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 또 하나의 세상(2001. 2 조금 손봄) another wonderful world being constructed!(Feb 2001) - a little progress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과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다시 오늘로 엇그제 일기장 2001/4/2, 4/3, 4/6, 4/9, 4/10, 4/11, 4/12, 4/13, 4/16, 4/17, 4/18, 4/29, 2001/4/29(일) 흐림, +11 ~ +20, 환율:1$=28.83루블 노동절 4일 황금연휴의 첫째날, 일요일입니다. 산지 한달도 안된 디카가 망가져서 수리보내느라 한동안 사진을 올리지 못했었습니다. 고장난 카메라는 수리점에 갔는데 꿩궈먹은 소식이고 참다못해 싸우다시피 윽박질러 동종의 다른카메라를 임시로 받아왔습니다. 아뭏든 오랜만에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어서 흐뭇합니다. 한낮 가족들을 이끌고 휴일 외출을 나섰습니다. 어제 일 끝나고 연휴 전야라 기분좀 내느라 술을 엄청 펐기때문에 시내에 두고 온 차를 찾으러 가는 길, 지하철을 탔습니다. 제가 사는 변두리 동네 <깐꼬버>지하철역입니다. 걸어가느라 사진이 많이 흔들렸군요. 거리에는 야채 모종 차에 싣고 다차로 휴일농사 지으러 갈 준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딸내미 표현을 빌리면 "수박통만한" 고양이까지 차 뒷선반에 싣고 근교 다차로 가서들 열심히 땅파고 씨 뿌리고 모종 심고 땀흘려 일하며 도시의 찌꺼기들을 쏟아버리고 오겠지요. 언제 봐도 멋지고 여유로운 삶들입니다. 연휴라 다들 도시를 빠져나갔기 때문인지 한산한 거리에 이제 막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나무들만 빈거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늘이 흐려 있군요. 바람은 없고. 시내로 향하기 전 잠시 인공호숫가에서 산책을 했습니다. 호숫가 언덕에서 사과나무 꽃이랑 이름모를 나무꽃 향기도 맡아보기도 하고 어떤 할머니와 산책나온, 역시 할머니 개 쓰다듬어 보기도 하며 아이들이랑 히히덕 거렸습니다. 호치민 광장 4거리입니다. 길 건너 왼편으로 호치민 동상이 있습니다. 동상이라기 보다는 커다란 주석접시에 양각으로 호치민의 모습을 새긴 기념비라고 하는 편이 옳겠군요. 거리에는 노동절을 축하하는 깃발들이 울긋불긋 나부끼고 있습니다. 크레믈린으로 향하는 "발쇼이 까멘늬 모스트(큰 돌다리)". 노동절을 축하하는 3색 깃발이 나부끼는 너머로 크레믈린 벽돌탑과 무기고 녹색 지붕이 보입니다. 맨 위로 2001/4/18(수) 맑음, +4 ~ +14, 환율:1$=28.87루블 점심먹고 돌아오는 길의 <니킷스끼예 바로따 광장>5거리입니다. 광장 오른편의 조그만한 금색 지붕은 뿌쉬킨 분수대입니다. 아직은 말라 있지만 곧 시원스레 물을 뿜겠죠. 오늘은 날씨가 좋군요. 산책하기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위 광장에서 트베르스까야 거리까지 한 1km남짓 뻗어 있는 산책로 <트베르스꼬이 불바르>모습입니다. 아직 나무들은 앙상하지만 따뜻한 봄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들 나와 있습니다. 맨 위로 2001/4/17(화) 흐림, +4 ~ +12, 환율:1$=28.82루블 머플러통 터진채로 방방거리며 다니는게 남사스럽고 교통경찰 앞에서는 딱지라도 떼일까 사알~살 내가 아닌것 처럼 여우걸음을 하고 다니던 차에 페라리를 만났습니다. 납작하고 빠알간 차체에 말그림도 선명한 페라리가 웅웅거리며 앞서자 머플러 터진 경차 신나게 따라붙었습니다. 페라리 소리나 경차 소리나 비슷비슷하니 같이 가면 못알아보겠지 하고. 티코가 빨리 달리는 이유는 프라이드처럼 보일려고 라는 말이 있던가요. 뭐 결국 언덕 중간도 못가 페라리 꽁무니를 잃어버리고 다시 살금 살금 여우걸음으로 집에 갔습니다. 맨 위로 2001/4/16(월) 흐림, +5 ~ +10, 환율:1$=28.82루블 월요일입니다. 조금 쌀쌀하고 어제까지 불던 바람은 잠들고 하늘은 흐려있습니다. 지난 주말 부활절 사진들과 비행일지입니다. 일요일, 부활절 한낮입니다. 전날 밤 무려 두줄이나 물들여 놓았던 달걀이랑 꿀리치 빵이랑을 보자기에 싸들고 인근 우스꼬예 정교회 성당으로 가는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어제 저녁 부활절맞이 대청소를 하느라 피곤해진 엄마 아빠가 낮잠을 잔 통에 시간이 많이 늦어져 성수 축성이 끝났을까봐 딸들은 초조하기만 합니다. 정교회 신자는 아니지만 러시아에 산지 어느덧 10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란듯이 러시아의 정서에 익숙해지다보니 얼마전부터 매년 부활절만 되면 달걀 싸들고 성당가는게 자연스레 됐습니다. 아니면 작년에 촛불 붙이고 했던 기도가 효과를 봤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암튼 집에선 제사지내고 교회 나갈 일 있으면 감사기도도 하는 범신론적 우리집입니다. 벌써 많이들 성당엘 다녀 가는 길이군요. 어째 오늘은 비닐봉지 사이로들 울긋불긋한 계란도 안보이네. 관제탑님께서 자기는 사진에서 꼭 빼달라는걸 그냥 싣습니다. 작년초 주변으로부터의 구설수에 좀 시달리는통에 예민해 졌는지. 숲 가운데 들어선 우즈꼬예 성당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명절날이라 1년치 종을 한꺼번에 치려는 듯 저 멀리서부터 띵강땡강 종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성당 안마당에 들어서니 작년과 같이 시끌벅적한 성탁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올핸 정교회 부활절 날짜부터가 작년과 달라 혼선이 생기더니 성당 안마당조차 고요해 좀 어색했습니다. 알아보니 저녁에 잠깐 축성행사가 열릴거라 하더군요. 평소 교회 안 다니다 크리스마스때만 교회나가는 엉터리 신자처럼 황당해 하다 결국 성당 안에 들어가 밀납초 한자루씩 사서 꽂는걸로 부활절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성당 곁 조그만 호숫가에 각종 목각놀이기구가 세워져 있는 아이들 공원이 있습니다. 바람이 좀 거셌지만 봄볕이 따뜻해 잠시 들렀습니다. 작은 딸은 벌써 우리끼리 축성한 꿀리치를 꺼내 뜯고 있군요. 다음은 지난 주말 비행일지입니다. 지난 주말 이틀간 파란만장한 비행을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부터 바람이 심상찮았습니다. 창밖 자작나무숲이 온통 일렁이는게 뭔가가 될듯한 날씨. 전날 일기예보처럼 5~10m/s의 남서풍에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전날 술푸느라 차도 직장에 두고 왔고 바람불면 아무때고 일끝나고 날리러 갈 수 있도록 재기도 직장에 가져다 놓았었기 때문에 느지막한 아침을 먹고 가족들과 함께 지하철로 시내 일터까지 갔습니다. 한 열흘전에 만충전해놓은 재기를 꺼내 싣고 <크릴라스끼 할믜>로 향했습니다. 눈은 어느새 완전히 녹아 없어졌고 스키 리프트 줄도 대부분 걷혀진 상태. 언덕에는 유모차를 끌고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만이 몇몇 있을 뿐. 언덕 남서쪽 사면은 좌우로 고목나무 등 장애물이 있어 넓은 비행은 힘들듯 했지만 바람결이 튼튼하고 일정해서 좁은 공간에서 급하게 왔다갔다 하는 비행 정도는 충분히 가능해 보였습니다. 회장님 말씀처럼 20초만에 커넥터 연결, 스위치 on, 타각 점검을 마치고 재기를 밀었습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기. 바람을 타고 솟아 오르며 좌우 비행을 몇차례 하며 그래 이고야!