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가 '작년 10월 일기'에 있는 솜사탕 같은 겨울노래는 이제 그만 틀기로 하고, 그 대신 .... "콜링"- 제리 할리웰 (* 쇽웨이브형식의 곡은 처음 올리는지라 모양이 이상하군요. '플레이'누르시면 될겁니다. 아직 연속재생은 안되는것 같군요. 한번 듣고 좋으시면 다시 '플레이!') (* '콜링'주시라는 제 애원에 아무도 답을 안해 주셔서 기를 써 결국 혼자 찾고야 말았습니다.) 먼저 알림판 "또 하나의 세상"에 CESSNA L-19 Birddog 제작기를 올리고 있답니다.(2003.1.17) "또 하나의 세상"에 Great Planes사의 Super Decathlon 40 제작기와 처녀비행記가 완결되었습니다.(2002. 6. 16) "또 하나의 세상"에 3년간 연재된^^ 축소 세스나182의 제작기와 처녀비행기가 드디어 완결되었습니다.(2002. 7. 23) - 후륜식(taildragger) 기체의 조종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2001. 2. ) - 리뷰칸에 F-16N과 F-4 팬텀에 관한 이야기, 모형 제트기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2000. 5. ) - 전동재기400X제작기와 슬롭재기LE감량기(2001. 5.20 )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 및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2001/4월 일기보기 2001/5월 일기보기 2001/6월 일기보기 2001/10월 일기보기 2001/11월 일기보기 2001/12월 일기보기 2002/1월 일기보기 2002/2월 일기보기 2002/3월 일기보기 2002/4,5,6월 일기보기 2002/7월 일기보기 2002/8월 일기보기 2002/9월 일기보기 2002/10월 일기보기 2002/11월 일기보기 2002/12월 일기보기 2003/1월 일기보기 2003/2월 일기보기 엇그제 일기장 2003/3/3, 3/6, 3/7, 3/11, 3/18, 3/21, 3/23, 3/28, 다시 오늘로 2003/3/30/(일) 맑은 후 흐림, -2 ~ +8, 환율:1$=31.38루블 정말 오랜만입니다. 비행장 전경. 잘 보이실라나....저기 헬기에 X바 달고 널뛰기 하는 초보 아저씨. 올핸 몇주전부터 비행 가방 챙기고 비행기 충전하고 매 주말 비행장 잠깐씩 들러 눈녹는 상황 체크하며 부지런을 떤 끝에 3월이 다가기 전 첫 출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 끝내고 돌아온 지금도 온몸에 은은하게 배어있는 피마자기름 냄새에 흐뭇해 집니다. 아침부터 첫 출격의 설렘에 썸머타임 시작된 피곤도 잊고 당나귀 연습기 들고 비행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예보처럼 날도 따뜻하고 바람도 남서풍이 부는듯 마는듯 하여 손가락 녹 벗겨내기엔 더없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시커먼 샷건 둘러멘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는 게이트에 작년에 쓰던 출입증 제출했더니 아직 유효하더군요. 이번 공항관리팀은 1년 넘게 저렇게 버티고 있는 폼이 제법 뭔가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있는듯 했습니다. 옛날 팀들은 한 몇달 그러다 제풀에 지쳐 흐지부지 되고 비행장엔 온통 어중이 떠중이 운전연습하는 찻주전자들만 가득해 지곤 했었는데... 한달 20달러나 되는 회원권이 엄청 비싸긴 하지만 일면 좋은점도 있습니다. 최근 며칠 갑자기 올라간 기온에 활주로 한켠은 완전히 바닥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일찍 온 터라 비행장엔 한 두 팀만 헬기와 3D기 번갈아 올리고 있었습니다. 겨울 내내 햇빛을 못 봐 파리해진 연습기를 꺼내 천천히 조립했습니다. 작년 가을 마지막 비행때 엔진 드로틀이 뭔가 이상했었다는 기억이 떠올라 살펴보니 드로틀 드럼이 완전히 닫히지 않고 써보만 쩌르르 울고 있는것을 발견했습니다. 에전엔 왜 이것을 그냥두고 날렸는지 나도 참 무대포야 어쩌고 하며 여유를 갖고 드로틀뭉치를 완전분해해서 처치 후 재조립했습니다. 한참 후 수리를 마치고 사방을 둘러보니 어느새 지난해의 꾼들은 다 모여 있더군요. 오랫동안 돌리지 않아 굳은 엔진이 첨엔 좀 말썽이었지만 뭐, 당나귀에 프리세션 터보 달 일도 없으니 대충 돌기만 하면 올리고 보는 것이지....해서 올해 처음으로 당나귀가 땅을 박차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매년 첫비행시 당나귀가 차량을 향해 돌진한다던가, 바퀴가 빠져 달아난다던가 하는 크고 작은 준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올핸 각별히 조심했습니다. 첫 이륙 직후 엔진에 빌빌거려 데드스틱착륙 예비했는데 곧 회복되어 올해의 첫 비행 테이프를 순조롭게 끊을 수 있었습니다. 오후 날이 흐려지고 바람이 점점 세져서 모두들 더이상 비행을 꺼릴때 까지 총 4회 비행을 했는데 쫌만 드로틀을 급하게 움직여도 엔진이 꼴깍꼴깍 숨넘어가려 해서 엔진 눈치 보느라 별다른 기동은 못하고 수평비행하며 그동안 못 긁어준 하늘 밑바닥 이곳저곳 긁어주기만 했습니다. 저 당나귀를 위해 엔진 바꾸는 수고를 해야할 지 말아야 할지... 오늘, 비행개시 제물로 하늘에 바쳐진 물건은 두개. 하나는 소형전동 프로필기로 상승력도 좋고 비행 특성도 좋아 당나귀 날리면서도 다른 한눈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조종사, 급강하하면서 획 당겨 무지무지 고하중의 루프를 해버리더군요. 실기 같았으면 조종사 목이 부러졌을것 같은 급루프에 날개가 위로 휘청하는것 분명 보았습니다. 그리곤 또 둥실둥실 날길래 허~ 그것 참...독한 놈일세, 그래도 만세 안부르네....하곤 다시 당나귀 길들이기에 전념했는데 어느 순간 그 아저씨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박살난 그 기체를 한아름 안고 침통하게 지나가시더군요. 나중에 들어 보니 결국 만세불렀다네요. 아마 또 그 짓 하시다가 이번엔 견디지 못하고 뿌작! 두손 들었던 모양입니다. 또 하나의 제물은 제 바로 곁에서 채비 차렸던 때묻지 않은 예쁜 처녀 복엽기입니다. 조종사 총각 왠만하면 그냥 올려도 되겠구만 끝없이 엔진 체크하고 수직으로 들어봤다 아래로 내려봤다 하루 종일 만지작거리기만 하길래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보우~ 총각! 예쁜 처녀 그렇게 만지작거리기만 하면 도망가는 수가 있다우 -_-' 한시간 여를 애쓰던 총각 조종사, 결국 처녀자신이 없는지 조종기를 늙수구레한 베테랑 할아버지에게 넘겼는데(꼴깍~ 에고~ 아까비~) 예쁜 처녀는 불안하게 이륙하더니 뒤뚱거리고 비행장을 한바퀴 간신히 돌곤 다시 이륙했던 활주로 그자리에 콰지직 처박혔습니다. 뭐, 가련한 예쁜처녀는 다리 부러지고 코부러지고 동체만 남았습니다. 사람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박수치고 난리났고...총각은 담배만 뻑~뻑~ '그래~ 총각~ 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배우는거 아니갔어?' 맨 위로 2003/3/28/(금) 맑은 봄볕, -2 ~ +5, 환율:1$=31.38루블 신 아르바트, 봄날 오후. 볕이 안드는 그늘은 한없이 썰렁해 보이고 볕 드는 쪽은 그지없이 따듯해 보이는군요. 신아르바트 거리가 끝나고 쿠투좁스끼 대로가 시작되는 노보아르밧스끼 다리 앞. 참 따뜻한 하루였습니다. 이 기장 홈의 명품 1호이기도 한 내 귀여운 토끼털과도 이별해야 할 시간이 되었군요. 지겹게 긴 겨울 가는 중에 딱 한가지 아쉬운 점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그놈을 데리고 나갔다가 퍼뜩 어색해져서 벗어 봤더니 머리가 너무 쉽게 휘휘 돌아가는게 영 아니군요. 