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 또 하나의 세상(2001. 2 조금 손봄) another wonderful world being constructed!(Feb 2001) - a little progress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과 이듬해 2월 일기보기 다시 오늘로 엇그제 일기장 2001/3/5, 3/11, 3/16, 3/19, 3/26, 3/27, 3/28, 2001/3/30(금) 맑음, -10 ~ -2, 환율:1$=28.76루블 시내 크레믈린에서 다리를 건너 동남쪽으로 빠지는 일방통행길 발샤야 빨량까거리입니다. 같은 거리를 달리며 계속해서 한 컷 더. 바깥기온은 한낮이 되어도 영하를 맴도는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봄날 그대로군요. 금요일 저녁입니다. 다 못끝낸 일이 있어도 미련없이 털고 일어나 이틀간 맘놓고 비행기 날리며 쉬고 다시 월요일부터 골머릴 앓으면 되는 거지요. 제가 속한 제비우스 비행클럽 게시판엔 너무 바빠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렇게 쓰기가 주저되긴 합니다만..... 아뭏든 여기오신 분들 편안한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맨 위로 2001/3/28(수) 맑은 후 흐림, -9 ~ -3, 환율:1$=28.73루블 날은 여전히 쌀쌀합니다. 두툼한 외투를 입고 웅크리고 다니는 사람들 머리위로 못보던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러시아- 벨라루스의 형제동맹 5주년 기념"이라고 쓰여 있군요.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발트 3국등 10년 전에 독립해 나간 대부분의 구소련 공화국들이 러시아와 사이가 안좋은데 비해 벨라루스(벨라루스에 관한 종합정보 싸이트입니다)는 유독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형식적으로 다른 화폐와 비자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별로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래전부터 다시 양국을 합쳐 연방공화국을 복원한다는 구상이 있어왔지만 아직까지는 형제동맹<브랏스끼 소유즈>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하철 악챠브리스까야역에서 서쪽으로 모스크바 강을 향하다보면 오른쪽으로 흰색벽의 커다란 건물이 보입니다. 사진 우측 뒤쪽 절반만 보이는 건물입니다. <쩬뜨랄리늬 돔 후도즈니까>,중앙 예술가의 집입니다. 신뜨레쨔코프 미술관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주로 20세기 근현대 회화작품류를 전시하고 있고 가끔 특별전이 열리기도 합니다. 사진 앞의 붉은 색 건물은 미술관련 고등전문학교(BUZ)입니다. 이 지역은 일종의 예술촌이라고 할 수 있죠. 돔 후도즈니까를 중심으로 모스크바 강쪽으론 노천 상설 그림시장이 열리고 각종 표구나 미술 재료를 파는 곳도 이곳에 있습니다. 오늘은 저 앞쪽에서 U턴을 하느라 그곳 사진은 올리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올리죠. 맨 위로 2001/3/27(화) 맑음 -9 ~ -3, 환율:1$=28.76루블 엊저녁 크레믈린 광장에서 쉴로프 화랑을 끼고 우측으로 내려오는 볼혼까 거리에서 잠시 멈춰서 있었습니다. 왼편 낮은 건물들 뒤로 구세주성당의 금빛 돔이 석양에 빛나고 있습니다. 썸머타임이 시작된 첫 근무날. 일이 끝나도 햇빛이 한참이나 남아 있어 어색하기까지 했습니다. 겨우내내 저녁 어둠에 지치다 갑자기 늘어난 일광이 부담스럽기까지. 조금 익숙해지면 퇴근길 비행장에 들러 가벼운 한키를 하고 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퇴근 길 내내 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늦 한파가 남아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의 냉냉한 기운이 한낮이 되어도 풀리지가 않는군요. 바람도 심하게 불고(아, 이 바람 주말에나 불지..). 하지만 차안에서 느끼는 바깥은 봄볓이 완연합니다. 연파란 하늘에서, 둥실 뜬 흰구름에서, 밝은 건물 벽에서 봄이 느껴 집니다. 저 뒤의 뾰족탑은 연방 운수성 건물로 알고 있습니다. 맨 위로 2001/3/26(월) 맑음 -6 ~ -1, 환율:1$=28.76루블 오랫만에 가가린 동상 사진이 다시 올랐습니다. 얼마전 미르호는 태평양 상에서 타서 없어졌지만 가가린은 오늘 아침도 아침햇살을 뒤로 받으며 가가린 광장 기둥위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새로 마련한 디지탈 카메라의 포맷에 익숙지 못해 대문짝만 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출근길 카메라의 성능을 시험해 보느라 한컷. 바빌로바 거리입니다. 한동안 따뜻하더니 기온이 다시 떨어져 눈녹는 일이 더져집니다. 