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장의 비행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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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늘로
2003/9/28(일), 맑음, +12~+18, 90, 1~3m/s
어쩐지 사진이 찍고 싶더라니....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무사고로 시즌을 마감하나보다 안도하려는 순간 느닷없는 와작소리와 함께 디캐쓸런의 수직핀이 뎅강 부러져 나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다른날과 같이 일요일 비행장에 도착해 좋은 날 다 가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올라가야지, 부지런히 기름 채우고 한바탕 신나게, 우아하게 비행하고 내려와 디캐쓸런 누가 밟을새라 뒤에 감춰두고 다른이들 비행을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벼락치는 소리,
콰당탕!!!
기겁해 돌아보니 왠 가냘픈 글라이더 한마리가 절반쯤은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 있었습니다. 다시 눈길을 돌리자 깨끗이 잘려나간 디캐쓸런의 수직미익판! 으악!!! 러더도 절반으로 부러져 있고!!
이런 제길슨!! 됀장!됀장!됀장!!!!
도대체 이놈의 글라이더를 처박은 인간이 누군가 봤더니 저쪽 풀밭에서 한 노인네가 아주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황급히 걸어 오고 있었습니다.
수 주 전부터 맨손으로 비행장에 나와 다른 친구할아버지와 미국말로 쭝얼쭝얼하며 뭔가 열심히 연구하던 미국 노인네입니다. 이 날 드디어 전동 V테일 글라이더를 가지고 나와 할머니 부인이랑 사진도 찍고 제법 까딱까딱 솔로비행도 하길래 완전 생짜는 아닌가보다 했더니 이런 사고를 치셔?
기왕 벌어진 일, 어떻하겠습니까?
미국에서는 아주 미안할때 손을 가슴에 대기도 하고 또....머리도 쓰다듬어 주는 모양입니다.
머리 쓰다듬을 당하면서,
"괘안에요, 마이너 프로블렘이에요" 할 수 밖에....
속으론....
'자꾸 이러시면 악독한 뱅기 쥔 만나 톡톡히 쓴맛을 보실거예요.'
노인네가 어딜 가더니 쪼꼬만 시아노 물본드 하나를 가져와 내밀더군요.
'됐어요'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하기엔 상처가 너무 큰지라, 그리고 자꾸 파손된 부분 만지작거리면 부스러기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빈틈이 점점 커지고 나중에 접합할때 어려워 지므로 디캐쓸런은 고스란히 재우고 쏘닉을 다시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내 조종미숙도 아니고 대체비행기도 30분 안으로 가져 올 수 있으니 조기철수하는 발길이 덤덤했지만 한대밖에 없는 비행기 대파시키고 남들 한창 날릴때 철수하는거라면 참 기분 꿀꿀하겠대요.
내 옆에 터 잡았던 까프까즈 아저씨, 완전 초짜인데도 가족들까지 대동하고 와서 사부도 없이 첫 이륙하다 새비행기 깨먹고 일찍 들어갔는데 참 안됐기도 하고 미련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러게 왜 초짜가 혼자 비행하냔 말이야)
쏘닉을 다시 갖고 나오자 사람들 다들 흐흐~~ 웃어줍니다.
이제 그 글라이더 안날리니 안심하고 띄우라고....
미제 노인네, 바가지나 옴팡 씌우지 그랬어...
슬픈 일 다아~ 잊고 쏘닉 채비를 차려 비행하는데,
왠걸 쏘닉도 상태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전부터 좌우측 코너에서 휘청대는 증상이 점점 심해져 몇번은 거의 비행기 깨먹을 지경까지 갔다가 회복되길 수차례.
다행히 저녁까지 사고 없이 비행하긴 했지만 이제 대 결단의 때가 온것 같습니다.
10년 묵은 수신기를 퇴역시키기로.
후기: 디캐쓸런은 대바늘공법으로 원래와 같이 튼튼한 기체로 거듭났습니다. 동체와 수직핀 사이에 대바늘 봉을 두개 박아 꽂아넣으며 에폭시로 떡칠하는 것이죠.
쏘닉은 미크로555수신기로 교체중입니다. 첨엔 산와써보 커넥터 선 순서만 바꾸면 될줄 알았더니 산와 암놈 구멍이 너무 커서 접촉불량이라 하이텍 써보로 전체 교체를 고려했다가 꿈속에서 계시를 받아 써보 선 중간을 잘라 커넥터만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돈 한푼 안들게 생겼습니다. 오매~ 오진 꿈. 안쓰는 연장코드등에서 수거한 하이텍 연장커넥터를 산와써보에 다는겁니다. 현재 절반정도 교체했는데 자알~~ 작동됩니다.
내일부터 3일간 개천절 연휴입니다.
단군님이 주신 소중한 연휴에 모처럼 계속되는 좋은 가을 날씨, 환상적인 비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2003/9/11,14(목,일), 맑음, +15~+22, 270, 1~3m/s
실기로 착각할만한 디캐쓸런의 압박!
날개 밑 문짝을 열고 들어가 앉아 조종해 볼까나....
바람이 잔잔하여 모처럼 디캐쓸런을 출격시켰습니다.
예상했던대로 저 혼자밖에 없었습니다. 여인의 손길 같이 보드라운 가을햇살 아래 느긋하게 날개 조립하고 여유로운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올 시즌 초 몇 번 돌린게 전부인데도 슈퍼타이거엔진은 언제나 생생한게 정이 갑니다. 쏘닉은 새연료를 사줘도 절반 정도만 먹고나면 싫다고 편식하는 바람에 이통, 저통에 남은 연료를 모아보니 거의 5리터 한통이 나옵니다. 당근, 디캐쓸런, 좋다꾸나 받아먹습니다. 연료탱크 바닥날때까지 아무런 탈 없이 잘만 돌아갑니다. 토크 좋으니 하이에 쭉쭉 뻗어 올라가고, 슬로에 안정성 있으니 착륙시 끌고 올때 맘 탁 놓이고.....(넌 어찌 이렇게 이쁜짓만 하니?)
오후가 되자 반백수 꾼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는데 저공 스케일 비행을 우아하게 연기한 후 100점짜리 소프트랜딩하여 피트구역까지 돌돌돌 완벽하게 몰고 들어와 푸륵~푸륵~ 컬컥~! 시동 끄니 쏟아지는 박수갈채!! 이기장, 감사의 표시로 거수경례로 답례.
한편 저 뒤쪽 잔디밭 한가운데는 한 고수아저씨가 글라이더로 써멀 사냥중이셨는데 이 분은 한때 고급기체를 섭렵하시다가 .049쪽 소형기체로 방향을 바꾸시더니 이젠 드디어 글라이더쪽에 안착하신 분입니다. 아마....손에 기름 묻히는 모든걸 다 겪고 비행세계 최종단계로 접어드셨거나 아님....가계가 기우셨거나 둘중에 하나일거라는 짐작을.
따사로운 가을날을 놓칠새라 보통 다섯대 이상씩 어지럽게 올라가 저공이 빽빽한지라 이기장도 하늘 높은 곳에서 써멀사냥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무게 3.5kg의 육중한 동체지만 날개가 길어 써멀타기는 넉넉했습니다. 드로틀 1/3정도에 승강타 트림 바짝 당겨 경제상승모드로 놓고 한 300m, 빨간 점처럼 보일때까지 올라갔습니다. 아마 쉐레메치예보 국제공항의 레이다에 흰점이 나타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때쯤부터는 드로틀을 최소로 줄여도 고도는 전혀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올라가 기체 자세 구분이 안될 정도가 되면 살짝 써멀에서 빠져나와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써멀로 들어가야 합니다. 솔개와 친구합니다. 솔개가 도는 곳으로 나도 갑니다. 사이좋게 빙글빙글 돌고 있는데 까마귀 두마리가 요격해 옵니다.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 오다니...너희들도 보통 까마귀는 아니군. 예전에 만났던 슬롭 즐기던 까마귀들이 생각납니다. 까마귀들의 갈굼을 받은 솔개는 멀어져 가고 타이머가 20분을 알립니다. 아쉽지만 급유를 위해 잠시 내려와야합니다. 마치 우주왕복선의 귀환처럼 소리없이 활공해 부드럽게 착지하고 피트구역으로 돌아옵니다.
엔진은 기분좋게 미지근합니다. 기름 넣자마자 다시 곧바로 푸른 창공으로 올라갑니다. 다시 솔개와 까마귀 두마리와 조우합니다. 의자에 편안히 앉아 맥주까지 홀짝거리며 새들과 재밌게 놉니다. 초가을 비행의 더없는 매력입니다.
2003/9/7(일), 맑음, +15, 300~15, 5~10m/s
9월 첫주, 초가을 대출격 일지입니다.
주중 내내 비오다가 '젠 고로다(시의 날)' 첫째날, 토요일, 먹구름이 온종일 두텁게 하늘을 덮었지만 용케 빗방울은 참아내고 있었습니다. 또 구름위에서 무수한 비행기들이 약뿌리고 있는가보군... 손가락 우두둑 꺽으며 내일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일요일 아침.
화창한 하늘이 오늘의 대출격을 보장해주고 있었습니다.
어제의 약발이 이제야 나타나는가보군...(이건 거의 사실입니다. 모스크바시장이 등장하는 뭔 행사 있을때마다 흐리면 흐렸지 절대로 비 안옵니다. 울던 비도 딱 그칩니다.)
대장정의 날, 이미 여러 탕 뛰고 잠시 쉬는 중. 조종사도 오늘의 일정 소화해 내느라고 벅찼던지 다시 캔맥주 등장.
가족들도 새 계절을 맞아 개강한 도장에서 일찍들 수련에 들어갔고 모처럼만에 시간과 날씨가 딱 맞는 날이었습니다.
바람도 별로 없는것 같아 디캐쓸런까지 항모에 얹었지만 막상 비행장에 도착해보니 북측풍이 제법 거세게 불어 디캐쓸런 꺼냈다간 100% 홀라당 뒤집어 질 것 같아 디캐쓸런은 출격면제되고....
할 수 없다. 쏘닉, 니 오늘 나랑 죽도록 뜨자....
비행장 바로 옆 가족들 도장에서도 법석, 올시즌 다가기 전에 한탕이라도 더하려는 꾼들로 비행장도 법석입니다.
레인지 체크하고 오늘은 열탕이상 뛴데이...맘 단단히 먹그라...워닝 주고 스타터를 댔는데 스타터가 크랭크를 못시킵니다. 차가워진 날씨에 오일이 꾸득꾸득해졌나봅니다. 거치대에 올려놓고 카뷰레타에 기름 퍼부어가며 간신히 시동걸었습니다.
첫회 비행은 오버히팅으로 불시착. 10% 믿고 피크에서 1/4정도 풀었는데 암만해도 함량불량이거나 엔진카울의 구멍크기문제인듯 합니다. 아! 또 한가지 의심가는건 지난번 이정도 니들세팅에서 하도 시동이 안걸리길래 입으로 불어도 봤었는데 당최 연료배송이 안되었던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니들을 한바퀴정도 풀어주니 연료가 확 불리면서 숨통이 트였었습니다. 즉 최대피크점에서 1/4정도 풀어주면 그날 비행은 어케어케 했을지라도 니들바늘과 구멍사이에 틈이 너무 적은상태라는거.
그 생각이 떠올라 최대피크에서 니들을 한바퀴정도 넉넉하게 풀어주니 최고알펨에서 좀 떨어지는 소리를 냈지만 더이상의 오버히팅스탑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최적의 세팅은.....
아이들밸브를 한바퀴 더 풀고 니들을 반바퀴 조인다?
