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 - 또 하나의 세상에 Great Planes사의 Super Decathlon 40 제작기가 새로 실렸습니다.(2001. 2. 13) - 후륜식(taildragger) 기체의 조종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2001. 2. ) - 리뷰칸에 F-16N과 F-4 팬텀에 관한 이야기, 모형 제트기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2000. 5. ) - 전동재기400X제작기와 슬롭재기LE감량기(2001. 5.20 )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 및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2001/4월 일기보기 2001/5월 일기보기 2001/6월 일기보기 2001/10월 일기보기 다시 오늘로 엇그제 일기장 2001/11/1, 11/3, 11/6, 11/7, 11/9, 11/12, 11/13, 11/16, 11/18, 11/21, 11/24, 2001/11/30(금) 흐리고 맑음, -7 ~ -3 , 환율:1$=29.93루블 뭣때문인지 한 주 내내 바빠 일지도 다 마무리 못한채로 금요일에 도달했군요. 그리고 11월도 다 가고.... 우선 일지 사진 복원시키고 제 디카에 어떤 사진들이 남아 있나 한번 살펴봐야 겠네요. 이런 사진이 하나 남아있었군요. 일전 도모제도보 공항 갔을때 눈덮인 주기장을 한장 몰래 찰칵 했었죠. 흰눈에 덮여 차갑게 식어 있는 일류신 76 수송기를 비롯한 여객기들. 저 죽어 있던 차가운 동체가 눈 털고 기름 넣고 시동걸면 뜨거운 에너지 덩어리로 살아나 굉음을 울리며 눈보라를 날리며 활주로를 달리다 가뿐히 하늘로 솟구치는 괴물로 변하겠죠. 언제봐도 신기한 물건. 맨 위로 2001/11/24(토) 눈. -4 , 환율:1$=29.91루블 토요일은 비행하는날....이지만 이번주 비행은 비몽 사몽간에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새벽 4시에 일터 나갔다가 일 끝내고 오는길. 그제야 먼동이 트고 있었습니다. 전날 술도 펐겠다, 예전같으면 그냥 집에 들어가 잠에 곯아떨어졌겠지만 슬롭비행의 편안한 마력에 홀린 몸은 자동적으로 슬롭장으로 차를 몰고 있었습니다. 새벽엔 어두워서 몰랐는데 슬롭장 가면서 보니 거리의 깃발들이 간혹 북쪽을 향해 흐물~흐물~ 펄럭이는게 풍향은 예보대로 동남이지만 풍속은 영 아니였습니다. '이럴수가~. 아무리 이래도 그곳 벌판의 바람을 한곳에 모아 좋은 방향으로 올려주면 그런대로 쓸만하지 않겠노....' 그런 생각 강력히(!) 하며 드디어 신 슬롭장에 도착, 우선 정상에 서서 바람부터 살폈습니다. 분지 건너편 저 앞 공장,혹은 온수공장(?) 굴뚝 연기가 위로 오르다 내편으로 오다 하는 가운데 귀끝으로 느끼는 바람은 간혹 홀~홀~ 거리다 조용하다 감잡을수가 없고 언덕의 마른풀도 하물~ 하물~.... 이걸 재기를 던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동안의 느낌으로 알게 된게 있지요. 딱 재기가 떠오를 수 있는 바람 세기를. 오늘 이 바람은 던지기에도 뭣하고 안던지자니 아까운 그런 바람. 몇번 던져 봤습니다. 그중에 한번은 마침 불어온 적당한 바람에 맘껏 고도를 높이길래 그럼 그렇지 하고 장기전 채비(목머플러 두겹감싸기, 솜바지 훝추리기, 담배, 휴대폰 큰주머니 옮겨넣기..그리고 방설를 위해 비닐봉지로 조종기 싸기)를 하느라 강착시켰습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 끝내고 다시 런칭하려니까 이럴수가!~ 바람은 마지막 숨을 끌~끌~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이 좋은 언덕에서 바람 한표을 못얻어 결국 탈락하고 마는가! 아쉽고 아쉬우니 아쉬워서 아쉽도다... 그래! 오늘은 바람 니와 내가 끝장을 보는거다! 하고 차안에 들어가 맥주한잔 하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제7대륙'에서 방금 산 보블라(붕어 말린것)를 뜯으며 맥주한잔 하려 했는데 욕심이 과해 너무 큰놈을 골랐는지 덜 말라 육즙이 뚝뚝 흐르는지라 깡맥주만 둬캔 하며 창밖을 살폈습니다. 눈발이 동남에서 오긴 오는데 대부분은 언덕 정상을 지나자 마자 후루룩 가라앉는것들. 그리고 가끔 센 기세로 언덕 뒤를 스쳐지나가지만 아! 이기야! 하고 뛰쳐 나가면 다시 흐무르르~ 하고 가라앉는 눈발.... 시간은 어느덧 한시간을 넘어가고 더이상 이렇게 죽때릴 순 없다! 재기 들고 언덕에 다시 섰습니다. 런칭- 몇바퀴 언덕 순회- 가라앉는느낌- 불러오기 바람 고요한 가운데 이렇게 뺑뺑이를 돌리다보니 몇번은 풍력부족으로 저 아래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곳인데도 푹푹 빠지는 눈밭을 헤치고 가는게 많많치 않아 고생좀 했습니다. 다음주 비행까지는 꼭 발렌키를 마련해야 될듯. ...... 던지고 아래 눈밭 헤매다 주워와서 바람 다시 불때까지 언덕 위를 서성이고 하기를 한참 여.. 패러패들께서 오시더군요. '흠~ 자네들 플라잉에 딱 좋은 바람이겠군'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뻐쁘로부임!(해보자꾸나!)" 하고 낙하산을 펴더군요. 전 그때쯤엔 눈밭 여러번 헤매느라 10년된 등산화 눈 다들어와 척척해져 더이상 비행할 상황이 아닌지라 모처럼만에 한가하게 그들 노는것을 보았지요. 한친구는 유경험자. 또 한 친구는 배우는 처지. 유경험자(얼굴이 소년같은 친구)는 낙하산을 펴고 그 만만한 바람속에 쉽게 천을 일구더니 휘리릭~ 하고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가 한 10여분 후에 걸어올라왔습니다. 그 사이에도 몇번 바람이 오락가락해 저도 재기를 던졌다 받기를 계속했지요. 그러던 중 한 할머니랑 산책하던 꼬마가 다가왔습니다. 할머니도 물어보는게 똑같더군요. 우리 금쪽같은 손자가 이거 혼자 만들수 있는고?(즉 돈 안드는거노?) 해서 답할 수가 없더군요. "이 날개쪽(재기)은 혼자 만들수도 있지만(당신 손자도 어리고 흥부톱도 모르고 여기엔 EPP도 없으니 힘들겠지만...)저 아빠라뚜르(조종기)는 쬠 돈쩜 주고 사야 하지요...." 했더니 담부터 그 할머니가 손자단속하더군요. "얘야~ 이리와!" 이게 결코 비싼 취미도 아닌데 돈문제부터 물어보는 양반들을 보면 할말이 생각 안납니다. ...... 그래서 제가 몇번 무풍 글라이딩 해서 되돌려받기 초식을 그 소년에게 보이고 할머니에게로 돌아가거라 타일러 돌려보낼 즈음 이제 패러패들은 텐덤비행을 준비하더군요. 신참에게 같이 고리를 걸더니 뒤! 앞으로 돌아서! 뛰어~! 너무 빨리 뛰지마!~~~~ 그러다가 언덕 달려내려가면 그들의 V1속도죠! 무조건 날아야 하는! 외침이 들립니다. 더~! 열나달려!(어쨌든 떠야되어!) 다행히 그 둘이 열나게 헛발질 한 덕에 그 날개가 떠서 두사람을 지탱해 한 10초만에 저 아래 벌판에 내렸습니다. 그걸 보면서 저는 사람 위험 생각도 안들고 음~ 재기에 보온병을 달면 저러하겠군. 그들은 뛰어내릴때마다 저에게 자기네 짐까지 지켜달라고 부탁하고 오르락 내리락 재미보고 있었지만 저는 영 좋아질 기미가 없는 바람 기다리다 지쳤습니다. 그래서 세번짼가 그들이 올라왔을때 다스비다냐(안녕) 했더니 아주 서운한 기색이더군요. 하긴 언덕 위에 홀로 남겨둔 낙하산 베낭 지키는 이 없으면 누가 주워가기 십상이니까. 암튼 그렇게 별 재미 못본 비행 접고 아쉰 맘으로 다음주를 기약하며 철수했습니다. 맨 위로 2001/11/21(수) 눈보라. -4 ~ -7, 환율:1$=29.91루블 주중엔 바쁘다보니 사진올릴 시간 내기도 쉽지가 않군요. 공항 다녀오는길. 눈보라속에 시내로 향하는 길이 아스레하게 뻗어 있습니다. 아침엔 그럭저럭 견딜만 하던 날씨가 낮부터 추워지고 눈보라가 날리고 좀 드세졌습니다. 올핸 초겨울부터 눈이 유난스레 많이 오는군요. 모스크바시내 서편에 조성되 있는 승전공원의 승전기념탑이 눈언덕 뒤로 뾰족 솟아 있습니다. 승전기념 박물관 지붕으로 막 조명이 비치기 시작하는 초저녁입니다. 시내로 들어가는 꾸투좁스키 대로. 도로가 온통 눈밭이라 차타는게 마치 썰매타는 기분입니다. 차들도 멀찍이들 떨어져서 기어다닙니다. 한번이라도 급브레이크를 밟게 되는 경우는 재앙입니다. 썰매처럼 쭈우욱 미끄러져 앞차와 쿵!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요즘철 운전, 마치 공중에서 비행기 운전하는 경우와 흡사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제 저녁, 온종일 내린 눈으로 그렇잖아도 붐비는 신아르바트 거리가 완전히 잼이 되어 버렸습니다. 모스크바 거리를 아시는 분은 오늘 저의 이동 루트가 훤히 그려지겠지요. 요즘 방송에 나오는 부동산 광고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시내 중심에서 새로 지어 분양하는 그 아파트단지까지 한 10여km 되는데) 크레믈린 바로 옆에 살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이집으로 오십시요. 크레믈린까지 바로 신호등 하나만 건너면 됩니다! (가만히 생각하니 말은 맞는 말입니다. 그 집에서 시내 중심까지 가는데 정말로 신호등은 아르바트 끝나는 곳에 하나밖에 없군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요인들의 출퇴근 길이라 건널목은 모두 입체로 만들고 길은 정말 시원스럽게 잘 뚫어놓았습니다 만 아르바트의 정체는 악명이 높지요.) 맨 위로 2001/11/18(일) 눈. -4 ~ -2, 환율:1$=29.78루블 출근길 모두들 엄금엉금 길 정도로 찐한 함박눈이 한바가지 내렸습니다. 일요일, 혼자 조용한 일터 지킴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만에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 그간 못다 만든 비행기도 손보고 인터넷 써핑도 실컷 하고 책도 읽으며 어차피 주어진 시간 유용하게 쓰자 했는데 옛날과 달리 많이 낯설어진 환경이 그럴만한 여유를 주지 않는군요. ....... 낮에 일터로 위문공연을 다녀간 가족들 얼굴이 아른거립니다. 토끼같은 딸내미들과 여우같은 마누라 얼굴이. 가끔은 이렇게 떨어져 있어 봐야 가족들 소중한 것도 알고 그러나 봅니다. 그러니까.... 우리 여우님도 그럴까요? 맨 위로 2001/11/17(토) 흐리다 맑다... -7 ~ -3, 환율:1$=29.76루블 토요일은 비행하는날... 이긴 하나 요즘 관제탑님의 심기도 불편하거니와 저의 심기 또한 매우 불편하여 이른아침 출격을 감행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버릇처럼 잠은 일찍깨어 창밖 굴뚝 연기를 살피고 있었지만 다른 출격일처럼 경쾌하게 솜바지 차려입고 훌 훌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Gloomy S-day... 하여튼 모든 우울 잠시 접어두고 비행에 나섰습니다. 오랫만에 김재수님 만나 비행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너무 늦게 출발한 길이라 견학신청했던 회사 여성동무와도 시간이 안맞아 나중기회로 미루고 비행장으로의 발길, 아니 차길을 재촉하는 중인데 재수님께서 신 무기 개발을 위한 샤핑을 좀 하시겠다기에 모형점 앞에서 잠시 기다리며 초겨울 드문 햇살이 드는 발라꼴람스꼬예 갓길 거리를 한컷. 