나무들도 아직 한겨울 모습 그대로지만 속으로는 한창 물이 오르고 있겠지요. 4월 초순 되면 연푸른 이파리들이 터오르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면 본론으로 돌아가서 지난주 비행일지! 지난 토, 일요일 이틀간 연속해서 총10여회의 비행을 했습니다. 주중에 비행장 입장권을 넉넉히 구입해 두었기 때문에 모처럼 당당하게 비행장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절엔 건너편 숲이 안보일 정도로 눈보라가 날리더니 한시간만에 거짓말처럼 그쳐 버리고 파란하늘이 드러났습니다. 눈소나기라고 할까요. 운전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관제탑은 기꺼이 따라나서는데 아이들은 쫌 찡찡거리더니 스케이트보드에, 롤라스케이트에 주섬주섬 싸들고 차에 올랐습니다. 기온은 0도를 밑돌아 좀 쌀쌀했지만 바람도 없고! 날은 참 좋았습니다. 토요일엔 별로 출격나온 기체들이 없어 날리기에 편했습니다. 관제탑과 아이들은 멀찍이로 산책을 가버리고 저는 주로 착륙패턴을 연습했습니다. 27R 서클에 진입했다가 복행하는 연습. 나중에 스케일기 비행에 대비한 연습입니다. 그날은 엔진 슬로우가 제법 들어져서 꽤 익숙할 정도로 여러바퀴 돌렸습니다. 모형기 날리면서 기체를 이리저리 비트는 무작위적인 곡예보다 패턴에 맞춰 착륙하는 과정이 훨씬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엔진만 좀 믿을만해 터치앤고 까지 할 수 있으면 참 좋았을텐데 아무래도 저놈 MDS 들어내고 헬기에서 오버히팅했던 .32엔진을 떼내 달아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일요일. 홀가분하게 혼자 비행장엘 다시 나갔습니다. 맑은 봄볕 아래 정말 많이들 나와있더군요. 한 20여대는 되는것 같았습니다. 주파수 보드도 없이 한번 쭉 주파수 물어보며 돌아다니는 걸로 주파수 체크 완료. 35메가대에 세갠가 있었는데 조금씩 차이가 나긴 했지만 수신기만 켜 보면 서보가 혼자 노는걸로 보아 혼신이 상당한 듯 했습니다. 한번에 3~4대가 동시에 올라가고 피트구역 바로 앞에서 펀플라이가 노상 제자리비행을 하는 바람에 전날같이 여유로운 진입연습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고공에서 연료가 떨어질때까지 스퀘어 비행을 하다가 엔진 스톱 후 활강착륙하는 식으로(우주왕복선식 착륙) 5회의 비행을 간신히 마쳤습니다. 아이들 조절나사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저속 안정을 시켜보려 했지만 엔진이 다시 말썽을 부리기도 했고 하늘 일정구역을 지날때마다 잡파가 들어와 아주 불안한 비행이었습니다. 자청해서 제자가 되겠다는 직장 후배도 생긴 마당에 이놈 기체로는 비행연습을 제대로 못시킬것 같다는 생각이. 그리고 우리 비행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난주였습니다. 바로 안전문제입니다. 기체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들 큰건지 사람 머리위로, 자동차 바로 곁으로 휙휙 이륙시키는데 그러다 누구 하나 머리통 깨는 일이 언제 일어 날지도. 지난주 계획했던 엔진 셋팅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주로 미루려 합니다. 그리고 전동기 계획은 트러블 대책이 마련될때까지 미루고 우선 미니서보 기재를 세스나 .10축소기에 옮겨달아 연습기를 대체해 볼까 합니다. 왠지 잘 뜰것 같은 예감이. 그리고 디지탈 카메라를 새로 마련했기 때문에 이번주부터는 그림을 곁들여 일지를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썸머타임이 시작되어 퇴근 후 시간여유가 갑자기 많아졌습니다. 트렁크에 쏙 들어가는 .10기를 항상 가지고 다니다가 평일 퇴근때 가끔씩 조용한 비행장에 들러 2~3회 저녁비행을 가볍게 하고 가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맨 위로 2001/3/19(월) 맑음 -6 , 환율:1$=28.66루블 기온은 다시 영하로 떨어졌지만 햇살이 눈부신 초봄 월요일입니다. 지난 토요일엔 꽤 오래 평온한 비행을 즐겼습니다. 날씨는 진눈깨비가 흩날리고 바람도 좀 있는 쌀쌀한 날이었지만 바람 방향이 활주로와 평행인 서풍이고 지난 1주일 동안 날씨가 따뜻해 눈들이 많이 녹아 활주로가 넓어진 덕에 비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많은 꾼들이 눈발 흩날리는 걸 보고 출격을 포기했는지 저 말고 두대의 비행기밖에 없어 주파수 여유 넉넉하니 맘대로 하늘을 쏠 수 있었습니다. 저쪽 하늘에 까마귀 한무리가 군무하는게 보이면 곧장 비행기를 올려 그 속을 헤집고 들어가 그녀석들을 놀래켜 주기도 하고 그 엉성한 연습기를 곧추세워 토크롤 흉내도 내보고(물론 까마득히 높은 고도에서만) 평소에 잘 안되던 임멜만 턴도 연습해 보고 하며 5회의 sorty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매 착륙때마다 엔진이 꺼지는 바람에 위태로운 착륙이 되었고 두번은 활주로 문턱까지 간신히 끌고 와 강착시키는 위기도 겪었지만 사고는 없었습니다. 