역시 머리 위에 뭔가 보드랍고도 묵직한게 얹어져 있어 한 번 고개짓도 천천히 위엄있게 하는게 좋았는데...옛날 왕들이 왜 왕관을 썼는지 알것 같았는데...(그럼 나는 전생에 토끼 왕? 토끼 장군?) 오늘 하루 포근한 날씨에 비행장의 눈산도 몇센치는 내려갔을것 같군요. 아직도 보름 이상은 지나야 활주로가 드러나겠지만...그런데 사람도 역시 자연속의 한 動物임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요즘 제 홈 방명록이 무척이나 활기를 띠고 있군요. 주인장 답글 달면서 다들 겨울잠을 깨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항상, 모스크바의 이맘때면 출근길 태양이 너무 높아 마치 한시간 지각한 무대리같은 심정이 되곤 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한 며칠 그런 느낌이다 했더니 썸머타임이 시작될 시간이군요. 매년 3월 마지막 주 일요일 새벽 두시를 세시로 앞당긴다라는 원칙에 따라 러시아는 이번 주 일요일 새벽부터 썸머타임이 적용됩니다. 아침잠을 잃는 대신 저녁 여가시간(맥주 마시는 시간?)을 진짜 버는가....제 경험상 썸머타임을 한 줄로 표현하면.... "봄에 한시간 뺐길때는 피곤하고 10월 말에 1시간 되찾을때는 편안합니다." 요즘은 모스크바도 생존경쟁의 물결 한가운데 있으므로 하루의 시작은 빨라지되 끝은 변함없으리라는 썸머타임제의 오용이 점차 심해지는 분위기입니다. ...... 금요일 저녁, 지친 몸 이끌고 이제 잠시 쉬러 들어가겠습니다. 아마도 한시간 빼앗겨 피곤한 몸으로 다시 글 올리겠군요. 맨 위로 2003/3/23/(일) 흐림, -16 ~ -2, 환율:1$=31.38루블 사진 먼저... 기온은 영하로 쌀쌀했지만 햇살 눈부신 봄날, 지난번에 장날이라 못본 '우주비행사 기념박물관'에 다시 가기로 했습니다. 한 열흘간의 오진 봄방학을 받아 놓고 몸이 근질거리던 아이들, 봄볕속의 외출에 신났습니다. 작은 딸, 박물관 입장에 앞서 가볍게 조랑말 시승 한 판. 큰 것은 안그런데 작은 것은 말만 보면 환장합니다. 말 탄 여인들은 뭔가 있어 보이던데 우리 작은 것도? 어둑한 가운데 빨강파랑 조명이 알록달록해 마치 룸살롱에라도 잘못들어온거 아닌가 쭈뼛쭈뼛하며 박물관안에 들어섰습니다. 차츰 룸살롱 조명에 익숙해진 눈에 들어온 홀의 모습은 아~ 썰렁그 자체였습니다. 항아리 같은 캡슐 두개에 허름한 우주인 마네킹, 왠 유모차 같은 월면차 1대, 수박통같은 알미늄공에 긴 안테나 달린 스뿌트닉 위성 모형이 전부였습니다. 정녕 이것이 우주대국 러시아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의 전부란 말인가....그럴리 없겠지...상당히 허탈해 하며 어디 다른 전시실로 통하는 문이 감춰져 있지나 않을까 하고 살폈지만 알다시피 바로 위는 로켓탑일거고 사방은 희안한 알록달록 유리거울로 꽉막힌 곳이라는 사실만 확인했을뿐... 우리 다들 허탈해 하며 이 몇점 안되는 전시물 어디서부터 관람을 시작해야 할지 차마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있을때 저쪽에서 한무리 학생들이 엑스꾸르사보트(가이드)선생님을 따라 들어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야들아 붙어라!" 엄마의 낮고 단호한 지시에 따라 우리 아이들, 순식간에 견학생들 속으로 스며듭니다. 이렇게 묻어가면 가이드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알차게 견학할 수 있음을 오랜 박물관 순례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거든요. 뭐 그렇다고 가이드선생님이 두배로 힘든것도 아니고 학생들도 옆에 어떤 꼬마들이 새로 생겨났는지 마는지 멀뚱멀뚱 하니까 별일 없고요. 덕분에 항아리같은 캡슐에 대해서도 자세히 듣고 유모차같은 월면차 설명도 듣고 인류를 위해 우주로 나간 위대한 강아지, 원숭이 비디오도 보고 배경음악과 화면이 잘 어울리는 슬라이드 쇼도 보며 한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엄마의 단호한 결정이 없었다면 수박 겉핥듯 군고구마통 같은 캡슐들 대충 둘러보고 5분만에 박물관을 나오며 에잉 뭐야~ 너무해~ 속았어~ 궁시렁 거렸을텐데... 사실 러시아, 별 신통찮은 물건 몇 점 달랑 늘어놓고 박물관이라고 이름붙인 곳이 하도 많아서 설렁설렁 안내서만 보고 찾아갔다가는 에잉 속았어, 뭐 이래~ 실망하고 나오기 딱 입니다. 이럴때 짠~ 등장하는 엑스꾸르사보트 선생님. 그 먼지 앉은 하찮은 물건 한 점 옆에 두고 뭔 그리 할 이야기가 많은지... 시간만 쫓기지 않는다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술술 구수하게 이야기를 엮어내 방문객을 박물의 세계로 끌고 갑니다. 1961년 4월 12일, 유리 가가린이 인류최초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할때 타고 내려온 '보스톡' 착륙캡슐. 불 탄 감자처럼 생겼습니다. 대기권 돌파할땐 주홍빛으로 작열했을, 그야말로 불붙은 감자였겠군요. 속살은 하얀게 안쪽은 견딜만 했었던가 봅니다. 1980년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소유즈 37호'의 착륙캡슐. 그 20년 전이나 달라진게 거의 없군요. 저 안에 웅크리고 앉아 초속 수십킬로로 구워지며 내려올때 우주인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 P.S. 엑스꾸르사보트 선생님이 선방했지만 내부 시설이 빈한한데서 이미 짐작했듯이 상기 박물관은 고유 싸이트도 없더군요. 해서...수행평가를 위해 자료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제가 좀 수고를 했습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 기념박물관'을 가실 분은 여기를 클릭 1957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 궤도에 올려졌던 수박통 인공위성 'Sputnik"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참고로... 문: '스뿌뜨닉' 위성이 우주에 올라가서 한 일은? 답: 빕-빕- 맨 위로 2003/3/21/(금) 흐리고 강냉풍, -10 ~ -6, 환율:1$=31.38루블 먼저 포근한 눈꽃 사진부터... 어제 아침입니다. 다 온 봄, 제 아무리 동장군 시샘이라지만 대세를 엎을 수야 있겠는가 했는데... 낮부터 기온이 떨어지면서 녹았던 눈이 얼어 붙어 온 거리가 거울같은 스케이트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올 겨울 최악의 미끄럼입니다. 겨우내내 바짝 긴장해 거리를 온통 질척질척 소금바다를 만들던 시 당국이 한동안 푹해진 날씨에 맘 놓고 있다가 뒤통수 호되게 맞은거죠. 시내 어디서는 11중 추돌사고도 났다고 합니다. 예보를 보니 오늘밤은 더 추워지겠다는군요. 영하16도까지 내려간다니... 지난주말, 밧데리 충전해 놓고 비행장 갈 준비 다 끝내 놓았는데 역시... 너무 서둘렀군요. 집에서 L-19의 멋진 몸매나 주물럭거리며 주말을 보내야겠군요(관제탑의 심의에 걸리는 날엔 L-19 날개가 와작 할 수도....).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 그건 그렇고 오늘 우리클럽 어떤분의 소개로 영국에 있는 물건 하나를 발견해 침발라 놓았습니다. 너무 멋진 물건입니다..만..... 접수가능여부가 확인될때까지 공개를 보류합니다(또 다시 비밀주의의 태동?) 맨 위로 2003/3/18/(화) 흐림, -2 ~ +2, 환율:1$=31.00루블 요즘 온통 화두가 노래 '깔리나 끄라스나야'입니다. 자나 깨나 '깔리나 끄라스나야', 꿈속에서 다운로드 받고 얼마나 좋아하길 몇날 밤. 