신슬롭에 도착하니 바람이 기대를 저버리는군요. 바람에 서향기가 조금만 들어 있어도 어느정도 포용력을 지니는 서향슬롭이 오늘은 완전 북향에 두손들어 버리더군요. 해서 마지막 보루 정북향 사면으로 이동했습니다. 최근 저의 순수슬롭비행 성공에 고무된 재수님께선 역시 그동안 내팽개쳤던 모스크바 전동1호기 3C에서 동력부를 제거하고 슬롭기로 복원시켜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그간 내린 눈때문에 도로가 온통 얼음판이라 차를 길가에 그냥 세워뒀다간 무슨 봉변을 당할 지 몰라 차를 옮겨 세우는 동안 재수님이 먼저 올렸습니다. 그런대로 잘 떠오르는 것을 보고 오늘도 그런대로 한 손맛 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차를 안전한 곳에 세워두고 슬롭언덕까지 한 100미터 걸어가는데 아뿔싸! 오늘 비행은 완죤히 새 됐어! 란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바로 신발때문이었습니다. 이럴 경우를 미리 예상하고 긴 목 등산화까지 비닐봉지에 담아 놨는데 그놈의 gloomy S-day 때문에 잊어버리고 집에 두고 온 것입니다. 겨우 한 10센티 정도밖에 안쌓인 눈은 발길 내딛는대로 평상운동화를 넘어 들어오는데 아찔했습니다. 해서.... "재수님, 저 오늘 몸사려야 합니다. 이놈의 신발 때문에..." 했더니 김재수님 저를 측은하게 바라보셨습니다.... 만 김재수님도 또한 몸사려야 하게 되었으니... 비행은 예상했던대로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브라쩨바 분지를 둘러싼 사면 가운데 제일 낮은데다 사면이 고르지 못한데다 건너편엔 아파트 숲이 와류를 만들어 내는데다 결정적으로 바람마져 불었다 말았다 하는 간헐풍이라... 해서.. 저는 런칭하고 몇번 릿지타다 재기가 풍덩 무풍골에 빠지려는 기미가 보이면 곧바로 기수를 돌려 끌어와 바로 옆에 처박기 초식으로 최대한 언덕아래 눈구덩이에는 안갈려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하지만 결국 한 두번 저 아래 처박고 말았습니다. 첫번때는 김재수님 기세좋게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하고 내려가더니 올라오는데 미끈덩 미끈덩 고생좀 하셨죠. 또 한번 언덕 중턱에 떨어졌을땐 더이상 신세 지기도 미안해 직접 내려갔습니다. 마치 알피니스트 한발 한발 고심하며 내딛듯 그렇게 조심 했건만 신발속엔 눈이 얼마며 몸은 얼마나 망가졌는지... 눈속에 박아둔 냉맥주 마시며 겨우 겨우 비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언제부턴가 김재수님 비행기가 하늘에서 사라졌더군요. 알고보니 흐흐흐흐... 김재수님 재기, 기재를 콜라병 캐노피로만 덮어둔 노출형 재기였던거죠. 해서 눈밭에 쳐박힐때마다 수신기, 밧데리 주변의 눈 불어 내느라 바쁘시더니 결국 비행 접으셨습니다. 혹 쇼트라도 돼서 연기날까봐. 해서 동네 꼬마들 모아놓고 기념사진 한방 박는것으로 션찮은 비행 종료. 우리는 오늘 비행을 본격적인 동계비행을 앞둔 리허설 비행이라고 총평했습니다. 리허설 결과 신발, 장갑은 확실한 것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런걸로....2차대전때 러시아에 처들어 왔던 독일넘들, 발렌끼라 부르는 이 신발이 없어 결국 지고 말았다네요) 기체는 방수처리 확실히 해야한다.(제것처럼) 북향 사면은 정말 안좋다. (불도져로 깍아버리면 참 좋을텐데.) 고국의 영하17도 불곡산 비행신화는 반드시 깨야 한다(일도 아닐것이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돌아오는길에 기관에 들러 백색물질 수령해 김재수님께 전해 드렸더니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졌습니다. P.S. 서상옥님께 그런 큰 부담을 지우고 맘이 편치 않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리오니 부디 제가 송금해 드릴 수 있도록 멜 연락 주시옵소서.(삼고초려형) 맨 위로 2001/11/16(금) 눈. -4 ~ -2, 환율:1$=29.76루블 출근길 집 앞입니다. 이제 눈다운 눈이 오는걸 보니 겨울로 완전히 들어선 모양입니다. 간밤, 메쩰이 곧 몰려 온다고 일찍들 귀가하는게 좋을거라고 하도 난리들을 쳐 싸킬래 좋아하는 술도 맘껏 못먹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작은 딸내미 일터로 전화했길래 받아보니 첫마디가 눈보라 온대요. 일찍 들어오래요). 아닌게 아니라 돌아가는 길 눈보라가 날리긴 날리더군요. 밤새 창밖으로 바람이 윙윙 울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그저 그런 정도였습니다. 차위에 소복히 쌓인 정도. 첫눈에 바짝 긴장해 제설대원들 비상걸렸다는데 거리 상태는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대형 제설차가 못미치는 소롯길은 트랙터를 동원해 눈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출근길 소롯길. 가끔 큰눈이 올때면 길가의 자동차들 임의로 싣고가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도 진눈깨비가 내리는데 내일 비행 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군요. 맨 위로 2001/11/13(화) 진눈깨비. +1 ~ +4, 환율:1$=29.72루블 모스크바강 건너 크레믈린 남벽이 겨울비에 젖고 있군요. 시내 뜨레챠꼬프 갤러리 근처에 있는 한 낡은 정교회 성당. 가뜩이나 좁은길에 뜨람바이라고 불리는 전차와 다른 차들이 한데 엉켜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내린 진눈깨비 때문인지 시내가 온통 주차장처럼 붐볐습니다. 맨 위로 2001/11/12(월)흐림. +3, 환율:1$=29.71루블 지난 토요일, 비행슬롭장 가는길, 외곽순환도로(MKAD)에서 싸락눈을 만났습니다. 갑자기 미끄러워진 길에 다들 엉금엉금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날 좋을때는 간혹 있는 감시 카메라를 피해 무한질주 가능한 곳입니다. 요즘 차 엔진 수리후 길들때까지 당분간 과속하지 말라는 지시때문에 살금살금 다녔더니 같잖은 쥐굴리조차 뒤에서 불을 번쩍거리는데.. 후훗 거리고 비켜줍니다. 나중에 쏠때 두고 보라지... 같은 길, 은색의 숲과 모스크바 강 건너로 뚜쉰 비행장이 있습니다. 은색의 숲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온통 회색빛 천지군요. 강물도 음울하고. 굴뚝의 연기가 정서풍에 만만치 않은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려주는군요. 지난 토요일, 일요일은 비행은 비행대로 시원하게 못하고 집에선 집대로 서로 감정 상해가며 싸움질 하고 최악의 휴일을 보냈습니다. 부끄러운 가정사라 자세히 쓰지는 않겠습니다만 참 한심하고 씁쓸합니다. 이것저것 길게 생각하는거 못하는 성격이라 그저 허~ 쓴웃음밖엔. 양일간 병아리 오줌만큼씩 찔끔찔끔 했던 비행은 나름대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신슬롭장 언덕은 사계절 내내 안정적인 슬롭비행을 가능케 해 주리란 믿음을 줍니다.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슬롭 볼모지인줄만 알았던 이 도시에 그렇게 훌륭한 슬롭장이 있었다니. 오늘이 동생 생일이랍니다. 해서 평소 안하던 전화 한통 했더니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더군요. 동생이랑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고 평소엔 내 일에 묻혀 생각조차 못할때도 많지만 오늘같은 날 동생 생각 하노라면 측은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어렸을때 내가 괴롭혔던 일이며 잘 못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가슴이 짠 해지기도 하고. 거참 싸나이가 쫌스럽게 쎈티해 지기는 쩝쩝.. 맨 위로 2001/11/10(토) 맑음, +5, 환율:1$=29.71루블 토요일 비행일지입니다. 재수님이 잠수중이니 사진이 없군요. 그러나 일지는 올라야 하므로 몇자 적습니다. 토요일. 신슬롭은 언제나 우리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기에 이젠 주중에 흘러가는 바람을 축풍하느니 마느니 하는 너스레를 떨지 않습니다. 신성한 비행일. 토요일 오전에 김장배추 사역에 동원되었다가 늦게서야 해방되었습니다. 전날 버릇처럼 금요일 일석점호를 때렸더니 재수님은 비밀프로젝트를 실행중이라 한동안 비행을 못하겠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흠~ 다시 솔로의 고독한 비행이 시작되는군. 그래 이게 모스크바 비행의 향수고 진수야.... 그간 북작대던(둘이서?) 비행패턴이 원래대로 엄숙고요한 신성비행으로 돌아가는 순간. 해서 홀홀단신 표표히 신슬롭장으로 날랐습니다. 가는도중 싸래기 우박눈도 맞았지만 신슬롭장 서향언덕에 섰을때는 하늘이 파랗게 개여 있었습니다. 역시 바람은 항상 있었습니다. 그날은 바람이 서북이길래 평소 재수님과 함께하던 정서 완만 슬롭을 버리고 서북풍을 맞받고자 좀 더 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예전 까마귀들이 아파트 옥상에서 줄곳 쏘어링을 하던 곳입니다. 언덕은 좀 더 가파르지만 대신 키큰 나무들이 많아 한번 잘못 내리면 낭패보는 곳입니다. 그래도 바람이 받쳐줄 것이므로 개의치 않고 올렸습니다. 역시 황홀한 바람타기를 한참동안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늦게 시작한 비행덕에 석양에 재기가 흘러들어가 잠시 눈을 감았다 떠야 하는 순간도 자주 있었고요. 슬롭기는 위기 탈출능력이 없기때문에 어쩔수 없이 등산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전 전동재기 날릴땐 배에 맥주살이 끼었는데 슬롭전용기를 날리면서 다 없어질것 같습니다. 그날 바람 상당히 좋았는데도 어쩌다 무풍골로 빠지면 여지없이 나뭇가지에 걸리고 주루룩 미끄러져 내렸지요. 바로 눈앞, 아니 눈아래 떨어져 있기때문에 이몸 스스로 수직강하 해서 회수하고 수직상승하면 되지만 한 너댓번 오르락 내리락 하니 정신이 몽롱하니 운동좀 되는것 같더군요. 그래서 슬롭이야! 언덕 아랫쪽엔 끌류꼬반지 마리난지 암튼 나무딸기 재배한다고 쇠울타리를 쳐 놓은 곳이 있습니다. 개구멍도 없고 넘어 들어갈려면 땀좀 빼야 하는. 한번은 그 울타리 경계를 삼은듯한 자작나무에 걸렸는데 저것이 안으로 떨어지면 불행이요 바깥으로 떨어지면 행복이로다.. 했는데 바깥으로 난 가지 중턱에 걸렸습니다. 