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 - 또 하나의 세상에 Great Planes사의 Super Decathlon 40 제작기가 새로 실렸습니다.(2001. 2. 13) - 후륜식(taildragger) 기체의 조종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2001. 2. ) - 리뷰칸에 F-16N과 F-4 팬텀에 관한 이야기, 모형 제트기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2000. 5. ) - 전동재기400X제작기와 슬롭재기LE감량기(2001. 5.20 )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 및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2001/4월 일기보기 2001/5월 일기보기 2001/6월 일기보기 2001/10월 일기보기 2001/11월 일기보기 엇그제 일기장 2001/12/1, 12/2, 12/6, 12/8, 12/10, 12/19, 12/20, 다시 오늘로 2001/12/27(목) 눈,흐림 -15, 환율:1$=30.26루블 세모, 시내 중심가 어린이 백화점 제스끼 미르에 풍성한 제트 마로즈 그림이 내걸려 아이들을 달뜨게 하고 있습니다. 서양 성탄절 하루 이틀 전부터 시내 주택가 곳곳에 욜로치늬 바자르(전나무 트리 시장)가 일제히 문을 엽니다. 아이 손잡고 욜까를 사러가는 동네 아줌마들. 올핸 추위에 눈에 유달리 매운 겨울이지만 손에 작은 전나무 가지라도 하나 붙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들은 여전합니다. 그래서 따뜻한 겨울입니다. 맨 위로 2001/12/22(토) 눈, -8, 환율:1$=30.26루블 방금 비행 다녀왔습니다. 새 공간에 새사진 올리는 방법좀 연구 중입니다. 비행 이야기 곧 올리겠습니다.... 우선 실험용 사진부터... 2001.12.22(토) 비행일지입니다. 바람에게 바람 맞기를 어느덧 한달. 이번주는 주중부터 나뭇가지 흔들리는것이 심상치 않고 밤마다 16층 창문을 흔들고 가는 바람소리가 끊이지 않더니 역시 비행일 아침 일기예보도 남풍 6~12m/s에 간혹 18~20m/s의 돌풍도 불겠다라는 흡족한 보도가 흘러나왔습니다. 언덕을 향해 출발하는 동네 사거리. 시장앞 광고깃발이 탐스럽게 파르락 거리는게 오늘의 성공을 예감케 해 줍니다. 비행동지 김재수님은 여전히 시험준비로 바쁜가 연락이 없어 곧바로 외곽 고속화도로를 타고 빠르게 가기로 했습니다. 말은 고속화 도로이지만 어제까지 내린 폭설로 길이 온통 눈밭이라 편도6차선에 3줄로 난 앞차자국 따라 엉금엉금 기며 그런대로 언덕을 향해 갈 즈음 꽉 막힌 정체속에 갖히게 되었습니다. 또 누군가 눈밭에 미끄러져 사고라도 난걸까... 대책없는 기다림 속에 꾸벅꾸벅 졸기까지 할 즈음 서서히 정체가 풀렸습니다. 점점 속도를 높여 옆차들을 제치고 나가다보니 정체의 원인이 밝혀졌습니다. 앞에 불도져의 그것같은 제설판을 단 트럭들 10여대가 사선으로 쭉 서서 눈을 치우며 달리고 있더군요. 방법은 이렇습니다. 맨 첫차가 1차선의 눈을 우측 45도로 밀어내며 나가면 두번째 차가 또 그 눈과 자기 앞 눈을 오른쪽 옆으로 밀어내고 다시 세번째 차가 그것을 이어 밀어내고 하는 식으로 10여대의 제설차가 릴레이식으로 눈을 길가로 밀어내는 겁니다. 눈 많은 동네이다보니 눈치우는 방법에도 노하우가 쌓였는지 꽤 효율적으로 빠르게 나가더군요. ........ 그리운 언덕에 도착하였습니다. 기온은 -8도 정도로 목도리 감싸고 지퍼 꽉 잠그면 땀까지 날정도로 푹한 날씨. 그래서 서상옥님 윙글은 나중에 써보기로 했습니다. 바람은 서남풍에 불다 끊기다 하는 좀 불안한 상황. 우선 사면 높이가 제일 높은 정남향 사면에서 몇번 던져보았습니다. 바람이 좋아 좀 오르는 듯 하다가 무풍에 빠져 떨어져 내리길 여러번, 어떻게든 체공시키며 여기 저기 찔러보면 간혹 상승하는 곳도 있어 일찌감치 포기하고 내릴 수도 없는 애매한 지경을 여러번 겪다가 결국 언덕 맨 아래 재기를 떨구게 되었습니다. 저 아래 눈밭에 까마득하게 쳐박힌 재기를 내려다보니 암담하더군요. 그래도 어떡하나요? 내려가 보아야지. 초겨울 사 두긴 했지만 뭐 정말로 쓸일이야 있겠나 하면서도 혹 몰라 차에 싣고 다녔던 발렌끼를 꺼내 신었습니다. 무릎까지 딴딴하게 감싸지는게 든든했지만 바닥이 고무신처럼 매낄매낄한게 쥐약입니다. 무슨 심사로 바닥을 그리도 맬끔하게 만들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관제탑님은 아마도 보드카 한잔 마시고 얼근해진 아저씨가 대충 만든게 틀림없을거라고. 아뭏든 스키신고 언덕 오르는 게걸음법으로 눈밭을 헤치며 내려갔습니다. 한발 한발 내리디딜때마다 미끄러운지 아닌지 확인하며 그야말로 돌다리 두드려 보고 걷는 식으로 구도의 하산을 했습니다. 눈은 딱 맞춤하게 발렌끼 목 꼭대기까지 차 올랐습니다. 솜바지가 쫄바지라 발렌끼 안쪽에 구겨 넣어야 했는데 어쩌다 목을 넘는 깊은 눈구덩이를 헛디디면 눈이 한웅큼씩 발렌끼 안으로 빠져 들어가 다음번엔 무릎토시를 해야 할듯. 어찌어찌 내려가 이제 재기가 저만치 가까와 졌을때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는 장면. 재기 타면이 끝까지 돌아가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으악! 써보 망가지겠다! 그때부턴 눈밭이고 뭐고 미친듯 달려가 우선 커넥터부터 뽑았습니다. 조종기를 차안에 두고 문 잠그고 내려왔더니 전파가 약해 써보가 혼자 놀고 있었던 겁니다. 다행히 써보는 괜찮아 보였습니다. 이젠 올라가야지요. 미끈덩거리며 한 20분여의 사투끝에 드디어 언덕 정상이 눈앞에 보입니다. 아~ 이넘 발렌끼 다음주까지는 반드시 나사못을 박던지 톱으로 썰어 주름을 만들던지 해야지. 땀 한번 시원스럽게 빼고나니 다신 이곳에서 던질 맘이 안생기더군요. 