상어들이 들끓는 더러븐 바다를 한없이 헤엄쳐 다닌 결과 그 노래는 넷상에 없다, 아니 몇곡 있긴 있지만 바로 그 노래는 아니다라는 결과를 확인했을 뿐입니다. 정품 애용해 줄 용의도 있건만 당최 구할 수가 없으니...러샤 친구가 CD 있으면 화일로 만들어준다고 해서 지난주 샀던 CD의 노래도 제가 찾던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그 와중에 '콜링'을 건졌으니 그마나 50%는 성공한 셈입니다. 더러븐 바닷속 자맥질은 그만하고 이제 남은 길은 단 하나, 언젠가 라디오 방송에서 그 노래 다시 들으면 가수이름 꼭 기억해 두었다가 CD 다시 사는 수 밖에.... 예르몰라옙스끼 뻬레울록. 초저녁, 발샤야 니킷스까야 거리에 있는 보즈네세니야 가스빠드냐 흐람(예수승천성당)종탑에 불이 밝혀지는군요. 지금 뽀스트 기간이죠. 부활절까지 7주동안의 금욕기간. 거리 레스토랑에도 육류, 기름 전혀 안들어간 뽀스트 특별메뉴가 필수입니다. 지난 주말 끄라스나야 악챠브리 공장으로 초콜렛 사러 갔던 길에 해빙되는 모스크바 강을 한 컷. 사진을 칸 구분 없이 붙였더니 파노라마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군요. 이미 결혼한(?) 오리들은 느긋이 쌍쌍이 헤엄치고 개중에는 부부싸움중인지 멀찌감치 떨어져 뒤돌아 앉은 쌍도 있고 아직 결혼 못한 총각오리들은 처녀오리 뒤를 분주하게 쫓아다니고...날은 흐렸지만 봄은 봄인가봅니다. 맨 위로 2003/3/11/(화) 흐리고 눈, -6 ~ -2, 환율:1$=31.56루블 축제는 끝나고 현실만 남았습니다. 어깨가 무거워 3일 연휴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졸다가 돌아왔습니다. 알수 언니도 겨울 내내 같은 노래 부르기 지겨워 하는데다 솜사탕맛도 너무 밋밋해 졌으므로 제 홈 배경음악을 아예 화끈한 설탕뽁기맛으로 강도를 높여보리라 하고 MP3 와레즈의 격류에 뛰어 들었다가 거의 익사직전에 올라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짝지근한 뽁기맛의 그 노래는 아직 못 건졌습니다.('숨기는 것 없기' 라는 자성에 따라, 그 노래는 '비까 츼가노바'라는 여인이 부르는 '깔리나 끄라스나야'(붉은 까마귀밥나무열매) 라는 노래라고 미리 밝힙니다. 이렇게 개방주의로 나가면 근거없는 의혹도 종식될 거거니와 혹 이 노래 아끼던 분 계시면 기꺼이 파일 보내주실거라고 믿으면서....) 아무래도.... 내일 하루 더 격류속으로 내려가야겠죠? 휴일동안 행보를 찍은 사진 먼저 올립니다. 그에 얽힌 귀막힌 사연, 시간 되면 쓰겠습니다. ...... 다음날입니다. 오늘도 노래 건지러 물속에 들어갔다가 물만 잔뜩 먹고 빈손으로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돈주고 정품 써야할 듯... 박성희양께서 기막힌 사연을 빨리 듣고 싶어 하므로 기막힌 사연은 아니고 귀막힌 사연 짧게 쓰고 들어가겠습니다. 휴일인데도 강의를 나가는 관제탑을 데려다주며 '휴일은 칼같이 쉰다'는 그 좋은 전통이 점점 사라져 가는 시국에 통탄을 금치 못하고... 우리는 어디로 갈꺼나 잠시 방황하다가 우주박물관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쁘로스펙트 미라'에 있는 예전 '베덴하', 지금 '베베쩨(전러시아 전시센터)'라고 불리는 광대한 전시장 앞에 세워진 로켓탑 아래부분에 위치한 박물관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 휴관이더군요(거봐, 박물관은 유구한 전통을 고수하잖아). 박물관 지붕위로 올라가 로켓탑을 배경으로 사진 한 방 박고 다음을 기약. 아빠의 머릿속에는 저 어린것들 데리고 어디가서 시간반을 때울꼬 하는데 저 멀리 베베쩨의 거대한 다람쥐 바퀴 놀이기구가 보였습니다. 그렇다! 저것이다! 저것타고 한 바퀴 돌면 되겠군. 아빠: 아그들아, 우리 저 체바퀴 타러 가자꾸나! 아그들: 우라(만쉐이)~~~~ 몇번이나 이곳을 차 몰고 지나치면서도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어 궁금했던 '노동자청년농부처녀상'을 드디어 찬찬히 살펴볼 기회입니다. 다람쥐체바퀴가 빨리 타고 싶어 안달하는 딸내미들 이끌고 동상견학을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모스필름의 상징이기도 한 이 동상은 정말 한자세 합니다. 아직 다른 어떤 동상에서도 이렇게 역동적인 자세를 본 적이 없습니다. 마치 금방이라도 살아나 낫들고 망치들고 밀 베러, 기계 두드리러 가려는 듯한 처녀 총각상. 혼자만 가는게 아니라 뭇 군중을 우~ 몰고 달려 갈듯한 기세. 참 멋집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가까이 가서 보니 이 동상은 100m 미남미녀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그 험상궂은 표정하며 덕지덕지 기운듯한 어설픈 용접자국 하며...영 꽝이란게 근접관람평 되겠습니다. 멀리서만 보시길. 이제 귀막힌 사연을 이야기 할 차례군요. 예전에 서울 창경원에서 아버지와 함께 다람쥐 체바퀴 탈땐 몰랐었습니다. 그 후 모스크바 '빠르크 꿀뚜릐'에서 박성희양 일행과 한겨울 김밥 씹으며 탈때도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다람쥐체바퀴 타면서 공기의 층이 얼마나 두터운지 실감했습니다. '아이들 할인 절대 없음, 제값내고 타시오'라는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박혀 있는 한겨울 놀이공원의 매표소에서 거금 만육천원을 들여 표 세장을 끊고 '그래~ 이 장대한 설비를 건설할려면 얼마나 돈 많이 들었겠노~' 하고 다람쥐통안에 차례로 들어가 갇혔습니다. 플랫폼을 떠나 체바퀴가 서서히 올라가자 아이들 좋아서 난리도 아닙니다. 그 모습 보면서 흐뭇해하는 순간 갑자기 귀가 멍 해지고 머리가 아찔해져옴을 느꼈습니다. 다시 얼마간 올라가자 이번에 다시 귀가 먹먹해지며 머리가 띵~~. 그제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의 기압고도계가 왜 있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매 공항마다 왜 그렇게 목이 터져라 조종사에게 기압을 알려 주는지, 조종사는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안내방송을 듣고 고도계에 기압세팅을 매번 하는지......불과 한 50여미터 상공의 공기 층이 이렇게 다른데 수백,수천미터 상공에서의 공기층은 얼마나 옅을지 단번에 감이 왔습니다. 땅위의 우리는 거의 공기에 깔려 짜부라지기 일보 직전이다아아~~ 요즘 내 어깨가 이리 무거운 이유는 저 하늘의 공기때문이다아아~~ 기압고도계의 영점세팅 잘못하면 고도측정의 오차로 뱅기 처박힐 수 있다아아~~ 이렇게 귀막힌 사연을 겪는 사이 사진도 한 방 찍고 체바퀴는 생각보다 빨리 휘이~ 돌아 다시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따라서 위 사진은 만육천원짜리 되겠습니다....만 맘 좋은 저는 공짜로 드립니다^^). .......-_-; 저런 귀막힌 사연에 기가 막히실 분들을 위한 '번외'스토오리 하나. 허무한 다람쥐 쳇바퀴를 돌면서 하늘에서 봐 둔 청룡열차를 타려고(으째 굉장히 70년대 창경원틱하네~~)가던 중 길가 녹음기에서 들려오는 혹! 끌리는 소리가 있었으니.... "관람하시라! 공포극짜아아앙! 단돈 이처넌" 아이들, 또 난리 났습니다. 발걸음 자동이동 무공을 써서 순식간에 어떤 허름한 폐버스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짜릿한 앞날에 대한 긴장감에 눈이 반짝반짝하는 아이들을 보며 '음~ 과연 저것들이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데 트레일러 문이 벌컥 열리더니 왠 강시처럼 파리한 사나이가 얼굴을 내밀고 쫌 기다리라더니 다시 문을 닫습니다. '음~ 앞에 팀이 좀 늦게 나가는군...'