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 - 또 하나의 세상에 Great Planes사의 Super Decathlon 40 제작기가 새로 실렸습니다.(2001. 2. 13) - 후륜식(taildragger) 기체의 조종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2001. 2. ) - 리뷰칸에 F-16N과 F-4 팬텀에 관한 이야기, 모형 제트기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2000. 5. ) - 전동재기400X제작기와 슬롭재기LE감량기(2001. 5.20 )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 및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2001/4월 일기보기 2001/5월 일기보기 2001/6월 일기보기 2001/10월 일기보기 2001/11월 일기보기 2001/12월 일기보기 2002/1월 일기보기 2002/2월 일기보기 엇그제 일기장 2002/3/1, 3/10, 3/12, 3/13, 3/16, 3/19, 3/22, 3/29, 3/30, 다시 오늘로 오자를 발견하고 차마 갈 수가 없어서 고치러 왔습니다(수리공). 2002/3/31(일) 봄볕, 0~ +9. 환율:1$=31.12루블 썸머타임이 시작된 3월 마지막 일요일 오후 "크레믈렙스까야 나베레즈냐야". 맨 위로 2002/3/30(토) 봄볕, 0+12. 환율:1$=31.12루블 지난 토요일. 에어밴드 라디오까지 동원한 풍향관측에 300도 6미터가 나오길래 300이 대체 모냐? 풍속만 세면 힘으로 해결된다고 언덕에 갔더니... 쥐불놀이 연기까지 가세해 완전 K.O.당했습니다. 홧김에 맥주만 벌컥벌컥 들이키고 불콰해서 철수. 무슨말씀이냐고요? 언덕지형을 보고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연기 흘러가는것 보세요. 남으로라도 세게 흘러가면 말도 안해... 흐를듯 말듯 약올리며 왼쪽 남으로 흘러가죠. 제가 서있는 곳은 동쪽 서향사면이니까 풍향은 이미 90도 우측풍이죠. 이런 날씨엔 귀신 할아버지가 글라이더를 던져도 어쩔 수 없는 100% 하늘이 버린 날이라니까요.... 전동재기 5팩하며 날씨에게 겪은 수모라니.... 언덕으로 끌고오던 동력재기가 뒷바람에 전진 못하고 꺼져 내려 저 어딘가 떨어져 그놈 찾느라고 가슴 덜컹한 사연이라니.... 올핸 제가 비행장으로 가든가 골조에 함석으로 인공 사면을 쌓든가 둘중에 하나를 할겁니다. 맨 위로 2002/3/29(금) 봄볕, 0~ +12. 환율:1$=31.12루블 휴~ 한주일에 한번 일기 쓸 여유도 없군요. 바람이 없어서 비행은 벌써 2주째 공치고 있고 일터에서 정작 중요한 일은 엄두가 안나 손도 못대고 변죽만 울리고 있습니다. 음~ 오늘부터 바람이 살아나는 기미가 보이므로 이번주 까지 비행하며 마음을 씻고 다음주엔 본격적으로 일을 해 보겠다는 턱도 없는 다짐을 한번. 지난 주말 그리도 말 많던 헤리포터를 보러 갔드랬습니다. 열기는 여기도 대단해서 영화관이 미어터질것 같더군요. 평소엔 그런곳이 아닌데.. 평소엔 에코놈 표 사서 들어가 텅텅빈 VIP좌석 골라 앉아 편하게 즐기곤 했는데 이날은 당일날 표는 매진이고 다음날 저녁 표를 살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낮동안 내내 작은것 헤리포터 언제 보러 가느냐고 설레는 가슴 안고 종일 설치더니 떠나기 30분전 거짓말처럼 홀연히 앓기 시작햇습니다. 갑자기 열이 38도.. 그러더니 침대에 가서 푹 떨어져 잠들었습니다. 가엾은것... 땀흘리며 정신없이 자는 모습 애처로이 보다가 결국 큰딸과 둘이 오붓이 영화 보러 갔습니다. 표 두장은 입구에 서서 암표장사 해서 되팔려고 했는데 왠걸 사람들에게 밟혀죽을 것만 같아서 고스란히 날리고.. 뭐 별로 선풍 일으킬것도 없는 내용이더만 왜들 그러는지... 집에 돌아오니 작은 딸 또 거짓말처럼 홀연히 열 떨구고 일어나 놀고 있더군요. 쟤가 도대체 뭘 하는 애인지... 보통때 같으면 그 성격에 보고자 별렀던 영화 보러 갈 시간에 자기 안깨웠다고 난리 발광을 피웠을텐데 이경우 자기가 아파서 못데려간걸 충분히 납득하는지 아주 담담히 수용하더군요. 그러면서도 못내 아쉬움과 부러움이 담긴 눈초리로 언니에게 내용이 어땠는지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예고편에 나왔던 빗자루 일으켜 세우던 장면이 정말로 나오더냐... 등등 꼬치꼬치 캐묻는데.. 보기가 안스러워 이번주 다시 표끊어 보여주어야 할듯... "발사야 삐라곱스까야 울리차-아침" 또다시 뜨랄레이 부스(트롤리 버스)의 전기 낚싯대가 전선에서 이탈해 멈춰서는 바람에 사거리가 잠시 막히게 생겼군요. 그러면 운전사 아주머니 궁시렁 거리며 장갑끼고 내려 차 뒤로 가서 낚싯대와 연결된 밧줄 잡아당겨 스파크 튀겨가며 전깃줄에 다시 걸고 아무 일 없었다는듯 제 갈 길을 갑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저의 예리한 관찰력으로 뜨랄레이 부스는 번호판이 없다는 사실을 통찰해 버렸는데 아직 한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한길로 가던 각각의 노선버스들이 다른 길로 갈라질때 윗쪽 전선은 어떻게 해서 낚싯대를 각각의 전깃줄로 옮겨주는 것일까... 운전사 아줌마들은 그땐 천천히 운행하며 백미러로 지붕 윗쪽을 주의깊게 살펴 올바르게 분기된 것이 확인되면 다시 제 속도를 내던데... 그 와중에 차에서 전선으로 역신호를 보내지는 않는것 같던데...전선 분기점을 잘 보면 철로처럼 어떤 편철 같은게 까딱까딱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며 낚싯대를 분기시키는 원리인데... 차에서 조종 안한다면 누가 할까? 중앙 통제소에서? 아니면 자동으로 번갈아 분기시키나? 그럼 한쪽 노선 차가 안오면 그거 지나갈때까지 다른쪽 노선 차는 마냥 기다리나? 그런것 같지는 않던데... 참 별게 다 궁금하지요? 이것도 병인데... 맨 위로 2002/3/22(금) 봄볕, +12. 환율:1$=31.12루블 포근한 봄볕 비치는 모스크바강. 물결도 잔잔하기 그지 없군요. 북서에서부터 흘러와 모스크바 시내를 절반쯤 휘감은 모스크바 강은 눈앞을 지나 왼쪽 금박지붕의 구세주 성당과 이어 크레믈린 앞을 흐르는 주 강과, 오른편 유람선 뒤, 뾰뜨르 대제 동상 옆으로 갈라져 흐르는 샛강으로 나뉘어 졌다가 다시 합쳐 집니다. 그런데 이 샛강은 운하식으로 인공적으로 팠다는 이야기를 들은것도 같군요. 나중에 확인해 보죠. 가운데 붉은 벽돌건물은 이곳에 자주 등장하는 끄라스나야 악챠브리(붉은 시월) 초콜렛 공장. 다시 한번 대사를 읊습니다. "그곳에 가면 항상 달콤한 향기가 흐른다..."(??이기 아닌데...) 