를 외치려던 순간 갑자기 왼키 대신 오른키가 먹으며 한줄밖에 남지 않은 스키 리프트 줄을 냅다 박고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마른풀이 푸석하니 먼지를 튀기며 재기를 빨아들였고 언덕을 뛰어내려가 기체를 회수해 타면을 실험해보니 타면이 조종간과 제멋대로 따로 놀며 한끝으로 마냥돌아가는것 아니겠습니까? 급하게 스위치를 껐다가 몇번을 다시 켜봐도 마찬가지. 강건너 한 5km 떨어진 일반비행장에서 오는 신호가 여기까지? 아니면 열흘전에 충전해 둔 수신기 밧데리가 벌써 자연방전된건가? 간단하다는 이유 하나로 테스터를 비롯해 아무것도 안가져왔기 때문에 전압체크를 해 볼 수도 없고. 아깝지만 철수해서 원인을 찾아보는 수밖에..... 언덕 사면에 앉아 봄빛 푸른 강을 내려다보며 허탈한 마음을 담배연기에 담아 내뿜고 있는데 이번엔 들불이 일어났습니다. 관제탑님이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 쥐불놀이를 해보시겠다고 라이터를 빌려달라시기에 빌려드렸더니 걷잡을 수 없는 들불을 놓아버리신게 아니겠습니까? 재기좀 올려달라고 빌던 그놈의 강한 바람이 재기대신 들불을 언덕위로 신나게 밀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내려와서 불 좀 꺼달라는 관제탑님의 아우성에 내려가긴 하면서도 제 눈에는 연기가 마치 풍동속에서 기류실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스트림 라인으로 언덕을 넘어 후사면에서 와류를 일으키는 것만이 보이더군요. "그래, 영무님이 보내주신 자료 도해의 실제가 바로 이거야!" 몇번 작대기로 마른 풀을 헤집어 보아도 그 세찬 바람속에 타 올라가는 불은 잡을 수가 없겠더군요. 게다가 불길이 가고 있는 언덕에 제 재기랑 카메라도 놓여 있는데. 시내에서 연기보고 소방차라도 쫓아오면 큰일이겠다 싶어 잽싸게 도망치기로 했습니다. 뭐 봄 쥐불이야 일부러라도 놓는거고 언덕 꼭대기까지 타올라가면 민둥산이니 거기서 멈추겠지 하고요. "야들아, 튀자!" 명령을 내리고는 재기랑 카메라, 낚싯대 챙겨들고 정말 빠른 속도로 차로 향했습니다. 그날 저녁 내내 뉴스 봤습니다. 모스크바 언덕에서 큰 불 났는데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라도 나올까 하고요. 뉴스는 ..... 안나왔습니다 -_-;; 만 제 차 머플러가 터졌습니다. 너무 빨리 달렸나봅니다. 수신기 작동불량의 원인은 아무래도 열흘동안의 자연방전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져오자마자 집에서 다시 실험해 봐도 여전히 서보가 제멋대로 돌아갔는데 밤새 재충전 후 다음날 아침에 테스트 해보니 정상으로 돌아왔거든요. 니카드의 자연 방전량이 그렇게 큰가? 어디선가 읽은 기억으론 그 정도 기간이면 한 10~20% 손실이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암튼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놈이 재기니까 어떻게 추락해도 손상은 없지만 만약 다른 기체였다면......충전에 좀더 신중을 기해 비행전 충전 필수라는 교훈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비행 전 부활절을 맞아 빛나는 언덕 건너편 정교회 성당을 한컷." 일요일. 부활절. 여전히 바람이 좋았습니다. 성당에 갔다가 혼자 어제 언덕으로 다시 갔습니다. 관제탑은 어제 특이한 비행기 날리던 사람이 우리밖에 없으니 혹 누가 기억했다 잡아갈지도 모른다며 만류했지만 이 바람을 놓칠 수는 없었으니까요. 언덕에 도착해 어제 불난 자리 보니 다행히 조금만 타고 괜찮더군요. 그날 바람은 정서풍이었습니다. 어제 기슭과 반대쪽 후사면에서 비스듬한 바람을 받으며 비행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둘이서 코스모스타 비슷한 글라이더를 날리고 있더군요. 무선 글라이더는 나 혼자인줄 알았는데 반갑더군요. 주파수 비교하고 20초만에 준비하고 재기를 던졌습니다. 바람이 이미 이틀간의 막바지라 간헐적으로 불어 꾸준한 비행은 못하고 다리품은 좀 팔았지만 고고도도 제법 취해보고 왕복 릿지비행의 요령도 거의 숙지하고 그언덕 지형에 따른 바람길도 거의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바람을 정대해 호버링하듯이 멈춰 있다가 바람을 비껴 속도를 붙이며 날아가는 솔개식 비행법도 익히고 언덕 저 아래서 선회를 하며 바람을 뒤로받고 언덕을 타고 올라와 제 근처에서 착지시키는 기술도 익혔습니다. 한 두시간을 그렇게 날렸나 봅니다. 청소년들의 발사 글라이더는 몇차례의 추락 후 당연스럽게 날개가 동체와 분리되어 곧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제 재기는 몇번의 배면추락으로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밧데리 커넥터가 ㄱ 자로 꺽여 거의 합선 직전까지 갔지만 그 후부턴 착륙도 제대로 배깔고 하는 바람에 꽤 여러번 더 날릴 수 있었습니다. 전날과 달리 흐뭇한 맘으로 방방거리는 자동차 몰고 늦게 돌아왔더니 관제탑이 저 방화범으로 잡혀간 줄 알고 걱정이 컸었다나요. 급한대로 하이텍 연장코드 커넥터를 잘라 밧데리 커넥터를 만들었는데 뭐 별 상관은 없겠지요? 헬기도 아니고 비싼 발사스케일 비행기도 아니고 재기니까. 맨 위로 2001/4/13(금) 흐림, +7 ~ +17, 환율:1$=28.86루블 어제 저녁 오랫동안 기다리던 비가 모처럼 시원하게 쏟아졌습니다. 코끝을 스쳐가는 비비린내가 상큼하게 느껴졌습니다. 건조하고 정체된 도시 매연에 찌들어 있던 풀들이 봄비에 씻겨 생생한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이 비로 도시의 먼지도 씻겨 나가고 정체되었던 기단도 좀 풀리면 내일 주말쯤은 바람이 불지 않을까요? 일기예보에 따르면 내일, 모레 바람이 4~9m/s로 적당하게 불거라 그러는데 저녁 창밖을 유심히 살펴봐도 바람의 기미 없이 잔잔하기만 합니다. 아뭏든 피곤했던 일주일이 끝나고 있습니다. 직장사람들과 한잔 하고 푹 쉬고 내일은 벼르고 벼르던 재기좀 날려보려 합니다. 그럼 모든분들 즐겁고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맨 위로 2001/4/12(목) 흐림, +8 ~ +16, 환율:1$=28.87루블 오늘, 4월 12일은 러시아 우주비행사의 날입니다. 지금으로 부터 꼭 40년전인 1961년 4월 12일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야후의 한글싸이트)이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을 했던 날을 기린 것입니다. 첨단 기술에 의해 우주 저멀리까지의 신비가 많이 벗겨진 지금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이(그것도 겨우 지구 주위를 돌았던)가지는 의미는 거의 퇴색되었지만 그 당시 구소련 국민들의 열광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겁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의 라디오방송에서는 오늘의 소사(小史)로 가가린의 우주비행을 말하면서 오늘날의 우주는 얼마나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느냐와 비례해 인간에게 가까와진다고 코멘트를 달았습니다. 예로 미국이나 구주에서는 일반인들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관광우주비행에 나설 수 있는 형편인 반면 러시아인들에게 있어 우주는 이제 저멀리 떨어져 있는 곳일 뿐이라고요. 예전 가가린이 역사적인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면서 지었던 환한 미소를 기억하는 나이 든 러시아인들은 오늘을 맞는 감회가 썩 좋지만은 않을듯 싶습니다. 