(나중에 알고보니 버스 안 극단 배우들 어두운데서 오돌오돌 떨고 있다가 모처럼 손님맞을 채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듯) 몇 분 후 드디어 문이 열리고 폐차버스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강시아저씨 문을 쾅 닫았습니다. 아빠, 1차 섬찟!(뭐여~ 퇴로가 막혀버리는 거시여?). 희미한 조명아래 강시아저씨 단 우리 세명뿐인 관객앞에 떡 하니 서더니, 극은 몇분동안 진행되며 그 사이 울어도, 웃어도, 발굴러도, 비명질러도 좋으나 할켜도, 물어뜯어도, 뭐 그밖에 심한 물리적 대응 하지 말것이며 사진 촬영은 극이 끝나고 하되 본인카메라는 얼마, 자기네 카메라는 얼마... 구구절절 풀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아빠를 유심히 보는데 저는 속으로 2차 섬찟.... (이 밀폐된 공간에서 저넘이 나를 덮치면 어쩌나-_-;) 안내멘트가 끝나고 잠시 긴장감 조성을 위한 암흑침묵시간. 희미한 조명마져 꺼지자 그야말로 칠흙같은 어둠이었습니다. 아빠의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이때가 바로 저넘이 나에게 덤벼들어 카메라 및 온갖것을 다 강탈할 시간! 아~ 여보! 우리가 사라진 마지막 장소를 그 누가 알겠는가요-_-;) 아이들 아직 히히거립니다. 갑자기 희미한 조명속에 앞 무대에서 초록색 야광마스크가 나타납니다. 흡쓰! 이거 진짜 사람 아냐? 뭐 대충 인형 발딱 일으켜 세우며 귀신소리 듣나보다 했다가 퍼뜩 긴장됩니다. 이젠 한 넘이 아니라 두 넘이군! 다행히 그 친구, 덮칠 생각은 안하고-_-; 왠 인형머리 가지고 쪼무락거리더니 자꾸 나보고 토끼털모자 벗으라는 시늉을 합니다. 에이씨~ 난 토끼털 감촉 좋은데... 궁시렁 거리며 못들은체 하니 그 배우 결국 포기하더니 다음장면 연출합니다. 대충 보기에 뭐 골파먹는 장면 같은데 썰렁합니다. '큰일났다. 이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저아저씨 연기 계속 봐 주나.... '고민중인데 갑자기 인형머리를 우리에게 던집니다. 이때쯤 우리 아이들 난리났습니다. 패닉상태에 빠진 작은놈 울부짖습니다. "쟈쟈! 니하츄! 니하츄!(아저씨, 싫어요! 싫어요!)" 처음 얼마간은 일금 육처넌이 아깝기도 하거니와 열연하는 귀신배우님께 죄송하여 아이를 달랬으나 상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판단되고 이에 아빠도 전염됐는지 이젠 아빠가 더 큰소리로 "아스따노비쩨! 아스따노비쩨!(멈추거라!)"를 외치느라 버스 안은 난리가 났습니다. 파란해골 아저씨는 이제 아예 망연히 서 있습니다. 갑자기 철커덩 소리와 함께 홀연히 버스 문이 열리고 밝은 빛이 비치는 곳으로 우리 셋은 빛과 같은 속도로 튀어나갔습니다. 반갑다. 모스크바의 잿빛이여, 흑,흑 T_T, T_T. 우리의 아우성을 다 들었는지 매표소의 아줌마 애써 우리를 외면합니다. (저넘들, 돈 돌려 달라면 어쩌지....) 버스안: 내가 연기를 너무 리얼하게 했나?....(진즉에 덮칠걸 그랬나...) 아빠: 저 아줌마 우릴 비웃을거야.... 누리(헤벌레 웃으며): 죄송해요~~(햇빛이 너무 좋다^^) 보리(항상 내색을 감출때의 그 뚱한 표정):-_-.... (둘다 정신병자임에 틀림없어, 빨리 얼큰한 순대국밥 한 그릇 썩 들이켰으면....) 우리 셋은 손 꼭 잡고 도망치듯 그 놀이터를 빠져나왔습니다. ...... 그날 쟁반짜장면 먹겠다는 다수결에 밀려 보리, 그 날 순대국밥 못먹었고 누리는 밤 늦게까지 혼자 화장실 못갔습니다. 맨 위로 2003/3/7(금) 아지랑이 봄볕, -6 ~ 0, 환율:1$=31.56루블 不問可知 세계 최대의 명절, 여성의 날 전일입니다. 사진은 나중에 올리더라도 우선 오늘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기록으로나마 남겨야 합니다. 오늘, 여성 치하를 생생하게 겪고 살아남은 한 남자가 종군기자와 같은 비장한 각오로 한자한자 또박또박 적은 것입니다. 남자들은 꽃을 향해 그야말로 눈의 촛점을 잃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러쉬한다고 하나요. 꽃집 안은 그야말로 난리통입니다. 끝 가지도 못다듬은 듬성듬성한 장미송이들이 빛보다 빠른 손놀림에 의해 셀로판지에 들어가고 포장리본이 이빨에 끊겨나가고 제3의 손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다음 손님은 풀린 눈으로 자기가 무얼 하는지 알지도 못한채 초조하게 발을 동동 구릅니다. 다듬느라 잘려나간 무수한 줄기들과 꽃잎들이 쉴새없이 가게 뒷문으로 쓸려나갑니다. 인파를 헤치고 앞으로 앞으로 한발짝씩 가게 점원을 향해 전진하는 길은 전장 프론트랑 꼭 같습니다. 여성들에게 꽃 한송이 바치기 위해 이 전쟁터에 뛰어든 러샤인 친구와 눈이 마주치자 누구랄것도 없이 동시에 이 말이 튀어 나왔습니다. "카쉬마르!(우린 미쳤어)" 일터 아침, 먼지나는 주머니 털어 튤립 두 묶음 사다 여비서들 책상에 곱게 놔두고 눈치 살피며 하루일을 시작했습니다. 한잔 터뜨릴까 어쩔까 하는 소리가 벌써부터 수런수런 들리기 시작합니다. 심상찮은 기류가 아침부터 사무실을 동요시키고 있습니다. 일터 오후... 이미 일이 안되는 중입니다. 각 방마다 포도주, 샴페인이 거푸 터지고 여성분들의 탄생을 축하하는 또스트(축사)가 거듭되는 중입니다. 여인들의 권세가 하늘을 찌릅니다. 아부에 가득찬 또스트를 바치고 건배잔을 부딛히던 중 눈이 마주친 남자들, 초라하고 겸연쩍게 웃습니다. '허허~ 그것 참....' 여기서 잠깐...봄볕 씨리즈. 저녁입니다. 하루종일 탱천하는 여인들의 오오라에 짓눌렸던 어깨가 이제 좀 펴지는군요. 후줄근히 지친 몰골의 남자들 삼삼오오 모여 앉아 넋두리를 합니다. '정말 무서운 하루였어...' 그래도 여인들 때문에 3일 연휴를 얻었으니 암튼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님들~ 잘 쉬겠습니다~' 맨 위로 2003/3/6(목) 아지랑이 봄볕, -6 ~ 0, 환율:1$=31.59루블 내일 바빠 못들어 올지도 몰라 오늘 틈 날때 미리 축하인사 올립니다.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드립니다. (아시는 분들 간혹 계실까요? 이 장미는 제가 찍은게 아니고 캐논사 자료집에서 빌려온 것이며 두번째 올리는 것입니다. 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시들지 않고 싱싱하군요) 예전 제가 처음 홈페이지 만든다고 한참 의욕에 들떠 있던 2000년 3월치 '빛바랜 일기'에 여성의 날에 대해 구구절절 썼던 기억이 나는군요. 참 젊었었지...그때는-_-; 지금은, 관제탑이 제일 좋아하는 황선홍선수처럼 약간은 피로하고 우수에 찬듯한 눈빛으로 '음~ 무서븐 날이 또 돌아왔군. 이번엔 어떻게 선방한다냐...'그러고 있습니다-_-; 그밖에, 이중간첩으로 낙인찍혀 할 말을 잃어버린 오늘은... ....이랬습니다. 황사가 올 지역도 아닌데 황사처럼 자욱한 스모크 아지랑이가 아랑거렸던 하루. 맨 위로 2003/3/3(월) 맑음, -10 ~ 0, 환율:1$=31.55루블 어제, 일요일 오전 뜨베르스까야 남향. 온 도심이 무풍 고기압에 눌려 연기는 똑바로 오르고 고요한 휴일이었습니다. 옛날, 언덕비행에 애타 할때 이런 일기를 보았다면 또 한번 궁시렁 궁시렁 했겠지만 그저 덤덤했습니다. 그날 오후, '카쉬르스꼬예 쇼세' 근방에 있는 한 저수지 가. 봄날 오후의 햇빛아래 썰매타는 아이들, 유모차 끌고 산책나온 아줌마들로 붐비는 강변이었지만 사진 속엔 강아지와 산책하는 할아버지만 보입니다. 이런날, 저렇게 개 데리고, 혹은 유모차 밀고 산책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엔 침잠, 고요..... 온통 그런 색일까 생각해보니 왠지 엄청 답답해져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전 아직도 뭔가 부딪히며 빠닥대며 부산하게 할 일이 많은가봅니다. 그런 정적인 고요는 생각만 해도 깝깝해지는걸 보니.... 