경사가 덜 급해 회수가 용이한 서향 언덕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끈매기 복잡한 등산화로 갈아신기 귀찮아 발렌끼 그대로 차를 모는데 신발이 워낙 딱딱해 패달 밟는 감각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선 대충 밟아보고 차가 빨리가면 액셀이 과한가보다, 좀 놓아주고 차가 쿡 쳐박히면 브레이크가 과한가보다, 좀 풀어주고 하는식으로 조종기로 비행기 조종하는 개념으로 어찌어찌 옆 언덕까지 갔습니다. 그곳도 바람 지저분 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열번 런칭에 제대로 기류타고 올라가는 확률은 반반이었지만 추락해도 회수의 부담이 덜해 오랫만에 비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몇번 제대로 상승하고 까마귀와도 좀 놀 즈음 아무래도 비행 증명사진 하나는 있어야 되겠다 싶어 셀프촬영을 시도했습니다. 재기를 높이 올려두고 후다닥 카메라 들고 승강타 하나만 쳐 주며 찰칵 찍기.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겨우 한컷 찍을 수 있었습니다. 조종기 목끈을 쓰면 좀 나을것 같은데. 그럭 저럭 바람타기와 언덕타기를 거듭해 피로가 몰려오고 해도 뉘엿뉘엿 저물어 갈 즈음 전통발사글라이더를 든 중년 한분이 다가오더군요. 세르게이라고 했습니다. 예쁜 빨강투명코트의 주익이 반으로 꺾여 있더군요. 발사글라이더엔 오늘 바람이 너무 세서 그 지경이 됐다는군요. 저는 바람이 좋을락 말락 하던 때였는데. 역시 발사글라이더는.... 그와 작별하고 철수하기 전 그가 날렸다는 남서향 언덕을 탐색해 보기로 했습니다. 멀리서 보기엔 슬롭 폭도 좁고 좌우로 골이 있는 역말굽형이라 지금까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곳인데 의외로 바람 순도가 좀전의 서향보다는 훨씬 낫더군요. 슬롭 폭이 좁아 옆으로 멀리는 못보내지만 깨끗한 바람이 올라와 런칭하면 곧바로 상승이 보장되는게 썩 맘에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남(南)자 들어가는 바람이 불기만 한다면 겨울철 슬롭터로는 가장 이상적인 장소인듯 합니다. 재수님이 이곳을 알면 참 좋아할텐데. 눈 없을때는 두말할 것도 없이 남동향 사면이고 겨울철엔 이곳 남서향 사면을 이용하면 곧 탄생할 F-86도 제법 띄울만 하다는 새로운 희망을 하나 얻었습니다. 맨 위로 2001/12/20(목) 폭설, -13 ~ -6, 환율:1$=30.26루블 폭설과 함께 탐스런 바람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마치 안개가 흘러가는 듯 한 가루 눈보라. 시내 뜨베르스까야 불바르. 발샤야 니끼츠까야 울리챠. 점심때 자주 가는 그루지야 샤실릭 온실집에서 오늘도 초록색 귀염둥이 웨이러가 우리를 맞았습니다. 까끄 아뷔치너?(평소처럼 하실거죠?) .... 그렇지 이젠 잘 하는군. 흐뭇 ^____^. 항상 선물이라며 주는 '사마공 흐렌노바야 보드카(겨자향 밀주 보드카)' 한잔을 탁 털어 넣으며 온실 밖 고목나무를 둘러싼 흰눈을 평화롭게 감상했습니다. 얼마후 까불이 웨이러가 '봇 바샤 바라니나'하고 접시를 가져 왔습니다. '바라니나?(양고기?)' 샤실릭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양고기만 찾는다던데 낯선 냄새 견디지 못하고 결국 나이프 내려 놓고 입맛만 쩝쩝 다셨습니다. 까불이 초록동이 짜식~ 쫌더 노력해야 되겠어. 맨 위로 2001/12/19(수) 흐림, -18 , 환율:1$=30.28루블 잠시 시간을 내 지난사진과 함께 혹한에 시달리는 모스크바 소식을 전합니다. 사진저장날짜는 13일로 되어 있습니다. 시내 낮 모습인걸로 보아 휴일이었던 12일었던것 같군요. 그날도 제법 매콤했지요. 우중중 하니 웅크리고 레닌대로를 건너는 사람들. 그 다음날인가요... 폭설이 내리고 있는 수하렙스까야 광장. 마냥 밀리는 정체속에 차 밖에 나와 와이퍼에 엉기는 눈 얼음을 털어내는 모스크비치. 매일 아침 출근길이 조마조마 합니다. 낼 모레가 동지라 아침까지 밤은 길기만 한데 깜깜한 속에서 먼저 생체시계 알람이 잠을 깨우고 곧이어 손목시계 첫번째 알람이, 25분 후 손목시계 두번째 알람이 좁 급한 음을 냅니다. 그래도 미적거리노라면 급기야 핸드폰의 굉음 알람이 집안을 흔들어대 그제서야 식구들 깰세라 뛰쳐나가 exit 단추를 눌러 끕니다. 라디에이터 불빛은 최고로 들어와 있는데도 깜깜한 집안엔 찬기운이 돕니다. 물고기들 집에도 히터의 녹색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다행히 오늘도 따뜻한 물이 나오는군요. 머리까지 감고 그제서야 방문을 열어 불빛을 들여보내면 큰딸내미가 "이제 일어나?" 하고 걸직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아주 부드럽게 "그래~ 이제 일어나렴~" 그렇게 하루가 시작됩니다. 아직 어두운 창밖 온도계를 봅니다. 헉쓰! - 18도. 장난이 아니군. 간밤에 꾼 꿈이 생각납니다. 엔진 시동 안걸려 무지 고생했던 꿈이 -_-:: 차도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데 5분 먼저 나가야지... 후다닥 밥 푸고 고추장 비벼 계란 후라이 하나 얹어 먹으려는데 서영이 깨어 보리 등교옷도 챙겨주고 반찬도 찾아다 주고 갑자기 식탁이 풍성해 집니다. 따라서 식사 시간이 갑자기 느긋해 집니다. 성게젓갈, 갓김치, 강원도 엄마표 식혜와 함께 아침밥을 맛있게 먹고 생사과 쥬스와 제주 선인장 차를 훌훌 마시니 평소보다 더 늦어 있습니다. 아우~ 늦었다. 이젠 가야지. 보리 학교 잘 갔다 와라~ , 누리 잘 놀아~ 음~ 그래 하루 잘 보내게!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내려 3중 현관문을 밀치고 나서니 코끝에 훅~한기가 끼쳐 옵니다. 둘째동서것으로 추정되는 챙모자 한껏 내리덮고 어깨 한껏 움추리고 뽀독 거리고 눈을 밟으며 주차장으로 갑니다. 오늘 같은날 자동시동 시키면 밧데리 완전히 나갈것 같아 자제합니다. 