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 - 또 하나의 세상에 Great Planes사의 Super Decathlon 40 제작기가 새로 실렸습니다.(2001. 2. 13) - 후륜식(taildragger) 기체의 조종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2001. 2. ) - 리뷰칸에 F-16N과 F-4 팬텀에 관한 이야기, 모형 제트기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2000. 5. ) - 전동재기400X제작기와 슬롭재기LE감량기(2001. 5.20 )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 및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2001/4월 일기보기 2001/5월 일기보기 2001/6월 일기보기 2001/10월 일기보기 2001/11월 일기보기 2001/12월 일기보기 엇그제 일기장 2002/1/3, 1/4, 1/5, 1/6, 1/8, 1/13, 1/19, 1/25, 1/26, 다시 오늘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일 잘 풀으시고 댁내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2002/1/30(수) 흐림, 0 ~ +2, 환율:1$=30.69루블 "Siberian elegance" 스위스 사진작가 피에르 윌리암 헨리의 사진첩 Siberia 중에서 2002/1/26(토) 메쩰, 0 ~ -2, 환율:1$=30.54루블 토요일, 비행하는 날. 간밤 내내 16층 창밖을 핥고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실려 참 많은 곳을 헤메고 다녔던지 늦은 아침 일어나니 온몸이 다 뻐근합니다. 한번밖에 안가본 대부도의 동편언덕이 어디메며 인사를 한번은 나눴던 듯 한 저 분들은 누구일까? 다시 더 좋은 바람을 쫓아 차를 타고 헤메던 그 무수한 곳들, 산과 길들..... 그렇게 꿈속에서 조바심을 치며 언덕을 찾아다니다 언제나처럼 아쉽게 잠이 깹니다. 밤새, 이 바람이 내일까지 이어지십사 하는 간절한 맘이 전달됐던지 간밤의 광풍은 아직까지도 저 멀리 온수공장 굴뚝의 연기를 밀다 못해 뒤로 내리 누르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관제탑 이하 두 공주 쫄병들에게 미리 못을 박았습니다. "너희들! 오늘도 아빠 따라와도 되지만 오늘은 하루종일 언덕에 있을거니까 지난번처럼 춥다고 일찍 들어가자거나 하면 듀금이야!" 했더니 관제탑, 놀라서 "야~ 야~ 아빠 봐라~ 오늘은 비장하다?....(망설임. 지난번 처럼 하면 안되겠네!)" 하고 물공주 큰 딸내미 "헤~ 그래도 따라 갈거야~" 그러는데 실속파 작은공주가 "그래 뭐, 추운데 따라가서 고생할 필요 없잖아? 우리끼리 집에서 놀면 되지!" 해서 결국 홀홀단신 가뿐한 출격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가 보니 참 현명한 결정이었습니다. 차를 들었다 놨다 하고 아파트 전체를 떠메고 갈듯한 강풍에 민간인들은(?) 차 밖으로 나올 엄두도 못냈었을 겁니다.) 김재수님은 이 좋은 날 대체 뭐 하실까? 자뭇 안타깝기는 했지만 운명이려니 생각하고 단독출정,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수시로 창밖 거리의 깃발이랑 하늘의 구름 흘러가는 속도 등을 관찰하며 행여나 이 바람이 죽을까 노심초사 하며... 드디어 도착, 서편언덕쪽 아파트 단지 앞에 차를 세우고 차문을 여는데 바람이 거의 살인적이었습니다.(초속 20미터 이상? - 땅에 쌓인 눈가루가 모래알처럼 얼굴을 때리는 가운데 몸을 45도정도 앞으로 기울이면 걷기에 편안한 자세..). 아파트 단지를 휘돌며 가속을 얻은(트랜지스터 아파트?)바람이 강제로 차문을 닫으려 해서 바람과 싸우며 겨우 차에서 빠져나와 트렁크 속의 출격기를 꺼내는데 이 또한 트렁크 뚜껑이 자꾸 머리를 내리쳐 간신히 재기 두마리를 꺼낼 수 있었습니다. J-3의 연약한 날개를 섣불리 꺼냈다가는 이 바람속에 주차장에서 언덕 끝까지 가기도 전에 부러져 나갈 듯 해 우선 차 안에 두고 상황을 살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굉풍은 아파트 건물이 빚어내는 조화일 뿐 그곳에서 한 50m 떨어진 언덕 끝에 서니 바람이 그정도는 아니더군요. (약간 실망.) 그래도 재기 정도는 충분히 띄워 올리고 만약 날개 긴 발사 글라이더 정도라면 날리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제겐)딱 맞는 바람이 훅~훅!, 또는 홀~~홀~ 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맘놓고 우선 재기LE를 던졌습니다. 강한 서풍을 받고 순식간에 떠오르긴 하는데 예전엔 그런대로 바람을 타고 나가던 물건이 오늘은 머리만 들뿐 영 앞으로 나가질 못했습니다. 바람에 밀리다 못해 16층 아파트 뒤로 넘어갈까 두려움마져 생기더군요. 그래서 우선 다운키로 전진시키고 스파이럴 다이브로 고도를 떨궈 일단 그놈을 다시 내손안에 넣었습니다. 전해오는 말씀에... 오늘같은 날은 추를 듬뿍 달으렸다! 추란...50원, 100원, 500원 동전이며 2루블 5루블 동전이렸다. 해서 주머니를 뒤적였는데 오늘따라 그동안 잔돈 버거워 다 털어 버린 뒤끝이라 단돈 5루블, 2루블 단 두개 있더군요. 우선 그놈 붙이고 던져 보니 쫌 앞으로 나가긴 나가더군요. 그래도 고개를 들길래 어디 몽키스패너(-_-;;)는 없나 하고 살펴보는데 누군가 흘린 2루블짜리 동전이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오호라~ 돈도 줍고 추도 달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홀~홀~ (바람에 얼어 웃음이 그렇게 밖에 안나옵니다) 그렇게 해서 재기 LE는 까마득히 올라가 그간의 제 속 찌꺼기를 마냥 털어내 주다가 난기류에 휘말려 푹~! 떨어져 내리다가 하며 즐거운 두어시간을 제게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뒤에 아파트가 서있고 슬롭 자체가 깨끗하지 못해서인지 바람의 기복이 심해 한번 난기류에 빠지면 마치 여객기 푹 떨어질때 느낌처럼 재기가 맥을 못추고 꼬리부터 풍덩 떨어져 내리는데 이럴때면 유격대장님 생각이 항상 납니다. 지난여름 황금산에서 바람길 가르쳐 주시던 모습이요. 저도 이곳을 찾을 미래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그 정도 실력은 갖춰야 할텐데...) 그런중에 맑던 하늘이 흐려지더니 바람이 아주 불규칙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메쩰이 오는구나! 곧 건너편 서쪽 언덕부터 뿌옇게 흐려지는것을 보면서도 모처럼만의 만땅 비행 무엇이 두려우랴! 해서 이번엔 전동재기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바람에 순응하며 바람을 타는 슬롭기를 날리다 모처럼 인공동력을 이용하는 전동을 올리니 그 까불까불 함이란.... 덕분에 눈발속에 갈길 잃은 까마귀도 요격하며 전지전능(?)의 파워를 또 다시 체험했지만 쯥~ 전동은 역시 슬롭비행의 한 대안일 뿐입니다. 눈발속에 두팩 하며 nearpass때마다의 그 왱~ 하는 박력음으로 산책나온 어린이들에게 꿈도 심어 주었지만 역시 그 매력적인 중독성은 없습니다. 눈보라가 그친 이후에도 바람이 처음처럼 깨끗하지가 않고 적당히 피곤하며 슬슬 어두워지므로 올 겨울 들어 그래도 가장 짜릿했던 하루 비행을 접기로 했습니다. 돌아 오는길. 다시 메쩰이 몰아치는지 창밖이 온통 뿌염이라 살살 돌아왔습니다. 회사 작업실에 들러 기체 내려 놓는 중 J-3 타각 테스트를 해 보려 했더니 분명 밧데리가 만충상태인데도 수신기 스위치를 처음 켤때만 써보가 움찔 하고 먹통이 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밧데리를 다른 것으로 갈아 보아도 마찬가지여서 결국 수신기 고장으로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 JR MAX 5 기종이 오래되어 수리가 될진 모르지만 수리 맡겨야 할듯 하고 마침 미래의 F-86에도 가벼운 수신기가 필요하므로 세번째 미크로 555 수신기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P.S. 그런데 지난번 J-3를 차에 싣는 도중에 스위치가 켜졌는지 다음날 수신기 밧데리가 완전히 방전된 적이 있었는데 그럴경우 수신기 자체에 무리가 가서 망가지는 수도 있는지요? 맨 위로 2002/1/25(금) 겨울비 +2, 환율:1$=30.56루블 또 한 주를 마감하는 금요일 저녁입니다. 요즘 모스크바는 초겨울의 혹심했던 한파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는지 영상의 기온에 겨울비가 추적거리는 음울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하긴 고국에선 꽃도 핀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깡깡 얼었던 초겨울에 대한 분풀이 치고는 좀 심하단 느낌이 듭니다. 