항상 혼자인걸 좋아한다고 해 왔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혼자만의 강변산책도 도망치듯 서두르는 발걸음으로 30분만에 끝나고 말았습니다. 어쩔 수 없는 도시인. 모스크바의 겨울강엔 항상 펭귄들이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흰 눈벌판속에 검은 점이 하루종일 미동도 없이 오똑한게 영락없이 남극 눈보라 속에 알 지키는 펭귄입니다. 얼음낚싯군들입니다. 저도 언젠간 '고독한 밤낚싯꾼이 되리라'이지만 이 얼음낚시는 정말 끌리지 않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지켜보기엔 그도, 저도 쑥쓰러워 먼발치에서만 바라보지만... 뭐, 손바닥만하게 뚫어놓은 얼음구멍으로 펄떡대는 큰 고기 잡아올리는것 같지도 않고 웅크리고 그저 하염없이 얼음구멍만 들여다보면서 어떤 맛을 느끼는건지.... 언젠가 읽은 글 중에 이 얼음낚싯군들의 심리에 대해 쓴 글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한 낚싯군 왈, 앵앵거리는 마누라, 아이들에게서 벗어나 찬바람 속에 얼음구멍을 들여다보고 있는 낙이 얼만지 아냐고.... 음~ 저도 낚시 좋아하지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맨 위로 Another Wonderful World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여러분들께 권하고자븐 사이트들입니다. 좋은 싸이트 발굴할때마다 소개하겠습니다. - 바람부는 언덕에서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 이야기(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문제중년의 홈페이지'-화약,총포류에 대한 놀라운 자료가 있습니다. 서문 또한 대단한 내공을 보여줍니다. '고공 출격'-1,2차 세계대전 하늘과 비행기에 관한 이야기가 새록새록 유익하고 재미있습니다. 남기실 말씀은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입니다. 모든 메일 환영합니다. yhlee25@hotmail.com 당신께서는 번째 방문객이십니다 맨 위로 *별도 표기가 없는 사진 및 글은 저의 것이므로 퍼가실때는 먼저 제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의 세상"에 CESSNA L-19 Birddog 제작기를 올리고 있답니다.(2003.1.17)
"또 하나의 세상"에 Great Planes사의 Super Decathlon 40 제작기와 처녀비행記가 완결되었습니다.(2002. 6. 16)
"또 하나의 세상"에 3년간 연재된^^ 축소 세스나182의 제작기와 처녀비행기가 드디어 완결되었습니다.(2002. 7. 23) - 후륜식(taildragger) 기체의 조종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2001. 2. ) - 리뷰칸에 F-16N과 F-4 팬텀에 관한 이야기, 모형 제트기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2000. 5. ) - 전동재기400X제작기와 슬롭재기LE감량기(2001. 5.20 )
빛바랜 일기장 1999/12월 일기보기 2000/1월 일기보기 2000/2월 일기보기 2000/3월 일기보기 2000/4월 일기보기 2000/5월 일기보기 2000/6,7월 및 이듬해 2월 일기보기 2001/3월 일기보기 2001/4월 일기보기 2001/5월 일기보기 2001/6월 일기보기 2001/10월 일기보기 2001/11월 일기보기 2001/12월 일기보기 2002/1월 일기보기 2002/2월 일기보기 2002/3월 일기보기 2002/4,5,6월 일기보기 2002/7월 일기보기 2002/8월 일기보기 2002/9월 일기보기 2002/10월 일기보기 2002/11월 일기보기 2002/12월 일기보기 2003/1월 일기보기 2003/2월 일기보기
올핸 몇주전부터 비행 가방 챙기고 비행기 충전하고 매 주말 비행장 잠깐씩 들러 눈녹는 상황 체크하며 부지런을 떤 끝에 3월이 다가기 전 첫 출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 끝내고 돌아온 지금도 온몸에 은은하게 배어있는 피마자기름 냄새에 흐뭇해 집니다.
아침부터 첫 출격의 설렘에 썸머타임 시작된 피곤도 잊고 당나귀 연습기 들고 비행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예보처럼 날도 따뜻하고 바람도 남서풍이 부는듯 마는듯 하여 손가락 녹 벗겨내기엔 더없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시커먼 샷건 둘러멘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는 게이트에 작년에 쓰던 출입증 제출했더니 아직 유효하더군요. 이번 공항관리팀은 1년 넘게 저렇게 버티고 있는 폼이 제법 뭔가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있는듯 했습니다. 옛날 팀들은 한 몇달 그러다 제풀에 지쳐 흐지부지 되고 비행장엔 온통 어중이 떠중이 운전연습하는 찻주전자들만 가득해 지곤 했었는데... 한달 20달러나 되는 회원권이 엄청 비싸긴 하지만 일면 좋은점도 있습니다.
최근 며칠 갑자기 올라간 기온에 활주로 한켠은 완전히 바닥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일찍 온 터라 비행장엔 한 두 팀만 헬기와 3D기 번갈아 올리고 있었습니다. 겨울 내내 햇빛을 못 봐 파리해진 연습기를 꺼내 천천히 조립했습니다. 작년 가을 마지막 비행때 엔진 드로틀이 뭔가 이상했었다는 기억이 떠올라 살펴보니 드로틀 드럼이 완전히 닫히지 않고 써보만 쩌르르 울고 있는것을 발견했습니다. 에전엔 왜 이것을 그냥두고 날렸는지 나도 참 무대포야 어쩌고 하며 여유를 갖고 드로틀뭉치를 완전분해해서 처치 후 재조립했습니다. 한참 후 수리를 마치고 사방을 둘러보니 어느새 지난해의 꾼들은 다 모여 있더군요.
오랫동안 돌리지 않아 굳은 엔진이 첨엔 좀 말썽이었지만 뭐, 당나귀에 프리세션 터보 달 일도 없으니 대충 돌기만 하면 올리고 보는 것이지....해서 올해 처음으로 당나귀가 땅을 박차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매년 첫비행시 당나귀가 차량을 향해 돌진한다던가, 바퀴가 빠져 달아난다던가 하는 크고 작은 준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올핸 각별히 조심했습니다. 첫 이륙 직후 엔진에 빌빌거려 데드스틱착륙 예비했는데 곧 회복되어 올해의 첫 비행 테이프를 순조롭게 끊을 수 있었습니다. 오후 날이 흐려지고 바람이 점점 세져서 모두들 더이상 비행을 꺼릴때 까지 총 4회 비행을 했는데 쫌만 드로틀을 급하게 움직여도 엔진이 꼴깍꼴깍 숨넘어가려 해서 엔진 눈치 보느라 별다른 기동은 못하고 수평비행하며 그동안 못 긁어준 하늘 밑바닥 이곳저곳 긁어주기만 했습니다. 저 당나귀를 위해 엔진 바꾸는 수고를 해야할 지 말아야 할지...
오늘, 비행개시 제물로 하늘에 바쳐진 물건은 두개.
하나는 소형전동 프로필기로 상승력도 좋고 비행 특성도 좋아 당나귀 날리면서도 다른 한눈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조종사, 급강하하면서 획 당겨 무지무지 고하중의 루프를 해버리더군요. 실기 같았으면 조종사 목이 부러졌을것 같은 급루프에 날개가 위로 휘청하는것 분명 보았습니다. 그리곤 또 둥실둥실 날길래 허~ 그것 참...독한 놈일세, 그래도 만세 안부르네....하곤 다시 당나귀 길들이기에 전념했는데 어느 순간 그 아저씨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박살난 그 기체를 한아름 안고 침통하게 지나가시더군요. 나중에 들어 보니 결국 만세불렀다네요. 아마 또 그 짓 하시다가 이번엔 견디지 못하고 뿌작! 두손 들었던 모양입니다.