덕분에 나무좀 탔지만 쉽게 회수 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막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들이 바빠질때쯤 바람의 방향도 북풍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 언덕에서 45도 북측풍이라 비행도 잘 안되기 시작했습니다. 아~ 겨우 한시간만에 비행을 접느냐.... 해서 차몰고 완전 북향사면으로 다시 이동했습니다. 젤 좋은 남향언덕의 정반대, 젤 낮고 울퉁불퉁한 북향사면에 젤 안좋은 해 저물때 섰습니다. 이시간되면 술고픈 양아들이 하나둘 슬롭 바로 뒤편 우니베르쌈(종합식료품가게)에 꼬일 시간이거든요. 해서 주변 분위기 살피며 재기 한두번 런칭해 봤지만 바람이 죽는 시간이라 더 있을 이유가 없더군요. 그대로 현장을 이탈해 복귀했습니다. 다음날 일요일. 지난번 올린 범생의 정석대로라면 가만히 이 앙다물고 참았어야 하는 비행 발광을 부리고야 말았습니다. 결과는 제가 어제 저녁 내내 처참히 깨지고야 말았습니다. 개거품 물며 나 비행해야도ㅕ~~~ 해서 튀었다가 비행 한시간 하고 두고두고 제 비행기는 관제탑을 피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지금도 망치들고 있을지 모릅니다. 다가오는 앞날도 모르는지 재 재기LE는 열나게 잘 날아주었습니다. 호오~ 그렇게 가벼운 기체여... 무풍 구렁이만 잘 피해 날면 모스크바 "브라쩨바" 신슬롭장은 정말 환상적인 슬롭장입니다. 다만 개떵은 정말 많습니다. 으~ 이리 밟아도 개떵! 저리 밟아도 개떵!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개떵냄새가 진동.. 진동... 비행기 날리면서도 연신 신발을 쓰윽 쓱 풀밭에 문지르는데 멀리서 망원경으로 봐도 왜 그러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겁니다. P.S. 거기엔 역시 패러쟁이들도 모입니다. 우리가 좋아할 정도로 바람이 세면 그들은 날개를 접지요. 지금까지는 헝겊 패러글라이더만 날았는데 일요일엔 델타플란(그 뭔가요? 정석 행글라이더인가?? 삼각익의 종이비행기 확대한것 같은...)것이 나왔더군요. 그것 날땐 다들 와~ 그러고 그랬는데 그건 한번 내려가면 쥐약이더군요. 접히지도 않는걸 나무에서 끌어내려 어깨에 짊어지고 끙끙거리며 언덕을 올라오는데 바람 휙 불면 이리 쓸리고 저리쓸리고..... 제가 한시간 비행하는동안 두번 활강하더군요. 의지의 행글라이더입니다. 맨 위로 2001/11/9(금) 겨울비. +1, 환율:1$=29.71루블 어둑하고 음울한 출근길, 가가린 동상앞을 지날 쯤이면 저 앞의 연쑥색 뉴비틀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한두번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니 그의 출근길 행선지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우깜박이 켜고 빠질 때가 됐는데 하다보면 매력적인 둥근램프가 깜빡깜빡. 암회색 모스크바에선 정말 튀는 물건입니다. 주인은 아시아계입니다. 번호판은 프라이버시를 위해 제비우스 번호판으로 바꿔 달아주었습니다만 저렇게 남의 시선 끌면서 괜찮은지 제가 오히려 걱정됩니다. 모스크바처럼 험한 도시에서는 흔하디 흔해 마치 도시의 한조각인 듯 보이는 털털 쥐굴리 끌고 다니는게 제일 무난하다는게 외국인 생활 10년동안에 터득된 지혜인데.... 새로 건설중이고 일부 개통된 제3순환도로입니다. 덕분에 출근길 레닌대로의 지긋지긋한 정체를 피해 여유있게 도심 한가운데로 진입할 수 있게 되었지요. 맨 위로 2001/11/7(수) 흐림 . 0 ~ -3, 환율:1$=29.74루블 오늘은 구소련 당시 최고의 국경일이었던 11월 7일, 10월 혁명 기념일 휴일입니다(볼세비키 혁명이 일어났던 1900년대 초까지는 그레고리우스력이라는 구달력을 썼기때문에 지금의 날짜와는 10여일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10월달에 일어났던 혁명이 지금의 율리우스력으로는 11월 7일에 해당한다지요. 우리의 음력과 비슷한 개념). 지금은 사회주의 혁명의 의미가 희미해졌고 또 의도적으로 잊어버리려 하는 세태에 따라 국경일 이름도 화합과 평화? 평등?의 날이라는 애매모호한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방송을 듣자니 이 애매모호한 국경일을 계속 유지해야 하느냐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장노년층에선 여전히 이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입니다. 구소련때의 넉넉했던 삶을 향유했던 계층들이죠. 매일 주요 이슈를 가지고 인터넷 찬반 투표를 받는 "모스크바의 메아리" 라디오 방송에선 어제 시의적절하게 '구소련 붕괴후 국민들 삶의 질 하락은 국가(정권)의 실책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보통 5분정도 접수된 응답을 가지고 Da ili Net(기다, 아니다)통계를 내 발표하는데 어제는 한 70%인가가 기다, 국가의 실책이다 라는 응답을 했더군요. ....... 암튼 그건 그렇고 엊저녁, 저는 영원한 이방인이므로 휴일을 오붓이 보내고자 했건만 일터에선 일이 있어 나오라 하고 관제탑님은 큰눈 오기전 김장배추 사야 하는데 일 핑계대고 뱅기띄러 가는거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서 낙담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내일 바람이 좋다하니 일터 가기 전 1시간 먼저 나가 잠깐 비행하다 출근하려 한다 ... 그 한~ 두시간 동안 배추 사러 쫓아 다니면 시간도 쫓길 뿐더러 지쳐 출근하면 일 되겠나... 등등 설법을 펼치려다 너무 아득해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가벼운 맘으로 솜바지랑 파카랑 룰루랄라 챙겨 넣다가 관제탑님의 삐짐에 삐져 그냥 짐 풀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아침 착하게 일만하겠다고 출근복에 얇은 점퍼만 걸치고 일터로 향했습니다... 만 몇달만의 남풍을 놓칠 수가 있나요. 신슬롭 남동향사면에 LE가지고 이 바람을 탄다면 어떤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질지는 두고두고 꿈에도 그리던 장관일텐데요. 해서 결국 오늘 아침, 차 트렁크에 숨겨온 재기 꺼내 얇은 옷차림으로 남동사면에 섰습니다. 머플러와 모자로 윗쪽은 커버를 했지만 으~~ 구두와 바짓가랑이 사이로 들어오는 통바람. 하지만 예상했던대로 둥실 둥실 떠오르는 LE를 보며 추위도 잊고 오로지 바람과 나, 나와 재기, 재기와 까마귀 4위 일체의 무아경을 한 30분 정도 맛보았습니다. 그렇게 무아경의 비행을 즐기던 어느순간 갑자기 엘론키가 듣지 않았습니다. 본능적으로 비행장에서 고수들이 하던 초식을 펼쳐보였습니다. (노콘이야! 를 외치며 안테나 바짝 세우고 뱅기쪽으로 달려갑니다.). 승강타는 듣더군요. 승강타를 급하게 치다보니 러더키까지 건드리는데 오히려 러더키에 반응이 오는 겁니다. 여전히 엘론은 먹통인데...거 참 이상타! 이상타~!~~.... 하면서 몇번의 풀 스치기 루프를 통해 고도,속도에너지를 버리고 결국 저 아래 비상착륙했습니다. 출근 시간은 이제 얼마 안남았고 기체는 회수 난이도 80% 지점에 박혀 있고 옷과 구두는 근무복 차림이고 난감했습니다. 허위허위 마른풀, 나무 헤치고 올라오는 길은 또 얼마나 미끄럽던지.... 일단 차로 돌아와 몸을 녹이며 육안실험관찰을 해 보았더니 승강타는 정상작동. 엘론은 먹통, 대신 러더키에 엘론작동시늉을 하긴 하지만 바들바들 떨면서 힘겨워 함. 테스터로 수신기 밧데리를 찍어보았더니 5.6V 정상. 조종기는 때려박은 적도 없었는데.....하는순간 전에 게시판에 같은 증상을 겪었던 이야기를 올린 생각이 퍼뜩 났습니다. 그렇담.... 조종기 엘론채널의 노란선! 급해지는 마음 애써 누르며 일터의 일 마치고 좀 전 느긋하게 조종기 커버를 벗겼더니 예상 적중. 예전에 이어붙인곳은 멀쩡한 대신 이번엔 아예 가변볼륨 접점이 떨어져 나갔더군요. 아무래도 노랑선의 가동여유가 적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납땜 후 엘론채널선들의 가이드 홀더는 아예 떼버렸습니다. 전선들이 널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수리 후 테스트 결과는 물론 O.K. 겨울되니 전선들도 길이가 줄어들어 여름에 간신히 버텼던 짧은 길이가 오늘처럼 찬 바람 속에서는 견디질 못했던 모양입니다. 근데 왜 프리즘7만 이럴까요? 맨 위로 2001/11/6(화) 진눈깨비 후 갬 . +5 ~ 0, 환율:1$=29.74루블 이른 아침 눈보라속의 우크라이나 호텔입니다. 낮이 지나며 아침의 눈보라는 거짓말처럼 개였습니다. 맑은 저녁입니다. 크레믈린 남동쪽 모스크바 강 위 발쇼이 까멘늬이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강 양안 모습. 오른쪽이 구세주 성당. 왼쪽이 에스트라다 극장. 발샤야 야끼만까 거리가 끝나는 교차로 레닌도서관의 남동쪽 일부인 고건축물. 모스크바에서 몇손가락안에 드는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최근까지도 복원수리를 위해 덮개그물을 씌워 놓았었습니다. 초겨울 초저녁, 삼성 네온사인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맨 위로 2001/11/3(토) 맑음. +5 ~ +7, 환율:1$=29.68루블 11월의 첫 비행일, 그 환상적인 날의 일지를 올립니다. 파란 하늘을 가볍게 수놓는 저 날개는 무거운 전동재기가 아닙니다. 100% 환경친화적 슬롭재기LE입니다. 지난 주 내내 구름을 쳐다보고 나뭇가지를 살피고 일기예보를 수시로 들여다보며 이번 주말은 뭔가 심상치 않다고 예감했던 그날, 드디어 그 베일이 벗겨졌습니다. 결과는 100% 예감 적중의 날이었습니다. 토요일, 혼자만의 출격을 이젠 가족들도 당연스레 수용하는 분위기를 그동안 잘 조성해 놓은 터라 따뜻한 아침밥까지 든든히 얻어먹고 기분좋게 슬롭장으로 날랐습니다. (그 비결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다시한번 쓰자면... - 점수따기: 평소에 잘한다. 가급적 일찍 집에 들어가고 술 쪼꼼만 마시고.. - 동정심 유발: 바람을 아주 아주 그리워 함을 은연중 수시로 강조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 관제탑의 시선을 뒤로 느낄때 어둑한 창밖 하늘을 보며 아까워... 바람이 너무 아까워... 중얼중얼해서 보는이에게 알 수 없는 안타까움을 전달, 결국 저사람은 바람을 타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각인을 새겨준다. - 그리고: .... 일요일엔 하늘이 찢어지도록 바람이 불어도 눈물을 머금고 비행얘기 절대 안꺼낸다. 오직 봉사, 봉사의 날) 아뭏든... 재수님은 시험이 코앞이라고 비행을 거른다고 했기때문에 혼자 외곽 고속순환도로를 타고 날아 30분이 채 못되어 슬롭장에 도착했습니다. 서향사면에 도착해 바람을 살피니 풍속이 5m/s 이상은 될듯 했습니다. 날은 파랗게 맑았고 기온도 영상 5도 정도로 더없이 좋았습니다. 