그건 나중에 해보기로 하고...
출격은 목표달성했습니다.
올라갔다 휘젓다 내려오고 기름넣고 또 올라가고 또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좀 근심되어 매 비행마다 밧데리체크하며 4.9V 나올때까지 10여회이상 출격했던것 같습니다.
나중에야 0.010차이나는 주파수기가 두대나 늘어나 교대로 올리느라 숨좀 돌리긴 했지만 참으로 가열찬 출격이었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기름...2리터 땠습니다. 지지난주 4리터짜리 레드 '싸모공(밀주)' 하나 사면서 이거면 올 가을 다 때고 시즌 클로즈할 수 있겠지 했는데 아무래도 녹색 키위쥬스를 올해안에 맛봐야 할것 같습니다.
잘 띄우고 나도 지치고 쏘닉도 지치고 두어캔 맥주에 이제 예리한 비행선도 못뽑겠고 도인들과의 약속시간도 다 되어가고 마지막 한 탕 더 하자....
그러면 꼭 사고 난대죠.....
그래도 올라갔습니다.
의자 가져다 펴놓고 이번엔 타이머 20분 맞춰놓았습니다. 이럴때 딱 맞는 비행모드, 고공여유비행. 200~300m까마득히 올라가 엔진 최저속으로 놓고 써멀 타고 놀면 30분 이상 비행할 수 있죠. 프론트에 나가 날리는것도 아니고 뒤쪽 차옆에 의자 펴놓고 안테나만 세우고 여유롭게 하늘만 바라보면 되니 음주비행 표시도 안나고 앵앵거리는 주변 비행기들 신경쓸 필요도 없고 그저 바람에 안흘러가게 좌로 우로 신선처럼 몰고 다니기만 하면 되죠. 대부분 사람들은 하늘에 비행기가 떠 있는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옆에 지나다가 쫙뽑힌 안테나를 든 한 도인의 모습을 보고 그를 따라 하늘로 시선을 옮기면 거기에 둥싱둥실 떠가는 빨간 점같은 비행기를 발견하고 아하~ 나중에 술도 다 깨고서야 회오리 하강법으로 순식간에 내려와 그림처럼 착지하고 시동 살려 피트구역까지 몰고 왔습니다.
보던 사람들, 특히 연습기 주인들, 감명받았나봅니다. 너도 나도 저녁하늘에 고공비행붐이 일었습니다.
좋은 하루였습니다.
(오늘의 교훈 한가지: 도립엔진기들은 뒤집어 보관합시다. 헤드에 고이는 오일찌꺼기, 지난 일지 제 플러그의 흉악한 형상의 주범입니다.)
뽀나스 사진 하나.
발로쟈 할아버지의 애마, 디하빌랜드 비스무리한 노랑 고익스케일기.
예전 이 할아버지의 손가락을 의심한 적 있었는데 제가 잘못봤습니다.
지난번 출격때 이 기체 이륙하다 한쪽 바퀴 떨어져 나간적 있었습니다.
다들, 아싸~ 10분 후엔 짜릿한 장관을 공짜로 즐길 수 있겠다~~~ 내심 고대했었드랬죠.
안드레이라는 고수 아저씨, 자기가 어케 해보겠다고 키 잡고 몇번 어프로치 하다가 별 뾰족한 수 없이 복행을 서너번 하자 발로쟈 할아버지 비장하게 키를 다시 뺐더니...
한번만에 완벽하게!!! 외바퀴 착지에 성공하고 계속 한바퀴로 구르다가 아주 가볍게 바퀴 빠진쪽 날개로 땅을 긁으며 안착에 성공했습니다. 러더와 엘론 콤비네이션키 정말 완벽하게 구현하시더군요.
기대에 가득차 지켜보던 못된(?) 군중들, 아쉬워하면서도 저절로 와~~~~ 짝!짝!짝!!
2003/8/31(일), 흐린 후 맑음, +15, 270, 5~10m/s
8월의 마지막, 올 여름의 마지막 출격입니다.
물론 올해의 마지막은 아니겠지요.
워낙에 여름 가면 모든 것이 다 가는 것 같은 절박함이 크다 보니....
사실 앞으로도 달 반 정도는 더 비행할 수 있겠지요. 그중에 한 주 정도는 바비예 레떠(여자들의 여름?)라 해서 화창한 날씨속에 비행하는 날도 분명 있겠고요.
그럼 8월의 스페샬, 클리닉 일지 갑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날은 엉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흐리고 비오고 바람불고....
오늘 지나면 아이들 개학이라서 도장 앞마당에 심어놓은 감자 캘 시간이 없기 때문에 자는 아이들 두드려 깨워 감자 캐러 보내고 이기장은 잘 차려입고 비행장으로...(콩쥐팥쥐? 신데렐라?)
검은 구름이 무시로 흘러가며 빗방울 흩뿌리다가 빈틈으로 햇살 반짝 뿌렸다가....
비바람에 매연이 씻겨나간 투명한 저녁햇살이 잠깐 쏘닉 어깨에 비치니 제법 보기 좋습니다.
벌써 쏘닉다리 동강 전적이 4전에 써보 깨먹은 전적이 3파.
급기야 갈아 끼울 써보혼도 다 떨어져 이렇게 재생해서 쓰기로.
이렇게 바보같은 비행기를 설계하신 나루께 선생님을 원망하기에도 지쳐 뭔가 수가 없을까 고심했습니다. 그리하여 탄생한 스키드! 이런 형태를 띤, 주변에서 쉽게, 무제한으로 구할 수 있는것이 무얼까 찾던 중 비디오테이프 뚜껑 모서리 부분을 발견하고 빙고!
이젠 다리 부러져도 우선 스키드가 차자자악 갈리며 써보를 보호해 주겠지요. 알미늄등을 썼으면 좀 오래 가겠지만 구할 수가 없어서 1회용 보호대로 만족하기로.
그리고 無知하고 蒙昧해서 至難했던 엔진 클리닉.
작년 여름때도 그랬고 올 시즌 연료 다 떨어져 갈때도 그랬듯이 저속에서 반드시 시동이 꺼지는 버릇이 재발했습니다. 당근, 니트로가 증발해서 그렇겠거니 하고 1리터 족히 남은 연료를 버리고 새연료를 샀습니다. 이번엔 10% 니트로로.
새 연료 넣고 거센 바람 뚫고 가뿐히 올라갔는데 곡예 한번에 로우 한번 쓰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엔진 스톱.
잘 활강해 사뿐히 내려 새 연료가 엔진과 궁합이 안맞는가보다 하고 아이들밸브 세팅에 매달렸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열어가며 시동 걸길 되풀이 하다 보면 점점 괘아나지는듯 싶다가 어느새 최적점을 넘어 걸떡대고 다시 조금씩 조금씩 줄여나가면 또 점점 괘아나지다가 로우에서 팍 죽어버리고...
드라이버 한번씩 돌릴때마다 싸모젤까(사제연료) 만든 아저씨 정말 10% 넣었나 의심해 보다...O.S.의 기술력이 언제 이렇게 후퇴했단말인가 통탄해 보다....하다 하다 두손 다 들 즈음...
플러그나 한번 갈아볼까 하고 빼 봤더니....
헉쓰~ 이 모양이었습니다 그려.
이런 험악한 플러그를 끼워 놓고선 엔진이 고물이네 어쩌네, 연료가 불량이네 어쩌네 하고 있었으니....용가리 통뼈를 갈아 만든 연료라 할지라도 용빼는 재주 없었겠죠.
몇번 플러그인지 확인할 필요도 없이 공구통에 굴러 다니는 새 플러그로 하나 갈아 끼우니 뭐 아이들밸브 니들세팅 범주 찾을 필요도 없이 아무대서나 잘 맞더군요.
마침 개이기 시작한 청명한 가을하늘위를 모처럼 맘껏 날았습니다.
그간의 짜증이 한순간에 확 가시는 순간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확실히 싸모젤까 연료는 그만써야할듯.
올해 초 처음 돌린 엔진인데 한시즌 끝나기도 전에 이렇게 찐득이가 붙어버리니...
빨리 녹색 키위쥬스 구해야지....
그리고....
개인 하늘을 배경으로 모스크바의 아파트숲을 지키는 라보치킨.
2003/7/19(토), 맑음, +28, 340, 2~5m/s
7월19일 토요일, 지난 일지에 소개해 드린 최운기님과 출격했습니다.
그간 많은 분들에게 비행세계 전도를 했었고 직접 비행장을 찾은 분들도 꽤 계시건만 어~ 한번 날려보니 좋네...그러곤 그만이었던 분들이 대다수라 일전 최운기님께 한키 드리면서도 그저 맛보시기 비행이겠거니 했는데.....
이 양반, 덜컥 조종기 사버리셨습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물가 비싸다는 모스크바에서 출장비 받으시는걸론 드시고 사시기도 버거우실텐데 어허~ 이런 피같은 지출을?
아무래도 김재수님 진단처럼 이 분, 경상도 뚝심으로 곧바로 비행세계로 진입하실것 같습니다.
아무튼, 18년 비행생활 통털어 그간 단독비행 제자 딱 한 사람 배출한 이기장, 모처럼 신나는 중입니다.(이 글 보는 강준우 학생! 요즘도 비행하는가? 비행사부는 안부소식 기다린다네...)
이 분의 출격기체는 바로 그....당나귀!
김재수님께 재처간지 얼마 되지도 않아 글린트년(죄송-_-;) 때문에 또 한 번 소박 맞은 당나귀!
녹색 쿨파워(키위쥬스?) 단발 시동에 바야흐로 최선생님의 첫비행 연인 당나귀가 하늘로 올라가려는 순간 쩔뚝쩔뚝 당나귀가 다리를 절길래 살펴보니 왼쪽 고무바퀴가 삭아 빠져버렸습니다.
그려~ 아무리 헌색시라도 새주인 만나면 부끄러워 앙탈 떨 수도 있는거지....
그래도 이 세상에 바퀴 삭아 빠질때까지 10년동안 비행한 기체 있음 나와 보라 그래요.
그래서 이기장의 정예 디캐쓸런이 칼질하랴, 연습기 하랴 오늘 바빠집니다.
일전의 뇌우광풍에 온몸이 붓고 뒷다리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가 이기장의 꼼꼼한 참회간호 끝에 드디어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은 디캐쓸런.
이거이 이륙정석이다!
용의주도하게 사주를 경계하고 있는 이기장의 뒷통수!
로우패스 진입중인 디캐쓸런.
비행중인 디캐쓸런의 사진은 첨이군요(감사합니다, 최운기님).
이 기체를 영입하시려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신다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오늘은 디캐쓸런의 비행 특성에 대해 좀 자세히 쓰려 합니다.
작년 여름 첫 비행을 한 후 제대로 기체를 파악하기도 전에 겨울이 닥쳤고 올핸 쏘닉에 끌려 지금까지 상당 부분 베일에 싸여 있던 비행 특성을 이번 주말비행에서 완전히 파악했습니다(넌 이제 내손안에 있어!)
기체중량이 3.5kg가까이 되는데도 슈퍼타이거 46엔진에 APC 11*6프롭은 디캐쓸런을 끌기에 넉넉한 힘을 제공합니다.(만족 1)
이륙활주는 어려운점이 없습니다. 후륜기의 못된 특성, 그라운드루프 경향도 없고 러더키 조금씩으로 직진활주 잘 됩니다. 동체에 비해 날개가 무쟈게 크니 10여미터만 가속해도 테일이 들리고 거의 반이륙 상태로 달려갑니다. 측풍이 불 경우 한쪽 날개가 들리려는 경향이 강한데 엘론으로 눌러주면서 승강타 당기면 부드럽게 이륙합니다.
