬란한 하늘에서 웅웅거리는 둔중한 소음이 가까와지더니 AN-2 복엽기가 맴돌며 고도를 높여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한 5km 떨어진 뚜신 비행장에서 비행연습 하는줄 알았는데 잠시후 뭔가 점점이 떨어져 하늘에 오색꽃을 피우는게 스카이 다이버 공수용 비행기인가 봅니다. 그런데 이 복엽기 북서풍 속에 비행하는 모습을 보노라니 drift(바람에 밀림)현상이 아주 잘 관측이 되더군요. Drift현상이란 기체가 측풍을 받아 진행방향과 기수가 일치되지 못한채 게걸음을 걷듯이 비스듬히 사선비행하는것을 말합니다. 예전 제 큰 세스나가 바람센 날 그렇게 옆으로 날았었고 까마귀들도 거의 그러는데 뚱땡이 실기는 훨씬 더하더군요. 음~ 저렇게 바람에 밀리는데 보정 안해주면 한시간 후엔 아마 정상 루트에서 백마일 이상 떨어진 곳을 날 수밖에 없겠군.... 참 오묘해. 항법이란...
그렇게 뚱땡이 안토노프-2 실기비행을 PSS 비행보는 것처럼 즐기다보니 어느덧 오후. 가족들과의 약속시간이 이제 시간반밖에 안남았습니다. 어느덧 바람은 서풍에 가까와져 이 슬롭을 버려야 할때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습니다. 그래서 평소 까마귀들 바람타러 즐겨 모이는것을 보면서도 지형이 가파르고 키 큰 나무들이 많아 가는 곳을 꺼려했던 남쪽 정서향 사면으로 대담히 옮겼습니다. 호! 그곳은 뭐 볼것없이 던져 올리면 될 정도로 호조건이었습니다. "써멀만 발생하면 까마귀들이 이렇게 개떼처럼 몰려듭니다."
우선 런칭. 그냥 슈우욱~ 올라가서 이미 기우는 햇살속에 날개를 반짝이며 맘껏 날았습니다. 그때 태양속을 들락날락 했기때문에 일전 제가 게시판에 비행팁이라고 올렸던 <태양을 노려보지 맙시다>초식을 여러번 펼쳐야 했습니다. 참~ 재미있는 마지막 30분 비행이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스트레스가 쫘악 풀려버리고 다시 일주일간의 전쟁터로 돌아가서 싸울 수 있는 에너지가 충전되는.
그리고 아쉽게 돌아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시내 모 호텔에서 가족들과 해후한 결과 그날의 행사는 고려인 새해맞이 축하만찬이었고 큰딸내미의 공연이란 만찬 초반 신랑각시춤이란게 밝혀졌습니다. 학부모의 자격으로 한좌석에 50$ 씩이나 하는 입장권을 무료로 받고 큰딸내미의 공연을 필두로 3시간가량 멋진 극장식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夫母 曰: 음~ 벌써부터 자식들이 효도를 다 하네 그려 헐~헐~헐~
P.S. 우리 큰딸은 뭇 관중 앞에서 공연을 하느라 너무 긴장했던 탓인지 그 담날부터 오지게 앓는 중입니다. 좋아지겠지요. 아프면 또 부쩍 커 있겠지요.
다음날. 출격일 토요일. 제일먼저 잠을 깨 커피 쓰고 단 한잔 타 들고 복도로 나가 담배 한대 태워 물며 시장통 깃발을 살폈더니 회색하늘 진눈깨비 떨어져 내리는가운데 무시룩 그저 그렇게 펄럭이다 말다 그러고 있었습니다. 언젠 바람 니가 내 속을 채워 준적 있었냐..흠~흠~.... 이럴 줄을 알기 때문에 밧데리를 충전했다! 간다!- - 조종사 부식을 서둘러 조달하고 항공모차를 언덕으로 발진시켰습니다. 풍향은 남서, 풍속은 0~1m/s. 그래도 북북서로 핸들을 돌려라.