차디찬 운전석에 앉아 먼저 담배 한대 피고 맘 진정하고 러샤 곰이 일러준대로 시동전 체크리스트를 실행합니다. 핵심은 축전지의 준비운동겸 활성화를 위해 먼저 작은 불 등을 한 1분정도 켜서 밧데리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키고 그다음에 모든 전원을 끈 다음에 시동모터를 돌려라. 그랬기 때문인지 오늘 -18도에서 4차 마지막 시도에서 시동걸기에 성공했습니다. 오오~ 그때의 감격이란. 일단 시동이 걸렸으므로 전기관리는 내 맘입니다. 뒷유리창 얼음을 녹입니다. 앞유리창 성에제거 바람을 최대로 올립니다. 10여분만에 모든 출발준비가 갖춰졌는데.... 저 뒷 찝차는? 어젯밤 주차장에 차 댈때 까프까즈인 관리인이 언제까지? 해서 (야간주차 마지막 시간인)아침 아홉시까정! 했는데 그 브라뜨(그사람들은 적이 아니면 모두를 브라뜨=형제여! 하고 부릅디다)는 그걸 곧이 곧대로 듣고 9시 출발 예정의 찝차 하나를 더 세웠던 모양입니다. 결국 찝차의 주인이 빵모자 눌러쓰고 이른 걸음을 하긴 했는데 아주 퉁퉁 뿔었던 모양입니다. 차 시동 걸길래 곧 차 빼겠거니 했더니 다시 내려서 미적 미적 유리창 눈치우고 뺄 기미를 안 보이더군요. 해서 나가 차 쩜만 빼 달라고 했더니 나갈 시간 정확하게 얘기 안한 네가 잘못이다.(그렇소 내 잘못이오). 그리고 내차는 2분 이상 그레옛지(달궈야)해야 움직일 수 있다(정 네가 나를 원망하고 싶다면 할 수 없지..). 그러고도 1분 30초 이상을 깨끗한 차 유리 박박 긁으면서 미적대더군요. 흠~ 이럴땐 흠~ 이 최고야. 화내면 내가 지고야 마는고야. 해서 내 차 시동 건지 15여분 만에 주차장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일터까지 남은 시간 35분. 살같이 날아 제시간에 비근하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도중에 겪었던 오만가지 인상찌푸리고 하이빔 번쩍 거렸던 이야기는 이제 그만. 올핸 겨울 초입을 유난히 심하게 시작하는군요. 벌써 한달째 비행다운 비행도 못하고 있고. 살아남기 수준의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러샤 곰들은 이런 겨울에 무얼 하는가? 굴 속에서 손바닥 쫄쫄 빨며 보낸다던군요. 그럼 러샤인은? 정교회 관습에 따라 7주간의 금욕기인 뽀스트를 겪고 있지요. 고기, 우유, 술, 담배 전혀 안하고 물과 약간의 빵과 야채로만 연명하는. 곰이나 사람이나 혹독한 겨울 보내기 맨 위로 2001/12/10(월) 함박눈, -8 , 환율:1$=29.95루블 연말이 되니 진짜로 일도 많지만 맘도 바빠져 사진 올리는 일이 쉽지가 않군요. 오늘은 1주일째 계속되던 강추위가 한풀 꺾인 느낌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 온도계를 보니 영하 8도밖에 안되길래 한시름 놓았습니다. 이정도면 자동차 시동 반드시 걸릴거거든요. 지난주 화요일 이후 금요일까지 큰딸 학교가는데 작은 딸내미 덩달아 깨워 영하 13도를 오락거리는 새벽바람을 쐐게 하던것이 영 맘이 걸렸던 차라 오늘, 내일 이틀동안은 제가 회사에 좀 늦기로 하고 큰딸을 학교 데려다 주기로 했습니다. 어제, 일요일 영하 14도에서 차 시동거는데 4번째, 밧데리 거의 다 나가고 마지막 시도를 할쯤에 겨우 시동이 걸렸었기 때문에 오늘아침도 그지경이면 다시 딸아이를 학교 걸려 보내고 저는 저대로 지나가는 차 붙잡아 점프좀 하자고 사정해야 할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제 차 밧데리 상태로 보아 영하15도가 마지노선일듯 합니다. 외근 나가는 길에 니낏스끼 교차로에서 잠시 정체되었습니다. 어느 고귀한분의 자동차 통과할때까지 임의로 이렇게 막아놓는 일은 일상사입니다. 저기 자동차 사이로 바쁘게 뛰어가고 계신 연두색 조끼의 교통경찰님의 소행입니다. 정체도 풀리고 이제 갈길을 계속 갑니다. 제법 송이가 굵은 함박눈발은 금새 길위로 덮이고 거리를 미끄럼틀로 만듭니다. 다행히 크레믈린 남쪽 광장을 거쳐가는 하행선은 텅 비어 있군요. 가로등에 년중 내내 LG 기업 간판이 걸려 있어 일명 LG 다리로 불리는 발쇼이 까멘늬 다리를 건너고 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오늘처럼 눈 푸지게 오는날은 시내쪽 정체가 더 한듯 합니다. 그래~ 고생좀 하게나들~ 가볍게 콧바람을 날리며 여유로운 하행선을 달립니다. 내일만 일하면 12월12일, 러시아 헌법의 날인가 하는 휴일입니다. 미리부터 달아놓은 경축 깃발이 원색적이지만 다리 위인데도 바람결은 느껴지지가 않는군요. 으휴~ 바람기다리다 지치길 벌써 3주일째인데 오늘도 고요하기만 하군요. 한국에서 바람타는 분들은 엇그제 경북 황금산에서 어마어마한 재미를 보고 오셨다는데 모스크바에서는 손가락만 빨고 있습니다. 맨 위로 2001/12/8(토) 맑음, -14 , 환율:1$=29.94루블 토요일은 비행하는 날이지만 지지부진한 바람때문에 제대로 비행을 못한채 이미 3주를 넘겼습니다. 이젠 금단현상 초기처럼 팔팔 미치고 싶은 맘도 없이 그저 흐덤덤 하군요. 창밖 나무 살피기 그만둔지도 오래입니다. 언젠간 불겠지. 까짓것~ 시내 중심부 뿌쉬킨스까야 지하철역 승강계단입니다. 참 길지요. 트랙 길이가 한 100m 이상 되는것 같습니다. 비행 공치고 돌아오는 길에 날은 또 왜그렇게 좋아 사람 염장을 지르는지... 라디오 전화노래신청 코너에서 보통(?)사람들은 오늘 날씨 바람도 없고 쌉쌀하게 청명하며 더없이 좋다고 탄성들을 질러 쌌는데 (자메챠쩰리나야!!!!) 좋긴 개뿔이 좋아! 악담을 하며 돌아와 허허로운 홀몸 영화만 한편 때렸습니다. 마이클 더글러스 나오는 쓰릴러 <니 거바리 니 슬롭> 영어 제목이 생각 안나는군요. 뭐 말하지 마라 그런 뜻인데.... 극 중에 아주머이가 목발로 악당 후려갈기는 장면에서 뒷자리 여인들의 악! 소리에 퍼들쩍 놀랐습니다. 참 실감은 나더만 그 카메라 어떻게 되었을지(아마 카메라 앞에 보호 막대를 달았었겠죠). 