스케일기는 이륙 직후 턴하지 말고 완만하게 상승하며 속도를 붙여나가는게 보기에도 좋고 기체 건강에도 좋습니다.
저속 수평비행은 스케일기를 진짜 비행기처럼 보이게 합니다. 드로틀을 1/3지점까지 떨어뜨리면 상승도 하강도 하지 않는 저속비행을 하게 됩니다. 날개가 길어 돌풍에 휘말릴땐 기체가 껑충껑충 뛰긴 하지만 쉽게 콘트롤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고공에서 실속 테스트를 해 봤는데 거의 정지상태까지 간 후 기수만 콕 숙입니다. 기속을 붙이면 금방 회복됩니다.
고속 곡예비행 테스트입니다. 슈퍼타이거 엔진 토크가 좋은건지 기체가 보기보다 잘빠진건지 상승이 꾸준하고 박력있어 입체곡예가 시원하게 됩니다.(쏘닉은 날렵하게 빠졌는데도 오히려 상승시 금방 기속이 떨어져 원이 찌그러지는 경향이 맘에 안듭니다).
롤은 날개가 길고 타각이 부족한 탓인지 베럴롤 경향을 보이고 배면시 다운키가 꽤 많이 요구됩니다. 또 한가지, 배면상태에서 날개의 별무늬 도안이 어우러져 상승, 하강의 자세구분이 전혀 안되는 문제가 있는데 스케일기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나이프엣지는 황당 그 자체입니다. 90도로 애써 세워놓으면 저 혼자 알아서 바로 섭니다. 상반각도 거의 안들어갔는데....할 수없이 엘론을 계속 유지하며 러더로 받쳐주면 흉내는 냅니다.
이번엔 설명서에도 하지 말라고 언급돼 있는 스냅롤 차례입니다. 예전같으면 하래도 못했겠지만 올해 후지르기를 첨 배운터라 겁없이 꺾어보았습니다. 드로틀 중속 이하로 점차 속도를 줄이다가 콱! 순간적으로 양 키를 45도 상방으로! 이야~ 그 긴 날개가 사정없이 돌아가버립니다! 1초에 2회!(아후~ 겁나~~ 앞으론 가끔씩만 해야쥐~~)
고속곡예비행 전체평을 하자면 고속이 될수록 기체의 둥실거리는 경향이 사라지고 육중하고 퉁퉁한 몸체로 그런대로 거의 모든 곡예를 소화해 냅니다. 예전 뱅기대회때 스케일기는 떴다 내리기만 하면 된다라는 규정은 얼마나 엉터린가?
그리고 착륙.(사실 이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사족이 길었습니다.)
한마디로 이거, 착륙때 땀뺍니다. 작년에도 여러번 토끼뜀 뛰는현상은 경험했지만 정측풍하에서의 착륙은 끔찍하더군요. 엔진 조절하며 어렵게 어렵게 끌고와 첫 착지 잘해도 튀고 못해도 튀고 두번째 착지때는 측풍의 영향으로 반드시 한발 먼저 땅 짚고 50%의 확률로 코박습니다. 무풍이나 정풍시엔 스무스하게 발붙이기가 그래도 가능한데 이날 착륙에선 그놈의 토끼뜀 착륙때마다 뛰느라 애먹었습니다. 많은 연습이 필요한 기종입니다. 그래도 랜딩기어가 생각외로 튼튼해 그 충격 다 흡수하고도 별로 휘지 않더군요. 쏘닉과는 대조적!(만족 2)
이상 비행평이었고...
한폭의 그림같은 사진입니다.
관제탑 곁을 지나 랜딩중인 실기 디캐쓸런....(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착륙자세 좋습니다. 너무 기수 들지 말라는 설명서 지침에 충실하군요. 그런데 이대로 가다가는 오버슛팅 되겠군요. 복행해야지....
그리고 오늘의 기체모음...
일전 일지에서 땅에만 붙어있다고 궁시렁 거렸던 포커 삼엽기.
디캐쓸런 제작창인 그레이트플레인즈에서 나온 것일듯. 이날은 하루 종일 멋진 비행모습 보여주었습니다. 쭉쭉 뽑는 선은 없고 광활한 면적의 삼엽에서 발생하는 양력이 초저속 두둥실을 가능케 하는 그런 기종.
그리고...
C5피트구역을 벗어나 처녀이륙을 준비중인 불쌍한 대물 J-3 Cub.
왜 불쌍한지 짐작하셨겠죠.
저는요.... 저기 노랑셔츠의 주인아저씨때문에 매우 분노했습니다. 그토록 이쁜 기체를 그렇게 형편없이 다루다니....
예전에 한달동안 지상에서 끙끙대기만 할때부터 뭔가 찜찜했었는데 이날 마침내 뜨는거 보나보다 기뻐 했더니만 이륙부터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가만 둬도 잘 떠오를 비행기를 왠일로 다운키 쳐서 지면 가까이까지 다이브 시켰다가 가까스로 다시 올린 후 조종사 주위로 수평 선회비행을 비틀비틀 시작합니다. 위 사진의 기체 잡아주는 아저씨, 예전에 잡파로 캡10 깨드신 고수 아저씨인데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주인아저씨 따라 하염없이 같이 돕니다. 여차하면 조종기 낚아채 아름다운 기체 살리고 싶겠으나 넥스트랩 걸고 하면 뺏을 수도 없으니 그저 기도나 하는 수밖에....
사고는 역시 착륙때 일어났습니다.
기수를 아래로 하고 벌써 오버슈팅의 조짐이 보이는게 불길하죠.
역시 엔진만 줄이고 가만 둬도 잘 착지할 컵을 어찌했길래 1미터정도 고도에서 콱 처박았습니다. 퍼벅 소리와함께 기체가 물구나무를 서고 검고 둥근 뭔가가 빠져나와 떼굴떼굴 한참을 굴러갔습니다.
전 그아저씨에게 달려가 제발 그 컵 3년만 매달아 두었다가 다시 내려 날리라고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왜 짧은 손가락으로 멀쩡한 비행기 고생시키냐고!!!
2003/7/5(토), 맑음, +20 ~ +28, 180, 1~3m/s
썬데이플라이어, 이기장이 거나하게 먹고 마시며 주말비행을 잘 했다 함은 이제 비행과정의 절반을 마쳤음을 의미하죠.
출격만큼 힘들고 시간 많이 걸리는 일지쓰기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노가다를 포기할 수 없는건.....
먼 훗날의 추억을 위해서요, 김재수님의 하이브리드 광고를 뻥 만들 수 없기 때문이요, 마지막으로 오프에서 이기장을 반갑게 알아보시고 싸인을 부탁하는....(상당한 오바 -_-;) 미지의 열혈독자분들을 위해서지요(아래 글 참조).
그럼 각설하고 모스크바 그림비행일지 갑니다..... 헥~헥~
정석대로 먼저 필드 사진 한 장, 그리고 예정된 코멘트....
날은 맑았고 흰구름이 두둥실 흘러갔으며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러시아 민요가 아련한 가운데 맥주향이 달았던 모스콥스끼 븨하드노이(모스크바의 휴일)....
......
먼저 이기장의 비행과정 소개.
이렇게 제 이야기가 나오면 어느분이 같이 출격하셨는지 아시겠죠?
날개를 조립합니다.
터미네이터 드라이버손으로 변신한 이기장의 손놀림에서 '오늘도 잘 날아 주기를 한 점 의심없이 바라마지 않는(?)' 염원이 느껴집니다.
레인지 테스트 하고(중요! 중요!) 간단하게 시동절차를 마무리....
몸부림 치는 숭어 대가리 잡듯 쏘닉 대가리를 단단히 움켜쥔 이기장의 검게 탄 팔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십팔년 짬밥의 카리스마!
워킹독이라 하던가.... 보이지 않는 끈을 소닉 목에 매고 활주로를 향해 보롱~보롱~ 산책중.
옛날 헬기 호버링 끝내고 전진비행 배울때도 저렇게 헬기 뒤를 졸졸 따라서 창동국민학교 마당을 그 얼마나 돌았던가....
손목시계 타이머 10분 누르고 전후좌우 안전 확인한 후 드로틀 전개하며 쏘닉을 쏜다.
쏘여진 쏘닉은 쏜살처럼 직선으로 뻗어나갑니다. 이 일직선 활주의 쾌감이 아주 상쾌하므로 곧바로 올리지 않고 마냥 달리게 둡니다.
목걸이 풀린 그레이하운드처럼 시원스럽게 달리던 쏘닉에게 자 이제 그만 올라가야지... 부드럽게 타이르니 그제서야 비호처럼 땅을 박차고 오릅니다. 디캐쓸런, 세스나류의 스케일 이착륙법이 몸에 배어 완만한 상승각으로 직선비행 한 후 드디어 턴을 해 후지르기장으로 돌입합니다.
김재수님 작품사진을 위해 저공비행을 몇번 시연한 후 만족할만한 흔적을 남기고...
하늘로 올라가 칼부림을 해부렀습니다.
칼질하며 뒷통수가 근질근질 했었는데 역시 김재수님, 하이브리드 멤버답게 뽐뿌초식을 시전하십니다.
'에이~, 쫌더 내려보세요!'
이기장 허파 탱탱해져 내리긋다가 순간적으로 방향 착각해 관중석으로 확덮쳐오는 칼날 간신히 거두곤 곧바로 나이프 내려놓고 입닦았다는....
데드스틱 착륙.
손님도 오셨고 해서 쫌 멋진 폼좀 내 보려고 고공수직낙하 연기했더니 또 시동이 꺼졌습니다. 뭐 그냥 담담하게 활주로 상공 돌려 부드럽게 착지 했지요. 일전에 집중적으로 연마했던 터치앤고 무공이 아주 도움이 됩니다.
저멀리까지 활강해 착륙한 쏘가리 한마리 잡아 돌아오는 이기장.
뭔가 골똘한 생각에 잠긴듯...(수직강하만 하면 왜 자꾸 시동이 꺼지는 거시야...)
이후에도 두번이나 급강하중 시동 꺼지는 사태가 발생한 후 급기야 쏘닉 발모가지가 댕강하는 준사고가...
쏘닉의 활강성을 지나치게 믿고 데드스틱 화이날 턴을 너무 늦게 해서 활주로까지 불러오느라 실속 직전의 위기까지 갔다가 활주로 턱에 딱 걸리는 바람에 댕강, 촤좌자악---(동체착륙소리)
피해상황: 발모가지 댕강, 써보혼 파손, 카울 금감...(하루치 견적 나왔다 T_T)
요즘은 손에 풀 한방울 안 묻히고 비행만 하다보니 이런 소박한 파손도 굉장히 막막하게 느껴지네요. 하이브리드의 최근 파일런 글라이더 대파사진 보면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닌데...쩝 손대기가 싫어지네요. 이참에 쏘닉 짤라버리고 디캐쓸런 불러들여,어째?
이제 위에서 저를 상당히 오바하게 하신 손님을 소개해 드릴 순서이군요.
아직 정회원이 아니시므로 울산에서 여기까지 샤실릭 드시러 오신 최선생님이라고만 소개하겠습니다. 사진 우측의 상당히 넉넉하신 분.