서향 언덕에 내리고 보니 적막했습니다. 지난주엔 그래도 아파트 단지까지는 바람이 휘감아 돌 정도로 바람 냄새는 있더니 이번주는 아예 그곳도 봄새소리 들릴 정도로 고요한 지경. J-3니 슬롭LE는 그냥 트렁크 어둠속에 갖혀 있으라. 비록 쭈글쭈글 늙었지만 전동재기400X만이 이날 오지게 하늘을 날았습니다. 젤 작은 500NR은 차마 못쓰고 나머지 5형제는 토요일날 다 하늘 날았습니다. 출격의 목표는 동력을 갖춘만큼 까마귀와 놀자 였는데 그런 바람재미 없는 날은 까마귀조차 비행을 삼가하는듯.. 겨우 2~3마리 까마귀 혼줄빼주는 정도였고.... 그렇지만 마지막 3팩으론 재밌는 놀거리를 찾아 놀았습니다. 항공모함 착륙놀이! 재기를 저만치 앞으로 보냅니다. 한 150m 정도. 그다음부터 모터 절반정도 줄이고 좌선회, 또는 우선회로 base leg, 그리고 90도 턴 해서 모터 조절하며 final approach 끌고오기. 눈앞 10여미터 전방의 고도와 위치를 통과하면 착륙 성공으로 치고 다시 복행. 성공 못하면 미리 복행. 저앞 굴뚝, 아파트 등 가상의 기준물을 중심으로 좌우로 또는 상하로 중심 잡아가며 이쪽으로 끌어오기 놀이는 비디오로 본 항공모함 착륙과 아주 비슷하기도 하거니와 디케쓸런 등 엔진 잘게 써야하는 비행기들의 착륙 연습에도 꼭이겠다 싶었습니다. 다만 재기는 속도 관용성이 크니까 이 결과를 그대로 엔진기에 적용하면 낭패를 보겠지만.
그렇게 한 깨달음과 함께 토요일 비행을 마치고
일요일...
약하기는 하지만 반가운 남풍이(더 정확히는 남서풍) 불고 있었습니다. 어제 제법 내리는 비때문에 패러 날개가 무거워져 이륙조차 못하고 철수했던 패러팀이 오늘은 남동향 사면에서 맘껏 재미보고 있더군요. 그들에게 딱 맞는 바람이니 제게는 좀 약한 바람. PSS(?)를 해야 하므로 먼저 J-3를 꺼내들고 언덕에 섰습니다. 손에 잡고 있는 기체가 바람을 받자 훌 훌 떠오르려는 힘이 제법 느껴지는게 마치 빨리 하늘로 날고 싶다고 보채는 어린 새 같았습니다(귀여운것^^. 잠시만 기다리렴. 바람 오면 곧바로 보내줄께, 흐흐흐). 드디어 바람이 오고 모델3 확인하고 타면작동 확인하고 첫번째 런칭. 런칭 직후 릿지 타기로 방향전환 시키는 와중에 깜빡 잊고 또다시 재기 스타일의 급격한 키 입력으로 실속, 스파이럴 다이브 추락. 얕은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걸렸습니다. 언덕 중간쯤 키높이 정도의 나무에 앙증맞게 걸린 노란열매를 흔들어 따서 다시 언덕에 섰습니다. 이번엔 절대로 급격한 키 안치리라. 다짐하고 오늘의 두번째 런칭. 얍! 참 던지기 편해서 좋습니다. 동체있는 비행기는. 방향타를 우측으로 칩니다. 기체가 묘하게 몸을 비틀며 우측으로 틀어집니다(러더기란!). 45도이상 뱅크를 주면 바로 스파이럴 다이브로 이어짐을 알므로 곧바로 회복키를 쳐주어 한고비를 넘깁니다. 승강타도 마찬가지로 업키 과하게 1초만 잡고 있으면 곧바로 실속 추락임을 알길래 깔짝깔짝 받쳐주는 정도로 합니다. 그런대로 기체는 수평으로 날아갑니다. 이제 곧 우측의 무성한 나무숲. 다시 좌키를 살짝 주며 날개의 기울어짐에 유의합니다. 한 4초(이게 코디네이터 턴하는 실기인지 500g짜리 모형기인지-_-)정도 후에 방향전환에 성공합니다. 아 바람만 좀 있으면 이제 상승할 때인데 바람이 없어 감히 업키를 못칩니다. 승강타 수평으로 기체는 쭈욱 속력을 내며 둥실 둥실 하강합니다. 그러면 방향키도 제법 먹어 줍니다. 천하의 신의 손가락이더라도 저런 상태의 기체를 재기처럼 언덕으로 불러 와 패대기칠 수 있는 재주는 없을 겁니다. 