유리 가가린을 우주로 쏘아올린 보스톡 1호 로켓과 우주비행모듈 그림입니다. 오늘 찾아본 바에 의하면 가가린은 1시간 29분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지구는 푸른 빛이다"라는 탄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The Earth is blue!" 이 단순한 한마디가 지구인들의 가슴을 울린것은 최초로 지구 밖에서 공처럼 둥근 지구를 본 사람의 입을 통해 나왔기 때문일 듯 합니다.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유리 가가린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는 또다른 영어 싸이트입니다. 맨 위로 2001/4/11(수) 맑은 후 흐림, +8 ~ +17, 환율:1$=28.87루블 바야흐로 모스크바는 봄의 초입에 들어선듯 합니다. 퇴근길, 집 앞에 차 세워두고 잠깐 걷는 사이 코 끝에 솔솔 풍겨오는 나무타는 냄새와 고소한 고기냄새. 벌써 누군가들 숲속에서 봄 샤실릭(꼬챙이에 꿴 고기를 장작불에 굽는것)을 하고 있구나. 좋은 계절이 다시 돌아왔구나~ 생각했습니다. 방금 가족들이 외출에서 돌아와 시끌합니다. 나머지는 내일 다....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가 모습 몇컷을 연속으로 올립니다 날이 잔뜩 흐려 있었습니다. 요즘 많이 가물어 칼칼한데 비가 한 줄기 뿌려주면 좋겠군요. 부활절이 낼 모레. 악챠브리스까야 지하철 부근의 초미니 성당입니다. 왼편의 사각건물은 그 이름도 무서운 모스크바 경찰청입니다. 아직 정문앞에 멈춰서 이름 확인을 못해 무슨 대학인지는 알 수 없는 모 전문대학(Institute)입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러시아 아카데미 나우크(러학술원) 산하의 생화학 대학이랍니다. 맨 위로 2001/4/10(화) 맑음, +6 ~ +16, 환율:1$=28.79루블 그동안 못다한 사진 소개를 위해 오늘은 좀 진도를 빠르게, 사진은 많이, 설명은 적게 하겠습니다. 집에 좀 일이 있어 출근길이 한 반시간 늦어졌더니 차가 많이 막히는군요. 불바르 잔디밭에 벌써 초록빛이 들기 시작합니다. 지하철 순환선 악챠브리스까야역입니다. 따스한 봄날 점심시간에 좀 산책을 했습니다. 한가로운 봄볕에 잠겨 있는 어느 누군가의 동상입니다. 게르첸 거리입니다. 이길로 쭉 걸어내려가면 차이꼽스끼 음악원과 고생물학 박물관을 지나 마네쥐 광장과 크레믈린 서벽이 나옵니다. 게르첸 거리는 반대쪽으로 이타르-타스 건물이 있는 광장에서 끝이 납니다. 맨 위로 2001/4/9(월) 맑음, +6 ~ +15, 환율:1$=28.84루블 지난 일요일, 부활절을 1주일 앞두고 비행장 가는 길에 있는 정교회 성당. 콤소몰스끼 쁘로스펙트 초입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썼던 매년 4월 마지막 일요일이 부활절이란 글은 틀린 글이군요. 4월 셋째주 일요일이랍니다. 암튼 부활절을 1주일 앞둔 어제는 아주 화창한 봄날이었습니다. 저녁 뉴스에 보니 쁠라톡을 쓰고 버들강아지 가지를 든 여인들이 정교회 미사에 나와 주교의 가는 길 앞에 뿌리며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하는 장면들이 비치더군요. 모르던 사실이어서 오늘 직장에서 잠시 그 연유를 알아보았습니다. 어제부터 다음 주 부활절까지의 1주일은 정교회 용어로 <베르브늬 니젤리>, 즉 버들강아지의 주일이라 불리는 기간이라 합니다. 이 주일의 첫날인 부활절 전 주 일요일, 사람들은 그해 갖 피어난 버들강아지 가지를 꺾어 미사 예배를 드린 뒤 주교의 발 앞에 그 가지를 던지며 예수 고난의 최고점을 위로한다는 뜻으로 이러한 행사를 가진다는군요. 뉴스 뒷머리에선 기독교국가에서는 종려나무가지로 같은 의식을 치룬다고 하더군요. "위 버들강아지 사진은 충북환경방송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일요일, 별다른 프로젝트 없이 4회의 소티를 기록한 평범한 비행이었습니다. 아니 어제같은 날은 별다른 일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성공적인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비행장은 난장판이었습니다. 따뜻하고 맑은 일요일 오후, 이십여대의 비행기가 몰려 4~5대가 한꺼번에 하늘을 휘젓는 한편에선(아니, 비행장 대부분에선) 때를 만났다는 듯 폭주족들의 투어링 경주대회가 열려 연신 브레이크소리가 귀를 거슬렸고 풀밭엔 U-콘 비행기까지 나타나 특유의 소음을 뿌려대는통에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었으니까요. 아~..... 이런 소음 와수라장에서 멀리 떨어진 신선같은 슬롭 글라이딩의 세계여..... 지난 토요일은 하루종일 봄비가 뿌려 종일내내 집안에서 뒹굴거렸고 비 대신 자욱한 안개로 시작된 일요일은 바람이 한점도 없어 지난번 탐색한 새 장소로 출격하지 못했습니다. 5 리터 연료를 거의 한통 다 하늘에 뿌려오는 동안 점점 연습기에 식상해 감을 느낍니다. 이제 손가락이 풀렸다는 뜻일까요? 세스나 축소기를 서둘러 완성하려고 꺼내보니 니들밸브가 어디 가버렸군요. 예전에 카울장착 시험하느라 어디다 빼놓고 잊어버린 모양인데 영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모형점을 통해 삽니다 광고도 내고 별도주문을 해 놓긴 했지만 한달이나 걸린답니다. 새비행기 비행이 늦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그런 중요한 부품을 잃어버리는 칠칠함에 또한번 혀를 끌끌.... 거리이름이 <1905년가>라는 곳이 있습니다. 볼세비끼 혁명을 기념하여 지은 이름인가 봅니다. 그곳 지하철역 <1905년> 역앞에 있는 조형물입니다. 시내 중심가 북서쪽 바로 뒤편으로 나있는 레스나야 거리입니다. 우측의 적벽돌 긴 건물이 이채롭군요. 맨 위로 2001/4/6(금) 맑음, +6 ~ +15, 환율:1$=28.86루블 그동안 바빠서 사진 올릴 기회가 없었습니다. 퇴근길 레닌 대로에 어둠이 깔립니다. 앳된 군인들이 어디론가 가고 있군요. 부식수령이라도 가는 길인지. 민간인의 흐름속에 잠시 멈춰선 저 병사들의 머릿속엔 어떤 생각들이 맴돌고 있을까요... 항상 전쟁이 끊이지 않는 대국 러시아에선 징집기피현상이 특히 심한 듯 합니다. 한국의 일부가 그러하듯이 여기서도 튼튼한 몸 하나밖에 없는 젊은이들이 주로 조국 수호의 영광(?)을 지는 일이 많은것 같습니다. 재작년 대 체치냐 2차 전쟁을 시작했을때만해도 곧 끝낼 수 있을듯이 장담하더니 지금까지도 체첸 지역에서는 총성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 전장은 직접 부대끼는 그 지역 만이 아니라 러시아 전역에서 소위 테러전이란 이름으로 벌어집니다. 다행히 모스크바는 아니지만 지방 도시에서 심심찮게 폭탄테러로 몇명이 죽었느니 하는 보도가 들려오고 오늘 아침엔 모스크바 키옙스끼 열차역에서 폭발물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이기때문에 범인을 가리기란 거의 불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심증은 체치냐쪽 소행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지난 해 늦여름 시내 뿌쉬킨 광장 지하도에서 발생한 10여명이 숨진 폭탄테러사건도 미제사건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오늘아침 시내 깔루쥐스까야 광장에 서있는 레닌동상 뒷쪽을 지나며. 겨울 내내 바람을 애타게 기다리면서 언제 한번 가봐야지 했던 장소가 있습니다. 처음 그곳에 갔을때 기억에 언덕 높이가 상당했던것 같았거든요. 오늘 마침 부근을 지날 일이 있어 들러 보았습니다. 역시 기억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생각보다 슬롭글라이딩에 적합할듯 합니다. 