또 CCTV에 쫌전까지도 아주머이의 목발에 맞아 널부러진 악당 모습이 보이다가 다음 화면에선 그넘이 안보이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도 뒷쪽 여인네들 악!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넘이 코피칠갑을 한채 갑자기 나타나 아주머이 목을 조르기 한 0.25초 전부터 뒷쪽 여인네의 비명이 먼저 나오더군요. 거참 여인들의 기민한 감각력이란.... 저는 아주머이가 그 남정네와 쓰러진 연후에야 아~ 그넘이 CCTV에서 사라진 것은 곧 그 아주머이를 해치러 오고 있다는 뜻이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진공관 형광등). 그리고 ..... 여자 디텍티브로 나오는 배우의 목소리(물론 러샤말 떠빙)가 배우의 차고 이지적인 모습과 참 어울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군요. 요즘 러시아에 들어오는 외화들 떠빙 참 잘되어 있습니다. 일전 폴란드인가 출장가셔서 아직도 동유럽엔 남자성우 혼자 다 하는 변사가 있더라 하는 글 쓰셨던 우리 비행클럽의 장윤석님 말씀은 최소한 모스크바에선 맞지 않습니다. 요즘 영화보기 재미가 들려 보름마다 신작 뜨면 꼭꼭 가곤 하는데 볼때마다 느끼는게 배우들 얼굴하고 목소리 톤이 혼연일체의 수준이며(왜 그런 과학도 있다잖아요. 얼굴 골격만 가지고 그의 성대 모양을 짐작하고 목소리를 재연해 내는것. 디스커버리 채널의 그 프로그램을 본 후부터 저는 사람 얼굴을 보면 저사람 목소리는 이렇겠구나 하고 짐작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한 80% 는 적중하는 것 같더군요.) 러샤말과 영어의 음절수가 비슷한지 입동작과 말이 너무 절묘하게 맞는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많이 변형되었긴 해도 같은 알파벳 문자권이라 이런게 당연할지도 모르겠군요. 한국에서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 볼때 배우들 입은 말끝나고 이미 다물어 졌는데도 성우의 목소리는 아직도 계속되던 순간의 어색함, 노랑머리 배우들의 입에서 순수한국말이 흘러나올때의 어색함 등등의 기억이 완벽한 떠빙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란 선입관으로 굳어졌는데 최근 영화관 탐닉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싹 없어졌습니다. 참.... 그 여 탐정(의 성우)목소리 매혹적이었습니다 -_-;;(여보 미안~) 제가 귀가 커서 그런지 또 좀 소리에 예민하지요. 뜬금없는 영화 이야기 하다보니 집에 갈 시간도 놓쳐버렸습니다. 그만 수다떨고 이제 집에 가야 할 시간입니다. 맨 위로 2001/12/6(목) 맑음, -13 , 환율:1$=29.94루블 고국에 간 관제탑님은 늦가을 소식을 전해 오는데 모스크바는 이제 쨍하니 추워졌습니다. 점심 먹으러 좀 걸어가는데 귀가 시려서 털모자를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파~파~ 입김 뿜으며 수다도 좀 떨어보고. 일터 근처에 있는 문학 박물관뜰에 한무리의 학생들이 견학이라도 온 모양입니다. 맨 위로 2001/12/2(일) 흐리고 맑음, -8 , 환율:1$=29.93루블 일요일, 가족들 모시고 뜨레챠꼽스까야 미술관 가는 길입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강변길이 꽁꽁 얼어붙었군요. 전인교육을 강조하시는 딸아이 피아노 선생님의 부지런때문에 그의 제자들은 종종 음악 이외의 에술분야에 대한 조예를 강요(?)받습니다. 실은 딸아이도 박물관 다니는거 꽤 좋아합니다. 얼마전에도 그 미술관의 전체 그림관람을 하러 간다고 했던것 같은데 벌써 또 가느냐는 아빠의 무심한 질문에 오늘은 수채화 특별전을 보러 간다나요. 아빤 멀쑥해져서 핸들만 빙빙. 나날이 무식해져가는 아빠 눈에는 그저 온수공장 굴뚝만 눈에 들어옵니다. 바람이 동풍이군. 가족들 기다리는 시간 반 동안 그 언덕 갈 수 있다면 어제처럼 재미좀 볼 수 있을텐데 쩝쩝... ...했지만 날이 매콤하게 추운줄도 모르고 하늘 하늘 나비외출옷을 입고 밖에 나왔다가 어마 추워라 호들짝 놀란 세 공주들은 관람 끝나자 마자 차 탈 수 있게 미리부터 와서 기다리라는 엄명을 내렸습니다 -_-. 해서 남는 시간동안 홈페이지 과월호 새로 엮고 새 슬롭기 어케 만들까 고민도 좀 하다가 철모르는 공주님들 추위에 얼지 않게 부랴부랴 달려가서 모시고 집으로 돌아간 이야기. ㅎㅎㅎ 맨 위로 2001/12/1(토) 눈, 흐림, -6 , 환율:1$=29.93루블 이 일지는 3일이 지난 화요일 밤에 쓰고 있습니다. 관제탑님께서는 동생 결혼식 참석차 조금전 귀국 비행기편에 오르셨습니다. 관제탑님을 보내고 나니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저를 포함해 꽤 많은 남자들이 관제탑님이 없어지면 갈팡질팡 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마치 콘트롤 타워 없는 공항처럼). 어둡고 적막한 저녁. 올망졸망한 눈망울로 아빠만 바라보고 있을 아이들을 평소 한번 제대로 책임져 봤어야지... 바깥일 한다는 핑계로 아이들 눈망울 한번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지요. 다행히 아이들 어렸을때부터 키워주신 러시아 유모할머니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 그건 그렇고 일지는 마무리 지어야겠지요. 지난 토요일 2001년 12월 1일. 일터 바쁜 일도 끝났고 가정의 평화도 회복됐고 펠트장화 발렌끼도 구했고 해서 맘만 먹으면 종일 비행이 보장될듯했던 이번 토요일. 총괄적으로 비행은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우선 언덕에 서서 전경 파노라마를 한컷. 바람은 근 2주 가까이 반가운 동풍이 모스크바를 훑고 있지만 강도가 약했습니다. 초속 2~5m/s. 