바람이 시원찮고 일터의 일도 산적해 있지만 내일은 비행하는 날입니다. 황사가 심해서 아이들 휴교까지 할 정도라는데 건강 조심 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누구??) P.S. 어릴적, 시골에서 황사먼지 자욱한 봄들판에서 작은누나랑 달래캐던 생각이 떠오르네요. 그날의 엔딩은 불장난이었던가.. 성냥 몰래 넣고 나와 강변에 마른잔디 태운다고 불을 놨더니 봄바람 타고 순식간에 번져 나가서 우리끼리 감당 못할 정도가 되고 각자 두려움에 도망가 아무데나 숨어선 이제나 저제나 불자동차, 경찰백차가 언제 우리를 잡으러 오나 전전긍긍하는동안 다행히 불은 제풀에 꺼지고 마을엔 하루종일 매캐하고도 구수한 연기가 감돌던 그런날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밤새 헛소리하며 부산하게 쫓기던 꿈을 꾸다 아침에 일어나 마루에서 강변을 보면 선명한 검정 그을린 자국에 가슴이 또한번 덜컹. 불안한 가슴떨림도 가라앉은 며칠 후 강변엘 나가보면 어느새 그자리엔 연초록 풀들이 새초롷게 돋아 있었고.... 다시 오지 않을 유년 봄날의 단상. 맨 위로 2002/3/19(화) 봄볕, +12. 환율:1$=31.12루블 따스한 봄볕이 비치는 모스크바 소강 연안입니다. 중국 황사가 이곳까지 올리는 만무하지만 무풍정체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다보니 도시가 온통 뿌윰하군요. 시내 뜨베르스꼬이 불바르 1번지. 해질녘 뜨베르스꼬이 불바르 남단. 맨 위로 2002/3/16(토) 봄볕, +4. 환율:1$=31.09루블 비행하는 날, 토요일. 버릇처럼 언덕으로 갔지만 바람은 없고 전동은 꺼내기도 귀찮아 비행을 포기하고 아이들과 언덕 아래 들판을 산책했습니다. 포토샵 조작으로 지난번 사진을 좀 밝게 만들고 두 공주를 세우면 이런 사진이 나오겠죠. 그러다 까마귀밭을(?) 발견했습니다. 아하~ 맨날 언덕 위에서 떼지어 날아다니는 모습만 봤는데 알고보니 여기 이렇게 은밀하게 모여있었구나, 짜아식들..(소설속에 나오는 산도적 소굴을 발견한 기분이 이럴거야...). 모두들 바람부는쪽으로 앉아 뭘 저리도 열심히 하고 있노... 어떤 넘은 입에 돌맹이 비슷한 노란 덩어리를 물고 어디론가 날아가던데 집지을 재료 구하는 중인가? 아님 달팽이라도 잡나? 장난기와 호기심이 발동해 아이들과 함께 까마귀밭을 급습하기로 했습니다. 살금살금 풀밭을 걸어가면 금방 까마귀밭에 도달할 것 같았는데.... 아뿔사~ 함정이었습니다. 꾀많은 까마귀들이 그냥 허허벌판에 날 잡아가슈 하고 앉아 있을리가 없죠. 뭔가 낌새가 이상하더라니... 겉으로 보기엔 단단한 보통 마른풀밭처럼 보이던 그곳이 사실은 눈녹은 물 절벅절벅 밟히는 발롯따(늪지대)였던 것입니다. 아이들과 아빠의 입에서 동시에 아악~ 하는 비명소리. 아빠: (조뙈었다. 나 젖었어, 흐흐...) 너희들은 안젖었니? 아이들: 아직이요. 쫌씩 새들어오는것 같아요. 와~ 벌판의 눈녹은 물이 그렇게 따가운줄 첨 알았습니다. 따끔따끔 저려오던 발이 순식간에 감각마져 없어져 내가 걷는지 나는지 구분이 안될정도. 나중엔 이게 물이 아니고 황산이 고여있는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비닐장화를 신고 있어 아빠같이 처참한 지경에는 빠지지 않았지만 한시바삐 이 마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가야 했습니다. 아빠: 너희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아빠 발자국만 따라와야 우리가 산다! -_-;; 아이들: 네~ 이렇게 허우적거리며 난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멀뚱히 지켜보는 수백개의 눈,눈,눈들... 간혹 까걀거리는 넘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물밭을 헤치고 헤쳐 결국 까마귀들이 모여 있던 그자리에 도착하고 마지못한듯 궁시렁 거리며 날아오르는 까마귀떼... 한시바삐 이 무서븐(-_-;) 곳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일념에 까마귀들이 무슨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흔적 조사한다는 생각은 떠올리지도 못하고 언덕위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둘째는 목말라, 피곤해를 연발하며 낙오할 기미가 보이길래 너 혼자 있으면 '까마귀들이 돌 떨어뜨리며 복수하러 올거다' 겁도 줘 가며 간신히 철수에 성공했다는 얘기. 맨 위로 2002/3/13(수) 맑음, +5. 환율:1$=31.05루블 우울한 날입니다. 끔찍하도록.. 맨 위로 2002/3/12(화) 봄볕, +5. 환율:1$=31.05루블 마로놉스끼 뻬레울록 뒷골목. 맨 위로 2002/3/10(일) 봄볕 후 흐려짐. +5. 환율:1$=30.99루블 또 비행일지입니다. 이 참에 이름을 아예 모스크바 그림일기가 아니라 비행일지로 바꿔야 할 판입니다. 3일연휴 마지막날, 일요일. 참 오지고 흐뭇한 슬롭비행을 하고 기억이 희미해지기전 한시바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우선 일터에 들렀습니다. 우선 전전날의 1차 출격 요약 그저께 3월 8일, 금요일은 막강파워 여성의 날 연휴첫날이었습니다. (거리 모퉁이마다 이렇게 꽃을 파는 가판이 줄을 서고 직장에선 하루종일 눈치 안보고 수다떠는 여인들의 목소리가 낭자했던 하루...) 남자들 이날 하루만이라도 썰썰 기는 숭내 내며 여성들을 떠받들기에 여념이 없는 날이지만... 주중의 과로탓이 분명한 머리카락 솗음, 편두통에 이어 이통(耳痛)까지 앓으며 고생하는 모습 어필했지요.. 여성의 날 전야엔 퇴근하면서 세 여성을 위해 꽃다발 한아름을 선물해서 점수도 땄지요... 해서 연휴 첫날 금요일부터 출격관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솗은 머리, 따끔거리며 쑤시는 왼쪽귀 쓰다듬으며 언덕으로 출격했습니다. 도로위에 매달려 출렁거리는 교통 표지판, 잔주름이 지도록 펄럭이는 길거리 명절 오색기에 오늘의 출격은 성공 100% 보장이라는 믿음과 함께. 하지만 막상 언덕에 당도해서 바람을 맞아 보았을땐 이런~ 북서풍임이 밝혀졌습니다. 반경 2km의 분지를 270도 둘러 싼 언덕에서 공교롭게도 슬롭이 터진 나머지 90도 남동지역으로 새나가는 쓸모없이 힘만 센 바람. 그래도 혹시나 해서 그나마 나무가 없고 언덕 경사가 제법 돼 서쪽바람을 잘 받을 수 있는 곳을 택했는데도 바람이 북서로 비껴불면 대책없는 장소일 따름이었습니다. 날씨는 화창한 봄볕이 비치다가 금새 눈보라가 몰려와 사위가 아무것도 안보이다가 또 금새 개이는 요란을 떨고 있었습니다. 5분 전.. 5분 후 같은 곳. 