러샤 사람들은 연일 레꼬르드! 레꼬르드!(이건 기록이야! 기록!)를 외치며 여름같은 겨울에 절망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이렇게 푹하면 여름 내내 병충해 끓고 비오고 추워 다차 농사는 땡쳤다는 것이죠. 10년동안 겪어본 바로는 그들의 예감이 맞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끝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것이 러시아이지요. 또 언제 그랬냐 싶게 늦 혹한이 올 수도 있으니까.... 1월 25일 오늘은 따찌야닌 젠(따찌야나의 날), 학생의 날, 그리고 구소련 음유시인 비쏘츠끼의 생일이 겹친 날입니다. 예전에 이날에 대해 연구 고심하고 쓴 기억이 있어 옛날 일기를 뒤져 보았더니 예전의 저는 참 착실하게도 조사해 링크 걸어 놓았더군요.....암튼 그런 날이랍니다. 오늘은. 요즘은 바깥일이 많아 자주 거리구경을 합니다. 이 음울한 겨울의 모스크바에서 가장 제 눈길을 끄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까마귀랍니다. (집에서 이것 보면 또 혼나겠군요....) 최근 비행동료 김재수님으로부터 건물을 바람막으로 하는 평지 슬롭(?)쏘어링의 세계도 있다더라 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높은 건물을 유심히 살피는 버릇이 들었는데 오늘 모스크바 강변에 높게 솟은 벨릐돔(정부청사)(숙제- 곧바로 그 사진으로 가게 만들라!)건물을 지나다보니 남서향 옥상에서 까마귀들이 아주 여유롭게 바로 그 "슬롭 dog fight"를 하더군요. 날개 접고 온몸으로 떨어지며 적기(적까마귀)를 요격하고 다시 날개 쫙 펴서 바람타고 급상승해서 안테나 탑 끝에 수직 착륙을 하고..... 깍~깍! 거리며 먹이를 탐해 서로 눈치 봐 가며 날개 퍼덕 거려 가며 쓰레기통에 내려앉는 보통때의 까마귀들과는 다르게 날개 퍼덕임 없이 우아~하게, 우아~ 하게 바람타기를 즐기는 것이 분명한 그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제가 슬롭비행을 알게 된 다음부터 낮이나 밤이나 꿈꾸는 환상의 슬롭비행세계를 저 하찮은 까마귀들은 매일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 낼 일기예보에는 비록 서풍이지만 바람이 제법 좋다고 경고(?) 하고 있습니다. 가끔 몰아치는 강풍에 간판 조심하라고요. 낼은 아무래도 우리 언덕에서 짜릿한 경험을 하고야 말듯한 짜릿한 예감을 온몸으로 안고 퇴근합니다.(그러니까 김재수님, 내일 꼭 동참하세요!) 맨 위로 2002/1/23(수) 겨울비 +2, 환율:1$=30.56루블 따뜻한 겨울, 겨울비에 젖고 있는 모스크바 강, 시내쪽에서 바라본 남단. 다시 따뜻한 겨울, 그자리에서 뒤돌아서 바라본 모스크바 강 지류 북쪽. 그곳에 갈때면 항상 동화속같이 아련한 느낌이 드는 끄라스나야 악챠브리(붉은 10월)초콜릿 공장 (왼편 고색창연한 적벽돌 건물)과 이름모를 차가운 새건물 사이의 골목길. 이곳에 가면 항상 달콤한 향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에 갈때면.... 예전, 관제탑과의 연애시절, 그녀의 집이 자리잡고 있던 근처에 크라운제과가 있었습니다. 늦은 밤, 데이트를 마치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그녀를 태워 집까지 바래다 주고 돌아오는 길, 밤공기 속에 맡아지던 그 달콤한 냄새가 다시 생각 납니다. 2002/1/19(토) 흐림 -2, 환율:1$=30.58루블 긴긴 한 주를 잘 참고 일과 후 J-3개조도 잘 마무리 지어 바야흐로 희망찬 비행일을 맞이하려던 전야에 지난 1년간 수고했던 주변 러샤사람들에게 한턱 낸다고 초대해 처음엔 점잖게, 우아하게 또스트하며 감사하며 술을 마시다가....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요르쉬(농어과 물고기)가 하늘을 날아 다니더니 급기야 요르쉬(미늘 달린 못)에 꿰인 요르쉬가 되어 몸부림 치다가 담날에야 그게 요르쉬(보드카+맥주=폭탄주)때문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상태로 바람을 살피는데 바람마져도 요르쉬에 꿰어 다 죽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동을 준비했으니까 하며 긴긴 겨울 집안에 갖혀 지칠대로 지친듯한 가족들 넓은 들에서 산책도 좀 하라고 썰매 싣고 함께 언덕으로 출발했습니다. 여전히 휭 한 머리 쥐어뜯으며 으~~~ 김재수님 조인 전화가 왔었는데 제가 가족들 같이 나간다고 하니까 부담스러우셨던지 곧바로 다시 전화하셔서 전동 준비도 안됐고... 하시면서 다음기회로 미루시더군요. 제것 띄우시면 될텐데요 했지만 굳이 사양하셔서 음... 우리클럽 분들 맘씀이가 서로에게 부담지우지 않는 것이기에 그럼 그러시라고 말씀드리고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언덕 낭떠러지 코앞까지 차를 몰고가 세우고 절벽가에 섰습니다. 따뜻해진 날씨에 폭신했던 눈들이 녹다 얼다를 반복해 예전엔 언덕이라 불리던 지형이 이젠 딴딴한 빙판 낭떠러지로 변했습니다. 한번 미끄러지면 저 아래까지 그냥 미끌어져 내릴것같이 험악한 지형이라 살벌합니다. 전동, 슬롭재기, 그리고 J-3 슬롭버젼개조기까지 총동원 했지만 저 뒤 굴뚝 연기에서 벌써 오늘 공침의 조짐이 보이는군요. 우선 사진 한장. 작은 공주님께서 아빠 비행기를 들고 포즈까지 취해주는 특별 써비스를.... 그대로 뒤로 돌아서면 깡통로보트 윙 장착 버젼이 될듯... 비행은 전동 두팩으로 끝냈습니다. 두달여 바람탓만 하며 제대로 손가락을 못놀렸더니 녹이 팍팍 쓸어있음을 절감했습니다. 조종이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기라니... 첫팩 중간쯤부터 멀리 올리던 전동재기 가까이 끌어와 후지르기 하니 무의식속의 감이 살아 났지만 써멀 탐색을 위해 깨알만큼 멀리 보낼땐 자세판별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먼곳 안보고 코앞의 것에만 눈촛점을 맞추고 겨울을 보냈다는 증거겠지요. 하지만 전동은 피곤하고 지치더군요. 바람은 하나도 없었지만 J-3 한번만 던져 비행 특성을 보기로 했습니다. 수초간의 비행으로 앞이 가볍고 러더 반응이 둔하고 승강타각이 크고 제자리 비행시 실속한다는 특성을 파악하고 랜딩기어 커버 쪼개지는 것으로 시험비행 마쳤습니다. 보강할 곳 보강해서 다음주 다시 한번 제대로 비행하려 합니다. 슬롭재기LE는 기수의 주먹코를 떼내는 대신 일반서보를 심어 보완하며 약간의 무게추를 기수에 심어 전체 형상이 날렵해짐과 함께 50여그램의 무게부담을 더 받게 되었습니다만 오늘 던져본 결과로는 바람만 약간만 있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것 같고 거기에서 나온 미크로 써보 2개를 쎄이버 날개에 심으면 될 듯 합니다. 가져온 썰매를 타기엔 슬롭이 너무 우악스러운지라 일찌감치 포기한 가족들이 무언의 재촉을 하는 바람에 조기철수를 하고 시내 싸고도 맛있게 샤실릭을 하는 집에서 늦은 점심을 때우고 이번주 비행을 접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다음주에는 분명 멋진 비행이 있을거라는 예감이 뭉클뭉클 듭니다.... 맨 위로 2002/1/12,13(토,일) 흐림 +1, 환율:1$=30.45루블 큰딸아이 코가 노래지도록 신나게 놀았던 방학도 다 끝나고 내일부터는 학교가는날. 서운해서 어쩌나..방학의 마지막날을 그냥 보낼 수 없다 해서 원랜 오늘 가족들과 다 함께 슬롭으로 가서 비행기도 띄우고 언덕아래 분지에서 눈밭 산책도 하고자 했건만 바람도 막막하거니와 방학동안 늦잠자는 버릇이 생겨 아침먹고 나니 벌써 오후. 그래서 가까운 숲으로 산책이나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두달가량이나 영하 20도를 밑돌다 기적같이 0도 가까이 올라가는 푹한 날씨가 며칠동안 계속되자 숲속의 나무들은 탐스런 눈꽃을 벗고 앙상한 모습으로 되돌아 가 썰렁하기만 합니다. 누군가 제법 솜씨를 부려 만들어 놓은 눈사람 부부(?)가 삭막한 숲에 웃음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썰매를 가지고 갈걸.... 푹한 기온에 눈도 녹아 질퍽거릴거라 짐작하고 맨손으로 터덜터덜 썰매타는 공터까지 갔더니 왠걸 다들 썰매 가지고 나와 쌩쌩 미끄러져 내리는게 여간 재밌어 보이지가 않더군요. 결국 두딸과 관제탑, 온몸으로 썰매탔습니다. 바지 엉덩이 철퍽 눈바닥에 붙이고 끼야호 함성지르며 굴러내려가고 미끄러 내려가고 볼이 빨개져서 입김 뿜으며 달려 올라와 또 내려가고.... 한시간 족히 그렇게나 재미있게 탔습니다. 마침내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아이들 장갑도 축축하게 젖어 돌아가야 할 시간. 