갈짓자 하강비행으로 이제 기체는 저 아래 눈밭 바로 위를 날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지라 땅과의 높이를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날이 흐려 그림자도 없고 오로지 감으로 이정도다 싶어 플레어를 시키자 기수를 반짝 들었다가 수직으로 꽁! 헉헉거리고 언덕을 온전하게 한번 탔습니다. 운동 좀 했으므로 오늘의 PSS(Physical & Spiritual Satisfaction) 비행은 이것으로 종료. 이 J-3는 명이 길긴 긴것 같은데 도대체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바람을 탈 수 있는 넘인지 아닌지... 아직도 더 좋은 바람을 기다려 봐야 확실하게 정체 파악이 될 듯 합니다.
이후엔 전동 두팩으로 두시간 여를 날린것 같습니다. 슬롭재기 LE올리기엔 아주 쪼금 부족한 바람이 전동재기를 받쳐주어 올 로우 드로틀 비행이 가능했습니다. 모터 도는 소리가 거의 안들릴 정도로 보로롱 거리며 언덕 릿지를 왔다갔다 하다가 사정거리에 들어오는 까마귀가 보이면 풀파워로 순식간에 홀귀어 땅바닥에 쳐박고 다시 유유히 릿지타기로. 그러다가 때마침 바람이 오면 아파트 위 높이까지 거져 고도를 얻었다가 동력 끄고 활강하기. 마지막 밧데리 한팩으로 허리가 아프도록 놀다가 드디어 소진되어 조종사 1m 내라는 완전착륙을 시도하는 가운데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조종사와 자동차 사이의 좁은 골을 교묘하게 빠져 드디어 바로 옆에 패대기 치기에 성공하긴 했는데 소리가 평소의 파박-! 하는 소리가 아니라 철버덕~! 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음... 덕분에 그 개가 아침에 뭐 먹었는지 내용물 일일이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현장에서 눈 퍼서 씻고 씻다가 결국 철수해서 비눗물로 재기 목욕시켰습니다-_-;;
붉은광장 동편을 막고 있는 바실리 성당. 러스터인가 하는 독일 말치끄가 세스나 몰고 이 성당 옆을 미끄러지듯 날아 붉은 광장에 착륙했었다죠. 붉은 광장에 내린 유일무이한 비행기. 제가, 영헌이가 사진은 좀 찍는 편인데 흔들리는 차안에서 찍어 형편없게 나왔군요.
원랜 토요일 비행하는 날이지만 이번주는 부득이 하루 연기해 일요일날 출격하게 되었습니다. 안좋은 일기예보는 항상 맞는다는 머피의 법칙이 어김없이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며칠전부터 유심히 살핀 토요일 일기예보 바람칸에 평소의 숫자와 m/s라는 익숙한 자료 대신 왠 슈찔(Schtil)이라고 못보던 글자가 달랑 박혀 있기에 옆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옛날 범선 항해시절 돛 펄럭임 하나 없는 암담한 무풍 상태를 그렇게 불렀다고 했습니다. 에이 그래도 암만... 그렇기야 하겠어 했는데.... 드디어 토요일 흑~ 정말 시장통의 수많은 깃발, 흔들림 없이 착 달라붙어 있더군요. 빌어먹을 슈찔! 그래서 토요일을 가족의 날로 잡고 얼굴 넙적한 존 트라볼타 나오는 그렇고 그런 영화 Domestic Disturbance도 한탕 때리며 하루를 조용히 보냈습니다. 내일은 오늘 같지는 않겠지, 슈찔은 가버리고 말겠지 하며...