결국 이날은 헉헉거리고 연신 언덕을 오르내리며 슬롭 정면에서 60도 이상 바람이 비껴불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몸소 체험하고 녹작지근한 몸 이끌고 철수했습니다. 여성의 날 당일. 이날 출격한다고 하면 관제탑으로부터 앞으로 1년 내내 출격 불가 명령이 떨어질것이 분명한데 마침맞게 바람도 그 의미를 아는지 조심조심 불더군요. 그래서 가볍게 마음을 비우고 가족을 위한 영화 한탕을 때리기로. 맥라이언과 정보성 닮은 친구 나오는 그저 그렇고 그런 영화 "케이트와 레오"를 한탕 때리며 조용한 휴일을 보냈습니다. 관제탑은 씸빠찌치늬(쌈빡?)한 남자주인공의 모습에 내심 홀린 모습인데 사실 제가 봐도 머찐 넘이더군요. (이젠 그런데 토 안달고 자연스레 인정할 수 있으니 저도 숙성이 될만큼 된건가요...) 암튼 일터에서 입은 주화입마는 백수초식으로 푸는것이 특효. 영화보고 밥 와구와구 먹고 텔레비젼 때리며 뒹구는 가운데 연휴 이틀째부터 편두통과 이통의 주화입마가 점차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연휴 마지막날, 일요일 아침. 평소 출근하는날 바로 그시간에 무거운 몸이 아니라 가뿐한 몸으로 눈이 떠졌습니다. 주화입마의 독도 완전히 풀렸습니다. 아~ 날아갈것 같은 몸이여. 휴식의 소중함이여. 그리고 간밤 내내 창밖을 윙윙 훑고 지나갔던 바람소리의 기억! 오늘은 반드시 출격하리라. 나는 48시간만에 완전충전되어 이른 아침부터 깨어 움직이지만 가족들은 또 다른 충전싸이클이 있는지라 그들 완충되어 깨어날때까지 조용조용 커피 마시며 라디오 일기예보도 듣고 TV도 보고 책도 읽으며 기다렸습니다. 아침 열시. 이제 드디어 작은것, 큰것, 관제탑 완충된 순서대로 깨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수선수선 움직이는 이유를 관제탑은 알고 있지요. "오늘은 바람이 좀 있어?" "음 구름이 없어 측풍은 못해봤지만 어젯밤 광풍소리며 저 새들 날리는 모습으로 보아 오늘 예감이 굉장히 좋다!" 어제의 영화세례와 꽃 아름의 향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지 흔쾌한 출격싸인에 서둘러 아침을 먹고 출격에 나섰습니다. 아파트 리프트에서... 내려가는 중간쯤 어둠침침한 리프트 조명 속으로 한 떡대 하는 아저씨가 들어섰습니다. "도브로예 우뜨러~(안녕하세요~)" 했더니 가만 절 보더니 "꼬르도븨 써말료뜨(줄로 날리는 뱅기) 날리는 사람이 당신이요?" 하고 묻더군요. '아~ 이 왠 낭패~ 들키고야 말았군....' (러샤 생활속에서 티 안나게 산다고 울긋불긋 날개 길쭉한 비행기 집엔 안가져 오거던요. 재기 충전도 그래서 회사에서만 시키는데.... 두어달 전 J-3 개조한다고 쇼핑백에 넣어 몇번 집에까지 왔다 갔다한 것을 본 모양이군. 기체가 아무리 작아도 쇼핑백은 좀 무리였어...) 그래 뭐 솔직하게 자인했죠. 그래 나다!... 그랬더니 ..자기도 옛날에는 유선모형뱅기 제작하고 날렸었는데 그때는 뭐 종이로 날개 씌우고 거기에 뭐 바르고(도프겠죠..) 그렇게 제작했다고... 그러다 관제탑이 말려서 꿈을 접으셨다는.. (음 ~ 나쁜사람은 아니군....) 저: 요즘은 필름을 다리미로 다려서 저절로 붙여요.. 그: 그렇다더군요. 그런데 어디서 비행을? 저: 크릴랏스꼬예, 브랏쩨바.. 하딘스끼... 그: 아~거기... 내 옛날에 날리던 곳이지..... 그분과 헤어져 애마를 몰고 일터에서 역시 만충전된 재기를 싣고 브라쩨바 언덕으로 날았습니다. 바람이 오늘은 정서! 강도는 5~10m/s! 그럼 그렇지! 역쉬 오늘은 재기가 나는 폼부터 틀렸습니다. 3D를 하고 싶으면 3D를 하고 앞으로 멀리 보내 써멀을 태울려면 태우고 갈구는 까마귀가 있으면 쫓아가 응분의 보답을 해 주고... 11시 30분에 비행 시작해 초반 나무와 정면 충돌로 재기 윙릿 한쪽 깨먹은 채로 한시까지 흡족하고 간편한 슬롭재기LE비행을 했습니다. 까마귀덜이 아파트 상승풍을 즐기는 곳, 이날은 재기도 맘만 먹으면 그곳에 같이 가서 놀 수 있었습니다. 첨엔 좀 견제도 하고 그러더니 언제부턴가 그넘들이 왕따를 시키더군요. 재기가 다가가면 스윽 흩어졌다 나중에 다시모여 저덜 끼리만 오손도손 쏘어링하기. 목마르고 피곤한 참. 아까 아파트 단지 들어올때 부터 입구쪽에 서서 신경을 거슬리던 GAI(교통경찰) 차량이 사라졌으므로 맥주한잔 시원하게 하며 잠시 쉬었습니다. 그리고..... PSS! J-3를 꺼내어 날개를 조립했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쉭쉭 코끝을 쪼개며 불어 올라옵니다. 바람이 너무 세서 연약한 J-3를 놓아주기에 주저될 정도입니다. 몇번을 망설이다 드디어 심호흡 한번 하고 J-3를 밀었습니다. 쫘아악- 수직으로 상승해 갑니다. 초반 과격한 키 탓에 잠시 위험한 순간을 보내고 키감을 익힌 후 본격적으로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Herr Engineering의 1/2 발사 J-3 슬롭형 개조기의 비행은 참 독특했습니다. 예상키를 미리쳐야하고 1초이상 그 키를 유지하면 안되는것, 쉼 없이 계속해서 수정키를 쳐주어야 하고 키 반응은 0.5초정도 후에 오는것 등이 마치 헬기조종하는것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동체가 커서 바람에 많이 밀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바람을 정대하면 호버링을 하다가 다운키 약간에 전진까지 하며 바람을 제법 이기는 성향을 보였고 측풍에서도 그다지 옆으로 안밀리고 언덕 앞쪽에서 계속 선회비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익면하중이 작아 바람이 밀어올리면 순진하게 홱 말려 올라가는 것은 마치 여울속의 물고기들이 물살속에 떠밀리는 것 같았습니다. 두번 강착에 30여분 비행. 엔진, 모터달고 비행했던 총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슬롭비행해버렸습니다. 어~ 좋다. 이기 PSS의 참맛이여. 이래서들 꼬리 있는 비행기에 반하는 것일거여.. 그랬는데 결국 발사비행기 숙명의 순간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한번 머리뒤로 넘어가길래 좀 무리하게 러더키를 쳤습니다.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실속-스파이럴 다이브로 인근 주차장 철문에 꽝! 회수하러가는 길에 만난 목격자(50대 아주머니): 뭔가 노란 물건이 머리 위를 휙 스치고 지나가더니 저쪽 철문에 꽝 박았어요(고장났는지 엔진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대파났을 겁니다(쌉셈 슬로말샤)! 조종사: 히죽히죽, 헤벌레(PSS 비행 감격에 겨워)... 