앞쪽으론 저수지가 탁 트여 있어 바람이 막히질 않고 불어오고 때마침 남풍이 정면에서 부는때고 언덕은 한 300m정도 큰 원호를 그리며 일정하게 뻗어있습니다. 언덕 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아 상승풍이 높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바닷가처럼 저공비행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가족들 들판으로 소풍가자고 꼬드겨 거기로 가 봐야겠습니다. 다녀온 결과 곧 올리겠습니다. 거기에다 덤으로, 채석 또는 채토를 위해 허문듯 한 반원형 구덩이 또 있습니다. 좌우 폭이 백미터정도, 높이는 한 30~40m밖에 안되지만 바람을 모아주는 지형에 남향으로 방향도 좋고 뒷면은 평탄한 들판. 그야말로 완벽한 슬롭지형의 축소판입니다. 아주 다이내믹한 비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예상됩니다. 오, 이런 곳이 두군데나 있다니. 기대, 기대... 그곳은 공항가는길 근처에 있는 <힘끼>라는 마을입니다. 마을 초입 길가로 고목나무와 민가들이 줄지어 서있는 곳이죠. 맨 위로 2001/4/3(화) 흐린후 맑음, +2 ~ +9, 환율:1$=28.74루블 출근길입니다. 집 옆 숲에 안개가 진하게 끼는걸 보니 봄이 오긴 온 모양입니다. 맨 위로 2001/4/2(월) 흐림, 비, +4, 환율:1$=28.73루블 이틀간의 연휴를 아주 잘 보낸듯 월요일 오늘 출근길 준비는 좀 허둥댄 감이 있었습니다. 큰 딸내미는 1주일간의 봄방학 끝나고 개학하는 날이라 새로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고 저는 저대로 지난 휴일동안 재기 글라이더의 비행에서 받은 충격이 좀체 가시질 않아서 붕 뜬듯한 아침이었습니다(아래 비행일지 참조). 아침부터 봄비가 내렸습니다. 출근길 스몰렌스까야 광장에서. 오늘은 외근이 많았습니다. 봄비 오는 한낮에 돈스꼬이 모나스트리 정문앞을 지났습니다. 지난 토요일. 주중 내내 영하 10도가까이 내려가던 기온이 주말을 맞아 극적으로 풀렸습니다. 영상 4~5도까지 올라가는 따뜻한 봄날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비행장 갈 계획에 부풀어 있는데 그간 비행장에 소처럼 끌려다니던 딸들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바람에 동물원을 가기로 했습니다. 비행장이 그 근처라 동물원 끝나고 시간되면 비행도 하자고 비행기도 싣고 동물원 행. 따뜻한 봄날이라 모스크바의 하나밖에 없는 동물원엔 동물보다 사람이 더 많은듯(어디나 다 그런가?). 우리가족 빨간모자와 빵모자들이 우리에 갇힌 까치를 아주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원숭이 우리를 둘러싼 모스크비치들. 원숭이들은 하나도 안보입니다. 사실 모스크바 동물원은 내용 보잘것 하나도 없지요. 원숭이 우리를 둘러싸고 흥미로운듯 들여다 보는 이들도 사실은 봄볕에 산책나온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일겁니다. 동물원 정문을 들어서 돌계단을 올라 차도위로 난 구름다리를 지나면 동물원 2구역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철망 지붕이 없이 트인 조그마한 호수에 청둥오리등이 스스로 날아와 둥지틀고 사는데 자기들은 안전하게 새끼 낳고 공짜모이 얻어먹어서 좋고 모스크비치들은 도심속에서 다양한 새들 구경해서 좋은 공생관계가 이루어지는 연못입니다. 마침 점심때라 사육사 아저씨가 모이 한푸대를 뿌려주니 연못의 온갖 새들이 모여들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청둥오리, 기러기, 거위, 백조, 참새, 까마귀, 비둘기... 잠깐 가족들을 기다리는 사이 출구 옆 벤취에 앉아 봄볕을 가만히 맞아보았습니다. 문화인 아파트 뽀쪽탑 뒤로 봄햇살이 역광을 뿌립니다. 동물원을 나서니 해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담모퉁이에서 꼬마손님들을 기다리는 조랑말을 안태워줬다고 뚱하니 삐진 둘째딸을 달래며 비행장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늦은 탓인지 서너대의 기체만이 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펀플라이기 한대가 토크롤 연습중이었고 날개 2m정도의 써멀 글라이더 한대가 유유히 활강을 하고 있었는데 드로틀 없는 .049엔진에 적당량의 연료를 채워 상승한 후 엔진이 꺼지면 활강하는 식으로 여러차례 비행하더군요. 그렇지만 역시나 써멀을 타고 고도를 올리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 글라이더를 보면서 이재동님 생각이 났습니다. 재동님 뱅기 한바퀴 돌릴 정도의 고도라면 그 글라이더는 한 열바퀴 정도 선회시킬 수 있을까? ^^. 까불까불 까부는 펀 플라이기와 둥실둥실 학처럼 천천히 나르는 글라이더의 움직임이 아주 대조적이었습니다. 활주로 저쪽의 이동식 매점처럼 보이는 흰색 VAN이 있어 핫도그라도 파나 하고 가봤더니 놀랍게도 이동식 작업장이었습니다. 한쪽에는 키친가구처럼 서랍이 쫙 달려 있고 창쪽에는 널찍한 작업대가 달려있고 천정에는 뱅기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는..... 멀리 도심 한가운데서 큰 불이라도 난 모양입니다. 검은 연기가 치솟는군요. 제가 비행장만 가면 늘상 그렇게 강조하는구만(혼자서만) 안전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못생긴 노랑색 Cap232가(제 개인적으로 Cap232는 왜그런지 썩 맘에 안들어 옵니다. 엑트는 괜찮게 보이는데) 활주로 가운데로도 안나가고 위의 흰색 VAN 바로 앞에서 우리쪽으로 활주를 시작해 제 바로 앞에서 치솟더니 기우뚱하며 옆 눈밭에 퍽 처박히더군요. 제 차로부터의 거리가 한 5m정도. 하필 거기가 눈밭이지?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이었으면 참 좋았을텐데...^-_-^ 사고가 안났으면 그걸로 된거지. 혀 끌끌 한번 차고는 또 묵묵히 날개를 조립합니다. 주파수 비교를 해보니 개중 한대가 35.120mhz인가로 제 조종기와 한 끗발 차이밖에 안납니다. 더 정확한 비교를 위해 제 비행기 수신기만 켰더니 서보가 홱 돌아갑니다. 교대로 날리기로 했습니다. 서너대밖에 안되는 비행기중에 공교롭게도 주파수가 비슷해 비행시간이 줄어들고 아이들도 배고파 해서 2회 비행만 하고 접었습니다. 날씨는 따뜻했고 미풍이 정서에서 불어서 비행은 순조로왔습니다. 엔진 상태도 점점 회복되는것 같고요. 다만 2회째 이륙에서 프로펠러가 돌을 치는 바람에 절반으로 부러져 반만 남은 펠러를 왱왱거리고 고속으로 돌리며 1선회 후 비상착륙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펠러 교체하고 다시한번 만족스런 비행을 끝냈습니다. 비행을 접고 한컷. 석양에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활주로 저쪽 끝 상공에서는 동력패러글라이더가 웅웅거리고 선회중입니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우리 비행장 활주로 사정은 거의 자갈밭 수준입니다. 콘크리트 포장이 다 벗겨져 나가고 돌들만 남아 우둘투둘. 아스팔트 재포장공사 한번 하면 좋을텐데 우리 뱅기장이들이야 엄두도 못낼거고 돈많은 폭주족들이 혹 안깔려나.... 일요일 아침입니다. 밤새 창밖에 울리는 바람소리가 심상찮아 잠을 설쳤는데 아침에 건너편 숲을 보니 앙상한 자작나무숲 전체가 일렁이는게 오늘은 뭔가 될것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우선 바람의 강도를 살펴볼겸 식전에 집 옆 조그마한 언덕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언덕 꼭대기쯤에선 귓가로 윙윙 바람이 느껴졌지만 중턱 이하엔 바람이 없었습니다. 