제 출격일이 보통 일요일인데 오늘 토요조인비행을 하게 된건 전날 밤 김재수님이 역부로 전화하셔서 손님 한분 모시고가겠으니 비행세계의 진수로 이끌어 주사사 하셔서입니다. 관제요원들에게 모처럼 덥고 맑은 날,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고기 굽고 자전거도 타면 좋지 아니하겠나 멋진 그림을 그려 보였더니 매끼 풀만 먹어 속이 허덧하다는 큰딸, 천부적으로 고기가 그리운 둘째딸, 햇볓에 굶주린 관제탑 전원이 만장일치로 콜을 불러 출격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분과 비행장 입구에서 만나 '처음 뵙습니다. 저 모스크바의 이기장입니다.'하고 인사하는데 이 분 왈 '잘 알고 있습니더.' 하셔서 김재수님이 제 소개를 얼마나 창황하게 하셨나 그러는데, 이번엔 딸들을 보시더니 '어~ 두달전보다 더 많이 컸네' 그러셔서 '도대체 먼일?' 했더니 최선생님 말씀하시길 한국에서 이미 모스크바 그림일기를 통하여 제 비행생활이며 가족들 면면을 이미 알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어허~ 이기장, 공인이로세...병역은 다 마쳤고 시민권은 안땄나?... 앞으론 철길로 차몰고 다녔다는둥, 간밤에 광란의 밤을 보냈다는 둥 얼굴 깎일 언동은 삼가야 하지 않겠나...)
이야~~ 김재수님, 민간인이 옆에서 참관하시니 당나귀 띄우시는 폼이 더욱 근엄해지시네요^^.
플라잉 동키.
깔끔하신 김재수님께 재취(再娶)간 첫날밤, 카뷰레터 분해세척 다 당하고 On/Off못된 버릇이 고쳐졌을까?
천부당 만부당입지요. 김재수님 비행경력보다 다섯배는 더 산 늙은 동키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겠습니까? 여전히 고집불통 '꺼헝~꺼헝~' 날고 있습니다.
민망하기 그지없는....그러나 할 수 밖에 없는.....응응응...
김재수님께,
'자! 이제 손님께 한키무공 시전하시죠...'
권해드렸더니 총각 김재수님, 얼굴을 붉히며,
'아잉~ 몰라요. 어떻게 해요... 이기장님이 해주세요.'
할 수 없이 유부남 이기장, 이 스틱은 상하, 저스틱은 좌우입니다, 간단한 지상교습 후 당나귀를 올리고 손님께 조종간을 넘겨드리고 뜨거운 숨결과 함께-_-;;;; 뒤로파고들었습니다. 호곡!
최선생님은 워낙에 신중하신 스타일이라 지상교습시 '키 조금씩만 치세요, 많이 치면 뒤집어집니다.' 라는 경구를 착실히 실천하셔서 매번 제가 보조키를 쳐드려야 했지만 속으론 교관의 입장에서 말 잘 듣는 착실한 학생의 자세가 맘에 들었습니다.
.......
그리고 또 한분의 손님이 오셔서....
민망한 연출은 계속되고....(기왕에 버린 몸-_-;)
이 손님은 모스크바 모 기관에서 일하시는 손선생님이십니다.
이분께도 조종기를 넘겨드리고 역쉬 뒤로 파고들어 뜨거운 숨결로 귓볼을 간지럽히며,
'자아~ 손썬새임~~스틱에 엄지손가락을 가만히 대시고 제가 움직이는 키 감을 온몸으로 느껴 보~쎄용... 뭔가 느껴지시나요?'(아아~~ 이기장, 오늘 완전히 망가집니다T_T;;)
그랬더니...
손감대가 유달리 예민하신 손선생님, 1분후에 솔로수평비행 해버리셨습니다.
속성제자배출 감격에 겨워 춤추는 이기장.
관중석에서 들리는 우와! 경탄소리.
원단 솔로중이신 손선생님.
헌데...이 분, 평소 업무관계로 뵜던대로 좀 터프하시더군요.
키 팍팍 치셔서 턴할때 거의 스플릿에스기동이 되는데 승강타 풀업이면 절대 안 떨어진다는 진리를 터득하시곤 거의 다운루프를 그리시며 아찔하도록 지면 가까이까지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시곤 했는데 숨은그림찾기 이기장, 다시 뒤로 껴안기엔 도저히 여유가 없는지라 그냥 내비두는수밖에....
'뭐 깨지면 김재수님 비행기 깨지는거지 뭐....'(간악^-_-^;)
다행히(?) 곧 연료가 떨어져 이기장이 조종기를 낚아채 활강착륙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두번의 당나귀 데드스틱 착륙때 정확히 조종사 발앞까지 활강착륙시켜 박수갈채를 받았던 이기장, 이번엔 좀 멀리 내리게 해 회수해오는 손선생님을 포착할 시간을 벌어드렸습니다(핑계 좋다-_-;). 고개를 숙여 감추려 해도 입이 귀에 걸치시는군요^^.
이제, 오늘의 출전기체들을 살펴볼 차례.
대물, J-3 클립트 윙 컵.
여전히 오늘도 쌍기통 엔진세팅만 하루종일 하다가 철수.
소년과 아버지의 얼티미트 복엽기. 4싸이클 52정도를 달았는데 비행성능이 극도로 좋은듯 합니다.
시동걸고 계신분이 아버지이고 다리통의 주인이 파일롯 소년인데 열두살쯤 되보이는 귀여운 아이입니다. 원래 아이들이 그렇듯 비행술 자체를 스폰지가 물 흡수하듯 쪽쪽 유연하게 빨아들인 것 같이 참 잘 날립니다. 우리 비행장의 몇 안되는 고수소년입니다. 저 기체와 함께 연습기도 가지고 나와 트레이너 코드 연결해 아버지를 가르치는데 초봄엔 영 버벅대시던 아버지도 요즘은 제법 비행하시더군요.
이건....비행기라는 말을 쓸 수가 없겠군요. 비행체, 날으는 판대기.
이걸 보면 돈 없고 시간 없어 비행기 못만든다는 얘기는 싹 핑계되겠습니다.
비행성능은 그냥 훌러덩 훌러덩 난다, 되겠습니다.
오늘의 미쓰 하딘스끼, 포커 트라이플레인.
미인은 고고해야만 하는가? 오늘 한번도 뜨는 모습 안보여줬습니다. 쳇, 도대체 비행장엔 왜 데리고 나왔는데?
배가 고파 옵니다. 그림같은 초원에서 고기 꾸워주마는 관제요원들과의 약속도 지켜야 하고 멀리 울산에서 여기까지 샤실릭 드시러 오신 최선생님도 계시므로 비행은 접고 샤실릭 준비를 합니다.
최선생님 어록,
'인터넷에서 샤실릭 하시는거 잘 봤습니더. 그 맛이 어떨까 궁금했었는데 제가 오늘 그 현장에 있게 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더.'
초보 요리사가 주방 궂은일부터 시작하듯 샤실릭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최선생님, 숯불피우는 일부터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춥고 비올때는 불통이 그립더만 한여름 땡볕 아래서 불피우기는 쉬운 일이 아니군요.
숯불이 화락 타올랐다 화기가 가라앉기 시작할 즈음, 원조 이기장표 조물락 샤실릭이 망갈 위로 올라갑니다.
한손을 허리에 짚고 샤실릭의 품질을 검사하는 원조 이기장의 자뭇 프로다운 자태와 이기장의 지적사항을 두손 모아 겸손하게 경청하는 관제탑, 그리고 샤실릭무공 시전과정을 인터넷의 그것과 대조하며 흥미롭게 지켜보시는 최선생님.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다 되었습니다.
역쉬 원조다운 솜씨로 샤실릭을 꼬챙이에서 빼내는 무공을 시전중인 이기장. 좀 많이 탄것 한두점 바닥에 떨어뜨려 빌어먹고 사는 누렁개 간식거리로 남겨두는게 포인트.
고기사랑 작은딸, 벌써 시작했습니다.
화면에는 없지만 최선생님,
'오호~ 기차게 맛있습니데이^^'
김재수 전도사님: "제 당나귀 드릴테니 빨리 조종기만 하나 사세요. 샤실릭 매주 드시게 해드릴께요^^"
두 딸들 자전거여행을 떠납니다.
왠일인지 샤실릭 얻어 먹으러 나타나지 않은 누렁개가 산다는 나무숲 사이 개집을 찾아 뼈다귀랑 샤실릭을 싸 들고 활주로를 한바퀴 삥 돌아 사라집니다.
얼마후 발갛게 익은 얼굴로 돌아온 두 딸, 머리에 흰줄 간 커다란 누렁개를 만나 샤실릭도 전달해 주고 마구 쓰다듬어주고 왔는데 정말 순둥였다는둥 참새처럼 재잘댑니다. 지난 일지에 종종 등장했던 그 누렁이입니다. 이 벌판은 그놈이 꽉잡고 있기때문에 다른 잡견들 없다는거, 그리고 그놈 눈치가 빨라 먹을것 주는 사람 굉장히 고마와한다는거 알기때문에 누렁이 만나러 여행 떠날때 내비 두었지만 사실 좀 위험한 방기였죠.
석양이 기울무렵, 가족들은 도장 감자밭에 물주러 떠나고 남은 사내들은 대단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오홋! 비키니차림의 가정주부가 웃통벗은 남편과 함께 유모차 끌고 유유히 활주로를 가로질러 풀밭속으로 멀어져가다!
우리들, 한동안 멍~~ 하니 바라보다가 누군가의 꼬올딱! 침넘어가는 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어 카메라!카메라! 하는 사이 이미 세미누드커플은 유효사거리를 넘어서 표표히 사라졌습니다.
이런 애석한 일이....-_-;
후기: 우리가 이렇게 평화로운 모스콥스끼 븨하드노이(모스크바의 휴일)를 보내던 시간, 약 5km 떨어진 뚜쉬노 비행장에서는 맥주&록 페스티발 열기가 한창 무르익던 중 체첸여인들의 자살폭탄테러가 벌어져 수십명의 사망,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2003/6/29(일), 흐리고 비, +12 ~ +20, 270, 4~8m/s
2003년 6월 29일 비행일지입니다.
주 중, 그래도 볕도 잠깐 들고 해서 이번 주말은 좀 어떨까 했더니 역시 춥고 비오는 휴일입니다. 그 하늘, 참 용하게도 알아맞춥니다. 언제가 주말인지 딱 딱 찦어 비뿌리는거.... 올 여름 내내 그 **입니다.
토요일, 어제도 궂은 날씨에 귀차니즘이 도져 집에서 맥주만 기울였는데 오늘도 비...
오늘 공치면 다시 일주일동안 엔진은 녹슬고 손가락은 굳고....안돼! 전투력 유지를 위한 필수 비행시간은 채워야지...
오늘은 거한 샤실릭 파티도 없고 오로지 악천후 속의 연습비행만이 있을뿐.....
홀홀단신 출격한 이기장의 표정이 처연합니다.
비바람보다 더 이기장을 괴롭혔던 U-control 날파리떼.
R/C 우군기의 출격률이 저조하자 날파리떼 날만난듯 앵앵거리고 설치는 통에 제대로 비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최 엔진소리나 바람가르는 소리가 들려야 선을 뽑지....
U-콘도 소음 규제치를 제정해야 하는거 아닌가...
원흉들.
네대씩 올라가 전투비행인가를 한다며 울어대는데 아수라도 그런 아수라가 없습니다.
지네끼리 부닥치고 퍽퍽! 소리내며 가루로 흩어지고, 줄이 엉켜 두 날파리 얼싸안고 서로의 프롭으로 서로 날개 갉아먹고 수직추락하기 등등....
그럴때마다 기죽은 R/Cer들, 잘코사니 꼬소한 환호성....