철문앞에 처박혀 있는 J-3회수해 보니 날개고정볼트가 부러져 나갔고 앞 유리 캐노피 나갔고 동체 캐빈이 와슬와슬 부서져 있었습니다. 회수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목격자 아주머니: 대파 안났네! 그거 쇠로 만든거예요? 조종사: 히죽히죽 헤벌레(아직도 감격이 가시질 않아...) 다행히 파손 정도가 크지 않아 수리가 가능할듯.비행특성이 귀엽고 김재수님에게도 꼭 보여드리고 싶어 동체 캐빈이랑 날개를 EPP로 대체해 재생시키려고 합니다. ....... 음~ PSS도 성공적으로 끝냈고 바람이 잠시 죽은 틈을 타 들판을 거닐며 PSS의 감흥을 돼새기기로 했습니다. 사면아래 자연공원은 눈도 거의 다 녹았고 버들강아지 복스럽게 피어있는 가지 사이로 봄새 우는 소리 삐꼴거리며 들리는게 아주 평화로왔습니다. 벌써 아이들은 쥐불놀이를 하고 개울은 눈녹은 물로 불어있습니다. 다시 언덕으로 올라와 철수 준비를 하다가 아무래도 바람이 아까와 다시 재기를 꺼내 바람타기 지치도록 하고서야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 헝클어진 실타래 같은 기억을 풀다보면 항상 장편소설이 써지고야 마는군요(-_-;;) P.S. 김재수님, 이 바람좋은날 열심히 하나님과 교신하고 계셨을테니 어쩔 수 없지만 참 안타깝군요. 그 탐스런 바람과 J-3의 환상적인 비행을 못 보여드린게. 핸펀에 찍힌 번호를 보니 토요일 이른 아침 한참 주화입마의 독을 몰아내고 있을때 전화하셨더군요. 앞으로 비행일정 잡으실땐 미리 주중에 연락 주셔야 저랑 통화 가능할겁니다. 제가 휴일엔 전화 받는거 무서워하거든요. 특히 번호 안 찍히는 일반전화! 맨 위로 2002/3/1(금) 아침 눈발. 0 ~ +3. 환율:1$=30.94루블 헉~헉~ 너무 바쁩니다. 벌써 3월이군요. 일기장도 바꾸지 못하고 우선 2월 일기장에 이어 씁니다. 일주일이 다 가도록 일지하나 쓸 시간이 없어 우선 지난 일지부터... 지난 일지에는 그러니깐 그게.... 하고 기억까지는 더듬어 지기도 했었지만 삼일절 금요일 날 쓰는 지난 일지는 그것마져 불가능하군요. 머릿속이 일로 표백표백 온통 하얗습니다. 오늘 삼일절 금요일은 참 바람이 탐스러웠습니다.(비행세계에 항상존재하는 그렘린의 장난=머피의 법칙). 잠시 핑계를 대고서라도 반드시 언덕으로 튀고야 말겠다는 오진 야망은 찰칵찰칵 시간을 따라 밀려오는 어둠속에 못다핀 꽃한송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대신 일터에서의 오진 일바가지로 이제 야간조명을 비춰준다해도 쉬고싶을 따름입니다. .... 지난번 비행일지는 "약한 바람이지만 남풍을 만나 제대로 슬롭비행을 했다!" 되겠습니다. 글고 윗 사진처럼 "까마귀의 상당한 견제를 받았다!" 도 되겠습니다. 뭐 풍향이니 풍속이니 주변 환경이 어땠니 몇시에 도착했니 등등은 생략할랍니다. "마우스 가운데 휠을 살살 돌리면서 확대율을 키워가다보면 숨겨진 피사체가 나타납니다. 왼쪽 에 까마귀, 오른쪽에 재기." 약한 바람 어떻게 조금이라도 이용해 고도를 확보할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다보면 등 뒤로 까마귀가 요격해오고 있는데도 어쩔 수 없이 선회 못하고 직진해야합니다. 돌아서다보면 어느새 고도를 까먹고 더이상 바람 탈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고 마는거죠. 그럴땐 거져 까마귀의 미슬이 비켜가길 기도하며 바람골 좋은곳까지 빨리 당도해 고도에너지를 얻은 후 복수의 일격을 가하는게 유일한 바램인데 그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첫번째 사진처럼 무참히 쫓기다가 위 셀프 컷에선 그래도 near pass 무승부는 거뒀겠지 하며 확대분석해 본 결과 왼쪽 까마귀가 오른쪽 재 재기를 열라 쫓아오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T_T;;) 이날 까마귀와의 전반적인 대결은 아무래도 자체 추력(?)을 갖춘 까마귀의 절대승 되겠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바람위에 앉을 수 있을까 하며 둔하게 기우뚱 기우뚱 쫓겨가는 팬텀 재기와 날렵하게 그 뒤를 쫒는 미그 까마귀! 이 또한 비엣남 하늘의 애사였을겁니다. (하지만 덩치의 차이가 있는지라 넘들이 직접 쪼거나 올라타지는 않더군요. 그저 바짝 뒤를 쫓으며 날개를 퍼덕이거나 급격한 기동을 하며 위협은 할 뿐). 기타 아파트 10층 앞을 소리없이 날았습니다. 남풍이라 간혹 바람이 좋아질때면 사면 뒷쪽 아파트도 일종의 바람막이 되어 상승풍이 거기까지 작용합니다. 그럴때면 재기를 과감히 아파트로 붙여 10층 이상 발코니 앞을 살랑~살랑~ 흔들고 가며 팬 서비스^^. 조용하니 오직 깨어있는자만이 보리라! 저도 누군가 우리 16층 아파트 앞으로 글라이더좀 살랑 살랑 흔들고 가는 모습을 발코니에서 지켜 보았으면....(까마귀 말고). 뒷쪽, 아파트 단지 위 평지를 비행했습니다. 예전 대부도에서 벼랑끝에 바짝붙어 조종하는 저에게 장기성님이 충고를 하시더군요. 이영헌님, 조금만 뒤로 나와서 비행하시지요. 그 직후 제가 원주 임대규님으로부터 잠시 빌려 날리던 Zagi3C "Only One"이 하무동의 전설, 암사동 하이에나, 장경학님의 목을 가격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죄송하고 죄송한 사이에도 재기 몇대가 제 옆목을 노리고 날아들기를 수차례. 평소 갈고 닦은 옆눈질하기 초식으로 회피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바람 방향도 좋겠다.. 멀찍이 언덕 뒷편 라꾸쉬까 근처까지 물러나 재기를 한번 아파트 마당까지 끌어보았드랬습니다. 잘 날더군요. 하긴 아파트 자체가 바람막이니까. 항상 언덕 경계 앞쪽에서만 날리다 언덕 뒤 평지쪽 상공을 유유히 비행시키는 기분, 익죠틱했습니다. 만약 그 공터에 누군가 있다가 소리없이 떠서 왔다갔다하는 V를 보았다면 그는 어땠을까...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리다. 슬롭비행의 세계에선 그네타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체의 속도에너지를 최대로 이용해 업키로 솟구치게 했다가 실속 직전 스톨턴 해서 다시 반대방향으로 급강하하며 눈앞에서 업키를 쳐 상승했다가 다시 돌아서 낙하하는... 그럴때면, 그리고 주위가 고요하면 재기에서도 우위이익~ 하는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납니다. 그 소리를 들을때면 비로소 우리 주위가 언제나 빈공간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생깁니다. 아 이 밀촘한 지구의 대기여! 