작은 딸내미가 썰매 타느라 걸을 힘도 없이 피곤하다길래 아빠 모처럼 등판을 내밀어 업어주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을 업어 줄때면 항상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국민학교 1,2 학년땐가 저녁을 먹다 체했던가 갑자기 배가 아파 떼굴떼굴 굴렀습니다. 4km 떨어진 읍내에 나가야 약국이나 병원이 있기 때문에 비오던 그날 밤 아버지께서는 저를 들쳐업고 그 어둡고 먼길을 걸어 읍내까지 나가 소화제 한 숫가락을 구해 먹이셨던 기억이납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등에 배이던 그 땀방울도요. 이제 어느덧 내가 그때의 아버지가 되어 딸들을 업어줄라치면 그날 밤 아버지는 나를 업고 그 먼길을 얼마나 힘들게 걸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항상 떠오릅니다. 아까도 눈썰매 타는 재미에 속옷까지 적시고 피곤해 하는 작은 딸내미가 갑자기 측은해 보여 등에 업고 성큼 성큼 집으로 돌아오는 1km 남짓의 길. 저려오는 팔 추스리며 아버지는 국민학교 1학년 아들내미를 업고 걸으실때 이맘때쯤 어떤 맘이셨을까 헤아려도 보다가 결국... "얘, 이제 내려! 추운데 업혀가기만 하면 너 감기걸린다!" 해서 손잡고 걸어왔습니다. 아으~ 팔 아퍼. 요즘애들은 발육이 좋은가봐 -_-;; 비행하는 날, 토요일.(엇그제) 바람이 불어주지 않는데 비행결재를 받아놓으면 뭐 합니까? 게다가 아침부터 중요한 회사일이 있는데 어떻게 나갈 수 있겠지 하고 어젯밤 눈구덩이에 무작정 박아놓은 차가 헛바퀴만 돌 뿐 꼼짝도 하지 않아 지하철 타고 눈삽 사가지고 와서 눈 무더기 퍼내고 결국 출근하니 2시간이나 늦었고 그사이에 회사에선 난리가 났고..... 비행도 못하고 일은 일대로 못한 처절한 주말입니다. 따라서 이번주에 재생처녀 J-3 Cup 슬롭비행하기로 했던 것은 개조도 덜끝났고 해서 다음주로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휴일 내내 틈날때 마다 개조작업을 해서 기구한 운명의 J-3 Cup은 이제 재생처녀 완성 95%를 앞두고 있습니다. 개조 내용은 - 슬롭기이므로 엔진을 떼낸다(지난번 추락때 이미 떼어졌음). - 엔진이 없는만큼 앞쪽 무게를 보충하기 위해 서보를 최대한 앞으로 옮긴다. (앞 방풍창 바로 아래까지) - 동체후부 살을 깎아낸다(미익, 수직핀, 동체후부에서 뭉텅뭉텅 잘라냈다). - 수신기는 발사동체 최전방으로, 즉 연료탱크 자리에, 600mah밧데리는 엔진자리에, 즉 기수 EPP 덩어리 사이를 파서 심는다. - 미크로 서보 서너개 무게만큼은 나갈듯 싶은 메인랜딩기어는 첫 비행 후 뗄까 말까 결정한다. (순전히 폼을 위해 달기엔 너무나 부담스러운 존재) 대략의 기자재를 올리고 측정해 본 예상 비행 중량은 550g 정도가 될것 같습니다. 다음주엔 반드시 언덕에서 던져버리고야 말겠습니다.(바람이 가물가물 하더라도!) 아, 그리고 온전한 채로 무사히 회수도 해야겠지요. P.S. 저는 아직 윤몽 교수님의 출제방식에 따른 제비우스 정회원 시험을 볼 자격마져 없는것 같습니다. V는 재기로, t는 미익 없는 B-29처럼 보이긴 하는데, 그리고 재기수색 노가다도 열심히 뛸 수 있는데... 재생처녀 J-3 Cup의 기수가 뭉그러져서 '비행기 복원은 다시 날 수 있게 하는것!' 이라는 명제에 입각해 카울을 에폭시+유리섬유 적층으로 복원하는 틀 제작작업을 한창 진행했었습니다.(제가 왜 그랬는지 저도 므르겄심미다. 엔진 씌울것도 아니면서...) 그런데 점심시간마다 저에게 EPP 슬롭비행 복음(늦어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 오십시요! 깨져도 깨져도 안깨지는 이 신비한 세계로! 육체건강, 정신건강 이보다 더 좋은것은 없습니다!...)을 귀에 딱지 앉도록 전도 당하셨던 직장 선배가 제 하는 양을 보시더니 "이영헌씨 뭐해?" "비행기 엔진 뚜껑을 뜰 틀입니다." 했더니 "그 왜 안깨지다는 재료 있다메, 그걸로 한번 해 보지? " 하시더니 제가 일전에 설법때 사용하고 창가에 놔두었던 컴퓨터 포장용 EPP덩어리를 집어 마구 마구 내려치시더군요. (제가 그때 설법때 그 쪼각 마구 내리치며 '보셨죠? 보셨죠! 이게 이렇게 대단한 물질이라구요. 그러니 네? 제발 오세요!'했었습니다.). "오~! All EPP '대부도'는 왜 그때서야 생각나며 장기성님의 멋진 All EPP '머스탱'은 왜 그때야 생각나는 것인고." ..... 그때부터 열심히 EPP 다듬어 재생처녀 J-3 에게 지금과 같은 코를 달아주게 되었습니다. ..... 아무래도 저는 제비우스 비행클럽에 뒷문으로 들어왔나봐요. 요즘들어 정회원 승격자격 가지고 상당히 심각한 이야기들이 오가던데..... (그래도 아직 제겐 EPP 가 꿈의 물질입니다. 함부로 아무데나(?) 쓸 수 없는, 아끼고 아껴야 하는.... 그랬길래 통상의 뱅기 복원작업에 그 비싼 EPP를 낭비할 수 없다는 무의식이 작용했었겠지요....) 이젠 EPP 판도 넉장이나 쟁였는데 좀 쓰며 살아야 할것 같습니다. 심지어 누군가 유리컵 포장에 필요하다면 "좋은 재질이 있는데 쓰실래요? 던져도 던져도 안깨지는 그넘 이름은 EPP 라고 합니다..." 이렇게요..... 맨 위로 2002/1/8(화) 흐림 -25, 환율:1$=30.14루블 기나긴 연휴를 끝내고 일터로 복귀하는 날, 날씨도 정신이 바짝 들도록 차갑습니다. 어젯밤 예보에는 -30도는 될거라 하기에 연휴샘 톡톡히 치를 모양이라 걱정했는데 어두운 아침, 그정도는 아니지만 가슴이 따끔거려 숨쉬기가 힘들고 차창 눈 털어내는 맨손이 1분도 안되어 따끔거리는 걸로 보아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인듯 합니다. 얼마전에 새로 갈아 준 생생한 밧데리 덕분에 자동차 시동은 기어코 걸리지만 차가운 엔진 온 관절이 삐거덕 거리는 소리가 가슴을 후벼팝니다. 불쌍한 것.... 올 한해 일터의 일도 잘 풀리고 지하실에 벌여 놓은 신병기 제작도 좋은 성과가 있어야 할텐데 아직도 한참동안은 다른 생각 못하고 오로지 살아남기 수준의 겨울날을 보내야 할듯.. 2002/1/6(일) 흐림 -5 ~ -20, 환율:1$=30.14루블 신년 두번째 연휴 중간날. 정교회 성탄절 전야. 크레믈린 경내 크레믈룝스끼 드보레츠에서 젯스까야 욜까(아이들 전용 성탄,신년공연)가 열린다고 해서 가족들과 함께 크레믈린으로 가는 길. 초저녁 은은한 조명에 빛나기 시작하는 레닌도서관 남단 건물입니다. 공연 그 자체야 만화영화 한편에 한시간짜리 아동 뮤지컬 한편, 그리고 이젠 물릴 정도로 주고 받은 초콜렛 사탕모음 한 박스씩 나눠 주는걸로 전부이지만 정작 그 외의 시간이 즐거운게 축제이지요. 극성엄마가 부지런을 떨어 이 추위에 한복 입혀가지는 못하고 따로 싸 간 효과를 톡톡히 보긴 했지요. 머릿결 예쁜 두 동양소녀들이(흠~) 하늘하늘 꽃분홍색 한복을 입고 홀로 들어서니 모두들의 시선이 쫘악. 오른쪽 저 꼬마 보이시죠. 다들 그렇게. 사진 찍혀주기 위해 광대분장하고 이곳 저곳에서 아이들을 끌어 모으던 배우들도 본업 팽개치고 우리 딸래미들하고 사진 찍자고 달려들었답니다. 우리가 그랬듯이 아이들에겐 이런것들이 어린날의 좋았던 기억 한페이지에서 오래 오래 머물러 있겠지요. 맨 위로 2002/1/5(토) 흐림 -8, 환율:1$=30.14루블 신년비행 지각일지를 올립니다. - 우리가 비행을 하긴 했나요?- 지난 12월 내내 공치고 신년들어서도 바람 사정은 좋아질 기미가 안보입니다. 서북에 1~3m/s. 아무래도 오늘도 공칠것 같은 기분이 감돌지만 모처럼 김재수님 만나 수다도 떨고 비행 공치면 회사 지하실에서 이제나 저제나 썰리기만을 기다리는 F-86 손도 봐줄겸 해서 길을 나섰습니다. 매일같이 영하 17도를 오르내리던 기온도 오늘만은 좀 포근해 져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김재수님 기숙사로 향하는 길, 다닐롭스끼 시장앞 광장입니다. 저 돔형 지붕 시장 안에는 원색의 남국 과일이며 붉은 고깃덩어리며 사고파는 활기가 바깥의 겨울을 잊게 하겠지요. (음~ 논물 보러 가는 농부 아저씨 같군요) 김재수님 반갑게 만나 요즘 게시판에 부는 MSN ID 바람 이야기며 747 제작이며 서로 구상중인 새 비행기 이야기를 나누며 슬롭장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도중 거리의 깃발 힘없이 늘어진거 보면서도 들판 바람은 또 다를것이라고 서로 최면을 겁니다. 도착해서 제가 주섬주섬 발렌끼 갈아신는 모습을 김재수님 좀 한심하다는듯이 바라보시더군요. 그렇지만 잠시후 김재수님 생각 달라집니다. 역시 바람은 없었습니다. 우선 차안에서 오이피클이랑 통닭 한마리 가볍게 먹어 치우며 바람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닭써는 칼에 손도 썰어 붉은 피로 새해 비행고사도 올렸지만 기다리던 바람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김재수님 시험 볼 자격이 안나와 울적한 기분에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철수하기엔 너무 억울하니 코끝에 바람냄새라도 맡고 몇번 던져보기나 하자고 언덕에 섰습니다. 첫번째 런칭에서 김재수님 재기는 홀홀 제법 날더군요. 저도 주먹코 재기에서 동전 한웅큼 뜯어내고 던져 보았습니다. 결국 한바퀴 돌리기가 버거웠습니다. 던지고 주워오고 던지고 주워오고 재미없는 초식을 펼치는 가운데 제 발렌끼는 무릎까지 차는 눈밭에서 제 역할 훌륭히 해 주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밑바닥에 못을 못박아 미끄러지는건 감수해야 했지만. 