예전처럼 지정된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 무작정 납추 쎄려박기 보다는 이번엔 가벼움을 중시했기때문에 비행시켜 보며 최소한의 무게추를 달아보자고 아직 무게추는 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470g정도로 풀잎처럼 가볍고 무게 중심점은 지정점에서 뒤로 1.5cm 물러난 상태였습니다. 우선 그상태로 런칭해보니 휙~ 순식간에 상승했지만 예상했던대로 고개를 까딱거리며 바람에 밀려가 나사추를 하나씩 덧달아야 했습니다. 한 세개쯤 다니까 제대로 비행 가능했습니다. 무게는 한 20g 정도. 가능한 한 코앞에 달다보니 코끝이 뾰족한 매부리 재기가 되었습니다. 재기는 사람 쳐도 괜찮다는 말이 좀 의심되기 시작하는 순간. 뾰족한 코앞에 쇳덩어리가 솟아 있으니 관객들 조심하리라는 다짐과 함께 본격적인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비행은 지금껏 경험했던 모스크바 슬롭비행중 최고였습니다. 릿지를 타고 몇번 왕복하는 사이에 고도를 높이고 이제 슬슬 앞으로 몰고 나가면 난기류 없이 깨끗한 상승풍에 올라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저 멀리 앞쪽 상공까지 보내도 불안한 기운 없이 깨끗한 비행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드디어 어느순간 바람이 꼭 맞다는 느낌이 풍속계가 아니라 새처럼 온몸으로 느껴지면 눈앞으로 끌고와 맘껏 후지르기. 후지르느라 까먹은 고도는 날개 수평 잡으며 선회하노라면 저절로 높아지고. 소음 없으니 주변 아파트 주민들 늦은 아침 잠 깨울까 불안해 할 이유도 없이 세찬 바람속을 마음껏 휘젓고 날았습니다. 구슬롭에서는 도대체 체공할 수가 없어, 그 쟁쟁한 3C에 견줘 LE가 쓸모없는 물건인고? 내 손가락이 이지경인고? 모스크바 바람이 쓸모없는 쓰레기인고? 모든 회의를 품었었는데 문제는 지형이었더군요. 지형>풍향>풍속>기체>손꼬락.... 이런 중요도 순서겠지요. 올 여름 한국에 갔을때 임대규님 Only One 빌려 평창 패러장에서, 대관령에서 맛 보았던 그 손맛을 이곳에서 재기LE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황홀하게 날리면서도 가끔씩 든 생각은 도대체 재수님은 이 좋은 바람 부는날 시험 공부가 제대로 될까.... 슬롭풍을 타다가 LE를 저멀리 앞으로 콩알처럼 보내 써멀타기 놀이를 할 즈음(써멀을 타면 왜그런지 재기 속도와 움직임이 무지 빨라진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핸펀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저도 윤몽님 버젼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재기는 써멀 타도록 냅두고 조종기는 땅에 두고 핸펀 꺼내 통화하며 한손으로 방향키, 승강키 번갈아 주기... "....아유~ 오늘 같은날 시험공부가 다 뭡니까... LE 띄우는데 환상적입니다! 쥑입니다!..." 이쯤 했더니 수화기 저편에서 꼴까닥~ 침넘어가는 소리...에 이어 "어딥니까? 지금 나가보겠습니다!..." 해서 재수님이 결국 출현했습니다. 한키 시원스레 하시더니 전동재기 써는 계획 백지화 하고 예전 플러터 난다던 1호기 3C재기 재생키로 결정하셨답니다. 김재수님 오신 덕에 오늘의 환상적인 날을 사진기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편한 슬롭비행이라지만 아직 한손으로 조종하며 사진찍기는 내공이 부족한 듯... 릿지를 타며 기체가 탁 솟아 오르는 지점을 포착중입니다. 이미 상당히 올라갔죠? 그 지점을 중심으로 짧은 선회를 하며 앞으로 나아가면 마침내 전방 100~150m 지점에서 무지하게 솟아오르는 써멀기둥에 올라앉게 됩니다. 이때부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고도가 높고 기체가 작아 잠깐 눈을 뗐다가는 잃어버리기 십상이지요. 저는 양눈에 힘을 팍팍 주고 점처럼 보이는 재기를 모양이 아니라 움직임만으로 판별해 선회시키고 애써 강하시키고 있는데 주변에 한눈 팔던 관객들은 기체를 쉽게 다시 못찾습니다. "그제 써말료트?(뱅기는 어디에?)" 한번은 아파트 위로 상승하는 기류를 쫓아 아파트 뒤쪽까지 넘어갔습니다. 점처럼 보이죠? 아직도 머리가 가벼운 기가 있어 점차 바람에 밀립니다. 게걸음을 하며 호버링 하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다운키를 단속적으로 주며 밀어내렸습니다. 아파트 두배정도는 높은 고도에서 단 몇초만에 지면까지 플러터 한번 안나며 환상적인 강하를 했습니다. 피리라도 달았으면 수투카급의 급강하음이 환상적이었을 듯. 늦은 오후가 되며 낮은 태양이 남서로 깔리자 종종 써멀을 타던 중 태양속으로 재기가 사라지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해서 평소 안쓰던 썬글래스를 꼈더니 방한복에 방한모자에 썬글래스에...거의 에베레스트 오르는 산악인 폼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순수슬롭기라 다리품 파는 일은 생기기 마련이더군요. 비행기가 태양속으로 들어갈때 순진하게 시선도 그대로 따라가단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한번 태양 눈 똑바로 뜨고 노려봤다간 한참동안 재기고 뭐고 뵈는게 없게 되어 곧장 추락이지요. 그럴땐 차라리 재기의 마지막 동작과 비행 방향기억해 놓고 태양에서 나오는 예상지점 바라보고 있다가 마중하는게 최고지요. 시간은 한 3~4초 정도. P.S. 가끔 동네 모든 까마귀들이(수백마리) 하늘 어느 한 지점으로 모여드는걸 봅니다. 예전에 바람을 몰랐을때는 까마귀들 반상회 하러 간다고 그랬는데 바람을 체득하고 난 후 그넘들을 관찰한 결과 바람타러 모인다는걸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한번 날까 말까한 거대한 써멀기둥을 찾은 거죠. 그때만은 먹이 놓고 다투던 일도 잊고 일제히 하늘로 날아 올라 써멀을 타러 갑니다. 항공 스포츠를 즐길 줄 아는 몇 안되는 동물. 그넘들 눈에는 써멀이 다른 색으로 보이는 걸까요? 아니면 써멀냄새가 나는 걸까요.... 어떻게 그렇게 곳곳에서 동시에 모여드는지..... 저도 슬롭 오래하다보면 써멀이 눈에 보일 날이 있을거라 자신합니다. 일전 황금산에서 윤몽님께서 경험하셨다는 그 도깨비같은 써멀의 형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날이. 맨 위로 2001/11/1(목) 비온후 갬. +5 ~ +7, 환율:1$=29.68루블 "비오는 아침, 한산한 교차로가 쓸쓸해 보입니다. 노보데비치 수도원 근처 교차로." "큰길로 접어들어 맹렬한 기세로 물보라를 뿜으며 앞으로 앞으로 달려나가는 자동차 행렬속에 섞여 듭니다. 뒤도 옆도 안돌아보고 오직 앞으로를 외치는 숨가쁜 경주. 제 차 뒤에도 저런 물보라가 창황했겠지요. 마치 인생살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참 바람이 탐스럽게 불었습니다. 얼마나 욕심이 나던지.... 그래서 클럽 게시판에 바람 축풍해서 토요일날 방풍하면 오죽 좋겠냐는 헛소리도 올렸었는데... 아침의 궂은 날씨가 비록 잠깐동안이지만 거짓말처럼 개이면서 파란 하늘이 드러나고 그 속에 맘껏 흔들리며 날리는 미류나무 낙엽을 보며 못내 안타까와 했습니다. 오늘같은날 슬롭비행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나이 30대를 꺽으면서도 보이는건 오로지 하늘, 바람, 구름, 새밖에 없으니 참 답답하기 그지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데...... 우리 온라인 클럽 사람들 백여명 전부가 아마 그럴겁니다. ...... 이야기는 항상 비행이야기로 옮아가는군요. 중증이지만 언제까지나 함께 했으면 하는 매력적인 병입니다. 그럼 모스크바는 요즘? 어젠가부터 라디오 방송에서 환율을 보도할때 옛날 달러화 대신 유로화 기준으로 하더군요. 1유로대 26.??얼마 루블.. 하고.... 왜 그럴까요? 덧붙여 요즘 갑자기 달러환율이 급격히 뛰고 있는데 이것과 무슨 관계가 있지나 않을까요? --- 그리고 그그제~그제 양일간 모스크바에서 무슨 세계경제포럼이라는게 열렸던 모양입니다. 시내 중심가의 한 호텔에서 했는데 그때 시내 들어가는 인도까지 모두 차단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해 그땐 그 거리에 일반시민보다 경찰관 숫자가 더 많았다지요. 제가 우연히 그곳을 지나면서 세어 봤는데 정말 그랬습니다. 무작위 표본지역 10제곱미터에서 행인(골목에서 나온이들) 2~3명, 경찰관 10명, 배회하는 들개 2마리....를 발견했었습니다. 이 포럼의 결과와 라디오 환율보도와 무슨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 마지막, 오늘 러시아 근교 관광지에 관한 한국어 자료를 찾을 일이 생겼었습니다. 그 결과 러시아에 대한 한국어 자료는 극소수에 그나마 껍데기(제목)만 있고 실 내용이 없다는걸 절감했습니다. 제 홈도 몇군데 등록허용된 검색사이트의 검색키워드가 러샤, 모스크바인데 오늘 저처럼 큰 기대를 가지고 왔다가 언넘의 주절거림만 있는걸 보고 씨벌~ 또 시간 낭비했잖어~하셨을 많은 분들이 떠올라 좀 무츠름 해졌습니다. ..... 20세기엔 환경오염, 21세기엔 웹오염이 가장 큰 문제가 될거라는 진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지난 밀레니엄 문제에 또 한가지 출판 오염도 포함된다고 늘상 말해 왔었습니다. 쓸만한 책이 없다고요(도올선생 강의를 보면서 제 생각이 유치한 자만이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웹세계에서 제 홈도 어쩌면 진즉부터 그런 류에 속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요즘 부쩍 하고 있습니다. ....... 회의가 밀려오지만 그래도 아직은 계속 이어가려 합니다. 맨 위로 Another Wonderful World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여러분들께 권하고자븐 사이트들입니다.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 남기실 말씀은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입니다. 모든 메일 환영합니다. yhlee25@hotmail.com 당신께서는 번째 방문객이십니다 맨 위로 *별도 표기가 없는 사진 및 글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으므로 영리목적의 무단전제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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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비행하는날....이지만 이번주 비행은 비몽 사몽간에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새벽 4시에 일터 나갔다가 일 끝내고 오는길. 그제야 먼동이 트고 있었습니다.