그재미에 계속해서 그네타기를 시도하지만 그네타기는 글라이더세계의 3D입체비행에 속하지요. 바람이 세지 않으면 2D 평면비행이 가능할 뿐입니다. 예전 엔진비행기를 날릴때는 항상 3차원이었는데 글라이더는 0차원, 2차원, 3차원,1차원, 4차원을 실감케 해 줍니다. 0차원=일때문에 비행 못감. (조뙤었돠!) 2차원=언덕에 가긴 갔는데 바람이 약해 왔다 갔다 릿지 비행만 가능함.(직선비행) 3차원=바람 에너지가 충만하므로 그네타기, 롤, 루프, 까마귀 요격 모든걸 다 할 수 있음.(공중에 또 하나 있는 입체 진실의 문에 들어섬) 1차원=바람이 더욱 좋아 한 점으로 호버링이 가능함.(달관의 경지) 4차원=비행을 끝내니....(신선을 만나 놀고 왔더니 어느새 도끼자루가 녹이 슬어 있었다나요..시간이동) 맨 위로 Another Wonderful World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여러분들께 권하고자븐 사이트들입니다.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 남기실 말씀은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입니다. 모든 메일 환영합니다. yhlee25@hotmail.com 당신께서는 번째 방문객이십니다 맨 위로 *별도 표기가 없는 사진 및 글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으므로 영리목적의 무단전제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All materials contained herein(with exception of additional mention)are the property of Lee Young Hun, and protected by copyright. They are intended only for the persnal use and may not be reproduced or commercially presented without the permit of Lee Young 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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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그리도 말 많던 헤리포터를 보러 갔드랬습니다. 열기는 여기도 대단해서 영화관이 미어터질것 같더군요. 평소엔 그런곳이 아닌데.. 평소엔 에코놈 표 사서 들어가 텅텅빈 VIP좌석 골라 앉아 편하게 즐기곤 했는데 이날은 당일날 표는 매진이고 다음날 저녁 표를 살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낮동안 내내 작은것 헤리포터 언제 보러 가느냐고 설레는 가슴 안고 종일 설치더니 떠나기 30분전 거짓말처럼 홀연히 앓기 시작햇습니다. 갑자기 열이 38도.. 그러더니 침대에 가서 푹 떨어져 잠들었습니다. 가엾은것... 땀흘리며 정신없이 자는 모습 애처로이 보다가 결국 큰딸과 둘이 오붓이 영화 보러 갔습니다. 표 두장은 입구에 서서 암표장사 해서 되팔려고 했는데 왠걸 사람들에게 밟혀죽을 것만 같아서 고스란히 날리고.. 뭐 별로 선풍 일으킬것도 없는 내용이더만 왜들 그러는지... 집에 돌아오니 작은 딸 또 거짓말처럼 홀연히 열 떨구고 일어나 놀고 있더군요. 쟤가 도대체 뭘 하는 애인지... 보통때 같으면 그 성격에 보고자 별렀던 영화 보러 갈 시간에 자기 안깨웠다고 난리 발광을 피웠을텐데 이경우 자기가 아파서 못데려간걸 충분히 납득하는지 아주 담담히 수용하더군요. 그러면서도 못내 아쉬움과 부러움이 담긴 눈초리로 언니에게 내용이 어땠는지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예고편에 나왔던 빗자루 일으켜 세우던 장면이 정말로 나오더냐... 등등 꼬치꼬치 캐묻는데.. 보기가 안스러워 이번주 다시 표끊어 보여주어야 할듯...
"발사야 삐라곱스까야 울리차-아침"
또다시 뜨랄레이 부스(트롤리 버스)의 전기 낚싯대가 전선에서 이탈해 멈춰서는 바람에 사거리가 잠시 막히게 생겼군요. 그러면 운전사 아주머니 궁시렁 거리며 장갑끼고 내려 차 뒤로 가서 낚싯대와 연결된 밧줄 잡아당겨 스파크 튀겨가며 전깃줄에 다시 걸고 아무 일 없었다는듯 제 갈 길을 갑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저의 예리한 관찰력으로 뜨랄레이 부스는 번호판이 없다는 사실을 통찰해 버렸는데 아직 한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한길로 가던 각각의 노선버스들이 다른 길로 갈라질때 윗쪽 전선은 어떻게 해서 낚싯대를 각각의 전깃줄로 옮겨주는 것일까... 운전사 아줌마들은 그땐 천천히 운행하며 백미러로 지붕 윗쪽을 주의깊게 살펴 올바르게 분기된 것이 확인되면 다시 제 속도를 내던데... 그 와중에 차에서 전선으로 역신호를 보내지는 않는것 같던데...전선 분기점을 잘 보면 철로처럼 어떤 편철 같은게 까딱까딱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며 낚싯대를 분기시키는 원리인데... 차에서 조종 안한다면 누가 할까? 중앙 통제소에서? 아니면 자동으로 번갈아 분기시키나? 그럼 한쪽 노선 차가 안오면 그거 지나갈때까지 다른쪽 노선 차는 마냥 기다리나? 그런것 같지는 않던데...
참 별게 다 궁금하지요? 이것도 병인데...
바람이 시원찮고 일터의 일도 산적해 있지만 내일은 비행하는 날입니다. 황사가 심해서 아이들 휴교까지 할 정도라는데 건강 조심 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누구??)
P.S. 어릴적, 시골에서 황사먼지 자욱한 봄들판에서 작은누나랑 달래캐던 생각이 떠오르네요. 그날의 엔딩은 불장난이었던가.. 성냥 몰래 넣고 나와 강변에 마른잔디 태운다고 불을 놨더니 봄바람 타고 순식간에 번져 나가서 우리끼리 감당 못할 정도가 되고 각자 두려움에 도망가 아무데나 숨어선 이제나 저제나 불자동차, 경찰백차가 언제 우리를 잡으러 오나 전전긍긍하는동안 다행히 불은 제풀에 꺼지고 마을엔 하루종일 매캐하고도 구수한 연기가 감돌던 그런날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밤새 헛소리하며 부산하게 쫓기던 꿈을 꾸다 아침에 일어나 마루에서 강변을 보면 선명한 검정 그을린 자국에 가슴이 또한번 덜컹. 불안한 가슴떨림도 가라앉은 며칠 후 강변엘 나가보면 어느새 그자리엔 연초록 풀들이 새초롷게 돋아 있었고.... 다시 오지 않을 유년 봄날의 단상.
중국 황사가 이곳까지 올리는 만무하지만 무풍정체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다보니 도시가 온통 뿌윰하군요.
시내 뜨베르스꼬이 불바르 1번지.