그러다가 한번 재수님 재기가 야트막한 나뭇가지에 열렸는데... 언덕 아래로 사라졌던 재수님께서 재기를 따서 올라오긴 올라 왔는데 표정이 영 말이 아니었습니다. 흐~ 발에 눈들어 왔어요-_-;; 그러면서 여전히 뽀송뽀송 건재한 제 발렌끼를 부러운듯이 바라보시더군요. 하긴 단목 등산화로 무릎까지 차는 눈속을 헤매고 돌아다니셨으니 아무리 신발끈 꽉 졸라매도 당할 수가 없지요. 결국 좀더 깊은 눈밭 헤맬때를 대비해 갖고 왔던 발토시를 드렸습니다. 발토시 신기에 열중이신 김재수님. 관제탑것 차출해 왔는데 스판이라나 뭐라나(슈퍼맨 쫄유니폼 재료?) 임시로 유용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모형비행 후배께서 한 수 지도중...자세가 딱 잡혀 있습니다) 안 날으는 재기 억지로 집어 던지며 언덕에 눈길 닦기에도 지쳐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뚜쉰스끼 모형점이랑 스똘리챠 하비에 들러 최근 물건 구경좀 하기로 했습니다. 모형점은 연휴라 바깥쪽으로는 close팻말 내걸렸는데 안쪽에 인기척이 있어 빠꼼 들여다보며 쥔장 없수~ 했더니 초창기부터 안면텄던 세르게이가 Lee, 들어오우~ 해서 새해인사도 하고 물건 구경도 할 수 있었습니다. F-86에 씌울 알미늄색 필름을 구하는데 지금건 색상이 너무 짙어 아무래도 해외 오더를 때려야 할 것 같고 겸사겸사 카본봉도 시급히 주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잠시 후 김재수님을 회사 지하 작업실로 초청해 한 수 지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목공 할아버지 작업실인데 제게도 키가 있습니다. 전기톱이며 그라인더, 바이스도 있고 각목 판재등이 곳곳에 널려 있어 첨 보는 사람은 기겁을 하게 어지러운 곳이지만 제겐 더없이 편안한 장소입니다. 김재수님 이곳에 들어서서 와우~ 탄성을 지르며 둘러 보시더니 아주 맘에 든다면서 자기 학교 마치면 이곳에 전공기술자로 취직해서 저랑 같이 땡땡이 치고 숨어서 비행기 만들면 딱이겠다고 해서 파안대소.. 수업료로 얼마전 받은 코로플라스트도 한판 드리고 발렌타인도 한잔 드리고 한 수를 배웠는데 덕분에 결정적인 실수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진 익형을 통째로 폼에 붙여 윗면, 아랫면 차례로 썰면 되겠지 했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먼저 윗 익형을 양끝 연장선을 늘여 길게 오리고 아랫익형도 마찬가지로 연장선을 늘여 각각 제작하더군요. 그래야 컷팅때 앞전 뒷전이 제대로 살아난다고요. 김재수님께서도 F-86 1:1 실척도면을 처음 보시더니 저랑 똑같은 걱정을 하시더군요. 김재수님: 와우~ 이거 동체가 이렇게 뚱뚱해서 날겠습니까? 저: (속으로 찔끔하면서도) 바람이 세면 빨래판도 난다잖아요.... 김산님 X-29도 날았고 윤몽님 미라지도 날았는데요 뭐.... 김재수님: 음~ 그래도 이대로는 절망적이예요. 동체살을 더 빼야.... 저: 그것만은 안되요. 동체를 죽이면 멸치 세이버랑 다를게 뭐 있나요? 김재수님: 흠~ 그러면 날개를 좀 키우시죠. 그러자면 익단 템플릿 새로 만들어야 하겠네... ...... 그래서 양 날개끝을 표 안나게 5cm씩 키우기로 했고 익단 템플릿은 그대로 써서 전체 면적이 조금이나마 넓어지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너무 팽팽하게 조이다가 니크롬 열선 한번 끊어먹고 파워써플라이 한번 떨어뜨려 다시 트랜스가 덜그럭거리고 스티로폼 덩어리 자르고 앞전용 EPP 잘라 붙이고 세시간여 만에 결국 날개 두쪽이 탄생했습니다. 처음 썰은 사제 날개라 한쪽 날개는 뒷전이 좀 두껍게 나왔고 물결도 있어 샌딩작업이 좀 필요할 듯 합니다. 썰어놓고 보니 재기 날개에 비해 너무 작고 얇아 보이고 아직 보강을 못해 나비날개처럼 하늘거립니다. 아 저것이 어떻게 동체를 업고 하늘을 나를꼬...(걱정, 근심) 맨 위로 2002/1/4(금) 흐림 -21 ~ -10, 환율:1$=30.14루블 이곳에서 이미 아홉차례 겪는 풍성한 연휴가 다시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월요일이 정교회 성탄절인 관계로 토, 일, 월 3일 연휴가 자연스레 형성되었습니다. 만약 성탄절이 화요일이었으면 어땠을까요? 당연히 토요일 일하고 일,월,화 3일 연휴 만들었을테지요. 그럼 목요일이 성탄절이었다면?(음~ 좀 어려운 문제군) 답은 당연히 금요일날 과감히 쉬고 일요일날 일한다 입니다. 정말입니다! 그런날이 언젠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거일도 일요일은 피해서 정해야만 하는 분위기에 익숙하신 분들께는 황당 그 자체겠지만 고저 이곳에선 그거이 자연스럽습네다.(그리고 사실... 좋잖아요?). 그러면... 제 아무리 연휴 만드는 탁원한 재주 가진 러샤정부라도 도저히 염치 없어서 3일 연휴를 못 만들어내는 공휴일 날은? (-_-; 무시해서 죄송합니다). 정답: 당연히 국경일이 수요일인경우 (T_T; 안타깝습니다!이걸 어쩌나!) 아드~윽한 옛날 남들 일할때 일하고 남들 쉴때 일하던 시절, 이 이상한(?) 현상을 가지고 도표 그려가며 분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냥, 왜 이리도 연휴는 자주 오는가, 피곤해 몬살겠다 하고 넘어가기를 어언 몇해. 어느 연휴날인가 고즈넉히 일터에 앉아 달력 펴놓고 화살표 이리저리 그어 보다보니 경악스러운 결론이 도출되더군요. 수요일이 아닌 모든 국경일은 3일 연휴다!(으악!) 이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지난 달력과 지난 제 일기를 대조해 보셔도 될겁니다. ..... 그리고 이 명제에 의거해 올해 연휴 예언을 하자면.... 3월 8일 국제여성의 날은 금요일이므로 자연스레 토, 일 3일 연휴가 된다(음~ 거야 뭐 당연하지..) 그러나! 국경일이 많은 5월에 접어들면 갑자기 황당무괴한 휴일 예언이 나옵니다. 지금처럼 혹독한 겨울을 반년 가까이 견뎌낸 러샤인들에게 새싹트는 5월은 그야말로 지옥에서 천국으로 들어서는 문턱이지요. 환희도 큰만큼 5월 1일 노동절은 특별히 2일 연휴로 정하기로 땅!땅! (일동 박수 짝!짝!짝!). 그래서 수,목 연휴입니다. 그리고 껄끄럽게도 금요일이 평일이니까 내친김에 쉬고 일요일날 일하자 가 될것입니다. 5월의 놀자 즐기자 행진 예언은 이것으로 끝나는가? 물론 아닐것입니다. 다시한번 억지(?)가 되풀이 될겁니다. 다음주 목요일, 다시 승전기념일 국경일이 옵니다(독일 넘들을 5월에 물리친것은 참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러니 선례에 따라 평일 금요일 쉬고 일요일 일할겁니다(국정 근무시간은 채워야 하니 -_-;) 그리고 6월 12일 상반기 마지막 국경일이 금쪽같이 박혀 있습니다. 이름하여 '독립 기념일'(모스크바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러시아 국경일 중 가장 이해가 안되는 국경일입니다.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연방 공화국들이 독립해 나간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지만 땅 욕심 유별난 CCCP(에쎄쎄르), 러시아로선 오히려 상실의 날 아닌가요? 그저 구실 갖추기 위한 휴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자꾸....). 암튼 이날은 유감스럽게도 딱! 수요일에 걸려부렀습니다. 그리하여 눈물을 머금고 주중 휴일을 조용히 보내는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7,8.9월은 조용합니다. 휴가의 계절이니까요. 연 1개월 유급휴가제도가 아직도 유효해 도시가 텅텅 비는데 공휴일이 뭔 필요가 있겠습니까? 흑해로, 크림으로, 지중해로.. 아니면 근교 숲사이에 지은 다차 오두막에서 환상적인 여름을 보내고 (때에 맞춰 아이들의 학기말 방학도 두달 반 이상 계속됩니다.)이제 다들 도시로 돌아와 일을 시작하고 노동의 10월을 힘들게(?) 보내면 다시 달콤한 연휴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11월 7일은 혁명 기념일. 목요일입니다(그러면?). 금요일 쉬고 일요일 일하겠죠.(올핸 왜 이렇게 속 보이는 날이 많은거야..) 다음 달력을 넘기니 읔! 12월 12일 러샤 제헌절이 또다시 목요일이군요. 간 김에 계속 가 금요일 일하고 일요일 일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럼... 올해 연휴 예언은 끝났나요? 연말 휴일은 자기 정하기 나름이라서 예언조차 불가능하군요. 다만 서양 성탄절부터 정교회 성탄절까지 거의 보름여간은 거리에 차들이 확 줄어든다는게 느껴지니까 알아서들 판단하시길.... 저는 연휴 맞으러 들어갑니다. 맨 위로 2002/1/3(목) 흐림 -21, 환율:1$=30.14루블 장장 4일간의 신년연휴를 잘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잘 쉰 모양인지 찢어진 입술도 아물고 눈빛도 초롱초롱한게-_-; 역시 새해는 맞고 볼 모양입니다. 