너무 날리기가 편해 심심해진 Fun조종사, 꼬리도 달고 올라가 봅니다.
그나마 오늘의 볼거리를 제공해 준 전동기.
쌍붐대의 독특한 스타일입니다. 가벼운 골조구조에 창호지 비슷한(실크인가?)커버링을 했고 스피드600정도의 모터에 7셀 600mah 정도의 밧데리를 쓴듯 했습니다.
핸드런치로 가볍게 이륙했고 비행성능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한 3분만에 착륙. 역시 전동기는 싱거워....
사진을 키워보았습니다. 리브갯수 셀 수 있을만큼 좋아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고운 사진은 카메라에서 화질을 높여 세팅하는 수 밖에 없을듯...
2003/6/22(일), (비+갬)*수십회, +5 ~ +15, 210, 2~5m/s
2003년 6월 22일 비행일지입니다.
사진도 적고 출격 소티도 2회밖에 되지 않아 리포트를 안써도 되지 않을까 꾀부리다가 박성희양이 궁금해 하므로 지각 일지를 구상중입니다..(디카 사진 현상도 안 한 상태에서 LCD로 사진 정하고 일지 구도 잡는중...)
아직 진입도로를 깔지 않아서 아무도 직접 오시진 못하시겠으나...혹시 이 덜익은 콘티를 보신 분께서는 다 잊어버리셨다가 나중에 완성된 일지를 보아 주세요. 제가 홈 편집에디터에 직접 쓰는게 익숙해져서 이렇게 안하면 손가락이 마비되더군요. 언젠간 다른 프로그램으로 일지 써보려 했더니 생각 자체가 안떠올라 억지로 한시간여를 버벅거리며 쳤던 거 결국 담날, 이 홈 편집 에디터 프로그램 띄우고 전부 새로 고쳤다는... 그러다보니 자주 저장하게 됩니다.)
그럼 일지 갑니다.
한 상 잘 차리고 먹고 놀다가 스물 다섯번째 소나기 세례에 차안으로 대피한 관제요원들. 작은것의 고기에 대한 집념을 보시라. 마지막 고기 꼬챙이 하나 그새 챙겼군요.
지난주 4일 연휴 만드느라 빌려쓴 하루를 갚아주느라 토요일 근무를 하고 일요일 하루의 짧은 휴식날, 바쁘기만 하던 관제요원들이 모처럼 시간이 나서 다 함께 비행장으로 예의 그 샤실릭 잔치를 가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빗방울이 떨어지다 멈추다 하는 **같은 날씨였지만 이젠 이런 날씨속에 비행하고 먹고 마시는데 이골이 나서 '뭐 틈나는 대로 굽고 띄우지~' 하며 시장보고 비행장에 도착했습니다.
비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종종 모여 비행판을 벌인 꾼들을 보고 관제탑, '어쩔 수 없는 骨髓들이랑께~ 골수~' 논평하십니다. 또 한 골수, 반갑게 雨中을 돌아다니며 주파수 비교겸 인사를 나누고....
잠깐 스물 세번째, 비 그친새에 쏘닉 한탕 합니다. 먹구름 속을 휘젓다가 스물 네번째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에 쏘닉이 불을새라 급히 끌어내려 예의, 그 비니루로 간이행가를 만들어 넣어두고 관제요원들 먹여 살리기 채비를 차리는데...
아뿔싸! 젤 중요한 망갈 및 샴뿔(아래일지 참조)을 빠뜨리고 왔습니다 T_T.
무신일이 있어도 샤실릭은 꼭 먹어야하므로 다시 가지러 가긴 가야겠는데 풀어헤친 장비 다시 거두기도 만만찮아 관제요원들에게 우산 하나씩 지급하고 비행기 사수를 부탁하곤 날듯이 시내로...
샤실릭 장비를 챙겨 30분만에 다시 비행장에 돌아오니 가족들 다 파랗게 얼었습니다.
서둘러 불피워 몸 녹이며 고기 썰고 솜씨 발휘해 마침내 거한 샤실릭 잔치를 열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마지막 한 꼬챙이가 큰것의 손으로 옮겨져 있군요.)
풍성한 우중 샤실릭 파티가 끝나고도 관제탑 화로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단단히 얼었던가봅니다. 그런데 고기도 다 떨어진 지금 무엇을 굽고 있는데...
아이들 신발 네 점을 굽고 계셨군요. 물방울 맺힌 풀밭에서 메뚜기 잡느라 온통 발이 푹 젖었습니다. 올 여름은 날이 차서 메뚜기도 발육이 늦는지 쬐끄만 회색메뚜기밖에 없데요.
따다다다다~~~~ 유선조종 전투비행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조종사 젊은이는 참으로 고수였습니다. 먼저 이륙해 적기 떠오를때까지 기다리는데 기냥 땅보고 휘두르더군요. 비행기 볼 필요도 없대요. 저 날파리 비행하노라면 참 팔뚝 굵어질 듯 합니다.
그러면...
저 재미없는-_-; 날파리의 소음이 끊긴 사이 우아한 무선조종의 세계로 돌아와서....
새로운 물건이 나타났군요. 1/4쯤 되는 J-3 clipped wing CUB.
4싸이클 쌍기통을 달았고 아직 세팅이 덜 끝났는지 날개는 꺼내지도 않은채 이사람 저사람의 조언 들어가며 타각세팅만 했습니다. 대형기지만 워낙 실기가 단순하듯 이 모형도 단순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써보도 일반 써보, 캐빈 내부엔 별다른 장치 없이 휑뎅구레~ 이정도라면 별 어려움 없이 대형기에 도전해볼만 할 듯....
그리고 지난번 캡10 깨드신 아저씨가 그야말로 심심풀이로 날리는 펀기.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 정도로 랜딩중.
(성락대왕님께서 지적하신대로 뒤에 공장 쓰레기통에 대형헬기가 버려져 있군요-_-;)
설흔 두번째로 비가 그친 틈을 타서 쏘닉 비행 한 탕 더 하고 관제요원들이 하도 추워하므로 빨리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철수하던 길, 동네 '빠뜨리아르쉬 뿌르드' 연못가에서 영화촬영판이 벌어졌길래 잠시 들러 구경을...
여기 저기 환한 조명 켜 놓고 VAN안에서는 아줌마배우 화장시키고 있고 스탭들 분주하게 자기 장비 챙기고, 카메라 아저씨 거리 측정하며 카메라를 이리저리 끌어보는 중이고, 감독할아버지랑 몇몇 뭔가를 두고 열심히 토론하고 있고 주인공 아저씨(가운데 팔짱낀 노랑잠바)는 누군가와 수다에 열중하고 있고, 누군가는 보온통에서 차 따라 설탕 넣어 젓고 있고.....
참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기 다양한 작업을 하며 노닥거리다가(제가 보기에...)
드디어 때가 된 모양인지 메가폰을 잡은 조감독(?)아가씨가 현장을 정리합니다.
"거기 구경꾼 여러분 이쪽으로 비켜서 주세요~~. 자 다들 찌허!(조용!)"
감독 할아버지 옆에 서서 감독 할아버지의 지시사항을 메가폰으로 불러줍니다.
"....하랍시고 ....하랍세요~~"
옛날 처녀이방 같습니다.
이번 촬영씬은 남자쥔공 둘이서 뭔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건들건들 공원 산책길 끝까지 와서 악수하고 빠이빠이하는 씬이었는데 으~ 썰렁해...
뭔가 굉장히 영화같은 장면 벌어지나부다 했었는데.... 뭐 예를 들어 여주인공 흑~ 흑~ 짜며 마구 뛰어가고 남자쥔공 담배 푹 뿜으며 굉장히 고독하게 하늘을 바라본다든가 하는... 아님 둘이 얼싸안고 뻐뻐라도 진하게....(하긴 러샤영화치고 그런 장면 못봤다는...)
보리한테 아빠의 감상평을 얘기했더니 보리도 적극 동감했다는....
암튼 못생긴 쥔공아저씨(보리 표현-_-;) 얼굴 알아뒀고 이 연못가는 잘 아는 곳이므로 나중에 혹 이 쟝르를 알 수 없는 영화 보게되면 우리 거기 있었네롱~ 해야쥐....
그런데....한마디 더...
감독할아버지 레디~고! 하자마자 아빠 핸드폰 액액~릴릴리 울어서 거기 아저씨 핸드폰 소리좀 줄여주세요! 경고 받았다는 머쓱한 일이-_-;
역사적인 영화촬영 현장에서 기념촬영 한컷.
2003/6/12,13,14,15(목,금,토,일) 흐림,흐림,비바람,맑음, +5 ~ +22, 180~270, 2~15m/s
(벌써부터 화려한 대장정의 조짐이 보이는군요-_-;)
러시아가 독립함으로써(?? 누구로부터??)....암튼 엉터리 독립이나마 진심으로 감사하며 4일 연휴을 맞아 4일 연속 출격하는 대장정을 마치고 이제 돌아왔습니다. 기름때 절은 손가락엔 아무리 비누칠을 해도 검정물이 빠지질 않고 온몸에서(특히 머리카락) 피마자 기름냄새가 은은하게 풍깁니다.
다시 말끔한 직장인으로 변신하는데 며칠 걸리겠지요.
출격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서둘러 사진 현상하고 서버에 올리느라 휴일 마지막날을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출격 소티가 어마어마 한지라 이번 비행일지는 시간을 거슬러 쓰려합니다. 쓰면서 탄력붙으면 지난날의 기억이 저절로 생생해 질 것 같아서....
2003년 6월15일, 일요일(연휴 마지막날) 맑음, +12 ~ +22, 180, 2~3m/s
지난 3일동안의 불순했던 날씨에 대해 하늘도 미안했던지 아침부터 하늘은 화창하게 개여 비행하기 더없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오늘도 쌍트뻬쩨르부르그의 관제탑과 관제요원들은 햇살찬란한 핀란드만을 내려다보며 아침식사를 하고 있을까... 퍼뜩 그리워지던차에 마침 핸드폰이 띨릴~~ 울려 반가운 관제탑일행의 출격허가 목소리를 듣고 서둘러 출격준비를 마칩니다.
오늘은 날도 좋고 하니 맥주파티는 그만두고 비행무공에 정진하리라....(사실은 그간 맥주마시느라 비행 제대로 못했습니다-_-;)
가열찬 각오로 가열차게 액셀 밟아 비행장에 도착하니 벌써 북새통입니다. 아쉬운 연휴 마지막날, 다들 이 좋은 날씨를 놓칠 수 없었겠죠. 저 웃통 벗은 아저씨가 오늘의 화창한 날씨를 온몸으로 설명해주시는군요.
지난 연휴동안 출격고락을 같이하셨던 김재수님께서 거룩한 안식일을 보내고 계시므로 혼자 증명사진 한컷(자동셔터 눌러두고 혼자 뛰어가 폼잡기-상당히 어색한 놀이, 혼자서도 잘해요-_-;).
오늘은 100% 모스콥스끼 븨하드노이(모스크바의 휴일)였습니다. 지난 3일동안의 비바람에 모든 먼지 씻겨나간 하늘은 더없이 맑았고 바람 잔잔했고 날은 따뜻했으며 모든 비행기는 사고 없이 잘 떴고 라디오에서 들리는 러시아 민요가 흥겨웠던 하루.