해질녘 뜨베르스꼬이 불바르 남단.
버릇처럼 언덕으로 갔지만 바람은 없고 전동은 꺼내기도 귀찮아 비행을 포기하고 아이들과 언덕 아래 들판을 산책했습니다. 포토샵 조작으로 지난번 사진을 좀 밝게 만들고 두 공주를 세우면 이런 사진이 나오겠죠.
그러다 까마귀밭을(?) 발견했습니다. 아하~ 맨날 언덕 위에서 떼지어 날아다니는 모습만 봤는데 알고보니 여기 이렇게 은밀하게 모여있었구나, 짜아식들..(소설속에 나오는 산도적 소굴을 발견한 기분이 이럴거야...). 모두들 바람부는쪽으로 앉아 뭘 저리도 열심히 하고 있노... 어떤 넘은 입에 돌맹이 비슷한 노란 덩어리를 물고 어디론가 날아가던데 집지을 재료 구하는 중인가? 아님 달팽이라도 잡나? 장난기와 호기심이 발동해 아이들과 함께 까마귀밭을 급습하기로 했습니다. 살금살금 풀밭을 걸어가면 금방 까마귀밭에 도달할 것 같았는데.... 아뿔사~ 함정이었습니다. 꾀많은 까마귀들이 그냥 허허벌판에 날 잡아가슈 하고 앉아 있을리가 없죠. 뭔가 낌새가 이상하더라니... 겉으로 보기엔 단단한 보통 마른풀밭처럼 보이던 그곳이 사실은 눈녹은 물 절벅절벅 밟히는 발롯따(늪지대)였던 것입니다. 아이들과 아빠의 입에서 동시에 아악~ 하는 비명소리.
아빠: (조뙈었다. 나 젖었어, 흐흐...) 너희들은 안젖었니?
아이들: 아직이요. 쫌씩 새들어오는것 같아요.
와~ 벌판의 눈녹은 물이 그렇게 따가운줄 첨 알았습니다. 따끔따끔 저려오던 발이 순식간에 감각마져 없어져 내가 걷는지 나는지 구분이 안될정도. 나중엔 이게 물이 아니고 황산이 고여있는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비닐장화를 신고 있어 아빠같이 처참한 지경에는 빠지지 않았지만 한시바삐 이 마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가야 했습니다.
아빠: 너희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아빠 발자국만 따라와야 우리가 산다! -_-;;
아이들: 네~
이렇게 허우적거리며 난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멀뚱히 지켜보는 수백개의 눈,눈,눈들... 간혹 까걀거리는 넘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물밭을 헤치고 헤쳐 결국 까마귀들이 모여 있던 그자리에 도착하고 마지못한듯 궁시렁 거리며 날아오르는 까마귀떼...
한시바삐 이 무서븐(-_-;) 곳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일념에 까마귀들이 무슨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흔적 조사한다는 생각은 떠올리지도 못하고 언덕위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둘째는 목말라, 피곤해를 연발하며 낙오할 기미가 보이길래 너 혼자 있으면 '까마귀들이 돌 떨어뜨리며 복수하러 올거다' 겁도 줘 가며 간신히 철수에 성공했다는 얘기.
3일연휴 마지막날, 일요일. 참 오지고 흐뭇한 슬롭비행을 하고 기억이 희미해지기전 한시바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우선 일터에 들렀습니다.
우선 전전날의 1차 출격 요약
그저께 3월 8일, 금요일은 막강파워 여성의 날 연휴첫날이었습니다. (거리 모퉁이마다 이렇게 꽃을 파는 가판이 줄을 서고 직장에선 하루종일 눈치 안보고 수다떠는 여인들의 목소리가 낭자했던 하루...)
남자들 이날 하루만이라도 썰썰 기는 숭내 내며 여성들을 떠받들기에 여념이 없는 날이지만... 주중의 과로탓이 분명한 머리카락 솗음, 편두통에 이어 이통(耳痛)까지 앓으며 고생하는 모습 어필했지요.. 여성의 날 전야엔 퇴근하면서 세 여성을 위해 꽃다발 한아름을 선물해서 점수도 땄지요... 해서 연휴 첫날 금요일부터 출격관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솗은 머리, 따끔거리며 쑤시는 왼쪽귀 쓰다듬으며 언덕으로 출격했습니다. 도로위에 매달려 출렁거리는 교통 표지판, 잔주름이 지도록 펄럭이는 길거리 명절 오색기에 오늘의 출격은 성공 100% 보장이라는 믿음과 함께.
하지만 막상 언덕에 당도해서 바람을 맞아 보았을땐 이런~ 북서풍임이 밝혀졌습니다. 반경 2km의 분지를 270도 둘러 싼 언덕에서 공교롭게도 슬롭이 터진 나머지 90도 남동지역으로 새나가는 쓸모없이 힘만 센 바람. 그래도 혹시나 해서 그나마 나무가 없고 언덕 경사가 제법 돼 서쪽바람을 잘 받을 수 있는 곳을 택했는데도 바람이 북서로 비껴불면 대책없는 장소일 따름이었습니다.
날씨는 화창한 봄볕이 비치다가 금새 눈보라가 몰려와 사위가 아무것도 안보이다가 또 금새 개이는 요란을 떨고 있었습니다. 5분 전..
5분 후 같은 곳.
결국 이날은 헉헉거리고 연신 언덕을 오르내리며 슬롭 정면에서 60도 이상 바람이 비껴불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몸소 체험하고 녹작지근한 몸 이끌고 철수했습니다.
여성의 날 당일.
이날 출격한다고 하면 관제탑으로부터 앞으로 1년 내내 출격 불가 명령이 떨어질것이 분명한데 마침맞게 바람도 그 의미를 아는지 조심조심 불더군요. 그래서 가볍게 마음을 비우고 가족을 위한 영화 한탕을 때리기로. 맥라이언과 정보성 닮은 친구 나오는 그저 그렇고 그런 영화 "케이트와 레오"를 한탕 때리며 조용한 휴일을 보냈습니다. 관제탑은 씸빠찌치늬(쌈빡?)한 남자주인공의 모습에 내심 홀린 모습인데 사실 제가 봐도 머찐 넘이더군요. (이젠 그런데 토 안달고 자연스레 인정할 수 있으니 저도 숙성이 될만큼 된건가요...)
암튼 일터에서 입은 주화입마는 백수초식으로 푸는것이 특효. 영화보고 밥 와구와구 먹고 텔레비젼 때리며 뒹구는 가운데 연휴 이틀째부터 편두통과 이통의 주화입마가 점차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연휴 마지막날, 일요일 아침.
평소 출근하는날 바로 그시간에 무거운 몸이 아니라 가뿐한 몸으로 눈이 떠졌습니다. 주화입마의 독도 완전히 풀렸습니다. 아~ 날아갈것 같은 몸이여. 휴식의 소중함이여. 그리고 간밤 내내 창밖을 윙윙 훑고 지나갔던 바람소리의 기억! 오늘은 반드시 출격하리라. 나는 48시간만에 완전충전되어 이른 아침부터 깨어 움직이지만 가족들은 또 다른 충전싸이클이 있는지라 그들 완충되어 깨어날때까지 조용조용 커피 마시며 라디오 일기예보도 듣고 TV도 보고 책도 읽으며 기다렸습니다. 아침 열시. 이제 드디어 작은것, 큰것, 관제탑 완충된 순서대로 깨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수선수선 움직이는 이유를 관제탑은 알고 있지요. "오늘은 바람이 좀 있어?" "음 구름이 없어 측풍은 못해봤지만 어젯밤 광풍소리며 저 새들 날리는 모습으로 보아 오늘 예감이 굉장히 좋다!" 어제의 영화세례와 꽃 아름의 향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지 흔쾌한 출격싸인에 서둘러 아침을 먹고 출격에 나섰습니다.