새해 연휴는 밖에 나가 불꽃놀이라도 즐기라는 제트 마로즈(동장군 할아버지)의 마음씀 덕분이었는지 좀 푸근했다가 연휴 마지막날 밤인 어제부터 본격적인 동장군이 찾아왔습니다. 아침 기온 영하 21도. 거리에 세워져 있는 차 밤 열두시까지 두시간 간격으로 원격시동시켜 오일을 저어준 덕분인지 오늘 아침엔 시동 성공했습니다. 연초부터 이 무슨 길조란 말인가! 연말부터 꿀벌집처럼 웅웅거리는 일터의 소란이 가라앉을려면 아직도 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새해부터 찾아오신 방문객들 서운하지 않게 우선 지난 사진이라도 몇장 올립니다. Another Wonderful World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여러분들께 권하고자븐 사이트들입니다.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 남기실 말씀은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입니다. 모든 메일 환영합니다. yhlee25@hotmail.com 당신께서는 번째 방문객이십니다 맨 위로 *별도 표기가 없는 사진 및 글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으므로 영리목적의 무단전제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All materials contained herein(with exception of additional mention)are the property of Lee Young Hun, and protected by copyright. They are intended only for the persnal use and may not be reproduced or commercially presented without the permit of Lee Young 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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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사진작가 피에르 윌리암 헨리의 사진첩 Siberia 중에서
한번밖에 안가본 대부도의 동편언덕이 어디메며 인사를 한번은 나눴던 듯 한 저 분들은 누구일까? 다시 더 좋은 바람을 쫓아 차를 타고 헤메던 그 무수한 곳들, 산과 길들.....
그렇게 꿈속에서 조바심을 치며 언덕을 찾아다니다 언제나처럼 아쉽게 잠이 깹니다. 밤새, 이 바람이 내일까지 이어지십사 하는 간절한 맘이 전달됐던지 간밤의 광풍은 아직까지도 저 멀리 온수공장 굴뚝의 연기를 밀다 못해 뒤로 내리 누르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관제탑 이하 두 공주 쫄병들에게 미리 못을 박았습니다.
"너희들! 오늘도 아빠 따라와도 되지만 오늘은 하루종일 언덕에 있을거니까 지난번처럼 춥다고 일찍 들어가자거나 하면 듀금이야!" 했더니 관제탑, 놀라서 "야~ 야~ 아빠 봐라~ 오늘은 비장하다?....(망설임. 지난번 처럼 하면 안되겠네!)" 하고 물공주 큰 딸내미 "헤~ 그래도 따라 갈거야~" 그러는데 실속파 작은공주가 "그래 뭐, 추운데 따라가서 고생할 필요 없잖아? 우리끼리 집에서 놀면 되지!" 해서 결국 홀홀단신 가뿐한 출격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가 보니 참 현명한 결정이었습니다. 차를 들었다 놨다 하고 아파트 전체를 떠메고 갈듯한 강풍에 민간인들은(?) 차 밖으로 나올 엄두도 못냈었을 겁니다.)
김재수님은 이 좋은 날 대체 뭐 하실까? 자뭇 안타깝기는 했지만 운명이려니 생각하고 단독출정,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수시로 창밖 거리의 깃발이랑 하늘의 구름 흘러가는 속도 등을 관찰하며 행여나 이 바람이 죽을까 노심초사 하며... 드디어 도착, 서편언덕쪽 아파트 단지 앞에 차를 세우고 차문을 여는데 바람이 거의 살인적이었습니다.(초속 20미터 이상? - 땅에 쌓인 눈가루가 모래알처럼 얼굴을 때리는 가운데 몸을 45도정도 앞으로 기울이면 걷기에 편안한 자세..). 아파트 단지를 휘돌며 가속을 얻은(트랜지스터 아파트?)바람이 강제로 차문을 닫으려 해서 바람과 싸우며 겨우 차에서 빠져나와 트렁크 속의 출격기를 꺼내는데 이 또한 트렁크 뚜껑이 자꾸 머리를 내리쳐 간신히 재기 두마리를 꺼낼 수 있었습니다. J-3의 연약한 날개를 섣불리 꺼냈다가는 이 바람속에 주차장에서 언덕 끝까지 가기도 전에 부러져 나갈 듯 해 우선 차 안에 두고 상황을 살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굉풍은 아파트 건물이 빚어내는 조화일 뿐 그곳에서 한 50m 떨어진 언덕 끝에 서니 바람이 그정도는 아니더군요. (약간 실망.) 그래도 재기 정도는 충분히 띄워 올리고 만약 날개 긴 발사 글라이더 정도라면 날리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제겐)딱 맞는 바람이 훅~훅!, 또는 홀~~홀~ 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맘놓고 우선 재기LE를 던졌습니다. 강한 서풍을 받고 순식간에 떠오르긴 하는데 예전엔 그런대로 바람을 타고 나가던 물건이 오늘은 머리만 들뿐 영 앞으로 나가질 못했습니다. 바람에 밀리다 못해 16층 아파트 뒤로 넘어갈까 두려움마져 생기더군요. 그래서 우선 다운키로 전진시키고 스파이럴 다이브로 고도를 떨궈 일단 그놈을 다시 내손안에 넣었습니다.
전해오는 말씀에... 오늘같은 날은 추를 듬뿍 달으렸다! 추란...50원, 100원, 500원 동전이며 2루블 5루블 동전이렸다. 해서 주머니를 뒤적였는데 오늘따라 그동안 잔돈 버거워 다 털어 버린 뒤끝이라 단돈 5루블, 2루블 단 두개 있더군요. 우선 그놈 붙이고 던져 보니 쫌 앞으로 나가긴 나가더군요. 그래도 고개를 들길래 어디 몽키스패너(-_-;;)는 없나 하고 살펴보는데 누군가 흘린 2루블짜리 동전이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오호라~ 돈도 줍고 추도 달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홀~홀~ (바람에 얼어 웃음이 그렇게 밖에 안나옵니다) 그렇게 해서 재기 LE는 까마득히 올라가 그간의 제 속 찌꺼기를 마냥 털어내 주다가 난기류에 휘말려 푹~! 떨어져 내리다가 하며 즐거운 두어시간을 제게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뒤에 아파트가 서있고 슬롭 자체가 깨끗하지 못해서인지 바람의 기복이 심해 한번 난기류에 빠지면 마치 여객기 푹 떨어질때 느낌처럼 재기가 맥을 못추고 꼬리부터 풍덩 떨어져 내리는데 이럴때면 유격대장님 생각이 항상 납니다. 지난여름 황금산에서 바람길 가르쳐 주시던 모습이요. 저도 이곳을 찾을 미래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그 정도 실력은 갖춰야 할텐데...) 그런중에 맑던 하늘이 흐려지더니 바람이 아주 불규칙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메쩰이 오는구나! 곧 건너편 서쪽 언덕부터 뿌옇게 흐려지는것을 보면서도 모처럼만의 만땅 비행 무엇이 두려우랴! 해서 이번엔 전동재기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바람에 순응하며 바람을 타는 슬롭기를 날리다 모처럼 인공동력을 이용하는 전동을 올리니 그 까불까불 함이란.... 덕분에 눈발속에 갈길 잃은 까마귀도 요격하며 전지전능(?)의 파워를 또 다시 체험했지만 쯥~ 전동은 역시 슬롭비행의 한 대안일 뿐입니다. 눈발속에 두팩 하며 nearpass때마다의 그 왱~ 하는 박력음으로 산책나온 어린이들에게 꿈도 심어 주었지만 역시 그 매력적인 중독성은 없습니다. 눈보라가 그친 이후에도 바람이 처음처럼 깨끗하지가 않고 적당히 피곤하며 슬슬 어두워지므로 올 겨울 들어 그래도 가장 짜릿했던 하루 비행을 접기로 했습니다.
돌아 오는길. 다시 메쩰이 몰아치는지 창밖이 온통 뿌염이라 살살 돌아왔습니다. 회사 작업실에 들러 기체 내려 놓는 중 J-3 타각 테스트를 해 보려 했더니 분명 밧데리가 만충상태인데도 수신기 스위치를 처음 켤때만 써보가 움찔 하고 먹통이 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밧데리를 다른 것으로 갈아 보아도 마찬가지여서 결국 수신기 고장으로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 JR MAX 5 기종이 오래되어 수리가 될진 모르지만 수리 맡겨야 할듯 하고 마침 미래의 F-86에도 가벼운 수신기가 필요하므로 세번째 미크로 555 수신기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P.S. 그런데 지난번 J-3를 차에 싣는 도중에 스위치가 켜졌는지 다음날 수신기 밧데리가 완전히 방전된 적이 있었는데 그럴경우 수신기 자체에 무리가 가서 망가지는 수도 있는지요?