말하지면 accident까지 이어지지 않은 incident의 연속이었다고나 할까요. 하여간 러제 MDS엔진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듯. 중속 이하 아이들로 한번 내렸다 하이로 올리면 일제 엔진처럼 스무스하게 올라가는 법이 없고 살아나는 확률과 꺼지는 확률이 반반입니다. 이런 엔진 상태로는 다른 비행기들처럼 파이널 진입과 복행연습을 해 볼 수도 없고 오로지 전속 이륙과 flame out상태로의 결사착륙밖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연습기니까 그럭 저럭 띄우지 고급기 같으면 이 엔진으로는 턱도 없을겁니다. 초창기 선택의 여지도 없고 싼맛에 사긴 했는데 또 튼튼하긴 엄청 튼튼해 7년 이상 같은 비행기에 매달려 여전히 처음처럼 쌩쌩 돌고 겨울 반년동안 눅눅한 지하실에 처박아 두어도 매년 봄되면 끄떡없이 살아나니... 제비우스 회장님 말씀처럼 구박받는 물건은 생명력이 질기다- 참 진리인듯 합니다.(러제 MDS엔진은 개중 .45만 쓸만하고 .60이라든가 .25등은 시동조차 곤란한 진짜 애물단지랍니다. 여러분들께 별로 소용없는 정보겠지만요). 다음날 일요일. 이틀 연속비행을 허락하는 대신 관제탑에게 운전을 가르쳐 준다는 교환조건으로 비행장엘 또 나갈 수 있었습니다. 날씨도 청명하고 춥지도 않고 바야흐로 J-3 Cup의 처녀비행을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딸내미가 교민신문에서 스크랩해둔 항공우주 박물관에 먼저 들렀다가 세시 반쯤 비행장에 도착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전날과는 달리 많이들 나와 있더군요. 같은 주파수가 두대나 더 있었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며 우선 가벼운 500mah를 보충충전하고 드디어 차례가 왔습니다. 다들 몸을 뎁히러 차 안으로 들어가 새로운 조그만 노란 비행기가 어떻게 뜰까 호기심에 내다보고 있더군요. 밧데리를 스펀지로 두툼하게 싸서 무게줌심 부근에 밀어넣고 날개 조립하고 스파부분을 받쳐들고 무게 테스트, O.K. 바람 방향을 살피고 한손으로 기체를 들고 입으로 스틱을 올리니 잠시 후 2.8:1 감속을 거친 10*8 APC 펠러가 힘차게 돌며 묵직한 추력이 느껴졌습니다. 한두발 앞으로 뛰며 살짝 밀듯이 놓았습니다. 슈우욱- 하며 아무런 좌,우 기울임 없이 탄탄하게 상승하는 기체. 아~ 전동이란게 이런거구나. 감속으로 얻는 토크라는게 이렇게 탄탄한 거구나.... 온갖 감회가 이제 막 밀려오는 순간까지 한 2~3초 걸렸을 겁니다. 그런데 한 4~50m 쯤 벗어났을까, 갑자기 좌로, 우로 기체가 요동을 치더니 이제 수직으로 떨어져 내리는데 어떻게 손을 쓸수가 없었습니다. 바작-! 하고 지면에 수직 추락. 활주로를 막 벗어나기 직전 눈담 안쪽에 추락했습니다. 피해 상황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밧데리가 모터를 내치면서 방화벽이 뜯겨 나가고 모터 고정대가 흔적없이 사라지고 랜딩기어를 덮은 3각 발사장식재가 찢긴 정도. 펠러도 멀쩡하고 모터 멀쩡하고 기자재, 동체 후부, 주날개등이 살아남았습니다. 허탈하게 주섬주섬 잔해를 수습해 차에 박아버리고 남사스러 쫓기듯 비행터를 벗어났습니다. 그때까지 잠자고 있던 관제탑을 깨워 자 차몰자! 한마디 하고 조수석으로 옮겨앉았습니다. 씁씁하고 우울한 기분으로 밟어!, 떼! , 가!, 서,! 살살 밟어!, 살살 떼!, 코치를 하고 관제탑은 여전히 콱콱 밟고 콱 콱 떼고 뒷자리 아이들의 비명이 차안에 낭자한 가운데 내내 왜 떨어졌을까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1. 슈우욱 미끌어지듯이 상승했던 것으로 보아 1100g의 기체에 위 세팅은 아주 적당한 것이었다. 2. 기체가 좀 멀어지자 갑자기 춤을 추었다. 3. 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수신기에 영향을 미치나? 4. 조종기에 나도 모르게 리버스 세팅이 되었나? 5. 수신기 안테나 줄이 끊어져 있었을까? 6. 어떤 나쁜 넘이 같은 주파수 조종기를 몰래 켰을까? 7. 조종기 신호가 미약했을까? (안테나 접촉불량등) 8. 아니면 시내로부터 날아온 알 수 없는 노이즈? 대략 이상과 같은 의문점들로 요약되더군요. 그날 저녁 미스고려인 선발대회에 가서 쭉쭉빵빵한 아가씨들이 수영복 입고 무대를 뛰어다니는 장관을 보면서도 맘속은 빨리 집에가서 원인을 찾아 보아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드디어 집에 와서 우선 수신기 안테나 테스트, 테스터를 안테나 양 끝단에 찍어보니 통전=정상. 리버스 위치 정상, 모터를 수신기와 아주 가깝게 대고 돌려봐도 서보 정상 작동. 6번, 8번은 확인 불가. 그럼 조종기 불량? 하긴 거리 테스트를 하지 않았던 미스가 있었습니다. 아직 한번은 재생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제 던졌을때 봉~ 하며 떠올라가던 그 짧은 순간의 매력때문에 다시 기체를 수리하는 수고를 해야겠군요. 그리고 이번엔 사전에 여러차례 현장 지상테스트를 할 계획입니다. 