또 하나의 제물은 제 바로 곁에서 채비 차렸던 때묻지 않은 예쁜 처녀 복엽기입니다. 조종사 총각 왠만하면 그냥 올려도 되겠구만 끝없이 엔진 체크하고 수직으로 들어봤다 아래로 내려봤다 하루 종일 만지작거리기만 하길래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보우~ 총각! 예쁜 처녀 그렇게 만지작거리기만 하면 도망가는 수가 있다우 -_-' 한시간 여를 애쓰던 총각 조종사, 결국 처녀자신이 없는지 조종기를 늙수구레한 베테랑 할아버지에게 넘겼는데(꼴깍~ 에고~ 아까비~) 예쁜 처녀는 불안하게 이륙하더니 뒤뚱거리고 비행장을 한바퀴 간신히 돌곤 다시 이륙했던 활주로 그자리에 콰지직 처박혔습니다. 뭐, 가련한 예쁜처녀는 다리 부러지고 코부러지고 동체만 남았습니다. 사람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박수치고 난리났고...총각은 담배만 뻑~뻑~ '그래~ 총각~ 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배우는거 아니갔어?'
신아르바트 거리가 끝나고 쿠투좁스끼 대로가 시작되는 노보아르밧스끼 다리 앞.
참 따뜻한 하루였습니다. 이 기장 홈의 명품 1호이기도 한 내 귀여운 토끼털과도 이별해야 할 시간이 되었군요. 지겹게 긴 겨울 가는 중에 딱 한가지 아쉬운 점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그놈을 데리고 나갔다가 퍼뜩 어색해져서 벗어 봤더니 머리가 너무 쉽게 휘휘 돌아가는게 영 아니군요. 역시 머리 위에 뭔가 보드랍고도 묵직한게 얹어져 있어 한 번 고개짓도 천천히 위엄있게 하는게 좋았는데...옛날 왕들이 왜 왕관을 썼는지 알것 같았는데...(그럼 나는 전생에 토끼 왕? 토끼 장군?)
오늘 하루 포근한 날씨에 비행장의 눈산도 몇센치는 내려갔을것 같군요. 아직도 보름 이상은 지나야 활주로가 드러나겠지만...그런데 사람도 역시 자연속의 한 動物임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요즘 제 홈 방명록이 무척이나 활기를 띠고 있군요. 주인장 답글 달면서 다들 겨울잠을 깨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항상, 모스크바의 이맘때면 출근길 태양이 너무 높아 마치 한시간 지각한 무대리같은 심정이 되곤 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한 며칠 그런 느낌이다 했더니 썸머타임이 시작될 시간이군요. 매년 3월 마지막 주 일요일 새벽 두시를 세시로 앞당긴다라는 원칙에 따라 러시아는 이번 주 일요일 새벽부터 썸머타임이 적용됩니다. 아침잠을 잃는 대신 저녁 여가시간(맥주 마시는 시간?)을 진짜 버는가....제 경험상 썸머타임을 한 줄로 표현하면....
"봄에 한시간 뺐길때는 피곤하고 10월 말에 1시간 되찾을때는 편안합니다."
요즘은 모스크바도 생존경쟁의 물결 한가운데 있으므로 하루의 시작은 빨라지되 끝은 변함없으리라는 썸머타임제의 오용이 점차 심해지는 분위기입니다.
......
금요일 저녁, 지친 몸 이끌고 이제 잠시 쉬러 들어가겠습니다. 아마도 한시간 빼앗겨 피곤한 몸으로 다시 글 올리겠군요.
어둑한 가운데 빨강파랑 조명이 알록달록해 마치 룸살롱에라도 잘못들어온거 아닌가 쭈뼛쭈뼛하며 박물관안에 들어섰습니다. 차츰 룸살롱 조명에 익숙해진 눈에 들어온 홀의 모습은 아~ 썰렁그 자체였습니다. 항아리 같은 캡슐 두개에 허름한 우주인 마네킹, 왠 유모차 같은 월면차 1대, 수박통같은 알미늄공에 긴 안테나 달린 스뿌트닉 위성 모형이 전부였습니다. 정녕 이것이 우주대국 러시아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의 전부란 말인가....그럴리 없겠지...상당히 허탈해 하며 어디 다른 전시실로 통하는 문이 감춰져 있지나 않을까 하고 살폈지만 알다시피 바로 위는 로켓탑일거고 사방은 희안한 알록달록 유리거울로 꽉막힌 곳이라는 사실만 확인했을뿐... 우리 다들 허탈해 하며 이 몇점 안되는 전시물 어디서부터 관람을 시작해야 할지 차마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있을때 저쪽에서 한무리 학생들이 엑스꾸르사보트(가이드)선생님을 따라 들어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야들아 붙어라!" 엄마의 낮고 단호한 지시에 따라 우리 아이들, 순식간에 견학생들 속으로 스며듭니다. 이렇게 묻어가면 가이드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알차게 견학할 수 있음을 오랜 박물관 순례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거든요. 뭐 그렇다고 가이드선생님이 두배로 힘든것도 아니고 학생들도 옆에 어떤 꼬마들이 새로 생겨났는지 마는지 멀뚱멀뚱 하니까 별일 없고요. 덕분에 항아리같은 캡슐에 대해서도 자세히 듣고 유모차같은 월면차 설명도 듣고 인류를 위해 우주로 나간 위대한 강아지, 원숭이 비디오도 보고 배경음악과 화면이 잘 어울리는 슬라이드 쇼도 보며 한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엄마의 단호한 결정이 없었다면 수박 겉핥듯 군고구마통 같은 캡슐들 대충 둘러보고 5분만에 박물관을 나오며 에잉 뭐야~ 너무해~ 속았어~ 궁시렁 거렸을텐데...
사실 러시아, 별 신통찮은 물건 몇 점 달랑 늘어놓고 박물관이라고 이름붙인 곳이 하도 많아서 설렁설렁 안내서만 보고 찾아갔다가는 에잉 속았어, 뭐 이래~ 실망하고 나오기 딱 입니다. 이럴때 짠~ 등장하는 엑스꾸르사보트 선생님. 그 먼지 앉은 하찮은 물건 한 점 옆에 두고 뭔 그리 할 이야기가 많은지... 시간만 쫓기지 않는다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술술 구수하게 이야기를 엮어내 방문객을 박물의 세계로 끌고 갑니다.
1961년 4월 12일, 유리 가가린이 인류최초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할때 타고 내려온 '보스톡' 착륙캡슐. 불 탄 감자처럼 생겼습니다. 대기권 돌파할땐 주홍빛으로 작열했을, 그야말로 불붙은 감자였겠군요. 속살은 하얀게 안쪽은 견딜만 했었던가 봅니다.
1980년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소유즈 37호'의 착륙캡슐. 그 20년 전이나 달라진게 거의 없군요. 저 안에 웅크리고 앉아 초속 수십킬로로 구워지며 내려올때 우주인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P.S. 엑스꾸르사보트 선생님이 선방했지만 내부 시설이 빈한한데서 이미 짐작했듯이 상기 박물관은 고유 싸이트도 없더군요. 해서...수행평가를 위해 자료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제가 좀 수고를 했습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 기념박물관'을 가실 분은 여기를 클릭
1957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 궤도에 올려졌던 수박통 인공위성 'Sputnik"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참고로... 문: '스뿌뜨닉' 위성이 우주에 올라가서 한 일은? 답: 빕-빕-
어제 아침입니다. 다 온 봄, 제 아무리 동장군 시샘이라지만 대세를 엎을 수야 있겠는가 했는데... 낮부터 기온이 떨어지면서 녹았던 눈이 얼어 붙어 온 거리가 거울같은 스케이트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올 겨울 최악의 미끄럼입니다. 겨우내내 바짝 긴장해 거리를 온통 질척질척 소금바다를 만들던 시 당국이 한동안 푹해진 날씨에 맘 놓고 있다가 뒤통수 호되게 맞은거죠. 시내 어디서는 11중 추돌사고도 났다고 합니다. 예보를 보니 오늘밤은 더 추워지겠다는군요. 영하16도까지 내려간다니... 지난주말, 밧데리 충전해 놓고 비행장 갈 준비 다 끝내 놓았는데 역시... 너무 서둘렀군요. 집에서 L-19의 멋진 몸매나 주물럭거리며 주말을 보내야겠군요(관제탑의 심의에 걸리는 날엔 L-19 날개가 와작 할 수도....).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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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오늘 우리클럽 어떤분의 소개로 영국에 있는 물건 하나를 발견해 침발라 놓았습니다. 너무 멋진 물건입니다..만..... 접수가능여부가 확인될때까지 공개를 보류합니다(또 다시 비밀주의의 태동?)