1월 25일 오늘은 따찌야닌 젠(따찌야나의 날), 학생의 날, 그리고 구소련 음유시인 비쏘츠끼의 생일이 겹친 날입니다. 예전에 이날에 대해 연구 고심하고 쓴 기억이 있어 옛날 일기를 뒤져 보았더니 예전의 저는 참 착실하게도 조사해 링크 걸어 놓았더군요.....암튼 그런 날이랍니다. 오늘은.
요즘은 바깥일이 많아 자주 거리구경을 합니다. 이 음울한 겨울의 모스크바에서 가장 제 눈길을 끄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까마귀랍니다. (집에서 이것 보면 또 혼나겠군요....) 최근 비행동료 김재수님으로부터 건물을 바람막으로 하는 평지 슬롭(?)쏘어링의 세계도 있다더라 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높은 건물을 유심히 살피는 버릇이 들었는데 오늘 모스크바 강변에 높게 솟은 벨릐돔(정부청사)(숙제- 곧바로 그 사진으로 가게 만들라!)건물을 지나다보니 남서향 옥상에서 까마귀들이 아주 여유롭게 바로 그 "슬롭 dog fight"를 하더군요. 날개 접고 온몸으로 떨어지며 적기(적까마귀)를 요격하고 다시 날개 쫙 펴서 바람타고 급상승해서 안테나 탑 끝에 수직 착륙을 하고..... 깍~깍! 거리며 먹이를 탐해 서로 눈치 봐 가며 날개 퍼덕 거려 가며 쓰레기통에 내려앉는 보통때의 까마귀들과는 다르게 날개 퍼덕임 없이 우아~하게, 우아~ 하게 바람타기를 즐기는 것이 분명한 그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제가 슬롭비행을 알게 된 다음부터 낮이나 밤이나 꿈꾸는 환상의 슬롭비행세계를 저 하찮은 까마귀들은 매일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 낼 일기예보에는 비록 서풍이지만 바람이 제법 좋다고 경고(?) 하고 있습니다. 가끔 몰아치는 강풍에 간판 조심하라고요. 낼은 아무래도 우리 언덕에서 짜릿한 경험을 하고야 말듯한 짜릿한 예감을 온몸으로 안고 퇴근합니다.(그러니까 김재수님, 내일 꼭 동참하세요!)
다시 따뜻한 겨울, 그자리에서 뒤돌아서 바라본 모스크바 강 지류 북쪽.
그곳에 갈때면 항상 동화속같이 아련한 느낌이 드는 끄라스나야 악챠브리(붉은 10월)초콜릿 공장 (왼편 고색창연한 적벽돌 건물)과 이름모를 차가운 새건물 사이의 골목길. 이곳에 가면 항상 달콤한 향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에 갈때면.... 예전, 관제탑과의 연애시절, 그녀의 집이 자리잡고 있던 근처에 크라운제과가 있었습니다. 늦은 밤, 데이트를 마치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그녀를 태워 집까지 바래다 주고 돌아오는 길, 밤공기 속에 맡아지던 그 달콤한 냄새가 다시 생각 납니다.
그래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상태로 바람을 살피는데 바람마져도 요르쉬에 꿰어 다 죽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동을 준비했으니까 하며 긴긴 겨울 집안에 갖혀 지칠대로 지친듯한 가족들 넓은 들에서 산책도 좀 하라고 썰매 싣고 함께 언덕으로 출발했습니다. 여전히 휭 한 머리 쥐어뜯으며 으~~~ 김재수님 조인 전화가 왔었는데 제가 가족들 같이 나간다고 하니까 부담스러우셨던지 곧바로 다시 전화하셔서 전동 준비도 안됐고... 하시면서 다음기회로 미루시더군요. 제것 띄우시면 될텐데요 했지만 굳이 사양하셔서 음... 우리클럽 분들 맘씀이가 서로에게 부담지우지 않는 것이기에 그럼 그러시라고 말씀드리고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언덕 낭떠러지 코앞까지 차를 몰고가 세우고 절벽가에 섰습니다. 따뜻해진 날씨에 폭신했던 눈들이 녹다 얼다를 반복해 예전엔 언덕이라 불리던 지형이 이젠 딴딴한 빙판 낭떠러지로 변했습니다. 한번 미끄러지면 저 아래까지 그냥 미끌어져 내릴것같이 험악한 지형이라 살벌합니다.
전동, 슬롭재기, 그리고 J-3 슬롭버젼개조기까지 총동원 했지만 저 뒤 굴뚝 연기에서 벌써 오늘 공침의 조짐이 보이는군요. 우선 사진 한장.
작은 공주님께서 아빠 비행기를 들고 포즈까지 취해주는 특별 써비스를.... 그대로 뒤로 돌아서면 깡통로보트 윙 장착 버젼이 될듯...
비행은 전동 두팩으로 끝냈습니다. 두달여 바람탓만 하며 제대로 손가락을 못놀렸더니 녹이 팍팍 쓸어있음을 절감했습니다. 조종이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기라니... 첫팩 중간쯤부터 멀리 올리던 전동재기 가까이 끌어와 후지르기 하니 무의식속의 감이 살아 났지만 써멀 탐색을 위해 깨알만큼 멀리 보낼땐 자세판별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먼곳 안보고 코앞의 것에만 눈촛점을 맞추고 겨울을 보냈다는 증거겠지요. 하지만 전동은 피곤하고 지치더군요. 바람은 하나도 없었지만 J-3 한번만 던져 비행 특성을 보기로 했습니다. 수초간의 비행으로 앞이 가볍고 러더 반응이 둔하고 승강타각이 크고 제자리 비행시 실속한다는 특성을 파악하고 랜딩기어 커버 쪼개지는 것으로 시험비행 마쳤습니다. 보강할 곳 보강해서 다음주 다시 한번 제대로 비행하려 합니다. 슬롭재기LE는 기수의 주먹코를 떼내는 대신 일반서보를 심어 보완하며 약간의 무게추를 기수에 심어 전체 형상이 날렵해짐과 함께 50여그램의 무게부담을 더 받게 되었습니다만 오늘 던져본 결과로는 바람만 약간만 있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것 같고 거기에서 나온 미크로 써보 2개를 쎄이버 날개에 심으면 될 듯 합니다. 가져온 썰매를 타기엔 슬롭이 너무 우악스러운지라 일찌감치 포기한 가족들이 무언의 재촉을 하는 바람에 조기철수를 하고 시내 싸고도 맛있게 샤실릭을 하는 집에서 늦은 점심을 때우고 이번주 비행을 접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다음주에는 분명 멋진 비행이 있을거라는 예감이 뭉클뭉클 듭니다....
큰딸아이 코가 노래지도록 신나게 놀았던 방학도 다 끝나고 내일부터는 학교가는날. 서운해서 어쩌나..방학의 마지막날을 그냥 보낼 수 없다 해서 원랜 오늘 가족들과 다 함께 슬롭으로 가서 비행기도 띄우고 언덕아래 분지에서 눈밭 산책도 하고자 했건만 바람도 막막하거니와 방학동안 늦잠자는 버릇이 생겨 아침먹고 나니 벌써 오후. 그래서 가까운 숲으로 산책이나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두달가량이나 영하 20도를 밑돌다 기적같이 0도 가까이 올라가는 푹한 날씨가 며칠동안 계속되자 숲속의 나무들은 탐스런 눈꽃을 벗고 앙상한 모습으로 되돌아 가 썰렁하기만 합니다. 누군가 제법 솜씨를 부려 만들어 놓은 눈사람 부부(?)가 삭막한 숲에 웃음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썰매를 가지고 갈걸.... 푹한 기온에 눈도 녹아 질퍽거릴거라 짐작하고 맨손으로 터덜터덜 썰매타는 공터까지 갔더니 왠걸 다들 썰매 가지고 나와 쌩쌩 미끄러져 내리는게 여간 재밌어 보이지가 않더군요. 결국 두딸과 관제탑, 온몸으로 썰매탔습니다. 바지 엉덩이 철퍽 눈바닥에 붙이고 끼야호 함성지르며 굴러내려가고 미끄러 내려가고 볼이 빨개져서 입김 뿜으며 달려 올라와 또 내려가고.... 한시간 족히 그렇게나 재미있게 탔습니다. 마침내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아이들 장갑도 축축하게 젖어 돌아가야 할 시간. 작은 딸내미가 썰매 타느라 걸을 힘도 없이 피곤하다길래 아빠 모처럼 등판을 내밀어 업어주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을 업어 줄때면 항상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국민학교 1,2 학년땐가 저녁을 먹다 체했던가 갑자기 배가 아파 떼굴떼굴 굴렀습니다. 4km 떨어진 읍내에 나가야 약국이나 병원이 있기 때문에 비오던 그날 밤 아버지께서는 저를 들쳐업고 그 어둡고 먼길을 걸어 읍내까지 나가 소화제 한 숫가락을 구해 먹이셨던 기억이납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등에 배이던 그 땀방울도요. 이제 어느덧 내가 그때의 아버지가 되어 딸들을 업어줄라치면 그날 밤 아버지는 나를 업고 그 먼길을 얼마나 힘들게 걸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항상 떠오릅니다. 아까도 눈썰매 타는 재미에 속옷까지 적시고 피곤해 하는 작은 딸내미가 갑자기 측은해 보여 등에 업고 성큼 성큼 집으로 돌아오는 1km 남짓의 길. 저려오는 팔 추스리며 아버지는 국민학교 1학년 아들내미를 업고 걸으실때 이맘때쯤 어떤 맘이셨을까 헤아려도 보다가 결국...