비행은 5회 쏘티중 대부분을 패턴 연습하는데 썼는데 그 중 두 번을 데드스틱착륙을 했습니다. 높은데서 길게 길게 수직으로 하강하다보니 엔진이 꺼지더군요. 가속도 때문에 연료가
뒤로 밀리는데 엔진이 그 2~3초 사이를 못 참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데드스틱 때문에 강착륙을 거푸하자 오기가 나서 한회 쏘티는 무한터치앤고에 바쳤습니다. 다리가 허약해 땅짚는 일은 이착륙때 꼭 한번씩만 했는데 모험을 한 보람이 있습니다. 처음엔 잘 안되던 공정이 5회, 6회 되풀이 할수록 스무뜨 해져서 나중에는 유리판위를 미끄러지는듯한 착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패턴진도는 그저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는 느낌뿐, 정확한 선그리기는 당연히 안되고 측풍이 불 경우 패턴 스크린이 45도로 비껴 세워지기 일수입니다. 그래도 다른 뭇비행기들이 앵앵거리고 목적없이 우왕좌왕할 때 제 쏘닉은 시원스럽게 내리쏘거나 커다란 원을 그리며 뭔가 있는 것 처럼 비행하니 이래서 패턴비행하는거 아이겠나 흐뭇해집니다.
......
그러면 어제는?
2003년 6월14일, 토요일(연휴 셋째날) 폭풍우, +5 ~ +12, 270, 10~15m/s
관제요원들이 단체로 쌍트뻬쩨르부르그로 관제권을 옮겨버려 프리해진 첫째날.
전날 밤, 절망스러웠던 일기예보대로 하늘은 잔뜩 흐려 빗방울이 후둑후둑 때리고 있었습니다. 커피 한잔 타 들고 빗방울 뿌리치는 유리창을 내다보며.....
- 김재수님과 접선하기로 했는데 참 대단한 날씨군. 아무렴 어떤가. 우리의 접선은 이루어져야만 한다....
딸들의 지극한 부탁대로 햄스터 밥주고 물 갈아주고 물고기 밥주고 텅빈 집안 불 안끈 곳 있나 꼼꼼히 살핀 후 마가진(상점)들러 오늘의 축제준비물품(돼지살, 소세지, 맥주, 오이절임, 그리고 숯)을 조달하고 비행장으로 날아가 김재수님을 만났습니다. 한 깔끔하시는 김재수님도 오늘만큼은 애마세차를 안하셨더군요. (김재수님 애마 트렁크 열어보면 그 단정함에 기가 막힙니다. 김재수님은 또 제 차 트렁크 열어보시면 졸도하려 하십니다. 그 잡다함에...)
아무튼...
이런 악천후 하에서도 꾼들은 이러고 비행기 날립니다.(그렇게 비행이 좋을까들....사돈 남말하고 계십니다-_-;)
보시라! 저 온몸에 비니루 두르고 비행채비 차리는 아저씨(제비우스 장기성님이 저러 하셨을거야-_-;).
우리도 역시.....
비니루의 덕을 보았습니다. 요즘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조만간 이런 일이 있을 것 같아 준비한 비니루가 당나귀 방수를 잘 해주고 있습니다. 두 동양인 파일럿은 차안에서 비 피하며 깡맥주 기울이며 야불휘무공 수련중....
연휴 첫날, 김재수님께 고삐를 넘겨드린 당나귀가 탈이 났었습니다.
그거(?-1) 안 끼우곤 못하겠다는(?-2) 당나귀에게 강제로 그것을(?-3) 들이댔더니 온몸 바들바들 떨며 억지로 한 번 뜨곤 결국 탈이(?-4) 난 것입니다.(정답: 1-스피너, 2-시동, 3-스타터, 4-알미늄 엔진마운트 깨짐). 어제 하루쯤이면 충분히 교체하셨으리니 했더니 그냥 스피너랑 마운트 사오기만 하셔서 현장에서 좀 무리하다 싶은 대작업에 돌입하기로.....
비바람(거의 폭풍우 수준..)치는 현장에서 엔진을 풀어내고 깨진 마운트조각을 동체에서 떼내긴 했는데...새 나일론 마운트에 구멍 뚫을 길이 막막하더군요. 드릴날은 있지만 누르며 힘줘 돌려야 하는데 사람 손이 어디 터미네이터 그것처럼 뱅뱅돌아가나요?
비니루 군단에게 혹시 드릴 가지고 다니슈? 해봤지만 역시 구할 길이 없어 일터 작업실로 총알처럼 날아갔습니다. 점심시간도 잊은채 드릴을 서부총잡이처럼 전능하게 휘두른지 두어시간만에 새 마운트 설치는 물론이고 약해빠졌던 드로틀 콘트롤 로드도 새것으로 바꿔끼울 수 있었습니다.
김재수님,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한 당나귀를 끌어안으시고 어화 둥둥 내사랑!
이미 늦은 오후였지만 다시 날 듯이 비행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재생 처녀비행은 해야지.....
새 재생처녀 당나귀에 매혹당하신 김재수님.
경험 많은 당나귀니까 당연히 재생처녀 잘 됐죠. 엔진 박다박다 뒤쪽 고정나사가 결국 조금씩 덜 박혔는데 그게 다운드러스트역할을 자연스레 하게 되어 고개 처드는 버릇도 없어졌고...
다만 여전히 MDS엔진이 제 멋대로라 지 혼자 빨라지다 지 혼자 걸걸거리다.... 여전히 조종사는 당나귀에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김재수님이 마치 당나귀 탄 로데오 기수 같습니다.
(김재수님 빨리 말 잘 듣는 O.S.엔진 맞이하시라니까요..... 그럼 당나귀와의 의미없는 다툼이 꿈만같게 여겨질겁니다.)
새 재생처녀의 성공적인 처녀비행을 축하하는 깡짠!
이미 다들 추위에 얼었습니다. 뭔가로 눌러놓지 않으면 다 날아가 버리는 차가운 강풍속에서 더 이상 비행은 할 엄두를 못내고 술판이 벌어집니다.
흐리고 비와도 당나귀 재처 보내 조~흔날, 어찌 고기 아니구울손가?
아침에 냉동상태로 사 간 돼지, 적당히 녹아서 양념 잘 배게 되었습니다.
김재수님이 첫날 드시고 햐~ 감탄하신 제 샤실릭 비법을 공개합니다.
가위로 뭉텅뭉텅 잘라 샤실릭 전용 양념(라면스프랑 똑같음) 설설 뿌리고 소금 후후~ 쳐서 주물럭 주물럭 하고(반드시 피마자 기름 묻은 손으로) 꼬치에 꿰서 자작나무 숯불위에 올리면 금방 오늘의 잔칫상이 마련됩니다.
재생처녀 성공한 당나귀는 바람속에 날개를 떨고 있고 두 남자의 about 비행기, 제비우스, 하이브리드 수다는 끝날줄을 모르는데.....
멀리서 고기냄새 맡은 누렁이까지 가세해 비행장 분위기는 한층 화기애애해 집니다.
따뜻하게 화롯불을 쬐고 계시는 김재수님 뒤로 잔치집 샤실릭 돼지고기 몇저름 얻어먹고 은근한 화기를 덤으로 즐기는 야생견공.
.....
이 날, 날 늦도록 비행장엔 불피우는 우리와 또 한 동양계 파일로트 두 팀만 있었는데 (GAI)교통경찰 아저씨 한분이 가까이 오셨다가 부담스럽게 끝까지 남아 한 비행 지켜보시겠다고 관심을 표명하시는 바람에 좀 곤혹스러웠다는 후기.
그러실 바엔 차라리 뱃지 떼고 미제 빅토리아 경찰차 버리고 걸어오시든가 하면 저라도 선뜻 나서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맥주냄새 섞어 설명해드릴텐데.....그 아저씨 근무시간에 쫓겨 다시 갈때까지 맥주향기 가시라고 멀찍이 서서 바람맞느라 두 파일럿 찬 바람 속에서 쫌 떨었습니다.
연휴 셋째날은 이렇게 갔습니다.
그러면 그제는?
2003년 6월...13일의 금요일!(연휴 둘째날) 비오다 개다 비오다 개다..., +5 ~ +20, 270, 5~10m/s
관제요원들은 아침일찍부터 도량의 어린이 손님들과 함께 시내사찰무공 정진중이므로 발걸음도 가볍게 둘째날 출격.
비행장 가는 내내 벌써 볓번이나 비가 후리치다 개이다 했는지...
비 오면 어디 관목밑이나(중급기) 차 밑이나(소형기) 아님 그냥 헝겊대기 씌워놓거나(대형기) 하고 비를 피하던 꾼들이 비가 개자 다시들 부스스 일어나 채비를 차립니다. 비에 씻긴 공기가 유난히 상큼합니다.
이때쯤 저 멀리 활주로 끝에서부터 뭔가 거대한 노란것이 점점 커져오는게 보였습니다. 드디어 실루엣 구분이 될정도로 가까와졌을때 보인것은 한 아저씨가 장대한 패턴기를 완전조립상태로 한쪽 어깨에 메고 다른쪽 어깨엔 목재 자작공구박스를 걸고 걸어오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우선, 기체에 우와~ 다음, 아저씨의 뚜버기 행각에 우와~ 비행장 담장 월담해 여기까지 거리가 한 1.5km는 될텐데 저걸 둘러메고 뚜벅뚜벅! 햐~ 전 그리 못합니다. 절대로...
뚜버기 아저씨 완전 독립군으로 잔뼈가 굵은 스타일입니다. 철저하게 혼자합니다. 거대한 물건 둘러메고 비행장 뚜벅하시는것부터 시작해서 시동준비도 혼자, 엔진 하이 불고 거의 기체에 끌려나갈듯한 자세에서 간당간당 니들세팅하는것도 혼자, 이륙도 혼자, 비행도 혼자, 착륙도 혼자, 기체 정비도 혼자.....그러고 보니 사람들과 야불휘도 거의 안푸시데요... 참 독특한 아저씨입니다.
뚜버기 독립군 아저씨의 장대하고 기괴한 패턴기가 이륙합니다.
엔진은 독특하게 2사이클 140이상 돼 보였습니다. 기름때가 덕지덕지 붙어 시커매진게 이 비행기의 관록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물건, 제대로 소리낼 줄 알더군요. 휘이잉~ 하는 휘파람 소리.
소리의 비결은 우선 크기, 그리고 동체+수직미익이 일체형으로 되있는 FRP구조의 매끄러운 선, 각 타면의 틈이 안보이도록 정밀하게 제작된 공법등에 있는것 같습니다. 보기엔 좀 안생겼지만 비행성능은 참 좋아 보였습니다.
맨 윗 사진에 보인 또 하나의 물건, CAP10이 이륙준비중입니다....만 이게 마지막 이륙이란 생각을 그 누가 했겠는가? 가솔린 엔진을 달았는데 잠시후 피스톤이 햇볓구경하게 됩니다. 13일의 금요일은 이 CAP10을 위해 준비된 말인듯....
잠시 뒤에 닥쳐올 비극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행중인 캡10.
비극은 한순간에 일어났습니다.
관제탑이 선물한 식탁세트에 느긋하게 앉아 맥주 한모금 들이키며 비디오촬영을 위해 저공으로 로우패스를 거듭하는 캡10의 웅장한 모습을 감상중인데 갑자기 어! 하는 소리와 함께 캡10이 시야에서 꺼져버렸습니다. 그 직후 콰다닥! 하는 파열음.
벌떡 일어나 뛰어나가니 활주로 한켠에 무수한 흰색 파편이 비산하고 있었습니다.