관제탑을 꼬셔(운전 두배로 가르쳐 준다고)기체를 들고 있게 하고 기체에서 멀어지며 송신기 출력 테스트를 거쳐 다시 그런 문제가 생기는지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J-3 Cup의 재생처녀기를 올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관제탑이 출렁출렁 흔드는 차안에서 듣는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가슴아파(사실 저도 가슴이 철렁 철렁-그곳엔 폭주족들이 불켜고 수시로 질주하는 곳이거든요) 정식 운전학원을 한군데 알으켜 주었습니다. 이제 거기 교관 아저씨들 골치좀 아프겠지요. 맨 위로 2001/3/16(금) 흐림 +6 , 환율:1$=28.66루블 금요일입니다. 한주가 마무리되는 홀가분한 날입니다. 지난주 3일간의 연휴때문에 근무날이 하루 늘어났을 뿐인데 주말까지 기다리는 일이 이토록 지루하군요. 그간의 봄볕에 거리의 눈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재기 글라이더를 날릴 그 언덕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스키꾼들이 들끓고 있는지. 하긴 눈이 녹아 없어져도 바람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모스크바 대기는 안개만 잔뜩 끼고 빗방울이 간혹 떨어지는 고요한 정체입니다. 하지만 올핸 바람 불땐 글라이더, 바람 잘땐 엔진기를 띄우기로 했으니 아쉬울 것은 없지요. 새로 펼치는 일기장을 꾸미기 위해 디지탈 카메라를 새로 마련해야겠습니다. 요즘은 3메가 픽셀 이상의 화소를 가진 카메라들이 일반적이던데 한 80만픽셀 정도에 액정화면만 달려 있는 기종이면 그런대로 쓸만할 듯 싶습니다. 그래도 가격이 3~4백불은 하는것 같던데. 연초에 액땜하느라 잃어버린 그 조그만 디지탈 카메라가 새록 새록 아까와 집니다. 맨 위로 2001/3/11(일) 흐림 -1 , 환율:1$=28.62루블 3일간의 여성의 날 연휴를 마치고 다시 일터에 나왔습니다. 오지게 쉬었더니 일이 잘 손에 잡히지 않는군요. 연휴동안 벼르고 별렀던 올 개시비행을 했습니다. 연휴 첫날은 여성의 날이라 집에서 여성들과(?-마눌과 두 딸들) 조용히 보내며(사실은 간밤에 직장 선배와 술 퍼서) 기체 정비하고 소일했습니다. 둘째날인 지난 금요일, 기온도 0도 정도로 포근하고 하늘도 파랗게 맑고 바람 한점 없어 연습기로 손가락 운동하기엔 최적의 날씨였습니다. 겨울 몇개월동안 한번도 비행장엘 가보지 않아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 차는 들어갈 수 있는지, 활주로는 비행기 바퀴가 눈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다져졌는지 미지수인 상태에서 연습기를 싣고 가족들도 다 데리고 느지막히 1시쯤 출발했습니다. 비행장 입구에 도착하니 역시 예상했던대로 출입을 통제하더군요. 작년, 돈 많은 모스크바 폭주족들이 자비로 경주트랙을 만든 후 경비원까지 고용해 차량 출입을 막기 시작했는데 이 노븨 루스끼(New Russian)들도 수십년 터줏대감인 모형비행기파들을 무시하진 못하겠는지 자기네 회원들에게만 보급하는 출입 회수권을 나눠 보급해 한번당 천원정도 하는 입장권을 대량 구입해 쓰던 것이 꽤 남아 있었지요. 경비원에게 그 티켓을 보였더니 작년거라고 난색을 표하더군요. 나중에 올해것 사면 한꺼번에 갚기로 하고 비행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비행장 안은 사방 눈더미 천지였습니다. 둘레가 한 4~5km는 됨직한 커다란 비행장이 시내 한가운데 위치해 있는 터라 모스크바 시에서 거둬들인 눈을 모두 이곳에 버리는 모양이었습니다. 눈을 실어나르는 덤프트럭 바퀴자국을 따라 깊이 파인 외길로 활주로까지 힘겹게 가보니 아! 그 비행터 전경이란! 폭 30m, 길이 200m정도의 장방형 공간이 1m 높이로 쌓인 눈밭 한가운데 푹 파여져 있을 뿐 여름의 그 넓디넓은 십자형 활주로는 흔적도 없었습니다. 그 공간도 눈밭 미끄러지기 곡예를 익히는 폭주족들과 나누어 쓰느라 절반밖에 쓸 수가 없는 형편이라니. 그래도 꾼들은 겨울 내내 그 공터를 이용했는지 벌써 10여대의 비행기들이 익숙하게 이착륙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바람이 활주로와 평행인 약한 서풍이어서 좁은 공간에서도 이륙은 가능해 보였습니다. 아이들이랑 관제탑은 줄넘기하고 눈성 쌓는다며 몰려가고 비행 채비를 차린 후 주파수 비교하며 다른 비행기들을 둘러보니 서너대는 스키를 달았더군요. 하이브리드 일파님들의 비행기가 생각났습니다. 눅눅한 눈밭에선 꽤나 유용해 보였지만 자동차 바퀴에 단단히 다져진 그 공터에선 바퀴만으로도 이착륙이 충분히 가능해 보였습니다. 대략 기체들을 둘러본 후 연료를 채우고 시동준비를 했습니다. 참고로 제 연습기는 8년 전 제가 이곳에 처음와 모형금단증상으로 고생할때(그땐 모형점이 한군데도 없었죠) 어느 비행클럽에선가 유일하게 발견한 완성 고익기로 클라크Y형 알미늄 호일 커버링 주익과 가늘고 긴 일체형 FRP 동체를 가진, 오직 공중에 뜨는 것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은 듯한 멋없기 그지없는 물건입니다. 