전날 술도 펐겠다, 예전같으면 그냥 집에 들어가 잠에 곯아떨어졌겠지만 슬롭비행의 편안한 마력에 홀린 몸은 자동적으로 슬롭장으로 차를 몰고 있었습니다.
새벽엔 어두워서 몰랐는데 슬롭장 가면서 보니 거리의 깃발들이 간혹 북쪽을 향해 흐물~흐물~ 펄럭이는게 풍향은 예보대로 동남이지만 풍속은 영 아니였습니다. '이럴수가~. 아무리 이래도 그곳 벌판의 바람을 한곳에 모아 좋은 방향으로 올려주면 그런대로 쓸만하지 않겠노....' 그런 생각 강력히(!) 하며 드디어 신 슬롭장에 도착, 우선 정상에 서서 바람부터 살폈습니다. 분지 건너편 저 앞 공장,혹은 온수공장(?) 굴뚝 연기가 위로 오르다 내편으로 오다 하는 가운데 귀끝으로 느끼는 바람은 간혹 홀~홀~ 거리다 조용하다 감잡을수가 없고 언덕의 마른풀도 하물~ 하물~.... 이걸 재기를 던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동안의 느낌으로 알게 된게 있지요. 딱 재기가 떠오를 수 있는 바람 세기를. 오늘 이 바람은 던지기에도 뭣하고 안던지자니 아까운 그런 바람. 몇번 던져 봤습니다. 그중에 한번은 마침 불어온 적당한 바람에 맘껏 고도를 높이길래 그럼 그렇지 하고 장기전 채비(목머플러 두겹감싸기, 솜바지 훝추리기, 담배, 휴대폰 큰주머니 옮겨넣기..그리고 방설를 위해 비닐봉지로 조종기 싸기)를 하느라 강착시켰습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 끝내고 다시 런칭하려니까 이럴수가!~ 바람은 마지막 숨을 끌~끌~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이 좋은 언덕에서 바람 한표을 못얻어 결국 탈락하고 마는가! 아쉽고 아쉬우니 아쉬워서 아쉽도다... 그래! 오늘은 바람 니와 내가 끝장을 보는거다! 하고 차안에 들어가 맥주한잔 하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제7대륙'에서 방금 산 보블라(붕어 말린것)를 뜯으며 맥주한잔 하려 했는데 욕심이 과해 너무 큰놈을 골랐는지 덜 말라 육즙이 뚝뚝 흐르는지라 깡맥주만 둬캔 하며 창밖을 살폈습니다. 눈발이 동남에서 오긴 오는데 대부분은 언덕 정상을 지나자 마자 후루룩 가라앉는것들. 그리고 가끔 센 기세로 언덕 뒤를 스쳐지나가지만 아! 이기야! 하고 뛰쳐 나가면 다시 흐무르르~ 하고 가라앉는 눈발.... 시간은 어느덧 한시간을 넘어가고 더이상 이렇게 죽때릴 순 없다! 재기 들고 언덕에 다시 섰습니다. 런칭- 몇바퀴 언덕 순회- 가라앉는느낌- 불러오기 바람 고요한 가운데 이렇게 뺑뺑이를 돌리다보니 몇번은 풍력부족으로 저 아래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곳인데도 푹푹 빠지는 눈밭을 헤치고 가는게 많많치 않아 고생좀 했습니다. 다음주 비행까지는 꼭 발렌키를 마련해야 될듯. ......
던지고 아래 눈밭 헤매다 주워와서 바람 다시 불때까지 언덕 위를 서성이고 하기를 한참 여.. 패러패들께서 오시더군요. '흠~ 자네들 플라잉에 딱 좋은 바람이겠군'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뻐쁘로부임!(해보자꾸나!)" 하고 낙하산을 펴더군요. 전 그때쯤엔 눈밭 여러번 헤매느라 10년된 등산화 눈 다들어와 척척해져 더이상 비행할 상황이 아닌지라 모처럼만에 한가하게 그들 노는것을 보았지요. 한친구는 유경험자. 또 한 친구는 배우는 처지. 유경험자(얼굴이 소년같은 친구)는 낙하산을 펴고 그 만만한 바람속에 쉽게 천을 일구더니 휘리릭~ 하고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가 한 10여분 후에 걸어올라왔습니다.
그 사이에도 몇번 바람이 오락가락해 저도 재기를 던졌다 받기를 계속했지요. 그러던 중 한 할머니랑 산책하던 꼬마가 다가왔습니다. 할머니도 물어보는게 똑같더군요. 우리 금쪽같은 손자가 이거 혼자 만들수 있는고?(즉 돈 안드는거노?) 해서 답할 수가 없더군요. "이 날개쪽(재기)은 혼자 만들수도 있지만(당신 손자도 어리고 흥부톱도 모르고 여기엔 EPP도 없으니 힘들겠지만...)저 아빠라뚜르(조종기)는 쬠 돈쩜 주고 사야 하지요...." 했더니 담부터 그 할머니가 손자단속하더군요. "얘야~ 이리와!" 이게 결코 비싼 취미도 아닌데 돈문제부터 물어보는 양반들을 보면 할말이 생각 안납니다. ...... 그래서 제가 몇번 무풍 글라이딩 해서 되돌려받기 초식을 그 소년에게 보이고 할머니에게로 돌아가거라 타일러 돌려보낼 즈음 이제 패러패들은 텐덤비행을 준비하더군요. 신참에게 같이 고리를 걸더니 뒤! 앞으로 돌아서! 뛰어~! 너무 빨리 뛰지마!~~~~ 그러다가 언덕 달려내려가면 그들의 V1속도죠! 무조건 날아야 하는! 외침이 들립니다. 더~! 열나달려!(어쨌든 떠야되어!) 다행히 그 둘이 열나게 헛발질 한 덕에 그 날개가 떠서 두사람을 지탱해 한 10초만에 저 아래 벌판에 내렸습니다. 그걸 보면서 저는 사람 위험 생각도 안들고 음~ 재기에 보온병을 달면 저러하겠군.
그들은 뛰어내릴때마다 저에게 자기네 짐까지 지켜달라고 부탁하고 오르락 내리락 재미보고 있었지만 저는 영 좋아질 기미가 없는 바람 기다리다 지쳤습니다. 그래서 세번짼가 그들이 올라왔을때 다스비다냐(안녕) 했더니 아주 서운한 기색이더군요. 하긴 언덕 위에 홀로 남겨둔 낙하산 베낭 지키는 이 없으면 누가 주워가기 십상이니까. 암튼 그렇게 별 재미 못본 비행 접고 아쉰 맘으로 다음주를 기약하며 철수했습니다.
주중엔 바쁘다보니 사진올릴 시간 내기도 쉽지가 않군요.
공항 다녀오는길. 눈보라속에 시내로 향하는 길이 아스레하게 뻗어 있습니다. 아침엔 그럭저럭 견딜만 하던 날씨가 낮부터 추워지고 눈보라가 날리고 좀 드세졌습니다. 올핸 초겨울부터 눈이 유난스레 많이 오는군요.
모스크바시내 서편에 조성되 있는 승전공원의 승전기념탑이 눈언덕 뒤로 뾰족 솟아 있습니다. 승전기념 박물관 지붕으로 막 조명이 비치기 시작하는 초저녁입니다.
시내로 들어가는 꾸투좁스키 대로. 도로가 온통 눈밭이라 차타는게 마치 썰매타는 기분입니다. 차들도 멀찍이들 떨어져서 기어다닙니다. 한번이라도 급브레이크를 밟게 되는 경우는 재앙입니다. 썰매처럼 쭈우욱 미끄러져 앞차와 쿵!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요즘철 운전, 마치 공중에서 비행기 운전하는 경우와 흡사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제 저녁, 온종일 내린 눈으로 그렇잖아도 붐비는 신아르바트 거리가 완전히 잼이 되어 버렸습니다.
모스크바 거리를 아시는 분은 오늘 저의 이동 루트가 훤히 그려지겠지요. 요즘 방송에 나오는 부동산 광고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시내 중심에서 새로 지어 분양하는 그 아파트단지까지 한 10여km 되는데) 크레믈린 바로 옆에 살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이집으로 오십시요. 크레믈린까지 바로 신호등 하나만 건너면 됩니다! (가만히 생각하니 말은 맞는 말입니다. 그 집에서 시내 중심까지 가는데 정말로 신호등은 아르바트 끝나는 곳에 하나밖에 없군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요인들의 출퇴근 길이라 건널목은 모두 입체로 만들고 길은 정말 시원스럽게 잘 뚫어놓았습니다 만 아르바트의 정체는 악명이 높지요.)