이곳은 안되겠군. 서둘러 아침을 먹고 어제 못탄 말을 오늘 꼭 타야 된다는 작은딸내미 스키장 언덕에 가면 말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꼬셔 <크릴랏스끼 할므>로 갔습니다. 이렇게 날이 따뜻했는데 설마 스키꾼들은 다 사라졌겠지... 아, 징한 사람들. 군데군데 땅이 드러나도록 눈이 녹아버렸는데도 리프트 줄은 여전히 사람들을 끌어 올리고 반팔차림으로 잔설 위에서 스키타는 넘들이 있더군요. 그래도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어서 날릴만 하겠다 싶었습니다. 겨울 내내 재기 주으러 등성이 아래로 뛰어내려간 이력이 붙어서 처음 몇번 던지고 질퍽한 눈밭에 처박고 주워오고 물 털어내고를 손쉽게(?) 반복했습니다. 저 아래 퍽 떨어지면 딸들이 자동인형처럼 뛰어가 더 못미끄러지게 막고 조수노릇 톡톡히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재기가 발진직후 휙 위로 솟구치기에 기수를 조금만 숙여주고 좌선회시키면서 왼쪽 능선으로 보내는데 고도가 떨어지질 않고 오히려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오른쪽으로 평행비행, 다시 왼쪽으로 선회하면서 바람을 45도 측면뒤에서 받고 능선을 따라 올라오며 고도를 그대로 유지. 그리고 잠시 후 사상 처음으로 저 높은 고도를 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사진에서만 보던 그 장면이닷! 아이들이 환호하고 관제탑은 "그럼 못생긴 비행기 탓이 아니었네.." 정말 처음으로 비행다운 비행을 했습니다. 감격, 또 감격. 잠시후 어느순간 고도를 잃고 내려왔지만 나중에 다시 한번 그 고도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재기 회수하느라 질퍽한 눈밭을 뛰어다닌 아이들 신발이며 바지가 젖어와 아쉽게 비행을 접어야 했지만 얼떨떨한 감격은 내내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이 언덕에서도 제비우스님들과 같은 비행이 가능하다. 바람은 이정도면 된다. 날리는 방법도 점점 감이 잡혀 간다. 그날 밤새 재기가 하늘 높이에서 좌로 우로 왔다갔다하던 모습이 아롱거렸습니다. 회장님이 누차에 걸쳐 말씀하시던 바람타는 비행의 묘미가 한순간에 터득된 하루였습니다. 엔진기와는 정말 다른, 오묘한.....기분. 슬롭 글라이딩. 맨 위로 Another Wonderful World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여러분들께 권하고자븐 사이트들입니다.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 남기실 말씀은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입니다. 모든 메일 환영합니다. yhlee25@hotmail.com 당신께서는 번째 방문객이십니다 맨 위로 *별도 표기가 없는 사진 및 글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으므로 영리목적의 무단전제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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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가족들을 이끌고 휴일 외출을 나섰습니다. 어제 일 끝나고 연휴 전야라 기분좀 내느라 술을 엄청 펐기때문에 시내에 두고 온 차를 찾으러 가는 길, 지하철을 탔습니다. 제가 사는 변두리 동네 <깐꼬버>지하철역입니다. 걸어가느라 사진이 많이 흔들렸군요. 거리에는 야채 모종 차에 싣고 다차로 휴일농사 지으러 갈 준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딸내미 표현을 빌리면 "수박통만한" 고양이까지 차 뒷선반에 싣고 근교 다차로 가서들 열심히 땅파고 씨 뿌리고 모종 심고 땀흘려 일하며 도시의 찌꺼기들을 쏟아버리고 오겠지요. 언제 봐도 멋지고 여유로운 삶들입니다.
연휴라 다들 도시를 빠져나갔기 때문인지 한산한 거리에 이제 막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나무들만 빈거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늘이 흐려 있군요. 바람은 없고.
시내로 향하기 전 잠시 인공호숫가에서 산책을 했습니다. 호숫가 언덕에서 사과나무 꽃이랑 이름모를 나무꽃 향기도 맡아보기도 하고 어떤 할머니와 산책나온, 역시 할머니 개 쓰다듬어 보기도 하며 아이들이랑 히히덕 거렸습니다.
호치민 광장 4거리입니다. 길 건너 왼편으로 호치민 동상이 있습니다. 동상이라기 보다는 커다란 주석접시에 양각으로 호치민의 모습을 새긴 기념비라고 하는 편이 옳겠군요. 거리에는 노동절을 축하하는 깃발들이 울긋불긋 나부끼고 있습니다.
크레믈린으로 향하는 "발쇼이 까멘늬 모스트(큰 돌다리)".
노동절을 축하하는 3색 깃발이 나부끼는 너머로 크레믈린 벽돌탑과 무기고 녹색 지붕이 보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좋군요. 산책하기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위 광장에서 트베르스까야 거리까지 한 1km남짓 뻗어 있는 산책로 <트베르스꼬이 불바르>모습입니다. 아직 나무들은 앙상하지만 따뜻한 봄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들 나와 있습니다.
일요일, 부활절 한낮입니다. 전날 밤 무려 두줄이나 물들여 놓았던 달걀이랑 꿀리치 빵이랑을 보자기에 싸들고 인근 우스꼬예 정교회 성당으로 가는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어제 저녁 부활절맞이 대청소를 하느라 피곤해진 엄마 아빠가 낮잠을 잔 통에 시간이 많이 늦어져 성수 축성이 끝났을까봐 딸들은 초조하기만 합니다. 정교회 신자는 아니지만 러시아에 산지 어느덧 10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란듯이 러시아의 정서에 익숙해지다보니 얼마전부터 매년 부활절만 되면 달걀 싸들고 성당가는게 자연스레 됐습니다. 아니면 작년에 촛불 붙이고 했던 기도가 효과를 봤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암튼 집에선 제사지내고 교회 나갈 일 있으면 감사기도도 하는 범신론적 우리집입니다.
벌써 많이들 성당엘 다녀 가는 길이군요. 어째 오늘은 비닐봉지 사이로들 울긋불긋한 계란도 안보이네. 관제탑님께서 자기는 사진에서 꼭 빼달라는걸 그냥 싣습니다. 작년초 주변으로부터의 구설수에 좀 시달리는통에 예민해 졌는지.
숲 가운데 들어선 우즈꼬예 성당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명절날이라 1년치 종을 한꺼번에 치려는 듯 저 멀리서부터 띵강땡강 종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성당 안마당에 들어서니 작년과 같이 시끌벅적한 성탁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올핸 정교회 부활절 날짜부터가 작년과 달라 혼선이 생기더니 성당 안마당조차 고요해 좀 어색했습니다. 알아보니 저녁에 잠깐 축성행사가 열릴거라 하더군요. 평소 교회 안 다니다 크리스마스때만 교회나가는 엉터리 신자처럼 황당해 하다 결국 성당 안에 들어가 밀납초 한자루씩 사서 꽂는걸로 부활절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성당 곁 조그만 호숫가에 각종 목각놀이기구가 세워져 있는 아이들 공원이 있습니다. 바람이 좀 거셌지만 봄볕이 따뜻해 잠시 들렀습니다. 작은 딸은 벌써 우리끼리 축성한 꿀리치를 꺼내 뜯고 있군요.