그간 수많은 불시착으로 강선형 랜딩기어가 동체를 파고들면 에폭시로 다시 때우고 기어가 완전히 휘면 공사장에서 주은 강철로 새로 기어를 만들어 달고 해서 땅에선 좀 흉칙하게 보이는 물건이지만 일단 하늘에 올라가면 그런대로 예리한 맛도 있고 또 오랜 시간 같이 했기때문에 비행특성이 익숙해 정이 가는 물건입니다. 다른 기체 띄울때는 항상 긴장되지만 이놈은 심심풀이처럼 띄울 수 있기에 새봄 되면 항상 제일 먼저 꺼내 손가락 훈련을 하는 놈입니다. 애프터 런 오일도 안치고 근 반년동안을 일터 지하실에 박아두었던 러시아제 늙은 MDS.40엔진은 별 문제 없이 시동이 걸렸고 옛날이나 마찬가지로 high에서는 막강파워를 보여주었지만 저속에서 빌빌거리며 불안한 것은 여전했습니다. 기체 자체가 가늘고 활공성도 좋고 추락해도 부담없는 기체라 그냥 꼬리 잡고 풀파워로 올린 후 쏜살같이 놓아주는 항공모함식 이륙법으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손에서 이탈한 순간부터 승강타 업 해 프로펠러가 땅을 치는 것을 막고 기다리자 울퉁불퉁한 얼음바닥위를 몇번 튀기면서 기체가 순식간에 눈담을 넘어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트림 새로 맞추고 날개 특성상 자꾸만 상승하려는 기체를 엔진 중속정도로 줄이고 억제하면서 여러차례 장주비행으로 손가락 감을 살리려 했습니다. 그렇지만 겨울동안 손가락에 녹이 단단히 슬었는지 롤도 잘 안되고 특히 임멜만턴은 영 엉망이더군요. 최대한 높은 고도에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지만 영 안그려졌습니다. 연료탱크가 작기때문에 10분이 채 안돼 엔진음이 높아지며 시동이 꺼질 조짐이 보였습니다. 유유히 큰 나선을 그리며 착륙코스에 넣고 활강 중 50m 전방 20m 고도에서 엔진이 멈췄고 쉬익 바람소리 내며 고요하게 눈앞을 지나 20m 지점에서 부드럽게 플레어-착지했습니다. 두번째 비행도 마찬가지로 눈담을 훌쩍 뛰어넘으며 이륙후 같은 코스로 진입, 비행하다 무사착륙했지요. 3회째 비행에서 비행을 접어야 했습니다. 여러번 착륙하면 강철 기어가 점점 휘어져 프로펠러가 땅과 가까와 지는게 이놈 흠이었는데 세번째 활주에서 결국 프로펠러가 땅을 치며 파편이 튀더니 기체가 좌로 굴러 날개가 땅을 친후 막 비행준비를 하던 다른 기체 옆에서 가까스로 멈추더군요. 고무 패킹으로 고정했던 바퀴 한짝이 떼굴떼굴 굴러가고. 프로펠러, 스피너 나가고 봉을 끼워 고정한 주익 접합부가 너덜거리는 것 빼곤 별다른 파손은 없었습니다. 지상에 있던 다른기체들에 피해도 없었고요. 해마다 비행 시작하는날 꼭 이렇게 마가 끼는데 한번씩 식은땀을 흘리고 나면 그해 비행이 잘 되는것 같습니다. 올해도 별일없이 의식을 치루어 낸건지. 만약 기체가 더 굴러 다른 비행기나 자동차라도 쳤으면 개시부터 좀 버거울뻔 했는데 다행한 정도로 끝났습니다. 여기에서 교훈 또하나. 이륙시 전방 및 좌, 우로 위험요소가 없어야 한다. 이 간단한 진리가 왜 안지켜졌냐고요? 공터 절반을 폭주족들이 점령하는 바람에 비행기파들이 한쪽 구석에 옹기종기 모이다보니 부득이 피트구역 앞쪽부터 활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다음날 토요일. 전날 사고 후 스피너,펠러 교체 완료, 랜딩기어는 중량 마진이 크기때문에 이참에 더 튼튼한 두랄루민 각형 기어로 교체하려 하였으나 모형점에 부품이 없어 기존 기어를 당기고 철사로 묶어준 후 바퀴 정렬을 하는 선에서 마무리. 주익 접합부는 유리섬유로 보강한 후 다시 생생해진 기체로 2일째 출격에 나섰습니다. 눈바람이 제법 거세 비행장엔 서너대의 기체밖엔 안나와 있더군요. 더 나쁜건 바람이 90도 측면에서 불어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아예 활주로 무시하고 눈담 너머로 바람을 향해 핸드런치시키더군요. 제 연습기는 한손으로 던질만 하지도 않고 내가 할 수 있을때 남의 손 빌리는 주의도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활주로를 대각선으로 달려 이륙시키기로 했습니다. 눈담 코앞에서 기체가 솟구쳐 눈담위로 솟아오르는 순간 강한 측풍에 날개가 획 젖혀지는걸 가까스로 바로잡으며 하늘로 쏘았습니다. 바람 방향에 맞춰 활주로 가로지르기를 여러차례 하는 동안 러더사용연습 집중적으로 하리라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이 측풍속에 어떻게 기체를 몰아 요 조그만한 네모난 눈구덩이속에 집어넣을까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꽉 채웠습니다. 7분쯤 지나고 엔진 회전음이 불규칙해지며 연료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오자 우선 기체를 다운윈드 시작점부근에서 맴돌이하며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엔진음이 홱 올라가자 진입 개시. 다운윈드 중간쯤, 고도 40m쯤에서 좀 일찍 엔진이 멈췄습니다. 조금 더 활강하다 50m쯤 지나친 지점에서 베이스, 파이날 선회를 연속실시, 고도가 좀 있었기 때문에 기체를 떨구며 속도를 좀 붙였습니다. 