"얘, 이제 내려! 추운데 업혀가기만 하면 너 감기걸린다!"
해서 손잡고 걸어왔습니다. 아으~ 팔 아퍼. 요즘애들은 발육이 좋은가봐 -_-;;
비행하는 날, 토요일.(엇그제) 바람이 불어주지 않는데 비행결재를 받아놓으면 뭐 합니까? 게다가 아침부터 중요한 회사일이 있는데 어떻게 나갈 수 있겠지 하고 어젯밤 눈구덩이에 무작정 박아놓은 차가 헛바퀴만 돌 뿐 꼼짝도 하지 않아 지하철 타고 눈삽 사가지고 와서 눈 무더기 퍼내고 결국 출근하니 2시간이나 늦었고 그사이에 회사에선 난리가 났고..... 비행도 못하고 일은 일대로 못한 처절한 주말입니다. 따라서 이번주에 재생처녀 J-3 Cup 슬롭비행하기로 했던 것은 개조도 덜끝났고 해서 다음주로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휴일 내내 틈날때 마다 개조작업을 해서 기구한 운명의 J-3 Cup은 이제 재생처녀 완성 95%를 앞두고 있습니다. 개조 내용은 - 슬롭기이므로 엔진을 떼낸다(지난번 추락때 이미 떼어졌음). - 엔진이 없는만큼 앞쪽 무게를 보충하기 위해 서보를 최대한 앞으로 옮긴다. (앞 방풍창 바로 아래까지) - 동체후부 살을 깎아낸다(미익, 수직핀, 동체후부에서 뭉텅뭉텅 잘라냈다). - 수신기는 발사동체 최전방으로, 즉 연료탱크 자리에, 600mah밧데리는 엔진자리에, 즉 기수 EPP 덩어리 사이를 파서 심는다. - 미크로 서보 서너개 무게만큼은 나갈듯 싶은 메인랜딩기어는 첫 비행 후 뗄까 말까 결정한다. (순전히 폼을 위해 달기엔 너무나 부담스러운 존재) 대략의 기자재를 올리고 측정해 본 예상 비행 중량은 550g 정도가 될것 같습니다. 다음주엔 반드시 언덕에서 던져버리고야 말겠습니다.(바람이 가물가물 하더라도!) 아, 그리고 온전한 채로 무사히 회수도 해야겠지요.
P.S. 저는 아직 윤몽 교수님의 출제방식에 따른 제비우스 정회원 시험을 볼 자격마져 없는것 같습니다. V는 재기로, t는 미익 없는 B-29처럼 보이긴 하는데, 그리고 재기수색 노가다도 열심히 뛸 수 있는데... 재생처녀 J-3 Cup의 기수가 뭉그러져서 '비행기 복원은 다시 날 수 있게 하는것!' 이라는 명제에 입각해 카울을 에폭시+유리섬유 적층으로 복원하는 틀 제작작업을 한창 진행했었습니다.(제가 왜 그랬는지 저도 므르겄심미다. 엔진 씌울것도 아니면서...) 그런데 점심시간마다 저에게 EPP 슬롭비행 복음(늦어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 오십시요! 깨져도 깨져도 안깨지는 이 신비한 세계로! 육체건강, 정신건강 이보다 더 좋은것은 없습니다!...)을 귀에 딱지 앉도록 전도 당하셨던 직장 선배가 제 하는 양을 보시더니
"이영헌씨 뭐해?"
"비행기 엔진 뚜껑을 뜰 틀입니다."
했더니
"그 왜 안깨지다는 재료 있다메, 그걸로 한번 해 보지? "
하시더니 제가 일전에 설법때 사용하고 창가에 놔두었던 컴퓨터 포장용 EPP덩어리를 집어 마구 마구 내려치시더군요. (제가 그때 설법때 그 쪼각 마구 내리치며 '보셨죠? 보셨죠! 이게 이렇게 대단한 물질이라구요. 그러니 네? 제발 오세요!'했었습니다.).
"오~! All EPP '대부도'는 왜 그때서야 생각나며 장기성님의 멋진 All EPP '머스탱'은 왜 그때야 생각나는 것인고."
.....
그때부터 열심히 EPP 다듬어 재생처녀 J-3 에게 지금과 같은 코를 달아주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제비우스 비행클럽에 뒷문으로 들어왔나봐요. 요즘들어 정회원 승격자격 가지고 상당히 심각한 이야기들이 오가던데.....
(그래도 아직 제겐 EPP 가 꿈의 물질입니다. 함부로 아무데나(?) 쓸 수 없는, 아끼고 아껴야 하는.... 그랬길래 통상의 뱅기 복원작업에 그 비싼 EPP를 낭비할 수 없다는 무의식이 작용했었겠지요....)
이젠 EPP 판도 넉장이나 쟁였는데 좀 쓰며 살아야 할것 같습니다. 심지어 누군가 유리컵 포장에 필요하다면
"좋은 재질이 있는데 쓰실래요? 던져도 던져도 안깨지는 그넘 이름은 EPP 라고 합니다..." 이렇게요.....
기나긴 연휴를 끝내고 일터로 복귀하는 날, 날씨도 정신이 바짝 들도록 차갑습니다. 어젯밤 예보에는 -30도는 될거라 하기에 연휴샘 톡톡히 치를 모양이라 걱정했는데 어두운 아침, 그정도는 아니지만 가슴이 따끔거려 숨쉬기가 힘들고 차창 눈 털어내는 맨손이 1분도 안되어 따끔거리는 걸로 보아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인듯 합니다. 얼마전에 새로 갈아 준 생생한 밧데리 덕분에 자동차 시동은 기어코 걸리지만 차가운 엔진 온 관절이 삐거덕 거리는 소리가 가슴을 후벼팝니다. 불쌍한 것....
올 한해 일터의 일도 잘 풀리고 지하실에 벌여 놓은 신병기 제작도 좋은 성과가 있어야 할텐데 아직도 한참동안은 다른 생각 못하고 오로지 살아남기 수준의 겨울날을 보내야 할듯..
신년 두번째 연휴 중간날. 정교회 성탄절 전야. 크레믈린 경내 크레믈룝스끼 드보레츠에서 젯스까야 욜까(아이들 전용 성탄,신년공연)가 열린다고 해서 가족들과 함께 크레믈린으로 가는 길. 초저녁 은은한 조명에 빛나기 시작하는 레닌도서관 남단 건물입니다.
공연 그 자체야 만화영화 한편에 한시간짜리 아동 뮤지컬 한편, 그리고 이젠 물릴 정도로 주고 받은 초콜렛 사탕모음 한 박스씩 나눠 주는걸로 전부이지만 정작 그 외의 시간이 즐거운게 축제이지요. 극성엄마가 부지런을 떨어 이 추위에 한복 입혀가지는 못하고 따로 싸 간 효과를 톡톡히 보긴 했지요. 머릿결 예쁜 두 동양소녀들이(흠~) 하늘하늘 꽃분홍색 한복을 입고 홀로 들어서니 모두들의 시선이 쫘악. 오른쪽 저 꼬마 보이시죠. 다들 그렇게. 사진 찍혀주기 위해 광대분장하고 이곳 저곳에서 아이들을 끌어 모으던 배우들도 본업 팽개치고 우리 딸래미들하고 사진 찍자고 달려들었답니다. 우리가 그랬듯이 아이들에겐 이런것들이 어린날의 좋았던 기억 한페이지에서 오래 오래 머물러 있겠지요.
지난 12월 내내 공치고 신년들어서도 바람 사정은 좋아질 기미가 안보입니다. 서북에 1~3m/s. 아무래도 오늘도 공칠것 같은 기분이 감돌지만 모처럼 김재수님 만나 수다도 떨고 비행 공치면 회사 지하실에서 이제나 저제나 썰리기만을 기다리는 F-86 손도 봐줄겸 해서 길을 나섰습니다. 매일같이 영하 17도를 오르내리던 기온도 오늘만은 좀 포근해 져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김재수님 기숙사로 향하는 길, 다닐롭스끼 시장앞 광장입니다. 저 돔형 지붕 시장 안에는 원색의 남국 과일이며 붉은 고깃덩어리며 사고파는 활기가 바깥의 겨울을 잊게 하겠지요.
(음~ 논물 보러 가는 농부 아저씨 같군요)
김재수님 반갑게 만나 요즘 게시판에 부는 MSN ID 바람 이야기며 747 제작이며 서로 구상중인 새 비행기 이야기를 나누며 슬롭장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도중 거리의 깃발 힘없이 늘어진거 보면서도 들판 바람은 또 다를것이라고 서로 최면을 겁니다. 도착해서 제가 주섬주섬 발렌끼 갈아신는 모습을 김재수님 좀 한심하다는듯이 바라보시더군요. 그렇지만 잠시후 김재수님 생각 달라집니다.
역시 바람은 없었습니다. 우선 차안에서 오이피클이랑 통닭 한마리 가볍게 먹어 치우며 바람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닭써는 칼에 손도 썰어 붉은 피로 새해 비행고사도 올렸지만 기다리던 바람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김재수님 시험 볼 자격이 안나와 울적한 기분에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철수하기엔 너무 억울하니 코끝에 바람냄새라도 맡고 몇번 던져보기나 하자고 언덕에 섰습니다. 첫번째 런칭에서 김재수님 재기는 홀홀 제법 날더군요. 저도 주먹코 재기에서 동전 한웅큼 뜯어내고 던져 보았습니다. 결국 한바퀴 돌리기가 버거웠습니다. 던지고 주워오고 던지고 주워오고 재미없는 초식을 펼치는 가운데 제 발렌끼는 무릎까지 차는 눈밭에서 제 역할 훌륭히 해 주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밑바닥에 못을 못박아 미끄러지는건 감수해야 했지만. 그러다가 한번 재수님 재기가 야트막한 나뭇가지에 열렸는데...