예르몰라옙스끼 뻬레울록.
초저녁, 발샤야 니킷스까야 거리에 있는 보즈네세니야 가스빠드냐 흐람(예수승천성당)종탑에 불이 밝혀지는군요. 지금 뽀스트 기간이죠. 부활절까지 7주동안의 금욕기간. 거리 레스토랑에도 육류, 기름 전혀 안들어간 뽀스트 특별메뉴가 필수입니다.
지난 주말 끄라스나야 악챠브리 공장으로 초콜렛 사러 갔던 길에 해빙되는 모스크바 강을 한 컷. 사진을 칸 구분 없이 붙였더니 파노라마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군요. 이미 결혼한(?) 오리들은 느긋이 쌍쌍이 헤엄치고 개중에는 부부싸움중인지 멀찌감치 떨어져 뒤돌아 앉은 쌍도 있고 아직 결혼 못한 총각오리들은 처녀오리 뒤를 분주하게 쫓아다니고...날은 흐렸지만 봄은 봄인가봅니다.
휴일동안 행보를 찍은 사진 먼저 올립니다. 그에 얽힌 귀막힌 사연, 시간 되면 쓰겠습니다.
다음날입니다. 오늘도 노래 건지러 물속에 들어갔다가 물만 잔뜩 먹고 빈손으로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돈주고 정품 써야할 듯...
박성희양께서 기막힌 사연을 빨리 듣고 싶어 하므로 기막힌 사연은 아니고 귀막힌 사연 짧게 쓰고 들어가겠습니다. 휴일인데도 강의를 나가는 관제탑을 데려다주며 '휴일은 칼같이 쉰다'는 그 좋은 전통이 점점 사라져 가는 시국에 통탄을 금치 못하고... 우리는 어디로 갈꺼나 잠시 방황하다가 우주박물관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쁘로스펙트 미라'에 있는 예전 '베덴하', 지금 '베베쩨(전러시아 전시센터)'라고 불리는 광대한 전시장 앞에 세워진 로켓탑 아래부분에 위치한 박물관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 휴관이더군요(거봐, 박물관은 유구한 전통을 고수하잖아). 박물관 지붕위로 올라가 로켓탑을 배경으로 사진 한 방 박고 다음을 기약. 아빠의 머릿속에는 저 어린것들 데리고 어디가서 시간반을 때울꼬 하는데 저 멀리 베베쩨의 거대한 다람쥐 바퀴 놀이기구가 보였습니다. 그렇다! 저것이다! 저것타고 한 바퀴 돌면 되겠군. 아빠: 아그들아, 우리 저 체바퀴 타러 가자꾸나! 아그들: 우라(만쉐이)~~~~
몇번이나 이곳을 차 몰고 지나치면서도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어 궁금했던 '노동자청년농부처녀상'을 드디어 찬찬히 살펴볼 기회입니다. 다람쥐체바퀴가 빨리 타고 싶어 안달하는 딸내미들 이끌고 동상견학을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모스필름의 상징이기도 한 이 동상은 정말 한자세 합니다. 아직 다른 어떤 동상에서도 이렇게 역동적인 자세를 본 적이 없습니다. 마치 금방이라도 살아나 낫들고 망치들고 밀 베러, 기계 두드리러 가려는 듯한 처녀 총각상. 혼자만 가는게 아니라 뭇 군중을 우~ 몰고 달려 갈듯한 기세. 참 멋집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가까이 가서 보니 이 동상은 100m 미남미녀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그 험상궂은 표정하며 덕지덕지 기운듯한 어설픈 용접자국 하며...영 꽝이란게 근접관람평 되겠습니다. 멀리서만 보시길.
이제 귀막힌 사연을 이야기 할 차례군요. 예전에 서울 창경원에서 아버지와 함께 다람쥐 체바퀴 탈땐 몰랐었습니다. 그 후 모스크바 '빠르크 꿀뚜릐'에서 박성희양 일행과 한겨울 김밥 씹으며 탈때도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다람쥐체바퀴 타면서 공기의 층이 얼마나 두터운지 실감했습니다. '아이들 할인 절대 없음, 제값내고 타시오'라는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박혀 있는 한겨울 놀이공원의 매표소에서 거금 만육천원을 들여 표 세장을 끊고 '그래~ 이 장대한 설비를 건설할려면 얼마나 돈 많이 들었겠노~' 하고 다람쥐통안에 차례로 들어가 갇혔습니다. 플랫폼을 떠나 체바퀴가 서서히 올라가자 아이들 좋아서 난리도 아닙니다. 그 모습 보면서 흐뭇해하는 순간 갑자기 귀가 멍 해지고 머리가 아찔해져옴을 느꼈습니다. 다시 얼마간 올라가자 이번에 다시 귀가 먹먹해지며 머리가 띵~~. 그제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의 기압고도계가 왜 있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매 공항마다 왜 그렇게 목이 터져라 조종사에게 기압을 알려 주는지, 조종사는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안내방송을 듣고 고도계에 기압세팅을 매번 하는지......불과 한 50여미터 상공의 공기 층이 이렇게 다른데 수백,수천미터 상공에서의 공기층은 얼마나 옅을지 단번에 감이 왔습니다.
땅위의 우리는 거의 공기에 깔려 짜부라지기 일보 직전이다아아~~
요즘 내 어깨가 이리 무거운 이유는 저 하늘의 공기때문이다아아~~
기압고도계의 영점세팅 잘못하면 고도측정의 오차로 뱅기 처박힐 수 있다아아~~
이렇게 귀막힌 사연을 겪는 사이 사진도 한 방 찍고 체바퀴는 생각보다 빨리 휘이~ 돌아 다시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따라서 위 사진은 만육천원짜리 되겠습니다....만 맘 좋은 저는 공짜로 드립니다^^). .......-_-;
저런 귀막힌 사연에 기가 막히실 분들을 위한 '번외'스토오리 하나. 허무한 다람쥐 쳇바퀴를 돌면서 하늘에서 봐 둔 청룡열차를 타려고(으째 굉장히 70년대 창경원틱하네~~)가던 중 길가 녹음기에서 들려오는 혹! 끌리는 소리가 있었으니....
"관람하시라! 공포극짜아아앙! 단돈 이처넌"
아이들, 또 난리 났습니다. 발걸음 자동이동 무공을 써서 순식간에 어떤 허름한 폐버스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짜릿한 앞날에 대한 긴장감에 눈이 반짝반짝하는 아이들을 보며 '음~ 과연 저것들이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데 트레일러 문이 벌컥 열리더니 왠 강시처럼 파리한 사나이가 얼굴을 내밀고 쫌 기다리라더니 다시 문을 닫습니다. '음~ 앞에 팀이 좀 늦게 나가는군...'(나중에 알고보니 버스 안 극단 배우들 어두운데서 오돌오돌 떨고 있다가 모처럼 손님맞을 채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듯) 몇 분 후 드디어 문이 열리고 폐차버스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강시아저씨 문을 쾅 닫았습니다. 아빠, 1차 섬찟!(뭐여~ 퇴로가 막혀버리는 거시여?).
희미한 조명아래 강시아저씨 단 우리 세명뿐인 관객앞에 떡 하니 서더니, 극은 몇분동안 진행되며 그 사이 울어도, 웃어도, 발굴러도, 비명질러도 좋으나 할켜도, 물어뜯어도, 뭐 그밖에 심한 물리적 대응 하지 말것이며 사진 촬영은 극이 끝나고 하되 본인카메라는 얼마, 자기네 카메라는 얼마... 구구절절 풀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아빠를 유심히 보는데 저는 속으로 2차 섬찟.... (이 밀폐된 공간에서 저넘이 나를 덮치면 어쩌나-_-;)
안내멘트가 끝나고 잠시 긴장감 조성을 위한 암흑침묵시간. 희미한 조명마져 꺼지자 그야말로 칠흙같은 어둠이었습니다. 아빠의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이때가 바로 저넘이 나에게 덤벼들어 카메라 및 온갖것을 다 강탈할 시간! 아~ 여보! 우리가 사라진 마지막 장소를 그 누가 알겠는가요-_-;) 아이들 아직 히히거립니다.