출근길 모두들 엄금엉금 길 정도로 찐한 함박눈이 한바가지 내렸습니다.
일요일, 혼자 조용한 일터 지킴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만에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 그간 못다 만든 비행기도 손보고 인터넷 써핑도 실컷 하고 책도 읽으며 어차피 주어진 시간 유용하게 쓰자 했는데 옛날과 달리 많이 낯설어진 환경이 그럴만한 여유를 주지 않는군요. ....... 낮에 일터로 위문공연을 다녀간 가족들 얼굴이 아른거립니다. 토끼같은 딸내미들과 여우같은 마누라 얼굴이. 가끔은 이렇게 떨어져 있어 봐야 가족들 소중한 것도 알고 그러나 봅니다. 그러니까.... 우리 여우님도 그럴까요?
토요일은 비행하는날... 이긴 하나 요즘 관제탑님의 심기도 불편하거니와 저의 심기 또한 매우 불편하여 이른아침 출격을 감행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버릇처럼 잠은 일찍깨어 창밖 굴뚝 연기를 살피고 있었지만 다른 출격일처럼 경쾌하게 솜바지 차려입고 훌 훌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Gloomy S-day...
하여튼 모든 우울 잠시 접어두고 비행에 나섰습니다. 오랫만에 김재수님 만나 비행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너무 늦게 출발한 길이라 견학신청했던 회사 여성동무와도 시간이 안맞아 나중기회로 미루고 비행장으로의 발길, 아니 차길을 재촉하는 중인데 재수님께서 신 무기 개발을 위한 샤핑을 좀 하시겠다기에 모형점 앞에서 잠시 기다리며 초겨울 드문 햇살이 드는 발라꼴람스꼬예 갓길 거리를 한컷.
신슬롭에 도착하니 바람이 기대를 저버리는군요. 바람에 서향기가 조금만 들어 있어도 어느정도 포용력을 지니는 서향슬롭이 오늘은 완전 북향에 두손들어 버리더군요. 해서 마지막 보루 정북향 사면으로 이동했습니다. 최근 저의 순수슬롭비행 성공에 고무된 재수님께선 역시 그동안 내팽개쳤던 모스크바 전동1호기 3C에서 동력부를 제거하고 슬롭기로 복원시켜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그간 내린 눈때문에 도로가 온통 얼음판이라 차를 길가에 그냥 세워뒀다간 무슨 봉변을 당할 지 몰라 차를 옮겨 세우는 동안 재수님이 먼저 올렸습니다. 그런대로 잘 떠오르는 것을 보고 오늘도 그런대로 한 손맛 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차를 안전한 곳에 세워두고 슬롭언덕까지 한 100미터 걸어가는데 아뿔싸! 오늘 비행은 완죤히 새 됐어! 란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바로 신발때문이었습니다. 이럴 경우를 미리 예상하고 긴 목 등산화까지 비닐봉지에 담아 놨는데 그놈의 gloomy S-day 때문에 잊어버리고 집에 두고 온 것입니다. 겨우 한 10센티 정도밖에 안쌓인 눈은 발길 내딛는대로 평상운동화를 넘어 들어오는데 아찔했습니다.
해서.... "재수님, 저 오늘 몸사려야 합니다. 이놈의 신발 때문에..." 했더니 김재수님 저를 측은하게 바라보셨습니다.... 만 김재수님도 또한 몸사려야 하게 되었으니... 비행은 예상했던대로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브라쩨바 분지를 둘러싼 사면 가운데 제일 낮은데다 사면이 고르지 못한데다 건너편엔 아파트 숲이 와류를 만들어 내는데다 결정적으로 바람마져 불었다 말았다 하는 간헐풍이라... 해서.. 저는 런칭하고 몇번 릿지타다 재기가 풍덩 무풍골에 빠지려는 기미가 보이면 곧바로 기수를 돌려 끌어와 바로 옆에 처박기 초식으로 최대한 언덕아래 눈구덩이에는 안갈려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하지만 결국 한 두번 저 아래 처박고 말았습니다. 첫번때는 김재수님 기세좋게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하고 내려가더니 올라오는데 미끈덩 미끈덩 고생좀 하셨죠. 또 한번 언덕 중턱에 떨어졌을땐 더이상 신세 지기도 미안해 직접 내려갔습니다. 마치 알피니스트 한발 한발 고심하며 내딛듯 그렇게 조심 했건만 신발속엔 눈이 얼마며 몸은 얼마나 망가졌는지...
눈속에 박아둔 냉맥주 마시며 겨우 겨우 비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언제부턴가 김재수님 비행기가 하늘에서 사라졌더군요. 알고보니 흐흐흐흐... 김재수님 재기, 기재를 콜라병 캐노피로만 덮어둔 노출형 재기였던거죠. 해서 눈밭에 쳐박힐때마다 수신기, 밧데리 주변의 눈 불어 내느라 바쁘시더니 결국 비행 접으셨습니다. 혹 쇼트라도 돼서 연기날까봐. 해서 동네 꼬마들 모아놓고 기념사진 한방 박는것으로 션찮은 비행 종료.
우리는 오늘 비행을 본격적인 동계비행을 앞둔 리허설 비행이라고 총평했습니다. 리허설 결과
신발, 장갑은 확실한 것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런걸로....2차대전때 러시아에 처들어 왔던 독일넘들, 발렌끼라 부르는 이 신발이 없어 결국 지고 말았다네요)
기체는 방수처리 확실히 해야한다.(제것처럼)
북향 사면은 정말 안좋다. (불도져로 깍아버리면 참 좋을텐데.)
고국의 영하17도 불곡산 비행신화는 반드시 깨야 한다(일도 아닐것이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돌아오는길에 기관에 들러 백색물질 수령해 김재수님께 전해 드렸더니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졌습니다.
P.S. 서상옥님께 그런 큰 부담을 지우고 맘이 편치 않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리오니 부디 제가 송금해 드릴 수 있도록 멜 연락 주시옵소서.(삼고초려형)
출근길 집 앞입니다. 이제 눈다운 눈이 오는걸 보니 겨울로 완전히 들어선 모양입니다. 간밤, 메쩰이 곧 몰려 온다고 일찍들 귀가하는게 좋을거라고 하도 난리들을 쳐 싸킬래 좋아하는 술도 맘껏 못먹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작은 딸내미 일터로 전화했길래 받아보니 첫마디가 눈보라 온대요. 일찍 들어오래요). 아닌게 아니라 돌아가는 길 눈보라가 날리긴 날리더군요. 밤새 창밖으로 바람이 윙윙 울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그저 그런 정도였습니다. 차위에 소복히 쌓인 정도.
첫눈에 바짝 긴장해 제설대원들 비상걸렸다는데 거리 상태는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대형 제설차가 못미치는 소롯길은 트랙터를 동원해 눈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출근길 소롯길. 가끔 큰눈이 올때면 길가의 자동차들 임의로 싣고가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도 진눈깨비가 내리는데 내일 비행 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군요.
모스크바강 건너 크레믈린 남벽이 겨울비에 젖고 있군요.
시내 뜨레챠꼬프 갤러리 근처에 있는 한 낡은 정교회 성당.
가뜩이나 좁은길에 뜨람바이라고 불리는 전차와 다른 차들이 한데 엉켜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내린 진눈깨비 때문인지 시내가 온통 주차장처럼 붐볐습니다.
지난 토요일, 비행슬롭장 가는길, 외곽순환도로(MKAD)에서 싸락눈을 만났습니다. 갑자기 미끄러워진 길에 다들 엉금엉금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날 좋을때는 간혹 있는 감시 카메라를 피해 무한질주 가능한 곳입니다. 요즘 차 엔진 수리후 길들때까지 당분간 과속하지 말라는 지시때문에 살금살금 다녔더니 같잖은 쥐굴리조차 뒤에서 불을 번쩍거리는데.. 후훗 거리고 비켜줍니다. 나중에 쏠때 두고 보라지...
같은 길, 은색의 숲과 모스크바 강 건너로 뚜쉰 비행장이 있습니다. 은색의 숲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온통 회색빛 천지군요. 강물도 음울하고. 굴뚝의 연기가 정서풍에 만만치 않은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려주는군요.
지난 토요일, 일요일은 비행은 비행대로 시원하게 못하고 집에선 집대로 서로 감정 상해가며 싸움질 하고 최악의 휴일을 보냈습니다. 부끄러운 가정사라 자세히 쓰지는 않겠습니다만 참 한심하고 씁쓸합니다. 이것저것 길게 생각하는거 못하는 성격이라 그저 허~ 쓴웃음밖엔.
양일간 병아리 오줌만큼씩 찔끔찔끔 했던 비행은 나름대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신슬롭장 언덕은 사계절 내내 안정적인 슬롭비행을 가능케 해 주리란 믿음을 줍니다.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슬롭 볼모지인줄만 알았던 이 도시에 그렇게 훌륭한 슬롭장이 있었다니.
오늘이 동생 생일이랍니다. 해서 평소 안하던 전화 한통 했더니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더군요. 동생이랑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고 평소엔 내 일에 묻혀 생각조차 못할때도 많지만 오늘같은 날 동생 생각 하노라면 측은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어렸을때 내가 괴롭혔던 일이며 잘 못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가슴이 짠 해지기도 하고. 거참 싸나이가 쫌스럽게 쎈티해 지기는 쩝쩝..
재수님이 잠수중이니 사진이 없군요. 그러나 일지는 올라야 하므로 몇자 적습니다.
토요일. 신슬롭은 언제나 우리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기에 이젠 주중에 흘러가는 바람을 축풍하느니 마느니 하는 너스레를 떨지 않습니다. 신성한 비행일. 토요일 오전에 김장배추 사역에 동원되었다가 늦게서야 해방되었습니다. 전날 버릇처럼 금요일 일석점호를 때렸더니 재수님은 비밀프로젝트를 실행중이라 한동안 비행을 못하겠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흠~ 다시 솔로의 고독한 비행이 시작되는군. 그래 이게 모스크바 비행의 향수고 진수야.... 그간 북작대던(둘이서?) 비행패턴이 원래대로 엄숙고요한 신성비행으로 돌아가는 순간. 해서 홀홀단신 표표히 신슬롭장으로 날랐습니다. 가는도중 싸래기 우박눈도 맞았지만 신슬롭장 서향언덕에 섰을때는 하늘이 파랗게 개여 있었습니다. 역시 바람은 항상 있었습니다. 그날은 바람이 서북이길래 평소 재수님과 함께하던 정서 완만 슬롭을 버리고 서북풍을 맞받고자 좀 더 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예전 까마귀들이 아파트 옥상에서 줄곳 쏘어링을 하던 곳입니다. 언덕은 좀 더 가파르지만 대신 키큰 나무들이 많아 한번 잘못 내리면 낭패보는 곳입니다. 그래도 바람이 받쳐줄 것이므로 개의치 않고 올렸습니다. 역시 황홀한 바람타기를 한참동안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늦게 시작한 비행덕에 석양에 재기가 흘러들어가 잠시 눈을 감았다 떠야 하는 순간도 자주 있었고요. 슬롭기는 위기 탈출능력이 없기때문에 어쩔수 없이 등산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전 전동재기 날릴땐 배에 맥주살이 끼었는데 슬롭전용기를 날리면서 다 없어질것 같습니다. 그날 바람 상당히 좋았는데도 어쩌다 무풍골로 빠지면 여지없이 나뭇가지에 걸리고 주루룩 미끄러져 내렸지요. 바로 눈앞, 아니 눈아래 떨어져 있기때문에 이몸 스스로 수직강하 해서 회수하고 수직상승하면 되지만 한 너댓번 오르락 내리락 하니 정신이 몽롱하니 운동좀 되는것 같더군요. 그래서 슬롭이야!