다음은 지난 주말 비행일지입니다. 지난 주말 이틀간 파란만장한 비행을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부터 바람이 심상찮았습니다. 창밖 자작나무숲이 온통 일렁이는게 뭔가가 될듯한 날씨. 전날 일기예보처럼 5~10m/s의 남서풍에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전날 술푸느라 차도 직장에 두고 왔고 바람불면 아무때고 일끝나고 날리러 갈 수 있도록 재기도 직장에 가져다 놓았었기 때문에 느지막한 아침을 먹고 가족들과 함께 지하철로 시내 일터까지 갔습니다. 한 열흘전에 만충전해놓은 재기를 꺼내 싣고 <크릴라스끼 할믜>로 향했습니다. 눈은 어느새 완전히 녹아 없어졌고 스키 리프트 줄도 대부분 걷혀진 상태. 언덕에는 유모차를 끌고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만이 몇몇 있을 뿐. 언덕 남서쪽 사면은 좌우로 고목나무 등 장애물이 있어 넓은 비행은 힘들듯 했지만 바람결이 튼튼하고 일정해서 좁은 공간에서 급하게 왔다갔다 하는 비행 정도는 충분히 가능해 보였습니다. 회장님 말씀처럼 20초만에 커넥터 연결, 스위치 on, 타각 점검을 마치고 재기를 밀었습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기. 바람을 타고 솟아 오르며 좌우 비행을 몇차례 하며 그래 이고야!를 외치려던 순간 갑자기 왼키 대신 오른키가 먹으며 한줄밖에 남지 않은 스키 리프트 줄을 냅다 박고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마른풀이 푸석하니 먼지를 튀기며 재기를 빨아들였고 언덕을 뛰어내려가 기체를 회수해 타면을 실험해보니 타면이 조종간과 제멋대로 따로 놀며 한끝으로 마냥돌아가는것 아니겠습니까? 급하게 스위치를 껐다가 몇번을 다시 켜봐도 마찬가지. 강건너 한 5km 떨어진 일반비행장에서 오는 신호가 여기까지? 아니면 열흘전에 충전해 둔 수신기 밧데리가 벌써 자연방전된건가? 간단하다는 이유 하나로 테스터를 비롯해 아무것도 안가져왔기 때문에 전압체크를 해 볼 수도 없고. 아깝지만 철수해서 원인을 찾아보는 수밖에..... 언덕 사면에 앉아 봄빛 푸른 강을 내려다보며 허탈한 마음을 담배연기에 담아 내뿜고 있는데 이번엔 들불이 일어났습니다. 관제탑님이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 쥐불놀이를 해보시겠다고 라이터를 빌려달라시기에 빌려드렸더니 걷잡을 수 없는 들불을 놓아버리신게 아니겠습니까? 재기좀 올려달라고 빌던 그놈의 강한 바람이 재기대신 들불을 언덕위로 신나게 밀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내려와서 불 좀 꺼달라는 관제탑님의 아우성에 내려가긴 하면서도 제 눈에는 연기가 마치 풍동속에서 기류실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스트림 라인으로 언덕을 넘어 후사면에서 와류를 일으키는 것만이 보이더군요. "그래, 영무님이 보내주신 자료 도해의 실제가 바로 이거야!" 몇번 작대기로 마른 풀을 헤집어 보아도 그 세찬 바람속에 타 올라가는 불은 잡을 수가 없겠더군요. 게다가 불길이 가고 있는 언덕에 제 재기랑 카메라도 놓여 있는데. 시내에서 연기보고 소방차라도 쫓아오면 큰일이겠다 싶어 잽싸게 도망치기로 했습니다. 뭐 봄 쥐불이야 일부러라도 놓는거고 언덕 꼭대기까지 타올라가면 민둥산이니 거기서 멈추겠지 하고요. "야들아, 튀자!" 명령을 내리고는 재기랑 카메라, 낚싯대 챙겨들고 정말 빠른 속도로 차로 향했습니다. 그날 저녁 내내 뉴스 봤습니다. 모스크바 언덕에서 큰 불 났는데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라도 나올까 하고요. 뉴스는 ..... 안나왔습니다 -_-;; 만 제 차 머플러가 터졌습니다. 너무 빨리 달렸나봅니다. 수신기 작동불량의 원인은 아무래도 열흘동안의 자연방전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져오자마자 집에서 다시 실험해 봐도 여전히 서보가 제멋대로 돌아갔는데 밤새 재충전 후 다음날 아침에 테스트 해보니 정상으로 돌아왔거든요. 니카드의 자연 방전량이 그렇게 큰가? 어디선가 읽은 기억으론 그 정도 기간이면 한 10~20% 손실이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암튼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놈이 재기니까 어떻게 추락해도 손상은 없지만 만약 다른 기체였다면......충전에 좀더 신중을 기해 비행전 충전 필수라는 교훈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비행 전 부활절을 맞아 빛나는 언덕 건너편 정교회 성당을 한컷."
일요일. 부활절. 여전히 바람이 좋았습니다. 성당에 갔다가 혼자 어제 언덕으로 다시 갔습니다. 관제탑은 어제 특이한 비행기 날리던 사람이 우리밖에 없으니 혹 누가 기억했다 잡아갈지도 모른다며 만류했지만 이 바람을 놓칠 수는 없었으니까요. 언덕에 도착해 어제 불난 자리 보니 다행히 조금만 타고 괜찮더군요. 그날 바람은 정서풍이었습니다. 어제 기슭과 반대쪽 후사면에서 비스듬한 바람을 받으며 비행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둘이서 코스모스타 비슷한 글라이더를 날리고 있더군요. 무선 글라이더는 나 혼자인줄 알았는데 반갑더군요. 주파수 비교하고 20초만에 준비하고 재기를 던졌습니다. 바람이 이미 이틀간의 막바지라 간헐적으로 불어 꾸준한 비행은 못하고 다리품은 좀 팔았지만 고고도도 제법 취해보고 왕복 릿지비행의 요령도 거의 숙지하고 그언덕 지형에 따른 바람길도 거의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바람을 정대해 호버링하듯이 멈춰 있다가 바람을 비껴 속도를 붙이며 날아가는 솔개식 비행법도 익히고 언덕 저 아래서 선회를 하며 바람을 뒤로받고 언덕을 타고 올라와 제 근처에서 착지시키는 기술도 익혔습니다. 한 두시간을 그렇게 날렸나 봅니다. 청소년들의 발사 글라이더는 몇차례의 추락 후 당연스럽게 날개가 동체와 분리되어 곧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제 재기는 몇번의 배면추락으로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밧데리 커넥터가 ㄱ 자로 꺽여 거의 합선 직전까지 갔지만 그 후부턴 착륙도 제대로 배깔고 하는 바람에 꽤 여러번 더 날릴 수 있었습니다. 전날과 달리 흐뭇한 맘으로 방방거리는 자동차 몰고 늦게 돌아왔더니 관제탑이 저 방화범으로 잡혀간 줄 알고 걱정이 컸었다나요. 급한대로 하이텍 연장코드 커넥터를 잘라 밧데리 커넥터를 만들었는데 뭐 별 상관은 없겠지요? 헬기도 아니고 비싼 발사스케일 비행기도 아니고 재기니까.