갑자기 희미한 조명속에 앞 무대에서 초록색 야광마스크가 나타납니다. 흡쓰! 이거 진짜 사람 아냐? 뭐 대충 인형 발딱 일으켜 세우며 귀신소리 듣나보다 했다가 퍼뜩 긴장됩니다. 이젠 한 넘이 아니라 두 넘이군! 다행히 그 친구, 덮칠 생각은 안하고-_-; 왠 인형머리 가지고 쪼무락거리더니 자꾸 나보고 토끼털모자 벗으라는 시늉을 합니다. 에이씨~ 난 토끼털 감촉 좋은데... 궁시렁 거리며 못들은체 하니 그 배우 결국 포기하더니 다음장면 연출합니다. 대충 보기에 뭐 골파먹는 장면 같은데 썰렁합니다. '큰일났다. 이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저아저씨 연기 계속 봐 주나.... '고민중인데 갑자기 인형머리를 우리에게 던집니다. 이때쯤 우리 아이들 난리났습니다. 패닉상태에 빠진 작은놈 울부짖습니다. "쟈쟈! 니하츄! 니하츄!(아저씨, 싫어요! 싫어요!)" 처음 얼마간은 일금 육처넌이 아깝기도 하거니와 열연하는 귀신배우님께 죄송하여 아이를 달랬으나 상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판단되고 이에 아빠도 전염됐는지 이젠 아빠가 더 큰소리로 "아스따노비쩨! 아스따노비쩨!(멈추거라!)"를 외치느라 버스 안은 난리가 났습니다. 파란해골 아저씨는 이제 아예 망연히 서 있습니다. 갑자기 철커덩 소리와 함께 홀연히 버스 문이 열리고 밝은 빛이 비치는 곳으로 우리 셋은 빛과 같은 속도로 튀어나갔습니다. 반갑다. 모스크바의 잿빛이여, 흑,흑 T_T, T_T. 우리의 아우성을 다 들었는지 매표소의 아줌마 애써 우리를 외면합니다. (저넘들, 돈 돌려 달라면 어쩌지....) 버스안: 내가 연기를 너무 리얼하게 했나?....(진즉에 덮칠걸 그랬나...) 아빠: 저 아줌마 우릴 비웃을거야.... 누리(헤벌레 웃으며): 죄송해요~~(햇빛이 너무 좋다^^) 보리(항상 내색을 감출때의 그 뚱한 표정):-_-.... (둘다 정신병자임에 틀림없어, 빨리 얼큰한 순대국밥 한 그릇 썩 들이켰으면....)
우리 셋은 손 꼭 잡고 도망치듯 그 놀이터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날 쟁반짜장면 먹겠다는 다수결에 밀려 보리, 그 날 순대국밥 못먹었고 누리는 밤 늦게까지 혼자 화장실 못갔습니다.
남자들은 꽃을 향해 그야말로 눈의 촛점을 잃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러쉬한다고 하나요. 꽃집 안은 그야말로 난리통입니다. 끝 가지도 못다듬은 듬성듬성한 장미송이들이 빛보다 빠른 손놀림에 의해 셀로판지에 들어가고 포장리본이 이빨에 끊겨나가고 제3의 손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다음 손님은 풀린 눈으로 자기가 무얼 하는지 알지도 못한채 초조하게 발을 동동 구릅니다. 다듬느라 잘려나간 무수한 줄기들과 꽃잎들이 쉴새없이 가게 뒷문으로 쓸려나갑니다. 인파를 헤치고 앞으로 앞으로 한발짝씩 가게 점원을 향해 전진하는 길은 전장 프론트랑 꼭 같습니다. 여성들에게 꽃 한송이 바치기 위해 이 전쟁터에 뛰어든 러샤인 친구와 눈이 마주치자 누구랄것도 없이 동시에 이 말이 튀어 나왔습니다. "카쉬마르!(우린 미쳤어)"
일터 아침, 먼지나는 주머니 털어 튤립 두 묶음 사다 여비서들 책상에 곱게 놔두고 눈치 살피며 하루일을 시작했습니다. 한잔 터뜨릴까 어쩔까 하는 소리가 벌써부터 수런수런 들리기 시작합니다. 심상찮은 기류가 아침부터 사무실을 동요시키고 있습니다.
일터 오후... 이미 일이 안되는 중입니다. 각 방마다 포도주, 샴페인이 거푸 터지고 여성분들의 탄생을 축하하는 또스트(축사)가 거듭되는 중입니다. 여인들의 권세가 하늘을 찌릅니다. 아부에 가득찬 또스트를 바치고 건배잔을 부딛히던 중 눈이 마주친 남자들, 초라하고 겸연쩍게 웃습니다. '허허~ 그것 참....'
여기서 잠깐...봄볕 씨리즈.
저녁입니다. 하루종일 탱천하는 여인들의 오오라에 짓눌렸던 어깨가 이제 좀 펴지는군요. 후줄근히 지친 몰골의 남자들 삼삼오오 모여 앉아 넋두리를 합니다. '정말 무서운 하루였어...' 그래도 여인들 때문에 3일 연휴를 얻었으니 암튼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님들~ 잘 쉬겠습니다~'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드립니다.
(아시는 분들 간혹 계실까요? 이 장미는 제가 찍은게 아니고 캐논사 자료집에서 빌려온 것이며 두번째 올리는 것입니다. 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시들지 않고 싱싱하군요)
예전 제가 처음 홈페이지 만든다고 한참 의욕에 들떠 있던 2000년 3월치 '빛바랜 일기'에 여성의 날에 대해 구구절절 썼던 기억이 나는군요. 참 젊었었지...그때는-_-; 지금은, 관제탑이 제일 좋아하는 황선홍선수처럼 약간은 피로하고 우수에 찬듯한 눈빛으로 '음~ 무서븐 날이 또 돌아왔군. 이번엔 어떻게 선방한다냐...'그러고 있습니다-_-;
그밖에, 이중간첩으로 낙인찍혀 할 말을 잃어버린 오늘은...
....이랬습니다. 황사가 올 지역도 아닌데 황사처럼 자욱한 스모크 아지랑이가 아랑거렸던 하루.
그날 오후, '카쉬르스꼬예 쇼세' 근방에 있는 한 저수지 가. 봄날 오후의 햇빛아래 썰매타는 아이들, 유모차 끌고 산책나온 아줌마들로 붐비는 강변이었지만 사진 속엔 강아지와 산책하는 할아버지만 보입니다. 이런날, 저렇게 개 데리고, 혹은 유모차 밀고 산책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엔 침잠, 고요..... 온통 그런 색일까 생각해보니 왠지 엄청 답답해져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전 아직도 뭔가 부딪히며 빠닥대며 부산하게 할 일이 많은가봅니다. 그런 정적인 고요는 생각만 해도 깝깝해지는걸 보니.... 항상 혼자인걸 좋아한다고 해 왔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혼자만의 강변산책도 도망치듯 서두르는 발걸음으로 30분만에 끝나고 말았습니다. 어쩔 수 없는 도시인.
모스크바의 겨울강엔 항상 펭귄들이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흰 눈벌판속에 검은 점이 하루종일 미동도 없이 오똑한게 영락없이 남극 눈보라 속에 알 지키는 펭귄입니다. 얼음낚싯군들입니다. 저도 언젠간 '고독한 밤낚싯꾼이 되리라'이지만 이 얼음낚시는 정말 끌리지 않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지켜보기엔 그도, 저도 쑥쓰러워 먼발치에서만 바라보지만... 뭐, 손바닥만하게 뚫어놓은 얼음구멍으로 펄떡대는 큰 고기 잡아올리는것 같지도 않고 웅크리고 그저 하염없이 얼음구멍만 들여다보면서 어떤 맛을 느끼는건지.... 언젠가 읽은 글 중에 이 얼음낚싯군들의 심리에 대해 쓴 글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한 낚싯군 왈, 앵앵거리는 마누라, 아이들에게서 벗어나 찬바람 속에 얼음구멍을 들여다보고 있는 낙이 얼만지 아냐고.... 음~ 저도 낚시 좋아하지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Another Wonderful World!Soon I'll open the subpage named "Another Wonderful World!". On that will be written all about my hobby, radio controlled model airplane. Even though it being constructed now You can visit there and see all my progress!(6th May 2000 - a little constructed)
- 바람부는 언덕에서 글라이더를 날리는 사람들 이야기(저도 원격지회원이지요).
'문제중년의 홈페이지'-화약,총포류에 대한 놀라운 자료가 있습니다. 서문 또한 대단한 내공을 보여줍니다.
'고공 출격'-1,2차 세계대전 하늘과 비행기에 관한 이야기가 새록새록 유익하고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