언덕 아래로 사라졌던 재수님께서 재기를 따서 올라오긴 올라 왔는데 표정이 영 말이 아니었습니다. 흐~ 발에 눈들어 왔어요-_-;; 그러면서 여전히 뽀송뽀송 건재한 제 발렌끼를 부러운듯이 바라보시더군요. 하긴 단목 등산화로 무릎까지 차는 눈속을 헤매고 돌아다니셨으니 아무리 신발끈 꽉 졸라매도 당할 수가 없지요. 결국 좀더 깊은 눈밭 헤맬때를 대비해 갖고 왔던 발토시를 드렸습니다. 발토시 신기에 열중이신 김재수님. 관제탑것 차출해 왔는데 스판이라나 뭐라나(슈퍼맨 쫄유니폼 재료?) 임시로 유용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모형비행 후배께서 한 수 지도중...자세가 딱 잡혀 있습니다)
안 날으는 재기 억지로 집어 던지며 언덕에 눈길 닦기에도 지쳐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뚜쉰스끼 모형점이랑 스똘리챠 하비에 들러 최근 물건 구경좀 하기로 했습니다. 모형점은 연휴라 바깥쪽으로는 close팻말 내걸렸는데 안쪽에 인기척이 있어 빠꼼 들여다보며 쥔장 없수~ 했더니 초창기부터 안면텄던 세르게이가 Lee, 들어오우~ 해서 새해인사도 하고 물건 구경도 할 수 있었습니다. F-86에 씌울 알미늄색 필름을 구하는데 지금건 색상이 너무 짙어 아무래도 해외 오더를 때려야 할 것 같고 겸사겸사 카본봉도 시급히 주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잠시 후 김재수님을 회사 지하 작업실로 초청해 한 수 지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목공 할아버지 작업실인데 제게도 키가 있습니다. 전기톱이며 그라인더, 바이스도 있고 각목 판재등이 곳곳에 널려 있어 첨 보는 사람은 기겁을 하게 어지러운 곳이지만 제겐 더없이 편안한 장소입니다. 김재수님 이곳에 들어서서 와우~ 탄성을 지르며 둘러 보시더니 아주 맘에 든다면서 자기 학교 마치면 이곳에 전공기술자로 취직해서 저랑 같이 땡땡이 치고 숨어서 비행기 만들면 딱이겠다고 해서 파안대소.. 수업료로 얼마전 받은 코로플라스트도 한판 드리고 발렌타인도 한잔 드리고 한 수를 배웠는데 덕분에 결정적인 실수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진 익형을 통째로 폼에 붙여 윗면, 아랫면 차례로 썰면 되겠지 했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먼저 윗 익형을 양끝 연장선을 늘여 길게 오리고 아랫익형도 마찬가지로 연장선을 늘여 각각 제작하더군요. 그래야 컷팅때 앞전 뒷전이 제대로 살아난다고요.
김재수님께서도 F-86 1:1 실척도면을 처음 보시더니 저랑 똑같은 걱정을 하시더군요.
김재수님: 와우~ 이거 동체가 이렇게 뚱뚱해서 날겠습니까?
저: (속으로 찔끔하면서도) 바람이 세면 빨래판도 난다잖아요.... 김산님 X-29도 날았고 윤몽님 미라지도 날았는데요 뭐....
김재수님: 음~ 그래도 이대로는 절망적이예요. 동체살을 더 빼야....
저: 그것만은 안되요. 동체를 죽이면 멸치 세이버랑 다를게 뭐 있나요?
김재수님: 흠~ 그러면 날개를 좀 키우시죠. 그러자면 익단 템플릿 새로 만들어야 하겠네...
......
그래서 양 날개끝을 표 안나게 5cm씩 키우기로 했고 익단 템플릿은 그대로 써서 전체 면적이 조금이나마 넓어지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너무 팽팽하게 조이다가 니크롬 열선 한번 끊어먹고 파워써플라이 한번 떨어뜨려 다시 트랜스가 덜그럭거리고 스티로폼 덩어리 자르고 앞전용 EPP 잘라 붙이고 세시간여 만에 결국 날개 두쪽이 탄생했습니다. 처음 썰은 사제 날개라 한쪽 날개는 뒷전이 좀 두껍게 나왔고 물결도 있어 샌딩작업이 좀 필요할 듯 합니다. 썰어놓고 보니 재기 날개에 비해 너무 작고 얇아 보이고 아직 보강을 못해 나비날개처럼 하늘거립니다. 아 저것이 어떻게 동체를 업고 하늘을 나를꼬...(걱정, 근심)
만약 성탄절이 화요일이었으면 어땠을까요? 당연히 토요일 일하고 일,월,화 3일 연휴 만들었을테지요. 그럼 목요일이 성탄절이었다면?(음~ 좀 어려운 문제군) 답은 당연히 금요일날 과감히 쉬고 일요일날 일한다 입니다. 정말입니다! 그런날이 언젠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거일도 일요일은 피해서 정해야만 하는 분위기에 익숙하신 분들께는 황당 그 자체겠지만 고저 이곳에선 그거이 자연스럽습네다.(그리고 사실... 좋잖아요?). 그러면... 제 아무리 연휴 만드는 탁원한 재주 가진 러샤정부라도 도저히 염치 없어서 3일 연휴를 못 만들어내는 공휴일 날은? (-_-; 무시해서 죄송합니다). 정답: 당연히 국경일이 수요일인경우 (T_T; 안타깝습니다!이걸 어쩌나!)
아드~윽한 옛날 남들 일할때 일하고 남들 쉴때 일하던 시절, 이 이상한(?) 현상을 가지고 도표 그려가며 분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냥, 왜 이리도 연휴는 자주 오는가, 피곤해 몬살겠다 하고 넘어가기를 어언 몇해. 어느 연휴날인가 고즈넉히 일터에 앉아 달력 펴놓고 화살표 이리저리 그어 보다보니 경악스러운 결론이 도출되더군요. 수요일이 아닌 모든 국경일은 3일 연휴다!(으악!) 이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지난 달력과 지난 제 일기를 대조해 보셔도 될겁니다.
그리고 이 명제에 의거해 올해 연휴 예언을 하자면....
3월 8일 국제여성의 날은 금요일이므로 자연스레 토, 일 3일 연휴가 된다(음~ 거야 뭐 당연하지..)
그러나! 국경일이 많은 5월에 접어들면 갑자기 황당무괴한 휴일 예언이 나옵니다. 지금처럼 혹독한 겨울을 반년 가까이 견뎌낸 러샤인들에게 새싹트는 5월은 그야말로 지옥에서 천국으로 들어서는 문턱이지요. 환희도 큰만큼 5월 1일 노동절은 특별히 2일 연휴로 정하기로 땅!땅! (일동 박수 짝!짝!짝!). 그래서 수,목 연휴입니다. 그리고 껄끄럽게도 금요일이 평일이니까 내친김에 쉬고 일요일날 일하자 가 될것입니다. 5월의 놀자 즐기자 행진 예언은 이것으로 끝나는가? 물론 아닐것입니다. 다시한번 억지(?)가 되풀이 될겁니다. 다음주 목요일, 다시 승전기념일 국경일이 옵니다(독일 넘들을 5월에 물리친것은 참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러니 선례에 따라 평일 금요일 쉬고 일요일 일할겁니다(국정 근무시간은 채워야 하니 -_-;)
그리고 6월 12일 상반기 마지막 국경일이 금쪽같이 박혀 있습니다. 이름하여 '독립 기념일'(모스크바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러시아 국경일 중 가장 이해가 안되는 국경일입니다.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연방 공화국들이 독립해 나간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지만 땅 욕심 유별난 CCCP(에쎄쎄르), 러시아로선 오히려 상실의 날 아닌가요? 그저 구실 갖추기 위한 휴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자꾸....). 암튼 이날은 유감스럽게도 딱! 수요일에 걸려부렀습니다. 그리하여 눈물을 머금고 주중 휴일을 조용히 보내는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7,8.9월은 조용합니다. 휴가의 계절이니까요. 연 1개월 유급휴가제도가 아직도 유효해 도시가 텅텅 비는데 공휴일이 뭔 필요가 있겠습니까? 흑해로, 크림으로, 지중해로.. 아니면 근교 숲사이에 지은 다차 오두막에서 환상적인 여름을 보내고 (때에 맞춰 아이들의 학기말 방학도 두달 반 이상 계속됩니다.)이제 다들 도시로 돌아와 일을 시작하고 노동의 10월을 힘들게(?) 보내면 다시 달콤한 연휴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11월 7일은 혁명 기념일. 목요일입니다(그러면?). 금요일 쉬고 일요일 일하겠죠.(올핸 왜 이렇게 속 보이는 날이 많은거야..)
다음 달력을 넘기니 읔! 12월 12일 러샤 제헌절이 또다시 목요일이군요. 간 김에 계속 가 금요일 일하고 일요일 일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럼... 올해 연휴 예언은 끝났나요?
연말 휴일은 자기 정하기 나름이라서 예언조차 불가능하군요. 다만 서양 성탄절부터 정교회 성탄절까지 거의 보름여간은 거리에 차들이 확 줄어든다는게 느껴지니까 알아서들 판단하시길....
저는 연휴 맞으러 들어갑니다.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