바람요정 비행동지님은 수수께끼 프로젝트 진행중이시라고 들었으므로 잠수 끝에 제풀에 떠오르시라고 방해 안드렸습니다. 홀홀단신 가볍게 이상향 브라쩨바 동남슬롭 언덕에 섰습니다만 풍속이 영 아니었습니다. 480g 재기가 뜰까 말까 망설이다 상승, 또는 가라앉는 확률이 반반. 이론대로라면 양털방수장화를 구비했기 때문에 언덕아래 추락을 겁내지 않아도 되었으나 실전 테스트 결과 커다란 문제점이 돌출되었습니다. 옛날 발렌끼는 양털로 좌우 구분없이 본체를 짜고 그 아래 고무로 만든 덧신을 신는 형태였는데 요즘 발렌끼는 아예 바닥이 고무로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바닥이 맨질맨질해 평지에서 걸어도 미끌미끌 하는 겁니다. 제자리에서 앞뒤로 발을 놀리면 빙판 지치기 하는 것처럼 쓱~싹 쓱~싹, 문워킹도 됩니다-_-. 이런 신발 신고 저 언덕 한번 내려가면 올라올때의 참담한 망가짐이 선명하겠지요. 조만간 바닥 톱질을 하려 합니다. 그래서 언덕 아래까지의 추락은 급구 피하고 재기가 눈높이 이하로 침하할땐 즉시 끌어와서 주변에 떨구기 작전으로 근근한 비행을 이어갔습니다. 반면 패러패들은 신이 났습니다. 지난번 소개드렸던 의지의 델타플라너도 나오셨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그분은 10여초 활강 후 그 고행의 시지프스 언덕 오르기를 하시더군요. 가까이서 그분을 조명하기가 미안해 먼발치로만 찍었습니다. 낮동안 내내 여전히 바람은 좋아질 기미가 안보이고 파라패 분들만 오진 비행을 즐기는 가운데 이제 두꺼운 구름 위로 해가 기우려는지(16시쯤이겠지요) 어두워지고 추워지더군요. 그때 홀연히 느껴지는 풍기! 땅에 엎드려 있던 재기를 집어던졌습니다. 한30여분간, 바람죽을때까지 무아경의 바람타기를 즐겼습니다. 그때는 패러패들에게 맞는 바람이 아니었기에 이번엔 그분들이 제 비무(飛舞)를 감상했습니다. 좌우 시소타기(=스톨 턴), 방수 배면비행, Only One Roll, 꽂다가 루프, 조종사 후리기(자학!) 등등. .... 그러다가 어두워지고 춥고 배고프고... 그리고 바람이 죽어서 아쉬운 비행을 접었습니다. 막판에 그나마 손 맛 본, 쩜 손해 본 주말비행이었습니다. 맨 위로 Another Wonderful World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여러분들께 권하고자븐 사이트들입니다.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 남기실 말씀은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입니다. 모든 메일 환영합니다. yhlee25@hotmail.com 당신께서는 번째 방문객이십니다 맨 위로 *별도 표기가 없는 사진 및 글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으므로 영리목적의 무단전제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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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성탄절 하루 이틀 전부터 시내 주택가 곳곳에 욜로치늬 바자르(전나무 트리 시장)가 일제히 문을 엽니다. 아이 손잡고 욜까를 사러가는 동네 아줌마들.
올핸 추위에 눈에 유달리 매운 겨울이지만 손에 작은 전나무 가지라도 하나 붙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들은 여전합니다. 그래서 따뜻한 겨울입니다.
2001.12.22(토) 비행일지입니다.
바람에게 바람 맞기를 어느덧 한달. 이번주는 주중부터 나뭇가지 흔들리는것이 심상치 않고 밤마다 16층 창문을 흔들고 가는 바람소리가 끊이지 않더니 역시 비행일 아침 일기예보도 남풍 6~12m/s에 간혹 18~20m/s의 돌풍도 불겠다라는 흡족한 보도가 흘러나왔습니다.
언덕을 향해 출발하는 동네 사거리. 시장앞 광고깃발이 탐스럽게 파르락 거리는게 오늘의 성공을 예감케 해 줍니다.
비행동지 김재수님은 여전히 시험준비로 바쁜가 연락이 없어 곧바로 외곽 고속화도로를 타고 빠르게 가기로 했습니다. 말은 고속화 도로이지만 어제까지 내린 폭설로 길이 온통 눈밭이라 편도6차선에 3줄로 난 앞차자국 따라 엉금엉금 기며 그런대로 언덕을 향해 갈 즈음 꽉 막힌 정체속에 갖히게 되었습니다. 또 누군가 눈밭에 미끄러져 사고라도 난걸까... 대책없는 기다림 속에 꾸벅꾸벅 졸기까지 할 즈음 서서히 정체가 풀렸습니다. 점점 속도를 높여 옆차들을 제치고 나가다보니 정체의 원인이 밝혀졌습니다. 앞에 불도져의 그것같은 제설판을 단 트럭들 10여대가 사선으로 쭉 서서 눈을 치우며 달리고 있더군요. 방법은 이렇습니다. 맨 첫차가 1차선의 눈을 우측 45도로 밀어내며 나가면 두번째 차가 또 그 눈과 자기 앞 눈을 오른쪽 옆으로 밀어내고 다시 세번째 차가 그것을 이어 밀어내고 하는 식으로 10여대의 제설차가 릴레이식으로 눈을 길가로 밀어내는 겁니다. 눈 많은 동네이다보니 눈치우는 방법에도 노하우가 쌓였는지 꽤 효율적으로 빠르게 나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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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언덕에 도착하였습니다. 기온은 -8도 정도로 목도리 감싸고 지퍼 꽉 잠그면 땀까지 날정도로 푹한 날씨. 그래서 서상옥님 윙글은 나중에 써보기로 했습니다. 바람은 서남풍에 불다 끊기다 하는 좀 불안한 상황. 우선 사면 높이가 제일 높은 정남향 사면에서 몇번 던져보았습니다. 바람이 좋아 좀 오르는 듯 하다가 무풍에 빠져 떨어져 내리길 여러번, 어떻게든 체공시키며 여기 저기 찔러보면 간혹 상승하는 곳도 있어 일찌감치 포기하고 내릴 수도 없는 애매한 지경을 여러번 겪다가 결국 언덕 맨 아래 재기를 떨구게 되었습니다. 저 아래 눈밭에 까마득하게 쳐박힌 재기를 내려다보니 암담하더군요. 그래도 어떡하나요? 내려가 보아야지.