건조하고 정체된 도시 매연에 찌들어 있던 풀들이 봄비에 씻겨 생생한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이 비로 도시의 먼지도 씻겨 나가고 정체되었던 기단도 좀 풀리면 내일 주말쯤은 바람이 불지 않을까요? 일기예보에 따르면 내일, 모레 바람이 4~9m/s로 적당하게 불거라 그러는데 저녁 창밖을 유심히 살펴봐도 바람의 기미 없이 잔잔하기만 합니다. 아뭏든 피곤했던 일주일이 끝나고 있습니다. 직장사람들과 한잔 하고 푹 쉬고 내일은 벼르고 벼르던 재기좀 날려보려 합니다. 그럼 모든분들 즐겁고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유리 가가린을 우주로 쏘아올린 보스톡 1호 로켓과 우주비행모듈 그림입니다. 오늘 찾아본 바에 의하면 가가린은 1시간 29분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지구는 푸른 빛이다"라는 탄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The Earth is blue!" 이 단순한 한마디가 지구인들의 가슴을 울린것은 최초로 지구 밖에서 공처럼 둥근 지구를 본 사람의 입을 통해 나왔기 때문일 듯 합니다.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유리 가가린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는 또다른 영어 싸이트입니다.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가 모습 몇컷을 연속으로 올립니다 날이 잔뜩 흐려 있었습니다. 요즘 많이 가물어 칼칼한데 비가 한 줄기 뿌려주면 좋겠군요.
부활절이 낼 모레. 악챠브리스까야 지하철 부근의 초미니 성당입니다. 왼편의 사각건물은 그 이름도 무서운 모스크바 경찰청입니다.
아직 정문앞에 멈춰서 이름 확인을 못해 무슨 대학인지는 알 수 없는 모 전문대학(Institute)입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러시아 아카데미 나우크(러학술원) 산하의 생화학 대학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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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좀 일이 있어 출근길이 한 반시간 늦어졌더니 차가 많이 막히는군요. 불바르 잔디밭에 벌써 초록빛이 들기 시작합니다.
지하철 순환선 악챠브리스까야역입니다.
따스한 봄날 점심시간에 좀 산책을 했습니다. 한가로운 봄볕에 잠겨 있는 어느 누군가의 동상입니다.
게르첸 거리입니다. 이길로 쭉 걸어내려가면 차이꼽스끼 음악원과 고생물학 박물관을 지나 마네쥐 광장과 크레믈린 서벽이 나옵니다.
게르첸 거리는 반대쪽으로 이타르-타스 건물이 있는 광장에서 끝이 납니다.
일요일, 별다른 프로젝트 없이 4회의 소티를 기록한 평범한 비행이었습니다. 아니 어제같은 날은 별다른 일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성공적인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비행장은 난장판이었습니다. 따뜻하고 맑은 일요일 오후, 이십여대의 비행기가 몰려 4~5대가 한꺼번에 하늘을 휘젓는 한편에선(아니, 비행장 대부분에선) 때를 만났다는 듯 폭주족들의 투어링 경주대회가 열려 연신 브레이크소리가 귀를 거슬렸고 풀밭엔 U-콘 비행기까지 나타나 특유의 소음을 뿌려대는통에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었으니까요. 아~..... 이런 소음 와수라장에서 멀리 떨어진 신선같은 슬롭 글라이딩의 세계여..... 지난 토요일은 하루종일 봄비가 뿌려 종일내내 집안에서 뒹굴거렸고 비 대신 자욱한 안개로 시작된 일요일은 바람이 한점도 없어 지난번 탐색한 새 장소로 출격하지 못했습니다. 5 리터 연료를 거의 한통 다 하늘에 뿌려오는 동안 점점 연습기에 식상해 감을 느낍니다. 이제 손가락이 풀렸다는 뜻일까요? 세스나 축소기를 서둘러 완성하려고 꺼내보니 니들밸브가 어디 가버렸군요. 예전에 카울장착 시험하느라 어디다 빼놓고 잊어버린 모양인데 영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모형점을 통해 삽니다 광고도 내고 별도주문을 해 놓긴 했지만 한달이나 걸린답니다. 새비행기 비행이 늦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그런 중요한 부품을 잃어버리는 칠칠함에 또한번 혀를 끌끌....
거리이름이 <1905년가>라는 곳이 있습니다. 볼세비끼 혁명을 기념하여 지은 이름인가 봅니다. 그곳 지하철역 <1905년> 역앞에 있는 조형물입니다.
시내 중심가 북서쪽 바로 뒤편으로 나있는 레스나야 거리입니다. 우측의 적벽돌 긴 건물이 이채롭군요.
앳된 군인들이 어디론가 가고 있군요. 부식수령이라도 가는 길인지. 민간인의 흐름속에 잠시 멈춰선 저 병사들의 머릿속엔 어떤 생각들이 맴돌고 있을까요... 항상 전쟁이 끊이지 않는 대국 러시아에선 징집기피현상이 특히 심한 듯 합니다. 한국의 일부가 그러하듯이 여기서도 튼튼한 몸 하나밖에 없는 젊은이들이 주로 조국 수호의 영광(?)을 지는 일이 많은것 같습니다. 재작년 대 체치냐 2차 전쟁을 시작했을때만해도 곧 끝낼 수 있을듯이 장담하더니 지금까지도 체첸 지역에서는 총성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 전장은 직접 부대끼는 그 지역 만이 아니라 러시아 전역에서 소위 테러전이란 이름으로 벌어집니다. 다행히 모스크바는 아니지만 지방 도시에서 심심찮게 폭탄테러로 몇명이 죽었느니 하는 보도가 들려오고 오늘 아침엔 모스크바 키옙스끼 열차역에서 폭발물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이기때문에 범인을 가리기란 거의 불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심증은 체치냐쪽 소행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지난 해 늦여름 시내 뿌쉬킨 광장 지하도에서 발생한 10여명이 숨진 폭탄테러사건도 미제사건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오늘아침 시내 깔루쥐스까야 광장에 서있는 레닌동상 뒷쪽을 지나며.
겨울 내내 바람을 애타게 기다리면서 언제 한번 가봐야지 했던 장소가 있습니다. 처음 그곳에 갔을때 기억에 언덕 높이가 상당했던것 같았거든요. 오늘 마침 부근을 지날 일이 있어 들러 보았습니다. 역시 기억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생각보다 슬롭글라이딩에 적합할듯 합니다. 앞쪽으론 저수지가 탁 트여 있어 바람이 막히질 않고 불어오고 때마침 남풍이 정면에서 부는때고 언덕은 한 300m정도 큰 원호를 그리며 일정하게 뻗어있습니다. 언덕 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아 상승풍이 높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바닷가처럼 저공비행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가족들 들판으로 소풍가자고 꼬드겨 거기로 가 봐야겠습니다. 다녀온 결과 곧 올리겠습니다.
거기에다 덤으로, 채석 또는 채토를 위해 허문듯 한 반원형 구덩이 또 있습니다. 좌우 폭이 백미터정도, 높이는 한 30~40m밖에 안되지만 바람을 모아주는 지형에 남향으로 방향도 좋고 뒷면은 평탄한 들판. 그야말로 완벽한 슬롭지형의 축소판입니다. 아주 다이내믹한 비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예상됩니다. 오, 이런 곳이 두군데나 있다니. 기대, 기대...
그곳은 공항가는길 근처에 있는 <힘끼>라는 마을입니다. 마을 초입 길가로 고목나무와 민가들이 줄지어 서있는 곳이죠.
오늘은 외근이 많았습니다. 봄비 오는 한낮에 돈스꼬이 모나스트리 정문앞을 지났습니다.
지난 토요일. 주중 내내 영하 10도가까이 내려가던 기온이 주말을 맞아 극적으로 풀렸습니다. 영상 4~5도까지 올라가는 따뜻한 봄날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비행장 갈 계획에 부풀어 있는데 그간 비행장에 소처럼 끌려다니던 딸들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바람에 동물원을 가기로 했습니다. 비행장이 그 근처라 동물원 끝나고 시간되면 비행도 하자고 비행기도 싣고 동물원 행. 따뜻한 봄날이라 모스크바의 하나밖에 없는 동물원엔 동물보다 사람이 더 많은듯(어디나 다 그런가?). 우리가족 빨간모자와 빵모자들이 우리에 갇힌 까치를 아주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원숭이 우리를 둘러싼 모스크비치들. 원숭이들은 하나도 안보입니다. 사실 모스크바 동물원은 내용 보잘것 하나도 없지요. 원숭이 우리를 둘러싸고 흥미로운듯 들여다 보는 이들도 사실은 봄볕에 산책나온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일겁니다.