그래서 대망의 일요일, 출격을 감행하려는데... 오 맙싸~ 영상 4도라는 푹한 날씨에 거리의 눈이 녹아 오르는지 뿌연 안개가 온통 자욱해 아파트 중간부분부터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니 아직도 저 망할놈의 슈찔이 머물고 있는고야? 그래도 안개가 끼면 바람이 없다라는 상식이 틀릴때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한 심정으로 관제탑에게 저 안개랑 바람이랑은 상관이 없을거야, 그치? 했더니 관제탑, 냉혹하게 아, 바람이 불면 안개가 왜 껴!
흑~ 그래도 출격했습니다.
저는 정회원이므로 언덕에 가면 그래도 바람이 있을거야 라는 모범적인(?) 정신자세를 다지며.
우선 회사에 들러 주중 미쳐 손 못댄 J-3 Cup 수신기 교체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일전 게시판에 문의 올렸던 JR MAX 수신장치의 고장은 써보가 나갔을 거라는 장승순님, 박웅기님의 원격지 진단과는 달리 수신기 자체의 고장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미크로 555 수신기 1개 값이랑 미크로 81 써보 2개 값이랑 어떤게 더 싸게 먹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왠지 이익이라는 근거없는 안도감에 흐뭇해 해 가며 간단히 수신기 설치하고 1,2번 모델이 이미 재기류 믹싱세팅으로 쓰이고 있었으므로 3번 모델에 무믹싱 정통 조타 세팅을 했습니다. 수신기 가벼워진 만큼 기수부분에 너트 두개를 더 심어 토탈 580g 정도에서 그런대로 무게중심을 맞추고 최종테스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테스트 결과 모두 정상이었는데 러더 좌타와 우타시 중립이 약간씩 틀려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렇지만 고속으로 선을 뽑는 패턴기도 아니고 바람에 둥싱둥실 나르는 기체에서 그만한 오차는 별 문제가 아닐듯 했고 이미 한시간 가까이를 소모한 자라 게시판에 출격보고만 올리고 급하게 언덕으로 날아 갔습니다.
언덕은 포근한 겨울날 한가로이 산책나온 사람들, 개들, 까마귀들로 그야말로 발디딜 틈이 없이 붐볐습니다. 사진 저 멀리 언덕에 점점이 박혀 있는 존재들이 모두 썰매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사람들입니다. 오른쪽 가장 가까이 보이는 존재들은 오늘, 날 만난 패러글라이더들. 멀리 굴뚝 연기는 비실비실 하기는 하지만 정서풍임을 알려주고 있기에 예의 서향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섰습니다. 지난번처럼은 아니지만 아파트 바로 앞쪽은 썩 탐스러운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아파트 바로 앞의 평지공터쪽 이야기이고 슬롭에서는 여전히 슈찔과 실바람이 토닥토닥 싸우고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군중들 앞에 울긋불긋 신기한 물건 들고 나섰다가 던지자마자 처박히면 그또한 상당한 심적 충격일 것이라 처음엔 저도 민간인들(?)처럼 언덕을 거닐며 사색겸 바람탐사겸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아파트 바로 앞쪽만 유난히 수평바람이 센 것일까 고찰을 해 봤더니 아! 거기가 옆으로 누운 슬롭 아니겠습니까? 연이은 아파트 3동이 묘하게도 슬롭구조로 배치되어 약한 바람도 팡팡 가속이 되어 마지막동으로 휘몰아쳐 오는 것입니다. 하긴 바람은 중력을 안받으니까 옆으로 누은 슬롭타기가 가능하겠군요. 그렇다면 기체 잘 만들고 손가락이 받쳐주면 나이프에지형 수직슬롭은 탈 수 없는 것일까? 아! 중력이 없으니 전진하는 힘이 없겠군.....저 까마귀들이 옥상 턱에서 유유히 제자리 비행하는것으로 미뤄보아 거기는 상승풍이 상당한 모양이군. 저 옥상에 몰래 올라가 재기를 던지면 가능성이 있겠어.... 