안드레이라는 턱수염 주인아저씨 망연자실하게 조종기를 내려 뜨리고 다른 사람들 전부다 잠시동안 얼어 붙었습니다. 몇초간의 침묵~~ 그제서야 다들 웅성웅성하며 무슨일이냐는둥, 잡파 먹어 대파났네, 가봐야 건질게 뭐 있겠네...하며 추락현장으로 향합니다. 주인아저씨는 추락현장에 바로 가지 못하고 한참을 차 주위에서 서성대더니 마지 못한듯 이미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잔해현장으로 끌듯이 발걸음을 옮깁니다.
간신히 잔해를 수습하여 피트구역으로 옮겨 기자재 분해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카메라 정면으로 들이댔다간 평생 원수지간 될것 같아 정말 신중하게 몰래 한 컷 찍었습니다.(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전 포토리포터로 이 순간을 역사에 남겨야 합니다요)
어제에 이어 집필 계속...
다비식중....대물은 끝까지 뭐가 달라도 달라...
폼+발사플랭킹 날개라 붉은 화염도 장대하고 시커먼 연기가 온 비행장을 가득 덮는게 멀리서 보면 어디 불난줄 알겠습니다. 다들 빙 둘러서서 따뜻한 불쬐며 야불휘를 펼칩니다. '허~ 2천달러짜리 불쬐고 호사하네이~... 오늘 비행 끝내고 교통운수국에 정식등록하러 간다더니만 안됐네이~...이 근방에 어디 또다른 비행장 있는감~... 크리스탈을 바꿔야쓰것어~.....'
주인 아저씨 담담한 얼굴로 한참 불쬐다가 퍼뜩 뭔가 생각난듯 차로 가더니 뭔가 무거운 쇳덩어리를 한아름 갖고 와서 미련없이 불속에 던져버립니다. 콘크리트바닥에 정면충돌로 박살난 가솔린 엔진뭉치입니다. 반쪽벽이 없어진 실린더 블록 사이로 직경이 종이컵만한 피스톤이 대낮볓에 눈부신듯 삐죽이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새카맣게 검댕이가 앉은 윗면과 하얗게 반짝이는 몸통의 대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비식 불길도 사그라들고 대물이 햐얀 한 줌 재로 변해갈즈음....
자아~ 어쩌겠어~ 산놈들은 떠야하겠지...다들 다시 비행세계로 돌아갑니다.
이번엔 개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모스크바 한복판이 갑자기 시공이동을 하여 60여년 전 그레잇브리튼 남부 해변가의 불타는 창공으로 변했습니다. 스핏화이어와 메샤슈미트109가 경찰 사건현장 보존용 리본을 길게 달고 상공으로 치솟았습니다. 이륙싯점도 역사 재현에 충실했습니다. 메샤슈미트가 먼저 시동이 걸려 올라갔는데, 즉 섬나라 침공을 위해 도버해협을 횡단중이고 해안가 레이더로 이를 발견한 섬나라 공군의 스핏화이어가 요격에 나선다는....
실전과 마찬가지로 두 기체의 비행성능은 대등했습니다. 속도와 조종성, 조종사의 손가락 길이도 대등하여 쉽게 판가름이 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그저 6시 방향을 잡기 위한 수평, 수직 선회전술만을 구사했는데 관중들의 핀잔이 시작되었습니다.
"우~우~우~ 진검! 진검승부 하라이~"
"좀 입체적인 전술을 써봐라이~~"
이에 힌트를 얻은 독일군 조종사 과감히 6시쫓기코스에서 이탈하여 고도를 취한 후 영국기를 유인합니다. 영국기, 기수를 돌려 독일기를 쫓아 올라가다가 힘이 부치는 순간 독일기, 내리 꽂으면서 45도 각도로 영국기를 빗기며 가볍게 리본을 따 먹었습니다.
역사가 다시 쓰여지다. 독일제국 승리!
사진: 대영제국 수호에 실패하고 격추당한 스핏화이어 아저씨가 머쩍게 먼저 걸어서 귀환중.
이렇게 출격 둘째날이 흘러갔습니다.
그럼 대망의 출격 첫째날은?
2003년 6월 12일, 러시아 독립(?)기념일(연휴 첫째날), 흐림, +5 ~ +20, 270, 5~10m/s
읔, 큰일이다... 벌써 기억이 희미해졌다(금붕어 애비) -_-;....
관제탑이 참선수도하는 도량에서 주최한 '제10회 한민족 민속대잔치'.
예전엔 한국행 비행기표, 냉장고 등의 경품에 눈이 멀어 참가했었지만 올핸 18가지 민속놀이마당중 한마당의 당장이 되신 관제탑께서는 먼동과 함께(사실은 해가 중천에 떠서야 헐레벌떡) 행사장으로 달려가셨고...
관제요원과 이기장은 휴일을 즐기느라 늦잠자고 일어나 마가진(상점)들러 돼지살, 맥주, 오이피클, 기타 등등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조달해 행사장으로 갔습니다. 공교롭게도 제 비행장 바로 뒷건물(사진에 종종 등장하는 비행기무덤 뒷건물)이 행사장이니 딱! 도 이런 딱!이 없습니다.
(아이들 행사장 엄마 곁에 풀어 놓고 나는 비행장으로 튄다!)
실내체육관 전광판에 뭐라고 쓰여 있나?
[중앙군사스포츠클럽은 제10회 한민족축제 참가자들과 관객들을 환영합니다.]
굴렁쇠 굴리기 마당 당장님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지루한 공식 세레모니가 끝나자마자 아빠는 굴렁쇠 잘 굴러가길 바라며 김재수님 기다리는 비행장 입구로 바람처럼 뛰어나갔습니다.
애마세차를 위해서라면 뱅기기름 반통값이 아깝지 않으신듯 한 김재수님께서 차 트렁크를 열어 재처보낸 제 당나귀를 꺼내는데 얼핏 보이는 트렁크 안이... 햐~ 어쩜 저렇게 단정할 수 있을까? 잠시 경이로와 하다가....
비행장에 입장했습니다. 김재수님, 부푼 가슴 안고 당나귀 조립중....
그런데.... 저 뒤에 대형스케일기 동체 만지작 거리시는 분, 셋째날 사고 난 CAP10의 주인 아니신가?(저 위, 셋째날 일지, 이미들 보셨죠?)....그러니까... 본처 CAP10이랑 저 후첩 사이의 시앗싸움이 결국 본처의 패배로 끝난셈이네...무서비....역시 여자는 잘 골라야 해....
첫번째 재생처녀비행 이륙은 그간의 정리(情理 heart and mind)도 있고 해서.....(-_-;알았어요~~ 사실은 김재수님의 엔진기 솔로 이착륙능력 검증을 못해서... 됐죠?-_-;....)암튼 이기장이 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번 내장적출로 보낸 후 다시는 안볼 줄 알았던 당나귀, 전주인의 미안해하는 마음을 이해하는지 잘 날아줍니다. 역시 여자와 비행기는 마음이 고와야....
트림 세팅 마치고 이클립스 조종기를 새 주인께 건네드렸습니다. 새 당나귀랑 잘 사귀시길래 내친김에 '착륙까정 해버리세요' 했더니 각도 좋게 잘 끌고 오시다가 막판에 털썩 실속착지시키셔서 당나귀 다리가 위로 휘어졌습니다.
회수해 오는 이기장 속마음은....(이번엔 사실대로 말하세욧!-_-)
'역시 쏘닉 착륙키는 절대 드리지 말아야지-_-;'
첫 재생처녀 후 기념촬영.
김재수님, 겁나게 흐뭇해 하십니다. 조만간 한국에서 공수예정인 글린트라도 안고 찍으시는 날엔 외과의라도 불러놓고 해야....
김재수님의 솜씨로 가장 멋진 쏘닉 사진을 얻었습니다. 물론 저도 김재수님이 카메라 잡는 기색만 보이면 초저공비행으로 포즈를 취해줍니다. 로우패스 후 상승중인 쏘닉. 참 날카롭고 역동적인 자세군요. 저 뻣정다리만 없으면 정말 끝내주겠는데...
......
이후 당나귀를 다시 올리려다 어허~ 쯧~쯧~쯧~, 김재수님의 서툰 손놀림에 이X이 반항하는 바람에 코가 깨졌습니다. (저 위, 셋째날 일지, 이미들 보셨죠?)
그럼 비행은 그만 두고 파리를 시작합시다.
이기장 샤실릭 준비. 샤실릭 비법도 저 위, 셋째날 일지에서 이미 읽고 내려오셨죠?
(거참~ 연속출격일지 쓰기 참 편하네~~ 이미 보셨죠? 읽으셨죠? 상과 동, 상과 동, 상동,상동, ㅅㄷ,ㅅㄷ....)
이게 바로 샤실릭...
숯은 '우골'이라 하옵고 숯불 피우는 통을 '망갈'이라 하오며 고기 꿰는 막대를 '샴뿔'이라 하옵니다.
여기서 돌발 퀴즈!
저 원시적인 기구에 녹아 흐르는 러시아인의 지혜를 찾아보시옵소서.
(힌트: 샴뿔의 손잡이부분이 왜 꽈배기처럼 꼬였는지, 망갈의 윗 턱에 왜 이빨자국이 나 있는지 생각해 보소서...)
정답은 우리 맥주 다 마신 후, 기나긴 일지 다 읽으신 맨 아래 달아놓겠사옵니다.
그러면 우린 김재수님이 꽝꽝 얼려오신 발찌까 맥주, 시원하게 마시겠습니다....
손님이 한 분 오셨습니다.
한때 제게 비행세계 전도 괴롭힘을 무쟈게 당하시면서도 절대로 안넘어오시는 고집 센 분입니다. 이젠 비행기 얘기 쌱 빼고 샤실릭에 맥주 드시러 오시랬더니 득달같이 달려오셨습니다.
김재수님, 열띤 전도를 시작하십니다.
손님: 빨리 고기 줘~ 약속있어 빨리 가봐야돼~ (딴청)
draining공정을 마치시고 돌아오시는 김재수님, 한결 가벼운 몸짓으로 라~라~라~
거하게 먹고 마시는 파리가 끝난 뒷풀이, 불쬐며 야불휘. 감자라도 몇개 심어두면 고소한 냄새가 쥑일텐데...
뒷쪽에 예의, 잔칫집의 빌어먹는 개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군요.
이 도그는 빌어먹는신세 치곤 허우대가 제법 번듯하군요.
끄으흐흩!(헥~헥, 한꺼번에 연속출격할 일 절대 아니군요. 몸 축나고, 얼굴 시커멓게 타고, 일지 쓰기 너무 벅차고.....)
아! 또 수수께끼 내고 답 안가르쳐드렸다고 쪼/인/트 까일뻔 했습니다.
제가 수태 샤실릭 무공 쌓으면서 깨달은 점인데.....
정답: 샴뿔의 손잡이 부분을 배배 꽈 놓은 이유는 잡기 편하라거나 멋있게 보이라는 이유보다 고기가 골고루 익게 하기 위함입니다. 만약에 평판 꼬챙이라면 걸쳐 놓을때 고기의 위, 아님 아래 양쪽면만 뒤집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한쪽이나마 꼬아놓으면 걸쳐놓을때 원하는 각도 만큼 골고루 뒤집을 수 있지요. 거기에다 망갈의 V자 홈이 샴뿔의 각도 잡는것을 도와주기도 하고요.
흐~흐~ 어느분이 맞추셨나요?
2003/5/31/(토) 소나기, +5 ~ +12, 270, 5~10m/s
2003년 5월 31일 토요일 비행일지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모스크바의 유일한 비행동지 김재수님과 편대출격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1호기(Capitan Lee): 오늘 13시 출격예정~~
2호기(Capitan Kim): 알았다. 편대출격하겠다~~
얼마후...