초겨울 사 두긴 했지만 뭐 정말로 쓸일이야 있겠나 하면서도 혹 몰라 차에 싣고 다녔던 발렌끼를 꺼내 신었습니다. 무릎까지 딴딴하게 감싸지는게 든든했지만 바닥이 고무신처럼 매낄매낄한게 쥐약입니다. 무슨 심사로 바닥을 그리도 맬끔하게 만들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관제탑님은 아마도 보드카 한잔 마시고 얼근해진 아저씨가 대충 만든게 틀림없을거라고. 아뭏든 스키신고 언덕 오르는 게걸음법으로 눈밭을 헤치며 내려갔습니다. 한발 한발 내리디딜때마다 미끄러운지 아닌지 확인하며 그야말로 돌다리 두드려 보고 걷는 식으로 구도의 하산을 했습니다. 눈은 딱 맞춤하게 발렌끼 목 꼭대기까지 차 올랐습니다. 솜바지가 쫄바지라 발렌끼 안쪽에 구겨 넣어야 했는데 어쩌다 목을 넘는 깊은 눈구덩이를 헛디디면 눈이 한웅큼씩 발렌끼 안으로 빠져 들어가 다음번엔 무릎토시를 해야 할듯. 어찌어찌 내려가 이제 재기가 저만치 가까와 졌을때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는 장면. 재기 타면이 끝까지 돌아가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으악! 써보 망가지겠다! 그때부턴 눈밭이고 뭐고 미친듯 달려가 우선 커넥터부터 뽑았습니다. 조종기를 차안에 두고 문 잠그고 내려왔더니 전파가 약해 써보가 혼자 놀고 있었던 겁니다. 다행히 써보는 괜찮아 보였습니다.
이젠 올라가야지요. 미끈덩거리며 한 20분여의 사투끝에 드디어 언덕 정상이 눈앞에 보입니다. 아~ 이넘 발렌끼 다음주까지는 반드시 나사못을 박던지 톱으로 썰어 주름을 만들던지 해야지.
땀 한번 시원스럽게 빼고나니 다신 이곳에서 던질 맘이 안생기더군요. 경사가 덜 급해 회수가 용이한 서향 언덕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끈매기 복잡한 등산화로 갈아신기 귀찮아 발렌끼 그대로 차를 모는데 신발이 워낙 딱딱해 패달 밟는 감각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선 대충 밟아보고 차가 빨리가면 액셀이 과한가보다, 좀 놓아주고 차가 쿡 쳐박히면 브레이크가 과한가보다, 좀 풀어주고 하는식으로 조종기로 비행기 조종하는 개념으로 어찌어찌 옆 언덕까지 갔습니다. 그곳도 바람 지저분 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열번 런칭에 제대로 기류타고 올라가는 확률은 반반이었지만 추락해도 회수의 부담이 덜해 오랫만에 비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몇번 제대로 상승하고 까마귀와도 좀 놀 즈음 아무래도 비행 증명사진 하나는 있어야 되겠다 싶어 셀프촬영을 시도했습니다. 재기를 높이 올려두고 후다닥 카메라 들고 승강타 하나만 쳐 주며 찰칵 찍기.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겨우 한컷 찍을 수 있었습니다. 조종기 목끈을 쓰면 좀 나을것 같은데. 그럭 저럭 바람타기와 언덕타기를 거듭해 피로가 몰려오고 해도 뉘엿뉘엿 저물어 갈 즈음 전통발사글라이더를 든 중년 한분이 다가오더군요. 세르게이라고 했습니다. 예쁜 빨강투명코트의 주익이 반으로 꺾여 있더군요. 발사글라이더엔 오늘 바람이 너무 세서 그 지경이 됐다는군요. 저는 바람이 좋을락 말락 하던 때였는데. 역시 발사글라이더는.... 그와 작별하고 철수하기 전 그가 날렸다는 남서향 언덕을 탐색해 보기로 했습니다. 멀리서 보기엔 슬롭 폭도 좁고 좌우로 골이 있는 역말굽형이라 지금까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곳인데 의외로 바람 순도가 좀전의 서향보다는 훨씬 낫더군요. 슬롭 폭이 좁아 옆으로 멀리는 못보내지만 깨끗한 바람이 올라와 런칭하면 곧바로 상승이 보장되는게 썩 맘에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남(南)자 들어가는 바람이 불기만 한다면 겨울철 슬롭터로는 가장 이상적인 장소인듯 합니다. 재수님이 이곳을 알면 참 좋아할텐데. 눈 없을때는 두말할 것도 없이 남동향 사면이고 겨울철엔 이곳 남서향 사면을 이용하면 곧 탄생할 F-86도 제법 띄울만 하다는 새로운 희망을 하나 얻었습니다.
시내 뜨베르스까야 불바르.
발샤야 니끼츠까야 울리챠. 점심때 자주 가는 그루지야 샤실릭 온실집에서 오늘도 초록색 귀염둥이 웨이러가 우리를 맞았습니다. 까끄 아뷔치너?(평소처럼 하실거죠?) .... 그렇지 이젠 잘 하는군. 흐뭇 ^____^. 항상 선물이라며 주는 '사마공 흐렌노바야 보드카(겨자향 밀주 보드카)' 한잔을 탁 털어 넣으며 온실 밖 고목나무를 둘러싼 흰눈을 평화롭게 감상했습니다. 얼마후 까불이 웨이러가 '봇 바샤 바라니나'하고 접시를 가져 왔습니다. '바라니나?(양고기?)' 샤실릭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양고기만 찾는다던데 낯선 냄새 견디지 못하고 결국 나이프 내려 놓고 입맛만 쩝쩝 다셨습니다. 까불이 초록동이 짜식~ 쫌더 노력해야 되겠어.
그 다음날인가요... 폭설이 내리고 있는 수하렙스까야 광장. 마냥 밀리는 정체속에 차 밖에 나와 와이퍼에 엉기는 눈 얼음을 털어내는 모스크비치.