속도 때문에 그다지 바람 영향을 받지 않고 활주로와 비스듬히 좀 거친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그 후 바람은 더욱 거세져서 나머지 비행은 포기했습니다. 옆의 조그마한 비행기들은 그 후에도 여러번 던져지고 눈밭에 쳐박히고 스키가 떨어져 나가고 하면서도 비행을 강행하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결국 조그만 차바퀴가 트럭 바큇자국에 푹 빠져 오도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난감해 했었습니다. 뒤에는 눈을 잔뜩 실은 카마즈(KAMAZ-러시아 산 8t덤프트럭)가 따라오다 한심한듯 바라보고 있었고요. 결국 로프로 연결해 카마즈에 질질 끌려 나와야 했습니다. 힘 좋더군요. 그 트럭. 프라이드를 개처럼 끌고 나가는데 이건 뭐 핸들 조작할 필요도 없이 클러치만 밟고 있으니 눈길따라 저절로 끌려 나갔습니다. 지금까지 큰길에서 KAMAZ 굼뜨다고 무시하곤 했는데 어제 프라이드의 높은 코가 납작해졌습니다 -.-;; 이렇게 해서 우선 올해 첫비행 손맛은 보았지만 아직 좀 이르긴 이른것 같습니다. 활주로에 눈이 완전히 녹는 한달쯤 후까진 우선 연습기로만 비행감각을 살리고 좋은 조건 하에서 J-3 전동기 시험비행과 디캐쓸런 처녀비행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론 그때부턴 바람 심한 날이면 언덕으로 가서 재기도 본격적으로 띄우고요. 첫 비행이라 흥에 겨워 이야기가 아주 지리하게 길어졌습니다. 맨 위로 2001/3/5(월) 함박눈 0 , 환율:1$=28.60루블 오전내내 함박눈이 참 곱게 내렸습니다. 칼칼이 가루눈만 흩부리다 모처럼만에 촉촉한 함박눈 세례를 받으니 맘도 잠깐 푸근해졌습니다. 아침저녁 봄새 우는 3월인데도 모스크바는 겨울잠에서 깨어날 생각을 안합니다. 우울한 2001년 겨울. 맨 위로 다시 오늘로 Another Wonderful World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여러분들께 권하고자븐 사이트들입니다.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 남기실 말씀은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입니다. 모든 메일 환영합니다. yhlee25@hotmail.com 당신께서는 번째 방문객이십니다 맨 위로 *별도 표기가 없는 사진 및 글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으므로 영리목적의 무단전제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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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거리를 달리며 계속해서 한 컷 더.
바깥기온은 한낮이 되어도 영하를 맴도는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봄날 그대로군요. 금요일 저녁입니다. 다 못끝낸 일이 있어도 미련없이 털고 일어나 이틀간 맘놓고 비행기 날리며 쉬고 다시 월요일부터 골머릴 앓으면 되는 거지요. 제가 속한 제비우스 비행클럽 게시판엔 너무 바빠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렇게 쓰기가 주저되긴 합니다만..... 아뭏든 여기오신 분들 편안한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지하철 악챠브리스까야역에서 서쪽으로 모스크바 강을 향하다보면 오른쪽으로 흰색벽의 커다란 건물이 보입니다. 사진 우측 뒤쪽 절반만 보이는 건물입니다. <쩬뜨랄리늬 돔 후도즈니까>,중앙 예술가의 집입니다. 신뜨레쨔코프 미술관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주로 20세기 근현대 회화작품류를 전시하고 있고 가끔 특별전이 열리기도 합니다. 사진 앞의 붉은 색 건물은 미술관련 고등전문학교(BUZ)입니다. 이 지역은 일종의 예술촌이라고 할 수 있죠. 돔 후도즈니까를 중심으로 모스크바 강쪽으론 노천 상설 그림시장이 열리고 각종 표구나 미술 재료를 파는 곳도 이곳에 있습니다. 오늘은 저 앞쪽에서 U턴을 하느라 그곳 사진은 올리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올리죠.
오늘도 여전히 늦 한파가 남아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의 냉냉한 기운이 한낮이 되어도 풀리지가 않는군요. 바람도 심하게 불고(아, 이 바람 주말에나 불지..). 하지만 차안에서 느끼는 바깥은 봄볓이 완연합니다. 연파란 하늘에서, 둥실 뜬 흰구름에서, 밝은 건물 벽에서 봄이 느껴 집니다. 저 뒤의 뾰족탑은 연방 운수성 건물로 알고 있습니다.