언덕 아랫쪽엔 끌류꼬반지 마리난지 암튼 나무딸기 재배한다고 쇠울타리를 쳐 놓은 곳이 있습니다. 개구멍도 없고 넘어 들어갈려면 땀좀 빼야 하는. 한번은 그 울타리 경계를 삼은듯한 자작나무에 걸렸는데 저것이 안으로 떨어지면 불행이요 바깥으로 떨어지면 행복이로다.. 했는데 바깥으로 난 가지 중턱에 걸렸습니다. 덕분에 나무좀 탔지만 쉽게 회수 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막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들이 바빠질때쯤 바람의 방향도 북풍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 언덕에서 45도 북측풍이라 비행도 잘 안되기 시작했습니다. 아~ 겨우 한시간만에 비행을 접느냐.... 해서 차몰고 완전 북향사면으로 다시 이동했습니다. 젤 좋은 남향언덕의 정반대, 젤 낮고 울퉁불퉁한 북향사면에 젤 안좋은 해 저물때 섰습니다. 이시간되면 술고픈 양아들이 하나둘 슬롭 바로 뒤편 우니베르쌈(종합식료품가게)에 꼬일 시간이거든요. 해서 주변 분위기 살피며 재기 한두번 런칭해 봤지만 바람이 죽는 시간이라 더 있을 이유가 없더군요. 그대로 현장을 이탈해 복귀했습니다.
다음날 일요일. 지난번 올린 범생의 정석대로라면 가만히 이 앙다물고 참았어야 하는 비행 발광을 부리고야 말았습니다. 결과는 제가 어제 저녁 내내 처참히 깨지고야 말았습니다. 개거품 물며 나 비행해야도ㅕ~~~ 해서 튀었다가 비행 한시간 하고 두고두고 제 비행기는 관제탑을 피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지금도 망치들고 있을지 모릅니다.
다가오는 앞날도 모르는지 재 재기LE는 열나게 잘 날아주었습니다. 호오~ 그렇게 가벼운 기체여... 무풍 구렁이만 잘 피해 날면 모스크바 "브라쩨바" 신슬롭장은 정말 환상적인 슬롭장입니다. 다만 개떵은 정말 많습니다. 으~ 이리 밟아도 개떵! 저리 밟아도 개떵!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개떵냄새가 진동.. 진동... 비행기 날리면서도 연신 신발을 쓰윽 쓱 풀밭에 문지르는데 멀리서 망원경으로 봐도 왜 그러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겁니다.
P.S. 거기엔 역시 패러쟁이들도 모입니다. 우리가 좋아할 정도로 바람이 세면 그들은 날개를 접지요. 지금까지는 헝겊 패러글라이더만 날았는데 일요일엔 델타플란(그 뭔가요? 정석 행글라이더인가?? 삼각익의 종이비행기 확대한것 같은...)것이 나왔더군요. 그것 날땐 다들 와~ 그러고 그랬는데 그건 한번 내려가면 쥐약이더군요. 접히지도 않는걸 나무에서 끌어내려 어깨에 짊어지고 끙끙거리며 언덕을 올라오는데 바람 휙 불면 이리 쓸리고 저리쓸리고..... 제가 한시간 비행하는동안 두번 활강하더군요. 의지의 행글라이더입니다.
어둑하고 음울한 출근길, 가가린 동상앞을 지날 쯤이면 저 앞의 연쑥색 뉴비틀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한두번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니 그의 출근길 행선지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우깜박이 켜고 빠질 때가 됐는데 하다보면 매력적인 둥근램프가 깜빡깜빡. 암회색 모스크바에선 정말 튀는 물건입니다. 주인은 아시아계입니다. 번호판은 프라이버시를 위해 제비우스 번호판으로 바꿔 달아주었습니다만 저렇게 남의 시선 끌면서 괜찮은지 제가 오히려 걱정됩니다. 모스크바처럼 험한 도시에서는 흔하디 흔해 마치 도시의 한조각인 듯 보이는 털털 쥐굴리 끌고 다니는게 제일 무난하다는게 외국인 생활 10년동안에 터득된 지혜인데....
새로 건설중이고 일부 개통된 제3순환도로입니다. 덕분에 출근길 레닌대로의 지긋지긋한 정체를 피해 여유있게 도심 한가운데로 진입할 수 있게 되었지요.
....... 암튼 그건 그렇고 엊저녁, 저는 영원한 이방인이므로 휴일을 오붓이 보내고자 했건만 일터에선 일이 있어 나오라 하고 관제탑님은 큰눈 오기전 김장배추 사야 하는데 일 핑계대고 뱅기띄러 가는거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서 낙담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내일 바람이 좋다하니 일터 가기 전 1시간 먼저 나가 잠깐 비행하다 출근하려 한다 ... 그 한~ 두시간 동안 배추 사러 쫓아 다니면 시간도 쫓길 뿐더러 지쳐 출근하면 일 되겠나... 등등 설법을 펼치려다 너무 아득해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가벼운 맘으로 솜바지랑 파카랑 룰루랄라 챙겨 넣다가 관제탑님의 삐짐에 삐져 그냥 짐 풀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아침 착하게 일만하겠다고 출근복에 얇은 점퍼만 걸치고 일터로 향했습니다... 만 몇달만의 남풍을 놓칠 수가 있나요. 신슬롭 남동향사면에 LE가지고 이 바람을 탄다면 어떤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질지는 두고두고 꿈에도 그리던 장관일텐데요. 해서 결국 오늘 아침, 차 트렁크에 숨겨온 재기 꺼내 얇은 옷차림으로 남동사면에 섰습니다. 머플러와 모자로 윗쪽은 커버를 했지만 으~~ 구두와 바짓가랑이 사이로 들어오는 통바람. 하지만 예상했던대로 둥실 둥실 떠오르는 LE를 보며 추위도 잊고 오로지 바람과 나, 나와 재기, 재기와 까마귀 4위 일체의 무아경을 한 30분 정도 맛보았습니다.
그렇게 무아경의 비행을 즐기던 어느순간 갑자기 엘론키가 듣지 않았습니다. 본능적으로 비행장에서 고수들이 하던 초식을 펼쳐보였습니다. (노콘이야! 를 외치며 안테나 바짝 세우고 뱅기쪽으로 달려갑니다.). 승강타는 듣더군요. 승강타를 급하게 치다보니 러더키까지 건드리는데 오히려 러더키에 반응이 오는 겁니다. 여전히 엘론은 먹통인데...거 참 이상타! 이상타~!~~.... 하면서 몇번의 풀 스치기 루프를 통해 고도,속도에너지를 버리고 결국 저 아래 비상착륙했습니다.
출근 시간은 이제 얼마 안남았고 기체는 회수 난이도 80% 지점에 박혀 있고 옷과 구두는 근무복 차림이고 난감했습니다. 허위허위 마른풀, 나무 헤치고 올라오는 길은 또 얼마나 미끄럽던지.... 일단 차로 돌아와 몸을 녹이며 육안실험관찰을 해 보았더니 승강타는 정상작동. 엘론은 먹통, 대신 러더키에 엘론작동시늉을 하긴 하지만 바들바들 떨면서 힘겨워 함.
테스터로 수신기 밧데리를 찍어보았더니 5.6V 정상. 조종기는 때려박은 적도 없었는데.....하는순간 전에 게시판에 같은 증상을 겪었던 이야기를 올린 생각이 퍼뜩 났습니다. 그렇담.... 조종기 엘론채널의 노란선!
급해지는 마음 애써 누르며 일터의 일 마치고 좀 전 느긋하게 조종기 커버를 벗겼더니 예상 적중. 예전에 이어붙인곳은 멀쩡한 대신 이번엔 아예 가변볼륨 접점이 떨어져 나갔더군요.
아무래도 노랑선의 가동여유가 적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납땜 후 엘론채널선들의 가이드 홀더는 아예 떼버렸습니다. 전선들이 널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수리 후 테스트 결과는 물론 O.K.
겨울되니 전선들도 길이가 줄어들어 여름에 간신히 버텼던 짧은 길이가 오늘처럼 찬 바람 속에서는 견디질 못했던 모양입니다.
근데 왜 프리즘7만 이럴까요?
이른 아침 눈보라속의 우크라이나 호텔입니다.
낮이 지나며 아침의 눈보라는 거짓말처럼 개였습니다. 맑은 저녁입니다. 크레믈린 남동쪽 모스크바 강 위 발쇼이 까멘늬이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강 양안 모습. 오른쪽이 구세주 성당. 왼쪽이 에스트라다 극장.
발샤야 야끼만까 거리가 끝나는 교차로
레닌도서관의 남동쪽 일부인 고건축물. 모스크바에서 몇손가락안에 드는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최근까지도 복원수리를 위해 덮개그물을 씌워 놓았었습니다. 초겨울 초저녁, 삼성 네온사인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11월의 첫 비행일, 그 환상적인 날의 일지를 올립니다.
파란 하늘을 가볍게 수놓는 저 날개는 무거운 전동재기가 아닙니다. 100% 환경친화적 슬롭재기LE입니다.
지난 주 내내 구름을 쳐다보고 나뭇가지를 살피고 일기예보를 수시로 들여다보며 이번 주말은 뭔가 심상치 않다고 예감했던 그날, 드디어 그 베일이 벗겨졌습니다. 결과는 100% 예감 적중의 날이었습니다.