매일 아침 출근길이 조마조마 합니다. 낼 모레가 동지라 아침까지 밤은 길기만 한데 깜깜한 속에서 먼저 생체시계 알람이 잠을 깨우고 곧이어 손목시계 첫번째 알람이, 25분 후 손목시계 두번째 알람이 좁 급한 음을 냅니다. 그래도 미적거리노라면 급기야 핸드폰의 굉음 알람이 집안을 흔들어대 그제서야 식구들 깰세라 뛰쳐나가 exit 단추를 눌러 끕니다. 라디에이터 불빛은 최고로 들어와 있는데도 깜깜한 집안엔 찬기운이 돕니다. 물고기들 집에도 히터의 녹색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다행히 오늘도 따뜻한 물이 나오는군요. 머리까지 감고 그제서야 방문을 열어 불빛을 들여보내면 큰딸내미가 "이제 일어나?" 하고 걸직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아주 부드럽게 "그래~ 이제 일어나렴~" 그렇게 하루가 시작됩니다. 아직 어두운 창밖 온도계를 봅니다. 헉쓰! - 18도. 장난이 아니군. 간밤에 꾼 꿈이 생각납니다. 엔진 시동 안걸려 무지 고생했던 꿈이 -_-:: 차도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데 5분 먼저 나가야지... 후다닥 밥 푸고 고추장 비벼 계란 후라이 하나 얹어 먹으려는데 서영이 깨어 보리 등교옷도 챙겨주고 반찬도 찾아다 주고 갑자기 식탁이 풍성해 집니다. 따라서 식사 시간이 갑자기 느긋해 집니다. 성게젓갈, 갓김치, 강원도 엄마표 식혜와 함께 아침밥을 맛있게 먹고 생사과 쥬스와 제주 선인장 차를 훌훌 마시니 평소보다 더 늦어 있습니다. 아우~ 늦었다. 이젠 가야지. 보리 학교 잘 갔다 와라~ , 누리 잘 놀아~ 음~ 그래 하루 잘 보내게!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내려 3중 현관문을 밀치고 나서니 코끝에 훅~한기가 끼쳐 옵니다. 둘째동서것으로 추정되는 챙모자 한껏 내리덮고 어깨 한껏 움추리고 뽀독 거리고 눈을 밟으며 주차장으로 갑니다. 오늘 같은날 자동시동 시키면 밧데리 완전히 나갈것 같아 자제합니다. 차디찬 운전석에 앉아 먼저 담배 한대 피고 맘 진정하고 러샤 곰이 일러준대로 시동전 체크리스트를 실행합니다. 핵심은 축전지의 준비운동겸 활성화를 위해 먼저 작은 불 등을 한 1분정도 켜서 밧데리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키고 그다음에 모든 전원을 끈 다음에 시동모터를 돌려라. 그랬기 때문인지 오늘 -18도에서 4차 마지막 시도에서 시동걸기에 성공했습니다. 오오~ 그때의 감격이란. 일단 시동이 걸렸으므로 전기관리는 내 맘입니다. 뒷유리창 얼음을 녹입니다. 앞유리창 성에제거 바람을 최대로 올립니다. 10여분만에 모든 출발준비가 갖춰졌는데.... 저 뒷 찝차는? 어젯밤 주차장에 차 댈때 까프까즈인 관리인이 언제까지? 해서 (야간주차 마지막 시간인)아침 아홉시까정! 했는데 그 브라뜨(그사람들은 적이 아니면 모두를 브라뜨=형제여! 하고 부릅디다)는 그걸 곧이 곧대로 듣고 9시 출발 예정의 찝차 하나를 더 세웠던 모양입니다. 결국 찝차의 주인이 빵모자 눌러쓰고 이른 걸음을 하긴 했는데 아주 퉁퉁 뿔었던 모양입니다. 차 시동 걸길래 곧 차 빼겠거니 했더니 다시 내려서 미적 미적 유리창 눈치우고 뺄 기미를 안 보이더군요. 해서 나가 차 쩜만 빼 달라고 했더니 나갈 시간 정확하게 얘기 안한 네가 잘못이다.(그렇소 내 잘못이오). 그리고 내차는 2분 이상 그레옛지(달궈야)해야 움직일 수 있다(정 네가 나를 원망하고 싶다면 할 수 없지..). 그러고도 1분 30초 이상을 깨끗한 차 유리 박박 긁으면서 미적대더군요. 흠~ 이럴땐 흠~ 이 최고야. 화내면 내가 지고야 마는고야. 해서 내 차 시동 건지 15여분 만에 주차장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일터까지 남은 시간 35분. 살같이 날아 제시간에 비근하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도중에 겪었던 오만가지 인상찌푸리고 하이빔 번쩍 거렸던 이야기는 이제 그만. 올핸 겨울 초입을 유난히 심하게 시작하는군요. 벌써 한달째 비행다운 비행도 못하고 있고. 살아남기 수준의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러샤 곰들은 이런 겨울에 무얼 하는가? 굴 속에서 손바닥 쫄쫄 빨며 보낸다던군요.
그럼 러샤인은? 정교회 관습에 따라 7주간의 금욕기인 뽀스트를 겪고 있지요. 고기, 우유, 술, 담배 전혀 안하고 물과 약간의 빵과 야채로만 연명하는.
곰이나 사람이나 혹독한 겨울 보내기
외근 나가는 길에 니낏스끼 교차로에서 잠시 정체되었습니다. 어느 고귀한분의 자동차 통과할때까지 임의로 이렇게 막아놓는 일은 일상사입니다. 저기 자동차 사이로 바쁘게 뛰어가고 계신 연두색 조끼의 교통경찰님의 소행입니다.
정체도 풀리고 이제 갈길을 계속 갑니다. 제법 송이가 굵은 함박눈발은 금새 길위로 덮이고 거리를 미끄럼틀로 만듭니다. 다행히 크레믈린 남쪽 광장을 거쳐가는 하행선은 텅 비어 있군요.
가로등에 년중 내내 LG 기업 간판이 걸려 있어 일명 LG 다리로 불리는 발쇼이 까멘늬 다리를 건너고 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오늘처럼 눈 푸지게 오는날은 시내쪽 정체가 더 한듯 합니다. 그래~ 고생좀 하게나들~ 가볍게 콧바람을 날리며 여유로운 하행선을 달립니다. 내일만 일하면 12월12일, 러시아 헌법의 날인가 하는 휴일입니다. 미리부터 달아놓은 경축 깃발이 원색적이지만 다리 위인데도 바람결은 느껴지지가 않는군요. 으휴~ 바람기다리다 지치길 벌써 3주일째인데 오늘도 고요하기만 하군요. 한국에서 바람타는 분들은 엇그제 경북 황금산에서 어마어마한 재미를 보고 오셨다는데 모스크바에서는 손가락만 빨고 있습니다.
시내 중심부 뿌쉬킨스까야 지하철역 승강계단입니다. 참 길지요. 트랙 길이가 한 100m 이상 되는것 같습니다.
비행 공치고 돌아오는 길에 날은 또 왜그렇게 좋아 사람 염장을 지르는지... 라디오 전화노래신청 코너에서 보통(?)사람들은 오늘 날씨 바람도 없고 쌉쌀하게 청명하며 더없이 좋다고 탄성들을 질러 쌌는데 (자메챠쩰리나야!!!!) 좋긴 개뿔이 좋아! 악담을 하며 돌아와 허허로운 홀몸 영화만 한편 때렸습니다. 마이클 더글러스 나오는 쓰릴러 <니 거바리 니 슬롭> 영어 제목이 생각 안나는군요. 뭐 말하지 마라 그런 뜻인데.... 극 중에 아주머이가 목발로 악당 후려갈기는 장면에서 뒷자리 여인들의 악! 소리에 퍼들쩍 놀랐습니다. 참 실감은 나더만 그 카메라 어떻게 되었을지(아마 카메라 앞에 보호 막대를 달았었겠죠). 또 CCTV에 쫌전까지도 아주머이의 목발에 맞아 널부러진 악당 모습이 보이다가 다음 화면에선 그넘이 안보이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도 뒷쪽 여인네들 악!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넘이 코피칠갑을 한채 갑자기 나타나 아주머이 목을 조르기 한 0.25초 전부터 뒷쪽 여인네의 비명이 먼저 나오더군요. 거참 여인들의 기민한 감각력이란.... 저는 아주머이가 그 남정네와 쓰러진 연후에야 아~ 그넘이 CCTV에서 사라진 것은 곧 그 아주머이를 해치러 오고 있다는 뜻이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진공관 형광등).