출근길 카메라의 성능을 시험해 보느라 한컷. 바빌로바 거리입니다. 한동안 따뜻하더니 기온이 다시 떨어져 눈녹는 일이 더져집니다. 나무들도 아직 한겨울 모습 그대로지만 속으로는 한창 물이 오르고 있겠지요. 4월 초순 되면 연푸른 이파리들이 터오르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면 본론으로 돌아가서 지난주 비행일지! 지난 토, 일요일 이틀간 연속해서 총10여회의 비행을 했습니다. 주중에 비행장 입장권을 넉넉히 구입해 두었기 때문에 모처럼 당당하게 비행장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절엔 건너편 숲이 안보일 정도로 눈보라가 날리더니 한시간만에 거짓말처럼 그쳐 버리고 파란하늘이 드러났습니다. 눈소나기라고 할까요. 운전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관제탑은 기꺼이 따라나서는데 아이들은 쫌 찡찡거리더니 스케이트보드에, 롤라스케이트에 주섬주섬 싸들고 차에 올랐습니다. 기온은 0도를 밑돌아 좀 쌀쌀했지만 바람도 없고! 날은 참 좋았습니다. 토요일엔 별로 출격나온 기체들이 없어 날리기에 편했습니다. 관제탑과 아이들은 멀찍이로 산책을 가버리고 저는 주로 착륙패턴을 연습했습니다. 27R 서클에 진입했다가 복행하는 연습. 나중에 스케일기 비행에 대비한 연습입니다. 그날은 엔진 슬로우가 제법 들어져서 꽤 익숙할 정도로 여러바퀴 돌렸습니다. 모형기 날리면서 기체를 이리저리 비트는 무작위적인 곡예보다 패턴에 맞춰 착륙하는 과정이 훨씬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엔진만 좀 믿을만해 터치앤고 까지 할 수 있으면 참 좋았을텐데 아무래도 저놈 MDS 들어내고 헬기에서 오버히팅했던 .32엔진을 떼내 달아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일요일. 홀가분하게 혼자 비행장엘 다시 나갔습니다. 맑은 봄볕 아래 정말 많이들 나와있더군요. 한 20여대는 되는것 같았습니다. 주파수 보드도 없이 한번 쭉 주파수 물어보며 돌아다니는 걸로 주파수 체크 완료. 35메가대에 세갠가 있었는데 조금씩 차이가 나긴 했지만 수신기만 켜 보면 서보가 혼자 노는걸로 보아 혼신이 상당한 듯 했습니다. 한번에 3~4대가 동시에 올라가고 피트구역 바로 앞에서 펀플라이가 노상 제자리비행을 하는 바람에 전날같이 여유로운 진입연습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고공에서 연료가 떨어질때까지 스퀘어 비행을 하다가 엔진 스톱 후 활강착륙하는 식으로(우주왕복선식 착륙) 5회의 비행을 간신히 마쳤습니다. 아이들 조절나사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저속 안정을 시켜보려 했지만 엔진이 다시 말썽을 부리기도 했고 하늘 일정구역을 지날때마다 잡파가 들어와 아주 불안한 비행이었습니다. 자청해서 제자가 되겠다는 직장 후배도 생긴 마당에 이놈 기체로는 비행연습을 제대로 못시킬것 같다는 생각이. 그리고 우리 비행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난주였습니다. 바로 안전문제입니다. 기체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들 큰건지 사람 머리위로, 자동차 바로 곁으로 휙휙 이륙시키는데 그러다 누구 하나 머리통 깨는 일이 언제 일어 날지도. 지난주 계획했던 엔진 셋팅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주로 미루려 합니다. 그리고 전동기 계획은 트러블 대책이 마련될때까지 미루고 우선 미니서보 기재를 세스나 .10축소기에 옮겨달아 연습기를 대체해 볼까 합니다. 왠지 잘 뜰것 같은 예감이. 그리고 디지탈 카메라를 새로 마련했기 때문에 이번주부터는 그림을 곁들여 일지를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썸머타임이 시작되어 퇴근 후 시간여유가 갑자기 많아졌습니다. 트렁크에 쏙 들어가는 .10기를 항상 가지고 다니다가 평일 퇴근때 가끔씩 조용한 비행장에 들러 2~3회 저녁비행을 가볍게 하고 가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다음날 일요일. 이틀 연속비행을 허락하는 대신 관제탑에게 운전을 가르쳐 준다는 교환조건으로 비행장엘 또 나갈 수 있었습니다. 날씨도 청명하고 춥지도 않고 바야흐로 J-3 Cup의 처녀비행을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딸내미가 교민신문에서 스크랩해둔 항공우주 박물관에 먼저 들렀다가 세시 반쯤 비행장에 도착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전날과는 달리 많이들 나와 있더군요. 같은 주파수가 두대나 더 있었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며 우선 가벼운 500mah를 보충충전하고 드디어 차례가 왔습니다. 다들 몸을 뎁히러 차 안으로 들어가 새로운 조그만 노란 비행기가 어떻게 뜰까 호기심에 내다보고 있더군요. 밧데리를 스펀지로 두툼하게 싸서 무게줌심 부근에 밀어넣고 날개 조립하고 스파부분을 받쳐들고 무게 테스트, O.K. 바람 방향을 살피고 한손으로 기체를 들고 입으로 스틱을 올리니 잠시 후 2.8:1 감속을 거친 10*8 APC 펠러가 힘차게 돌며 묵직한 추력이 느껴졌습니다. 한두발 앞으로 뛰며 살짝 밀듯이 놓았습니다. 슈우욱- 하며 아무런 좌,우 기울임 없이 탄탄하게 상승하는 기체. 아~ 전동이란게 이런거구나. 