아파트 리프트에서... 내려가는 중간쯤 어둠침침한 리프트 조명 속으로 한 떡대 하는 아저씨가 들어섰습니다. "도브로예 우뜨러~(안녕하세요~)" 했더니 가만 절 보더니 "꼬르도븨 써말료뜨(줄로 날리는 뱅기) 날리는 사람이 당신이요?" 하고 묻더군요. '아~ 이 왠 낭패~ 들키고야 말았군....' (러샤 생활속에서 티 안나게 산다고 울긋불긋 날개 길쭉한 비행기 집엔 안가져 오거던요. 재기 충전도 그래서 회사에서만 시키는데.... 두어달 전 J-3 개조한다고 쇼핑백에 넣어 몇번 집에까지 왔다 갔다한 것을 본 모양이군. 기체가 아무리 작아도 쇼핑백은 좀 무리였어...) 그래 뭐 솔직하게 자인했죠. 그래 나다!... 그랬더니 ..자기도 옛날에는 유선모형뱅기 제작하고 날렸었는데 그때는 뭐 종이로 날개 씌우고 거기에 뭐 바르고(도프겠죠..) 그렇게 제작했다고... 그러다 관제탑이 말려서 꿈을 접으셨다는.. (음 ~ 나쁜사람은 아니군....)
저: 요즘은 필름을 다리미로 다려서 저절로 붙여요.. 그: 그렇다더군요. 그런데 어디서 비행을? 저: 크릴랏스꼬예, 브랏쩨바.. 하딘스끼... 그: 아~거기... 내 옛날에 날리던 곳이지.....
그분과 헤어져 애마를 몰고 일터에서 역시 만충전된 재기를 싣고 브라쩨바 언덕으로 날았습니다. 바람이 오늘은 정서! 강도는 5~10m/s! 그럼 그렇지! 역쉬 오늘은 재기가 나는 폼부터 틀렸습니다. 3D를 하고 싶으면 3D를 하고 앞으로 멀리 보내 써멀을 태울려면 태우고 갈구는 까마귀가 있으면 쫓아가 응분의 보답을 해 주고... 11시 30분에 비행 시작해 초반 나무와 정면 충돌로 재기 윙릿 한쪽 깨먹은 채로 한시까지 흡족하고 간편한 슬롭재기LE비행을 했습니다.
까마귀덜이 아파트 상승풍을 즐기는 곳, 이날은 재기도 맘만 먹으면 그곳에 같이 가서 놀 수 있었습니다. 첨엔 좀 견제도 하고 그러더니 언제부턴가 그넘들이 왕따를 시키더군요. 재기가 다가가면 스윽 흩어졌다 나중에 다시모여 저덜 끼리만 오손도손 쏘어링하기.
목마르고 피곤한 참. 아까 아파트 단지 들어올때 부터 입구쪽에 서서 신경을 거슬리던 GAI(교통경찰) 차량이 사라졌으므로 맥주한잔 시원하게 하며 잠시 쉬었습니다.
그리고..... PSS! J-3를 꺼내어 날개를 조립했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쉭쉭 코끝을 쪼개며 불어 올라옵니다. 바람이 너무 세서 연약한 J-3를 놓아주기에 주저될 정도입니다. 몇번을 망설이다 드디어 심호흡 한번 하고 J-3를 밀었습니다. 쫘아악- 수직으로 상승해 갑니다. 초반 과격한 키 탓에 잠시 위험한 순간을 보내고 키감을 익힌 후 본격적으로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Herr Engineering의 1/2 발사 J-3 슬롭형 개조기의 비행은 참 독특했습니다. 예상키를 미리쳐야하고 1초이상 그 키를 유지하면 안되는것, 쉼 없이 계속해서 수정키를 쳐주어야 하고 키 반응은 0.5초정도 후에 오는것 등이 마치 헬기조종하는것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동체가 커서 바람에 많이 밀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바람을 정대하면 호버링을 하다가 다운키 약간에 전진까지 하며 바람을 제법 이기는 성향을 보였고 측풍에서도 그다지 옆으로 안밀리고 언덕 앞쪽에서 계속 선회비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익면하중이 작아 바람이 밀어올리면 순진하게 홱 말려 올라가는 것은 마치 여울속의 물고기들이 물살속에 떠밀리는 것 같았습니다. 두번 강착에 30여분 비행. 엔진, 모터달고 비행했던 총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슬롭비행해버렸습니다. 어~ 좋다. 이기 PSS의 참맛이여. 이래서들 꼬리 있는 비행기에 반하는 것일거여..
그랬는데 결국 발사비행기 숙명의 순간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한번 머리뒤로 넘어가길래 좀 무리하게 러더키를 쳤습니다.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실속-스파이럴 다이브로 인근 주차장 철문에 꽝!
회수하러가는 길에 만난 목격자(50대 아주머니): 뭔가 노란 물건이 머리 위를 휙 스치고 지나가더니 저쪽 철문에 꽝 박았어요(고장났는지 엔진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대파났을 겁니다(쌉셈 슬로말샤)!
조종사: 히죽히죽, 헤벌레(PSS 비행 감격에 겨워)...
철문앞에 처박혀 있는 J-3회수해 보니 날개고정볼트가 부러져 나갔고 앞 유리 캐노피 나갔고 동체 캐빈이 와슬와슬 부서져 있었습니다. 회수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목격자 아주머니: 대파 안났네! 그거 쇠로 만든거예요?
조종사: 히죽히죽 헤벌레(아직도 감격이 가시질 않아...)
다행히 파손 정도가 크지 않아 수리가 가능할듯.비행특성이 귀엽고 김재수님에게도 꼭 보여드리고 싶어 동체 캐빈이랑 날개를 EPP로 대체해 재생시키려고 합니다.
.......
음~ PSS도 성공적으로 끝냈고 바람이 잠시 죽은 틈을 타 들판을 거닐며 PSS의 감흥을 돼새기기로 했습니다. 사면아래 자연공원은 눈도 거의 다 녹았고 버들강아지 복스럽게 피어있는 가지 사이로 봄새 우는 소리 삐꼴거리며 들리는게 아주 평화로왔습니다. 벌써 아이들은 쥐불놀이를 하고 개울은 눈녹은 물로 불어있습니다.
다시 언덕으로 올라와 철수 준비를 하다가 아무래도 바람이 아까와 다시 재기를 꺼내 바람타기 지치도록 하고서야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 헝클어진 실타래 같은 기억을 풀다보면 항상 장편소설이 써지고야 마는군요(-_-;;)
P.S. 김재수님, 이 바람좋은날 열심히 하나님과 교신하고 계셨을테니 어쩔 수 없지만 참 안타깝군요. 그 탐스런 바람과 J-3의 환상적인 비행을 못 보여드린게. 핸펀에 찍힌 번호를 보니 토요일 이른 아침 한참 주화입마의 독을 몰아내고 있을때 전화하셨더군요. 앞으로 비행일정 잡으실땐 미리 주중에 연락 주셔야 저랑 통화 가능할겁니다. 제가 휴일엔 전화 받는거 무서워하거든요. 특히 번호 안 찍히는 일반전화!