그리고 ..... 여자 디텍티브로 나오는 배우의 목소리(물론 러샤말 떠빙)가 배우의 차고 이지적인 모습과 참 어울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군요. 요즘 러시아에 들어오는 외화들 떠빙 참 잘되어 있습니다. 일전 폴란드인가 출장가셔서 아직도 동유럽엔 남자성우 혼자 다 하는 변사가 있더라 하는 글 쓰셨던 우리 비행클럽의 장윤석님 말씀은 최소한 모스크바에선 맞지 않습니다. 요즘 영화보기 재미가 들려 보름마다 신작 뜨면 꼭꼭 가곤 하는데 볼때마다 느끼는게 배우들 얼굴하고 목소리 톤이 혼연일체의 수준이며(왜 그런 과학도 있다잖아요. 얼굴 골격만 가지고 그의 성대 모양을 짐작하고 목소리를 재연해 내는것. 디스커버리 채널의 그 프로그램을 본 후부터 저는 사람 얼굴을 보면 저사람 목소리는 이렇겠구나 하고 짐작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한 80% 는 적중하는 것 같더군요.) 러샤말과 영어의 음절수가 비슷한지 입동작과 말이 너무 절묘하게 맞는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많이 변형되었긴 해도 같은 알파벳 문자권이라 이런게 당연할지도 모르겠군요. 한국에서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 볼때 배우들 입은 말끝나고 이미 다물어 졌는데도 성우의 목소리는 아직도 계속되던 순간의 어색함, 노랑머리 배우들의 입에서 순수한국말이 흘러나올때의 어색함 등등의 기억이 완벽한 떠빙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란 선입관으로 굳어졌는데 최근 영화관 탐닉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싹 없어졌습니다. 참.... 그 여 탐정(의 성우)목소리 매혹적이었습니다 -_-;;(여보 미안~) 제가 귀가 커서 그런지 또 좀 소리에 예민하지요.
뜬금없는 영화 이야기 하다보니 집에 갈 시간도 놓쳐버렸습니다. 그만 수다떨고 이제 집에 가야 할 시간입니다.
일터 근처에 있는 문학 박물관뜰에 한무리의 학생들이 견학이라도 온 모양입니다.
...했지만 날이 매콤하게 추운줄도 모르고 하늘 하늘 나비외출옷을 입고 밖에 나왔다가 어마 추워라 호들짝 놀란 세 공주들은 관람 끝나자 마자 차 탈 수 있게 미리부터 와서 기다리라는 엄명을 내렸습니다 -_-. 해서 남는 시간동안 홈페이지 과월호 새로 엮고 새 슬롭기 어케 만들까 고민도 좀 하다가 철모르는 공주님들 추위에 얼지 않게 부랴부랴 달려가서 모시고 집으로 돌아간 이야기. ㅎㅎㅎ
관제탑님께서는 동생 결혼식 참석차 조금전 귀국 비행기편에 오르셨습니다. 관제탑님을 보내고 나니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저를 포함해 꽤 많은 남자들이 관제탑님이 없어지면 갈팡질팡 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마치 콘트롤 타워 없는 공항처럼). 어둡고 적막한 저녁. 올망졸망한 눈망울로 아빠만 바라보고 있을 아이들을 평소 한번 제대로 책임져 봤어야지... 바깥일 한다는 핑계로 아이들 눈망울 한번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지요. 다행히 아이들 어렸을때부터 키워주신 러시아 유모할머니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
그건 그렇고 일지는 마무리 지어야겠지요.
지난 토요일 2001년 12월 1일. 일터 바쁜 일도 끝났고 가정의 평화도 회복됐고 펠트장화 발렌끼도 구했고 해서 맘만 먹으면 종일 비행이 보장될듯했던 이번 토요일. 총괄적으로 비행은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우선 언덕에 서서 전경 파노라마를 한컷.
바람은 근 2주 가까이 반가운 동풍이 모스크바를 훑고 있지만 강도가 약했습니다. 초속 2~5m/s. 바람요정 비행동지님은 수수께끼 프로젝트 진행중이시라고 들었으므로 잠수 끝에 제풀에 떠오르시라고 방해 안드렸습니다.
홀홀단신 가볍게 이상향 브라쩨바 동남슬롭 언덕에 섰습니다만 풍속이 영 아니었습니다. 480g 재기가 뜰까 말까 망설이다 상승, 또는 가라앉는 확률이 반반. 이론대로라면 양털방수장화를 구비했기 때문에 언덕아래 추락을 겁내지 않아도 되었으나 실전 테스트 결과 커다란 문제점이 돌출되었습니다. 옛날 발렌끼는 양털로 좌우 구분없이 본체를 짜고 그 아래 고무로 만든 덧신을 신는 형태였는데 요즘 발렌끼는 아예 바닥이 고무로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바닥이 맨질맨질해 평지에서 걸어도 미끌미끌 하는 겁니다. 제자리에서 앞뒤로 발을 놀리면 빙판 지치기 하는 것처럼 쓱~싹 쓱~싹, 문워킹도 됩니다-_-. 이런 신발 신고 저 언덕 한번 내려가면 올라올때의 참담한 망가짐이 선명하겠지요. 조만간 바닥 톱질을 하려 합니다. 그래서 언덕 아래까지의 추락은 급구 피하고 재기가 눈높이 이하로 침하할땐 즉시 끌어와서 주변에 떨구기 작전으로 근근한 비행을 이어갔습니다.
반면 패러패들은 신이 났습니다. 지난번 소개드렸던 의지의 델타플라너도 나오셨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그분은 10여초 활강 후 그 고행의 시지프스 언덕 오르기를 하시더군요. 가까이서 그분을 조명하기가 미안해 먼발치로만 찍었습니다.
낮동안 내내 여전히 바람은 좋아질 기미가 안보이고 파라패 분들만 오진 비행을 즐기는 가운데 이제 두꺼운 구름 위로 해가 기우려는지(16시쯤이겠지요) 어두워지고 추워지더군요.
그때 홀연히 느껴지는 풍기! 땅에 엎드려 있던 재기를 집어던졌습니다. 한30여분간, 바람죽을때까지 무아경의 바람타기를 즐겼습니다. 그때는 패러패들에게 맞는 바람이 아니었기에 이번엔 그분들이 제 비무(飛舞)를 감상했습니다. 좌우 시소타기(=스톨 턴), 방수 배면비행, Only One Roll, 꽂다가 루프, 조종사 후리기(자학!) 등등.
.... 그러다가 어두워지고 춥고 배고프고... 그리고 바람이 죽어서 아쉬운 비행을 접었습니다.
막판에 그나마 손 맛 본, 쩜 손해 본 주말비행이었습니다.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