하지만 한번 떨어지면 어떻게 다시 회수하지? 끈을 늘어뜨리고 2인 1조가 되어야 가능하겠군.... 전동재기로는 저기까지 보낼 수 있겠지만 쓸데없이 밧데리를 짊어지고 있어야 하니 안되겠고 슬롭재기를 저기까지 보내기만 한다면 그 다음부턴 마냥 바람탈 수 있겠는데 불꽃놀이용 로켓엔진을 달아 올리고 공중에서 투기하면 어떨까... 한참을 이와같은 사색(?)을 하며 언덕을 거닐었지만 아직도 슈찔과 실바람의 싸움질은 끝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만 시작하도록 하지~
아파트 발콘 함석난간위로 눈녹은 물 떨어지는 소리가 차락 차락 요란한 가운데 색깔도 선명한 J-3를 조립해 언덕끝으로 갔습니다. 온통 희고 검은 흑백의 언덕에 불현듯 나타난 자극적인 노랑원색에 집중되는 시선들. 그 물건의 주인인 저까지도 좀 어색해지는 한 순간이 지나고 이젠 바람이 있든 없든 런칭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첫번째 런칭. 동체가 있는 놈이라 던지기는 참 좋더군요. 던져짐의 가속을 받아 쌰아악 올라가네! 그리고 급격한 승강타와 러더키 조작으로 실속 수직강하, 눈밭에 꽂힐때까지 3~4초 비행. 눈밭에 꽂힐때 발사재 특유의 땅! 하는 철렁한 소리. 하지만 EPP코 때문인지 솜같이 녹은 눈 때문인지 또한번 던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코끝에 바람이 휙 오길 기다려 두번째 런칭. 역시 45도 각도로 기세좋게 올라가더니 수평비행에 들어갔습니다. 옳다! 좀 되는것 같다! 릿지비행! 하면서 릿지쪽으로 우선회를 시키는데 역시 재기처럼 순식간에 날렵하게 돌아서진 못하고 기우뚱 기우뚱 하며 간신히 방향을 잡더군요. 이미 고도는 눈높이 아래까지 내려간채로 다시 좌선회. 이미 릿지타기는 글렀고 활강할 수 있는데 까지 활강하고 내리자. 첫번째 좌선회에서는 분명 고도를 높이기까지 했습니다. 이거다. 이넘도 PSS 할 수 있다라는 필이 팍 왔습니다. 그리고 그후 지면에 닿을때까지의 한 20여초간의 활강. 저 아래 나무숲 사이를 지나갈땐 그 실루엣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낄 여유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뭐 하얀 눈밭에 노랑색이 어디야 가겠나 하고 느긋이 내려가서 회수 전 한컷. 오늘의 비행에서 다시 확인 한 점.
J-3는 실속한다(재기는 절대 안한다). 급선회는 불가능하다(재기는 가능하다) 발사 J-3는 아름답다(쭈글쭈글 재기는 그저 그렇다) 재기가 뜨면 J-3도 뜰것이다. J-3는 PSS 1호가 될 수 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늘 비행은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겨주었습니다. J-3가 조만간에 아주 멋지게 진짜 처녀비행을 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얻었으니까요.
그후 혹시 J-3 가 못뜨는 바람에 재기는 뜨나 하고 코끝 바람 느낌으로는 어림도 없는 상황에서 여러번 재기 던져 보았지만 한번도 제대로 상승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느덧 네시가 넘어 어두워 지기 시작했고 막판에 한번쯤은 혹 실바람이 슈찔을 이기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기에도 지쳐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돌아 오는길. 다시 회사 작업실에 들러 오늘 내내 눈밭에 미끈덩거려 사색산책을 방해했던 발렌끼 바닥을 전기톱으로 썰었습니다. 자욱한 파란연기속에 발렌끼 바닥이 등산화처럼 변해갈 즈음 당직이 헐레벌떡 찾아왔습니다. 고무탄내 때문에 어디 누전됐나 하고 비상걸렸다고.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