일주일이 다 가도록 일지하나 쓸 시간이 없어 우선 지난 일지부터... 지난 일지에는 그러니깐 그게.... 하고 기억까지는 더듬어 지기도 했었지만 삼일절 금요일 날 쓰는 지난 일지는 그것마져 불가능하군요. 머릿속이 일로 표백표백 온통 하얗습니다. 오늘 삼일절 금요일은 참 바람이 탐스러웠습니다.(비행세계에 항상존재하는 그렘린의 장난=머피의 법칙). 잠시 핑계를 대고서라도 반드시 언덕으로 튀고야 말겠다는 오진 야망은 찰칵찰칵 시간을 따라 밀려오는 어둠속에 못다핀 꽃한송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대신 일터에서의 오진 일바가지로 이제 야간조명을 비춰준다해도 쉬고싶을 따름입니다.
....
지난번 비행일지는 "약한 바람이지만 남풍을 만나 제대로 슬롭비행을 했다!" 되겠습니다. 글고 윗 사진처럼 "까마귀의 상당한 견제를 받았다!" 도 되겠습니다. 뭐 풍향이니 풍속이니 주변 환경이 어땠니 몇시에 도착했니 등등은 생략할랍니다.
"마우스 가운데 휠을 살살 돌리면서 확대율을 키워가다보면 숨겨진 피사체가 나타납니다. 왼쪽 에 까마귀, 오른쪽에 재기."
약한 바람 어떻게 조금이라도 이용해 고도를 확보할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다보면 등 뒤로 까마귀가 요격해오고 있는데도 어쩔 수 없이 선회 못하고 직진해야합니다. 돌아서다보면 어느새 고도를 까먹고 더이상 바람 탈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고 마는거죠. 그럴땐 거져 까마귀의 미슬이 비켜가길 기도하며 바람골 좋은곳까지 빨리 당도해 고도에너지를 얻은 후 복수의 일격을 가하는게 유일한 바램인데 그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첫번째 사진처럼 무참히 쫓기다가 위 셀프 컷에선 그래도 near pass 무승부는 거뒀겠지 하며 확대분석해 본 결과 왼쪽 까마귀가 오른쪽 재 재기를 열라 쫓아오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T_T;;) 이날 까마귀와의 전반적인 대결은 아무래도 자체 추력(?)을 갖춘 까마귀의 절대승 되겠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바람위에 앉을 수 있을까 하며 둔하게 기우뚱 기우뚱 쫓겨가는 팬텀 재기와 날렵하게 그 뒤를 쫒는 미그 까마귀! 이 또한 비엣남 하늘의 애사였을겁니다. (하지만 덩치의 차이가 있는지라 넘들이 직접 쪼거나 올라타지는 않더군요. 그저 바짝 뒤를 쫓으며 날개를 퍼덕이거나 급격한 기동을 하며 위협은 할 뿐).
기타
아파트 10층 앞을 소리없이 날았습니다. 남풍이라 간혹 바람이 좋아질때면 사면 뒷쪽 아파트도 일종의 바람막이 되어 상승풍이 거기까지 작용합니다. 그럴때면 재기를 과감히 아파트로 붙여 10층 이상 발코니 앞을 살랑~살랑~ 흔들고 가며 팬 서비스^^. 조용하니 오직 깨어있는자만이 보리라! 저도 누군가 우리 16층 아파트 앞으로 글라이더좀 살랑 살랑 흔들고 가는 모습을 발코니에서 지켜 보았으면....(까마귀 말고).
뒷쪽, 아파트 단지 위 평지를 비행했습니다. 예전 대부도에서 벼랑끝에 바짝붙어 조종하는 저에게 장기성님이 충고를 하시더군요. 이영헌님, 조금만 뒤로 나와서 비행하시지요. 그 직후 제가 원주 임대규님으로부터 잠시 빌려 날리던 Zagi3C "Only One"이 하무동의 전설, 암사동 하이에나, 장경학님의 목을 가격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죄송하고 죄송한 사이에도 재기 몇대가 제 옆목을 노리고 날아들기를 수차례. 평소 갈고 닦은 옆눈질하기 초식으로 회피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바람 방향도 좋겠다.. 멀찍이 언덕 뒷편 라꾸쉬까 근처까지 물러나 재기를 한번 아파트 마당까지 끌어보았드랬습니다. 잘 날더군요. 하긴 아파트 자체가 바람막이니까. 항상 언덕 경계 앞쪽에서만 날리다 언덕 뒤 평지쪽 상공을 유유히 비행시키는 기분, 익죠틱했습니다. 만약 그 공터에 누군가 있다가 소리없이 떠서 왔다갔다하는 V를 보았다면 그는 어땠을까...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리다. 슬롭비행의 세계에선 그네타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체의 속도에너지를 최대로 이용해 업키로 솟구치게 했다가 실속 직전 스톨턴 해서 다시 반대방향으로 급강하하며 눈앞에서 업키를 쳐 상승했다가 다시 돌아서 낙하하는... 그럴때면, 그리고 주위가 고요하면 재기에서도 우위이익~ 하는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납니다. 그 소리를 들을때면 비로소 우리 주위가 언제나 빈공간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생깁니다. 아 이 밀촘한 지구의 대기여! 그재미에 계속해서 그네타기를 시도하지만 그네타기는 글라이더세계의 3D입체비행에 속하지요. 바람이 세지 않으면 2D 평면비행이 가능할 뿐입니다. 예전 엔진비행기를 날릴때는 항상 3차원이었는데 글라이더는 0차원, 2차원, 3차원,1차원, 4차원을 실감케 해 줍니다. 0차원=일때문에 비행 못감. (조뙤었돠!) 2차원=언덕에 가긴 갔는데 바람이 약해 왔다 갔다 릿지 비행만 가능함.(직선비행) 3차원=바람 에너지가 충만하므로 그네타기, 롤, 루프, 까마귀 요격 모든걸 다 할 수 있음.(공중에 또 하나 있는 입체 진실의 문에 들어섬) 1차원=바람이 더욱 좋아 한 점으로 호버링이 가능함.(달관의 경지) 4차원=비행을 끝내니....(신선을 만나 놀고 왔더니 어느새 도끼자루가 녹이 슬어 있었다나요..시간이동)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 <재기>라고 부르는, 깨지지 않는 특수소재로 된 무동력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션98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상비행공간입니다. 세계 모든나라의 버추얼비행사들과 어울려 보세요
- 위 시뮬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무료 애드-온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 위 시뮬로 비행시 공항코드만 대면 세계 어느곳이나 루트를 찾아줍니다. 정말 대단한 사이트죠
수원여대 '98학년도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주영철 님이 쓰신 홈페이지 제작 안내법입니다. 무료홈페이지 공간 얻는 법부터 제작 방법, 자기 홈페이지 광고법 까지, 게다가 전문적인 색상 연출및 장식법까지 아주 잘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모든것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는 mlab@suwon-c.ac.kr 이랍니다. * 잘됐긴 한데 도중에 몇군데 특히 중간쯤 그림부분 설명에서 잘못된 부분이 몇군데 있더군요. 그곳 주의하세요.
- 미국 댈러스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들간의 교신내용이 생중계됩니다
- 잼난 유머들이 많이 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