동물원 정문을 들어서 돌계단을 올라 차도위로 난 구름다리를 지나면 동물원 2구역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철망 지붕이 없이 트인 조그마한 호수에 청둥오리등이 스스로 날아와 둥지틀고 사는데 자기들은 안전하게 새끼 낳고 공짜모이 얻어먹어서 좋고 모스크비치들은 도심속에서 다양한 새들 구경해서 좋은 공생관계가 이루어지는 연못입니다. 마침 점심때라 사육사 아저씨가 모이 한푸대를 뿌려주니 연못의 온갖 새들이 모여들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청둥오리, 기러기, 거위, 백조, 참새, 까마귀, 비둘기...
잠깐 가족들을 기다리는 사이 출구 옆 벤취에 앉아 봄볕을 가만히 맞아보았습니다. 문화인 아파트 뽀쪽탑 뒤로 봄햇살이 역광을 뿌립니다.
동물원을 나서니 해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담모퉁이에서 꼬마손님들을 기다리는 조랑말을 안태워줬다고 뚱하니 삐진 둘째딸을 달래며 비행장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늦은 탓인지 서너대의 기체만이 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펀플라이기 한대가 토크롤 연습중이었고 날개 2m정도의 써멀 글라이더 한대가 유유히 활강을 하고 있었는데 드로틀 없는 .049엔진에 적당량의 연료를 채워 상승한 후 엔진이 꺼지면 활강하는 식으로 여러차례 비행하더군요. 그렇지만 역시나 써멀을 타고 고도를 올리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 글라이더를 보면서 이재동님 생각이 났습니다. 재동님 뱅기 한바퀴 돌릴 정도의 고도라면 그 글라이더는 한 열바퀴 정도 선회시킬 수 있을까? ^^. 까불까불 까부는 펀 플라이기와 둥실둥실 학처럼 천천히 나르는 글라이더의 움직임이 아주 대조적이었습니다. 활주로 저쪽의 이동식 매점처럼 보이는 흰색 VAN이 있어 핫도그라도 파나 하고 가봤더니 놀랍게도 이동식 작업장이었습니다. 한쪽에는 키친가구처럼 서랍이 쫙 달려 있고 창쪽에는 널찍한 작업대가 달려있고 천정에는 뱅기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는..... 멀리 도심 한가운데서 큰 불이라도 난 모양입니다. 검은 연기가 치솟는군요.
제가 비행장만 가면 늘상 그렇게 강조하는구만(혼자서만) 안전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못생긴 노랑색 Cap232가(제 개인적으로 Cap232는 왜그런지 썩 맘에 안들어 옵니다. 엑트는 괜찮게 보이는데) 활주로 가운데로도 안나가고 위의 흰색 VAN 바로 앞에서 우리쪽으로 활주를 시작해 제 바로 앞에서 치솟더니 기우뚱하며 옆 눈밭에 퍽 처박히더군요. 제 차로부터의 거리가 한 5m정도. 하필 거기가 눈밭이지?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이었으면 참 좋았을텐데...^-_-^
사고가 안났으면 그걸로 된거지. 혀 끌끌 한번 차고는 또 묵묵히 날개를 조립합니다. 주파수 비교를 해보니 개중 한대가 35.120mhz인가로 제 조종기와 한 끗발 차이밖에 안납니다. 더 정확한 비교를 위해 제 비행기 수신기만 켰더니 서보가 홱 돌아갑니다. 교대로 날리기로 했습니다. 서너대밖에 안되는 비행기중에 공교롭게도 주파수가 비슷해 비행시간이 줄어들고 아이들도 배고파 해서 2회 비행만 하고 접었습니다. 날씨는 따뜻했고 미풍이 정서에서 불어서 비행은 순조로왔습니다. 엔진 상태도 점점 회복되는것 같고요. 다만 2회째 이륙에서 프로펠러가 돌을 치는 바람에 절반으로 부러져 반만 남은 펠러를 왱왱거리고 고속으로 돌리며 1선회 후 비상착륙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펠러 교체하고 다시한번 만족스런 비행을 끝냈습니다.
비행을 접고 한컷. 석양에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활주로 저쪽 끝 상공에서는 동력패러글라이더가 웅웅거리고 선회중입니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우리 비행장 활주로 사정은 거의 자갈밭 수준입니다. 콘크리트 포장이 다 벗겨져 나가고 돌들만 남아 우둘투둘. 아스팔트 재포장공사 한번 하면 좋을텐데 우리 뱅기장이들이야 엄두도 못낼거고 돈많은 폭주족들이 혹 안깔려나....
일요일 아침입니다. 밤새 창밖에 울리는 바람소리가 심상찮아 잠을 설쳤는데 아침에 건너편 숲을 보니 앙상한 자작나무숲 전체가 일렁이는게 오늘은 뭔가 될것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우선 바람의 강도를 살펴볼겸 식전에 집 옆 조그마한 언덕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언덕 꼭대기쯤에선 귓가로 윙윙 바람이 느껴졌지만 중턱 이하엔 바람이 없었습니다. 이곳은 안되겠군.
서둘러 아침을 먹고 어제 못탄 말을 오늘 꼭 타야 된다는 작은딸내미 스키장 언덕에 가면 말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꼬셔 <크릴랏스끼 할므>로 갔습니다. 이렇게 날이 따뜻했는데 설마 스키꾼들은 다 사라졌겠지... 아, 징한 사람들. 군데군데 땅이 드러나도록 눈이 녹아버렸는데도 리프트 줄은 여전히 사람들을 끌어 올리고 반팔차림으로 잔설 위에서 스키타는 넘들이 있더군요. 그래도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어서 날릴만 하겠다 싶었습니다. 겨울 내내 재기 주으러 등성이 아래로 뛰어내려간 이력이 붙어서 처음 몇번 던지고 질퍽한 눈밭에 처박고 주워오고 물 털어내고를 손쉽게(?) 반복했습니다. 저 아래 퍽 떨어지면 딸들이 자동인형처럼 뛰어가 더 못미끄러지게 막고 조수노릇 톡톡히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재기가 발진직후 휙 위로 솟구치기에 기수를 조금만 숙여주고 좌선회시키면서 왼쪽 능선으로 보내는데 고도가 떨어지질 않고 오히려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오른쪽으로 평행비행, 다시 왼쪽으로 선회하면서 바람을 45도 측면뒤에서 받고 능선을 따라 올라오며 고도를 그대로 유지. 그리고 잠시 후 사상 처음으로 저 높은 고도를 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사진에서만 보던 그 장면이닷! 아이들이 환호하고 관제탑은 "그럼 못생긴 비행기 탓이 아니었네.." 정말 처음으로 비행다운 비행을 했습니다. 감격, 또 감격. 잠시후 어느순간 고도를 잃고 내려왔지만 나중에 다시 한번 그 고도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재기 회수하느라 질퍽한 눈밭을 뛰어다닌 아이들 신발이며 바지가 젖어와 아쉽게 비행을 접어야 했지만 얼떨떨한 감격은 내내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이 언덕에서도 제비우스님들과 같은 비행이 가능하다. 바람은 이정도면 된다. 날리는 방법도 점점 감이 잡혀 간다. 그날 밤새 재기가 하늘 높이에서 좌로 우로 왔다갔다하던 모습이 아롱거렸습니다. 회장님이 누차에 걸쳐 말씀하시던 바람타는 비행의 묘미가 한순간에 터득된 하루였습니다. 엔진기와는 정말 다른, 오묘한.....기분. 슬롭 글라이딩.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