2호기: 1호기, 나는 두시에 출격한다. 먼저 떠라~~
1호기: 알았다. 먼저 간다.
다시 얼마 후...
2호기:(바람소리, 차소리 휭휭..) 1호기, 어딨나?
1호기: 아직 격납고다. 2호기가 두시에 뜬다 해서 컴터 보며 미적거리는 중이다.
2호기: 두시? 왠 두시? 난 즉시 떠나 벌써 목표상공 대기중이다. 여긴 군복입은 적들이 우글우글 영공통제중이고 아군뱅기 하나도 안보인다. 뭔가 잘못되고 있는것 같다~~
1호기: 무신 말이냐? 두시라고 해 놓고선?
2호기: ????
1호기: 알겄다. 사실 요즘 내가 난청이다. 즉시를 두시로 들었나보다. 암튼 내가 도착할때까지 영공을 사수하라-_-;
이런 우여곡절끝에 비행장에 도착했습니다.
2호기가 보고한 대로 비행장 일부는 아카보총 둘러맨 적군(赤軍)아저씨들이 접수하여 전쟁놀이 하고 계셨고 한쪽으로 쫓긴 아군기들은 바람이 세서 출격보류 상태였습니다.
김재수님은 영공통과증이 없어서 비행기를(차를) 울타리 밖에 세워두고 걸어서 입장하셨습니다.
Captain Lee 사진 먼저....
한껏 허리 휘고 바람맞는게 저 바람속에 모든 스트레스가 쫘악 빨려 나가는듯 합니다.
그런데.... 좀 아시는 분이 보시면....
어허~ 뱅기를 아주 우주비행시키는가보여~~~(머리 젖혀도 모자라 허리 휜것 보시라...)
모처럼 흰 청(?)바지 입고 나왔더니 주유하고 시동거는사이 무르팍이 단박 시커매 졌습니다. 전 그런거 개의치 않는데 관제탑이 저녁에 보더니 비행을 기어다니며 하느냐고 꾸중하시고 담날 야외용 접이식 목재식탁세트를 선물로 사주셨습니다. 이런걸 보고 전화위복, 세옹지마(깨끗한 옷 좋아하는사람의 경우), 금상첨화(저처럼 때 탄 작업복 좋아하는 사람)라 하겠죠. 아 빨리 뱅장에서 펼쳐보고 시포라~~
역시 탄탄한 김재수님의 조종자태(제 쏘닉 조종 중).
작년 제 세스나의 추락충격에서 아직도 못 벗어나셨는지 한키 드린대도 극구 사양하시다가 그럼 편대출격의 의미가 없다고, 제비우스의 모모님을 생각해 보라고 강권하시자 마지못해 한키 받으셨습니다. 그 후엔 "아~ 좋네요~"를 연발하시며 거의 몰아경으로 가신 듯....
김재수님은 이날 자작슬롭돌재기에 발사로 와꾸를 짜서 TT075엔진을 달아 오셨는데 지난번 회동때 엔진 손봐드리지 못해 죄송한 터라 이번엔 제 비행 늦추고 김재수님 원껏 엔진 손봐드렸습니다. 왠지 기름이 안빨리길래 필터, 파이프 점검하고 입으로 가압까지 해 가며(아~ 써라~~~왜 이리 세상이 어두버지노?) 시동 걸고 니들 피크 찾는데 김재수님께서는 오버히팅에 대해 거의 노이로제 비슷한 선입관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김재수님, 연료공급이 원할하다면 과감히 최대 피크점 찾아 거기서 반바퀴 정도만 풀어주면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엔진이 뛰면 당연히 뜨거워지지요. 나중에 다시 그 엔진 꺼내 떡주무르듯 만지실 날이 있을겁니다....)
.......
쏘닉사진 몇컷(초상권은 나루께 선생님과 제게 반반씩 있고 저작권은 김재수님께 있으며 장비 제공권은 제게 있습니다^^).
수평비행. 구름배경이 좋군요.
먹구름속을 배회하는 쏘닉. 으~~~ 패턴기의 저런 전형적인 실루엣에 저는 맛이 가고 맙니다. 요즘....
그런가하면...이런 자세가 패턴기의 참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수직하강중.
그리고 이런모습도 패턴기만이 뽑을 수 있는 선이지요. 그런데....어째 제 비행기 사진이 아닌거 같으네....(너 누구니?)
착륙. 이렇게 토끼뜀 뛰는 모습을 잡으시면 제 착륙 실력 뽀록납니다. 이러면서도 뭐 거울같이 매끄러운 착지 따위의 글을 올리다니 아 부끄러비~~
이번 착륙은 그래도 봐줄만 합니다. 사알짝 좌엘론 키를 톡 처주고 싶군요.
저~어 머얼~리 내려 엔진 꺼진 쏘닉 들고 꺼떡꺼떡 돌아오는 이기장 모습이 잡혔군요.
개시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므로 잠시 영내 주보(=제차 트렁크)에 들러 먹고마시기 놀이.
양손 가득 닭다리를 들고 행복해 하시는 까삐딴 김.
오늘도 역시 이기장 손엔 찬맥주 한 캔이 들려있습니다. 한상 가득 차려진 식탁에 주목. 집주인 아줌마의 골동품에 가까운 화분받침대를 돌라 왔습니다. 다음 출격부터는 관제탑이 선물해 준 뽀대나는 정식 야외만찬세트를...
든든히 먹고 마시며 여러차례 소티를 무사히 완수한 이야기는 생략하고....(김재수님 고생하셨습니다. 후질르고 싶은 욕망 억제하며 수평선회비행만 하시느라...)
이제 주변으로 눈을 돌려볼까요?
하이브리드 분들에겐 별로 놀랄만한 물건은 아니겠지만 이런 물건도 나왔습니다.
지난주엔 로우에서 계속 시동이 꺼지더니만 이번주엔 그래도 어느정도 세팅이 되었는지 껄떡껄떡 숨을 쉬면서도 그런대로 로우가 먹어줍니다. 이제 한 한달만 더 세팅하면 뜰 수 있겠군...
(난 저런 괴물은 싫어~~ 줘도 안가질거야~~)
그런가 하면 이런 로우엔드 당나귀도....
US Aircore사의 100% 코로플라스트 연습기. 10년전 이 뱅장 처음 나왔을때부터 지금까지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김재수님 왈, 저거 JK사장님께 알려드리면 당장 취급품목에 넣으실거야.
이기장, ((속으로)JK사장님은 멋을 추구하시는데 저딴거 눈에도 안들어 올걸요...)저 회사 저래뵈도 코로플라스트로 스케일기도 만듭니다. F-16 (-_-;)
앙증맞은 빕플란(복엽기). .10오에스 엔진 단것 같습니다. 공구통 2배길이니까 윙스팬 한 70cm정도?
(그런데 난 왜 복엽기만 보면 두드러기가 돋을까? 복엽기 알레르기?)
이런건 더해...(닭살 두들두들...) GeeBee펀프로필.
저 대롱대롱 매달린 연료통을 보니 일전 하이브리드 어떤분께서 뱅크축 무게중심걱정을 하실만도 하다는 생각이....
그리고 문제의 파파라치 사진.
신형디카로 취재에 탄력을 받아가던중 발로쟈 할아버지가 오셨습니다. 지난주에 복엽기를 맛있게 깨 드신 분입니다. 제가 추락을 목격한 바, 충분히 착륙시킬 수 있는 거리를 못끌고 오시고 그만 꽈당! 할아버지는 바람이 셌다는 둥, 4사이클 엔진 길이 덜들었다는 둥 핑계를 대시지만 손가락 내공부족의 혐의가 짙더군요.
암튼 새(?) 기체를 만들어 처녀 나오셨는데 말이 처녀지, 누더기도 이런 누더기가 없었습니다.
엑스트라 날개에(그것도 여러번 꼬맨) 판대기 동체, 연습기용 꼬리날개, 어디서 주워 끼운듯한 스피너...온 세상의 쓰레기는 다 모아 붙인듯 한 엽기적인 처녀를 한 컷 찍자고 했더니 처녀비행전에 사진찍으면 부정탄다고 극구 사양하시더군요.
그러나 우리에겐 건물 지붕을 훨훨 타넘는 12배 줌이 있습니다. 멀리서 좌악 당겨 파파라치 한컷. 그것도 모르시고 발로쟈 할아버지 처녀시동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둘러 선 배불뚝이 아저씨, 팔짱 낀 아저씨의 표정이 자못 심란합니다. '그 처녀 기괴하기도 하여라~~~ 잘 날까?'
이 엽기처녀의 비행성능은 끝내주었습니다. 당연하죠. 잘 날게 생겼잖아요-_-;
우악스런 46엔진에 튠드(이것 역시 어디서 주워온듯한)까지 달았으니 저 조그만 기체 추력대 중량비가 2:1 정도는 나오는듯 45도 상방으로 놓아주니 로켓처럼 상승하더군요.
성공적인 처녀비행을 마친 할아버지 싱글벙글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이제 사진 맘껏 찍으랍니다.
(죄송~ 아까 찍었는데...)그래도 가까이서 더 찍어드렸습니다.
이 사진 현상해서 할아버지 갖다 드리면 좋아하시겠지요.
드로틀뭉치가 필요하다길래 폐엔진들 박스채로 가져다 보여드렸더니 오에스 10드로틀 뭉치를 찾아내곤 바로 이거라고 기뻐하시더만 니들 ㄱ자로 꺽인 모습을 보더니 풀이 팍 죽데요. 작년에 세스나 추락때 명을 같이한 10엔진용인데 아마 할아버지도 같은 문제로 니들만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말썽많아 개봉도 안하고 쳐박아 둔 MDS25 엔진을 보시더니 자기가 길들여주겠다고 하면서 장기임대해 가셨습니다. 아마 여름 내내 다차 앞 벌판가서 날릴 비행기에 얹으실 모양입니다. 저야 뭐 좋죠. 여름 내 할아버지가 쓰면서 셋팅까지 깔끔하게 된다면 본전이니까...
이제 오늘의 제물을 살펴볼 차례.
만세부르고 나무심으러 가는게 어떤건지 확실하게 보여 준 연습기.
하늘에서 빡 소리와함께 날개가 반으로 꺽이더니(만세부르더니) 길디 긴 동체가 지면으로 쓔우웅 나무심으러 갔습니다. 저건 대파다! 직감적으로 느꼈는데 어인 일인지 아무런 손상이 없었습니다. 기적이라고 밖엔.... ARF연습기인데 날개 접합면을 보니 풀자국이 거의 없는게 당연히 만세부를 수 밖에 없었겠더군요. 에폭시 팍팍 쓰고 거기에다 유리섬유로 보강까지 해 줘야 하는데...
뒤에 미그25들이 무더기로 폐기되어 있습니다. 한때는 마하3을 넘나드는 수수께끼의 전투기로 벨렝코 중위인가가 일본으로 몰고 도망 오기 전까지는 완전한 베일에 싸여 있었죠.
또 다른 재물, 노랑 엑스트라.
언제 사고가 났는지 소리소문도 없이 허리가 두동강 나서 활주로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취재했다간 몰매맞을것 같아 먼발치에서 다시 한 번 쭈우욱~ 쭘.
내내 강하게 불던 바람이 드디어 소나기를 몰고 왔습니다. 급하게 차안으로 장비 대피시키고 비를 피했습니다. 돌아오는 길, 하늘이 다시한번 새장비 도입 축하 무지개 세레모니를 펼쳐주는군요. (아이~ 이젠 그만하셔도 되요).