감속으로 얻는 토크라는게 이렇게 탄탄한 거구나.... 온갖 감회가 이제 막 밀려오는 순간까지 한 2~3초 걸렸을 겁니다. 그런데 한 4~50m 쯤 벗어났을까, 갑자기 좌로, 우로 기체가 요동을 치더니 이제 수직으로 떨어져 내리는데 어떻게 손을 쓸수가 없었습니다. 바작-! 하고 지면에 수직 추락. 활주로를 막 벗어나기 직전 눈담 안쪽에 추락했습니다. 피해 상황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밧데리가 모터를 내치면서 방화벽이 뜯겨 나가고 모터 고정대가 흔적없이 사라지고 랜딩기어를 덮은 3각 발사장식재가 찢긴 정도. 펠러도 멀쩡하고 모터 멀쩡하고 기자재, 동체 후부, 주날개등이 살아남았습니다. 허탈하게 주섬주섬 잔해를 수습해 차에 박아버리고 남사스러 쫓기듯 비행터를 벗어났습니다. 그때까지 잠자고 있던 관제탑을 깨워 자 차몰자! 한마디 하고 조수석으로 옮겨앉았습니다. 씁씁하고 우울한 기분으로 밟어!, 떼! , 가!, 서,! 살살 밟어!, 살살 떼!, 코치를 하고 관제탑은 여전히 콱콱 밟고 콱 콱 떼고 뒷자리 아이들의 비명이 차안에 낭자한 가운데 내내 왜 떨어졌을까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 그리고 관제탑이 출렁출렁 흔드는 차안에서 듣는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가슴아파(사실 저도 가슴이 철렁 철렁-그곳엔 폭주족들이 불켜고 수시로 질주하는 곳이거든요) 정식 운전학원을 한군데 알으켜 주었습니다. 이제 거기 교관 아저씨들 골치좀 아프겠지요.
다음날 토요일. 전날 사고 후 스피너,펠러 교체 완료, 랜딩기어는 중량 마진이 크기때문에 이참에 더 튼튼한 두랄루민 각형 기어로 교체하려 하였으나 모형점에 부품이 없어 기존 기어를 당기고 철사로 묶어준 후 바퀴 정렬을 하는 선에서 마무리. 주익 접합부는 유리섬유로 보강한 후 다시 생생해진 기체로 2일째 출격에 나섰습니다. 눈바람이 제법 거세 비행장엔 서너대의 기체밖엔 안나와 있더군요. 더 나쁜건 바람이 90도 측면에서 불어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아예 활주로 무시하고 눈담 너머로 바람을 향해 핸드런치시키더군요. 제 연습기는 한손으로 던질만 하지도 않고 내가 할 수 있을때 남의 손 빌리는 주의도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활주로를 대각선으로 달려 이륙시키기로 했습니다. 눈담 코앞에서 기체가 솟구쳐 눈담위로 솟아오르는 순간 강한 측풍에 날개가 획 젖혀지는걸 가까스로 바로잡으며 하늘로 쏘았습니다. 바람 방향에 맞춰 활주로 가로지르기를 여러차례 하는 동안 러더사용연습 집중적으로 하리라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이 측풍속에 어떻게 기체를 몰아 요 조그만한 네모난 눈구덩이속에 집어넣을까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꽉 채웠습니다. 7분쯤 지나고 엔진 회전음이 불규칙해지며 연료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오자 우선 기체를 다운윈드 시작점부근에서 맴돌이하며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엔진음이 홱 올라가자 진입 개시. 다운윈드 중간쯤, 고도 40m쯤에서 좀 일찍 엔진이 멈췄습니다. 조금 더 활강하다 50m쯤 지나친 지점에서 베이스, 파이날 선회를 연속실시, 고도가 좀 있었기 때문에 기체를 떨구며 속도를 좀 붙였습니다. 속도 때문에 그다지 바람 영향을 받지 않고 활주로와 비스듬히 좀 거친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그 후 바람은 더욱 거세져서 나머지 비행은 포기했습니다. 옆의 조그마한 비행기들은 그 후에도 여러번 던져지고 눈밭에 쳐박히고 스키가 떨어져 나가고 하면서도 비행을 강행하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결국 조그만 차바퀴가 트럭 바큇자국에 푹 빠져 오도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난감해 했었습니다. 뒤에는 눈을 잔뜩 실은 카마즈(KAMAZ-러시아 산 8t덤프트럭)가 따라오다 한심한듯 바라보고 있었고요. 결국 로프로 연결해 카마즈에 질질 끌려 나와야 했습니다. 힘 좋더군요. 그 트럭. 프라이드를 개처럼 끌고 나가는데 이건 뭐 핸들 조작할 필요도 없이 클러치만 밟고 있으니 눈길따라 저절로 끌려 나갔습니다. 지금까지 큰길에서 KAMAZ 굼뜨다고 무시하곤 했는데 어제 프라이드의 높은 코가 납작해졌습니다 -.-;;
이렇게 해서 우선 올해 첫비행 손맛은 보았지만 아직 좀 이르긴 이른것 같습니다. 활주로에 눈이 완전히 녹는 한달쯤 후까진 우선 연습기로만 비행감각을 살리고 좋은 조건 하에서 J-3 전동기 시험비행과 디캐쓸런 처녀비행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론 그때부턴 바람 심한 날이면 언덕으로 가서 재기도 본격적으로 띄우고요. 첫 비행이라 흥에 겨워 이야기가 아주 지리하게 길어졌습니다.
다시 오늘로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