토요일, 혼자만의 출격을 이젠 가족들도 당연스레 수용하는 분위기를 그동안 잘 조성해 놓은 터라 따뜻한 아침밥까지 든든히 얻어먹고 기분좋게 슬롭장으로 날랐습니다. (그 비결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다시한번 쓰자면... - 점수따기: 평소에 잘한다. 가급적 일찍 집에 들어가고 술 쪼꼼만 마시고.. - 동정심 유발: 바람을 아주 아주 그리워 함을 은연중 수시로 강조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 관제탑의 시선을 뒤로 느낄때 어둑한 창밖 하늘을 보며 아까워... 바람이 너무 아까워... 중얼중얼해서 보는이에게 알 수 없는 안타까움을 전달, 결국 저사람은 바람을 타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각인을 새겨준다. - 그리고: .... 일요일엔 하늘이 찢어지도록 바람이 불어도 눈물을 머금고 비행얘기 절대 안꺼낸다. 오직 봉사, 봉사의 날)
아뭏든... 재수님은 시험이 코앞이라고 비행을 거른다고 했기때문에 혼자 외곽 고속순환도로를 타고 날아 30분이 채 못되어 슬롭장에 도착했습니다. 서향사면에 도착해 바람을 살피니 풍속이 5m/s 이상은 될듯 했습니다. 날은 파랗게 맑았고 기온도 영상 5도 정도로 더없이 좋았습니다. 예전처럼 지정된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 무작정 납추 쎄려박기 보다는 이번엔 가벼움을 중시했기때문에 비행시켜 보며 최소한의 무게추를 달아보자고 아직 무게추는 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470g정도로 풀잎처럼 가볍고 무게 중심점은 지정점에서 뒤로 1.5cm 물러난 상태였습니다.
우선 그상태로 런칭해보니 휙~ 순식간에 상승했지만 예상했던대로 고개를 까딱거리며 바람에 밀려가 나사추를 하나씩 덧달아야 했습니다. 한 세개쯤 다니까 제대로 비행 가능했습니다. 무게는 한 20g 정도. 가능한 한 코앞에 달다보니 코끝이 뾰족한 매부리 재기가 되었습니다. 재기는 사람 쳐도 괜찮다는 말이 좀 의심되기 시작하는 순간. 뾰족한 코앞에 쇳덩어리가 솟아 있으니 관객들 조심하리라는 다짐과 함께 본격적인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비행은 지금껏 경험했던 모스크바 슬롭비행중 최고였습니다.
릿지를 타고 몇번 왕복하는 사이에 고도를 높이고 이제 슬슬 앞으로 몰고 나가면 난기류 없이 깨끗한 상승풍에 올라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저 멀리 앞쪽 상공까지 보내도 불안한 기운 없이 깨끗한 비행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드디어 어느순간 바람이 꼭 맞다는 느낌이 풍속계가 아니라 새처럼 온몸으로 느껴지면 눈앞으로 끌고와 맘껏 후지르기. 후지르느라 까먹은 고도는 날개 수평 잡으며 선회하노라면 저절로 높아지고. 소음 없으니 주변 아파트 주민들 늦은 아침 잠 깨울까 불안해 할 이유도 없이 세찬 바람속을 마음껏 휘젓고 날았습니다.
구슬롭에서는 도대체 체공할 수가 없어, 그 쟁쟁한 3C에 견줘 LE가 쓸모없는 물건인고? 내 손가락이 이지경인고? 모스크바 바람이 쓸모없는 쓰레기인고? 모든 회의를 품었었는데 문제는 지형이었더군요. 지형>풍향>풍속>기체>손꼬락.... 이런 중요도 순서겠지요.
올 여름 한국에 갔을때 임대규님 Only One 빌려 평창 패러장에서, 대관령에서 맛 보았던 그 손맛을 이곳에서 재기LE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황홀하게 날리면서도 가끔씩 든 생각은 도대체 재수님은 이 좋은 바람 부는날 시험 공부가 제대로 될까....
슬롭풍을 타다가 LE를 저멀리 앞으로 콩알처럼 보내 써멀타기 놀이를 할 즈음(써멀을 타면 왜그런지 재기 속도와 움직임이 무지 빨라진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핸펀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저도 윤몽님 버젼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재기는 써멀 타도록 냅두고 조종기는 땅에 두고 핸펀 꺼내 통화하며 한손으로 방향키, 승강키 번갈아 주기... "....아유~ 오늘 같은날 시험공부가 다 뭡니까... LE 띄우는데 환상적입니다! 쥑입니다!..." 이쯤 했더니 수화기 저편에서 꼴까닥~ 침넘어가는 소리...에 이어 "어딥니까? 지금 나가보겠습니다!..." 해서 재수님이 결국 출현했습니다. 한키 시원스레 하시더니 전동재기 써는 계획 백지화 하고 예전 플러터 난다던 1호기 3C재기 재생키로 결정하셨답니다.
김재수님 오신 덕에 오늘의 환상적인 날을 사진기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편한 슬롭비행이라지만 아직 한손으로 조종하며 사진찍기는 내공이 부족한 듯...
릿지를 타며 기체가 탁 솟아 오르는 지점을 포착중입니다. 이미 상당히 올라갔죠? 그 지점을 중심으로 짧은 선회를 하며 앞으로 나아가면 마침내 전방 100~150m 지점에서 무지하게 솟아오르는 써멀기둥에 올라앉게 됩니다. 이때부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고도가 높고 기체가 작아 잠깐 눈을 뗐다가는 잃어버리기 십상이지요. 저는 양눈에 힘을 팍팍 주고 점처럼 보이는 재기를 모양이 아니라 움직임만으로 판별해 선회시키고 애써 강하시키고 있는데 주변에 한눈 팔던 관객들은 기체를 쉽게 다시 못찾습니다. "그제 써말료트?(뱅기는 어디에?)"
한번은 아파트 위로 상승하는 기류를 쫓아 아파트 뒤쪽까지 넘어갔습니다. 점처럼 보이죠? 아직도 머리가 가벼운 기가 있어 점차 바람에 밀립니다. 게걸음을 하며 호버링 하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다운키를 단속적으로 주며 밀어내렸습니다. 아파트 두배정도는 높은 고도에서 단 몇초만에 지면까지 플러터 한번 안나며 환상적인 강하를 했습니다. 피리라도 달았으면 수투카급의 급강하음이 환상적이었을 듯.
늦은 오후가 되며 낮은 태양이 남서로 깔리자 종종 써멀을 타던 중 태양속으로 재기가 사라지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해서 평소 안쓰던 썬글래스를 꼈더니 방한복에 방한모자에 썬글래스에...거의 에베레스트 오르는 산악인 폼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순수슬롭기라 다리품 파는 일은 생기기 마련이더군요.
비행기가 태양속으로 들어갈때 순진하게 시선도 그대로 따라가단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한번 태양 눈 똑바로 뜨고 노려봤다간 한참동안 재기고 뭐고 뵈는게 없게 되어 곧장 추락이지요. 그럴땐 차라리 재기의 마지막 동작과 비행 방향기억해 놓고 태양에서 나오는 예상지점 바라보고 있다가 마중하는게 최고지요. 시간은 한 3~4초 정도.
P.S. 가끔 동네 모든 까마귀들이(수백마리) 하늘 어느 한 지점으로 모여드는걸 봅니다. 예전에 바람을 몰랐을때는 까마귀들 반상회 하러 간다고 그랬는데 바람을 체득하고 난 후 그넘들을 관찰한 결과 바람타러 모인다는걸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한번 날까 말까한 거대한 써멀기둥을 찾은 거죠. 그때만은 먹이 놓고 다투던 일도 잊고 일제히 하늘로 날아 올라 써멀을 타러 갑니다. 항공 스포츠를 즐길 줄 아는 몇 안되는 동물. 그넘들 눈에는 써멀이 다른 색으로 보이는 걸까요? 아니면 써멀냄새가 나는 걸까요.... 어떻게 그렇게 곳곳에서 동시에 모여드는지..... 저도 슬롭 오래하다보면 써멀이 눈에 보일 날이 있을거라 자신합니다. 일전 황금산에서 윤몽님께서 경험하셨다는 그 도깨비같은 써멀의 형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날이.
"큰길로 접어들어 맹렬한 기세로 물보라를 뿜으며 앞으로 앞으로 달려나가는 자동차 행렬속에 섞여 듭니다. 뒤도 옆도 안돌아보고 오직 앞으로를 외치는 숨가쁜 경주. 제 차 뒤에도 저런 물보라가 창황했겠지요. 마치 인생살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참 바람이 탐스럽게 불었습니다. 얼마나 욕심이 나던지.... 그래서 클럽 게시판에 바람 축풍해서 토요일날 방풍하면 오죽 좋겠냐는 헛소리도 올렸었는데... 아침의 궂은 날씨가 비록 잠깐동안이지만 거짓말처럼 개이면서 파란 하늘이 드러나고 그 속에 맘껏 흔들리며 날리는 미류나무 낙엽을 보며 못내 안타까와 했습니다. 오늘같은날 슬롭비행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나이 30대를 꺽으면서도 보이는건 오로지 하늘, 바람, 구름, 새밖에 없으니 참 답답하기 그지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데...... 우리 온라인 클럽 사람들 백여명 전부가 아마 그럴겁니다. ...... 이야기는 항상 비행이야기로 옮아가는군요. 중증이지만 언제까지나 함께 했으면 하는 매력적인 병입니다.
그럼 모스크바는 요즘?
어젠가부터 라디오 방송에서 환율을 보도할때 옛날 달러화 대신 유로화 기준으로 하더군요. 1유로대 26.??얼마 루블.. 하고.... 왜 그럴까요? 덧붙여 요즘 갑자기 달러환율이 급격히 뛰고 있는데 이것과 무슨 관계가 있지나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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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그제~그제 양일간 모스크바에서 무슨 세계경제포럼이라는게 열렸던 모양입니다. 시내 중심가의 한 호텔에서 했는데 그때 시내 들어가는 인도까지 모두 차단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해 그땐 그 거리에 일반시민보다 경찰관 숫자가 더 많았다지요. 제가 우연히 그곳을 지나면서 세어 봤는데 정말 그랬습니다. 무작위 표본지역 10제곱미터에서 행인(골목에서 나온이들) 2~3명, 경찰관 10명, 배회하는 들개 2마리....를 발견했었습니다. 이 포럼의 결과와 라디오 환율보도와 무슨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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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오늘 러시아 근교 관광지에 관한 한국어 자료를 찾을 일이 생겼었습니다. 그 결과 러시아에 대한 한국어 자료는 극소수에 그나마 껍데기(제목)만 있고 실 내용이 없다는걸 절감했습니다. 제 홈도 몇군데 등록허용된 검색사이트의 검색키워드가 러샤, 모스크바인데 오늘 저처럼 큰 기대를 가지고 왔다가 언넘의 주절거림만 있는걸 보고 씨벌~ 또 시간 낭비했잖어~하셨을 많은 분들이 떠올라 좀 무츠름 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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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엔 환경오염, 21세기엔 웹오염이 가장 큰 문제가 될거라는 진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지난 밀레니엄 문제에 또 한가지 출판 오염도 포함된다고 늘상 말해 왔었습니다. 쓸만한 책이 없다고요(도올선생 강의를 보면서 제 생각이 유치한 자만이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웹세계에서 제 홈도 어쩌면 진즉부터 그런 류에 속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요즘 부쩍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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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밀려오지만 그래도 아직은 계속 이어가려 합니다.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